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의 56.8%가 기력이 떨어지는 시기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26.7%가 일을 중단하는 시기라고 말 합니다. 그 뒤를 이어 8%는 공적연금 수급을 받는 시기를 꼽았고 소수 의견으로 회갑 이후라고 답한 사람도 3.9%나 있었습니다. 자녀 모두 출가 한 뒤가 2.9%로 나타났습니다. 다소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대답으로 첫 손자나 손녀를 보고나서 라는 대답이 1.4%나 있었습니다. 이 대답만으로 유추해보면 스스로가 늙었다고 인식하는 연령대가 50대에서 70대까지로 상당히 폭이 넓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구체적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극히 주관적인 질문이기 때문에 대답 또한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들에게 내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으로는 왕년에는 말술을 먹어도 아침에 벌떡 일어났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거나 피로회복이 더디다고 느낄 때라고 합니다. 계단을 오를 때 예전보다 더 숨이 차고 부부관계에서 예전의 활력과 다르다고 느끼면서' 아~ 이제 내가 늙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고 합니다.
농사일이나 자영업처럼 본인의 체력이나 여건만 맞으면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데도 체력이 감당하지 못하거나 거래처에서 ‘어르신, 어르신’ 하면서 슬슬 피하는 눈치가 보이면 스스로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 이제 나도 늙었구나!' 한다고 합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는 것 보다 남들이 당신은 이제 늙었다며 하던 일을 타의에 의해서 중단해야만 할 때 나도 이제 늙었구나 하고 느낍니다. 퇴직을 하고 인생이모작을 한답시고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어 봅니다. 놓치기 아깝다고 입맛은 다시면서 ‘나이 때문에~~ ’ 하는 소리를 들으면 내가 노인이 되었다는 걸 실감합니다. 이럴 때는 나는 체력적이나 지적 능력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음에도 나이라는 잣대만으로 반 강제적으로 늙음을 강요당하는 즉 뭔가 도둑맞은 기분입니다.
노인의 기준을 나이로만 규정하지 말고 체력이나 지적 능력을 망라한 ‘노인 기준 표’를 객관적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건강나이를 늘린 사람은 실제나이 몇 세, 건강나이 몇 세를 병원에서 공증 받아 함께 들고 다닙니다. 나이 들었다고 사회 복지 측면에서 무상지원만 할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거리를 만들어 생산역군 2중대로 편입해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건강을 잘 관리한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겁니다. 노인이 건강하면 의료비가 줄어들고 이들이 생산에 종사하여 소득이 있으면 결국 소비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인이 늙었다고 스스로 자인하는 나이가 올라갈수록 건강한 국가이며 노년의 삶도 자연히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