땅을 가진 사람들이 옆에 있는 땅의 소유자와 분쟁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옆에 있는 땅을 사서 같이 건물을 지으면 좋을 듯하여 땅 주인과 흥정을 하다가 서로 기분이 상하게 된다. 특히 다음 그림과 같은 경우 두 땅의 소유자는 사이가 좋지 않다.
땅은 인위적으로 경계를 그어 놓았는데 그 경계로 구분되어 만들어진 것을 필지라고 한다. 필지는 그 모양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완연히 달라진다. 이 경우 필지를 합하거나 나누면 전체 땅의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땅 소유자는 미래가치를 보고 서로 옆에 있는 땅을 사고 싶어 한다. 자기 땅의 가치와 가격은 높게 보고 옆에 있는 땅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가치판단을 한다.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주장하다가 분쟁이 생기는 것이다. 땅을 나누거나 합할 때 변수가 되는 것은 땅의 모양, 접해 있는 도로와의 관계, 땅의 용도 등이다.
그림을 보자. 땅 A 소유자와 옆에 있는 땅 B 소유자는 서로 땅을 팔라고 하다가 다투게 된다. 흔히 땅 B 소유자는 땅 소유자 A에게 시세보다 두 배 이상 줄 테니 팔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들은 땅 A 소유자는 대꾸도 안 한다. 두 배라고 해도 그 가격은 땅 A 소유자가 볼 때는 말도 안 되게 낮아 어이가 없다며 앞으로 얼굴 볼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 객관적인 땅의 가치는 어떻게 판단하여야 할까?
먼저 땅 A와 땅 B를 합해서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최적의 건물을 지어 파는 것으로 이익을 계산해본다. 그러면 전체 매매 추산가격이 나온다. 여기에서 비용을 뺀다. 비용은 건설 관련 비용, 금융 비용, 마케팅 비용, 그리고 제세공과금 등이다. 전체 매매 추산가격에서 비용을 빼면 그것이 바로 땅 A와 땅 B를 합한 땅의 가격 최대치가 된다. 이번에는 땅 B만 가지고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건물을 지어 파는 것으로 이익을 계산해 본다. 물론 땅 B의 경우도 관련 건축 법규나 행정 사항을 그대로 반영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대로 된 건물을 짓지 못할 수도 있어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땅 A와 땅 B를 합해서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최적의 건물을 지어 파는 것으로 이익을 계산한 결과와, 땅 B만 가지고 건물을 지어 파는 것과 이익을 비교한다. 그 차이가 바로 땅 A의 가격 최대치이다. 전문가에게 이와 비슷한 땅 거래와 관련된 가격 분쟁을 조정하라고 하면 이런 방식으로 가격을 설명할 것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당사자의 자유 판단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서로 이해하고 거래하는 경우는 그리 쉽지 않다. 그 결과 서울 도심에서 새롭게 들어선 고층 건물과 그 옆에 있는 작은 규모의 저층 건물들을 종종 보게 된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모양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여러 형태의 사연이 숨어 있다. 시세보다 두 배, 세 배로 쳐주겠다는 말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또 땅 모양이 이상한 땅을 사면 나쁘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땅의 가치를 맹목적으로 무조건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땅의 가치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좋은 땅 모양은 어떤 모양일까?
2. 땅을 사고 팔 때 거래 단위는 무엇일까?
3. 자투리 땅이란 무엇일까?
4. 토지를 수용한다고 하면 보상가격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보상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해설과 답>
1. 직사각형의 땅이다.
2. 토지를 거래할 때는 필지 단위로 거래를 하게 된다. 필지는 하나의 지번을 가진 토지로서 토지의 등기 단위가 된다. 지적도를 보면 여러 토지의 경계가 그려져 있고 하나의 토지마다 번호가 붙어 있는데 이를 지번이라고 부르고, 이렇게 하나의 지번이 붙어 있는 토지를 필지라고 한다.
3. 자투리땅이란 도로를 내거나 건축을 하다 남은, 기준 평수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땅을 말한다.
4. 토지보상 평가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의해 실시한다. 사업 인정 당시의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대상 토지의 위치, 형상, 환경, 이용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하게 된다.
>> 김정렬(金淨烈) 한국일반행정사협회 전임 교수
국내 최초로 부동산 전문가들로 네트워크를 구성, RE멤버스를 설립하고 부동산써브 대표를 역임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자산신탁, 기업체, 금융기관 등에 부동산 자문을 꾸준히 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츠투자 핵심포인트 70> <하루면 끝나는 부동산컨설팅> <김정렬의 부동산 이야기>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