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해 교통위간 딱지를 뗀 일이 있다. 골목에서 나와 직진 차선으로 들어가려는데 차가 많이 서 있어 끼어들지 못하고 끝 차선에서 옆 차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가만 보니 필자 뒤로 우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굳이 왼쪽 차선으로 옮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에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자 그대로 직진을 해버렸다. 그러면서 좀 찜찜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길 건너에서 교통경찰이 차를 세우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아차, 걸렸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반성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 그 차선은 우회전 차선이었어. 하지만 이런 정도로 벌금을 내야 하는 건 억울해’라는 생각도 동시에 떠올랐다. 더욱이 우회전하는 차량을 방해하지는 않았으니까. 필자는 교통경찰에게 몰라서 그랬고 다음부터는 안 그럴 테니 범칙금을 작은 거로 주시라고 비굴한 웃음까지 보였다. 뒤편에 필자처럼 위반한 차가 또 오고 있어 바빠지신 교통경찰은 다음부터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3만원짜리 범칙금 딱지를 떼어준 뒤 뒤차로 갔다. 그때는 필자가 충분히 잘못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빨리 납부를 하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13만원짜리 범칙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위반한 일이 있다면 머릿속에 조금의 기억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전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안한 마음으로 고지서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날짜를 보니 그 장소를 지나가긴 했다. 그래도 위반한 기억이 없다는 생각에 교통과에 전화를 걸었더니 자동카메라가 찍은 사진으로는 분명 신호 위반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 두 배의 벌금이 나온다는 설명이었다. 아마 신호가 바뀌려는 순간 필자가 서지 않고 그냥 지나는 걸 자동카메라가 잡은 모양이었다. 평소 교통규칙은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운전을 했는데 이렇게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위반을 하고 말았다. 13만원이 아까워서 분하긴 했지만 자동카메라가 찍은 증거가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더욱 신경 써서 교통규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예전에는 심심치 않게 교통범칙금을 내곤 했다. 유턴하는 차선의 점선이 없는 곳에서 차를 돌렸는데 위반 딱지를 받았다. 그다음부터는 유턴 차선에선 앞에 차가 없어도 꼭 점선이 끝나는 곳까지 우직하게 가서 차를 돌리곤 한다. 한 번 경고를 받으면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으니 한 번쯤은 경고만으로 일깨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지도 않았던 범칙금을 받고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서 안전운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벌금이 두 배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