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전철을 탈 때 ‘정기권’을 이용했었다. 한 달 동안 60회 사용할 수 있고 5만5천원이다. 날짜로 30일이 지나거나 횟수로 60회가 되면 재충전해야 한다. 단 서울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서울을 벗어나면 추가 요금이 나간다. 2회 사용 정도로 빠져 나간다. 서울 밖에서 서울로 들어 올 때도 사용할 수 없다. 버스 환승도 안 된다. 각 전철역 사무실에서 기본요금을 받고 발급해 주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기권을 쓴 이유는 한번 탈 때 917원 꼴이라 싸다. ‘티머니교통카드’를 사용하면 기본요금이 1,250원이다. 거기에 거리에 따라 몇 백 원이 추가된다. 그러므로 자주 가는 종로 3가에 갔다 오면 300원이 추가되어 하루 3,000원 꼴의 전철 이용료가 나오는 셈이다.
한 달에 60회라면 일요일 등 쉬는 날 없이 한달 내내 사용해야 60회를 소진할 수 있다. 일주일 이상의 해외여행이나 긴 명절 연휴가 있는 달은 30일 이내에 다 못 쓰고 그냥 날짜가 다 지나 못 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날짜 30일 이전에 60회를 소진하여 재충전하면서 사용해 왔다. 재충전하게 되면 그 날짜부터 30일이 새로 세팅된다. 일단 집을 나서면 여기저기 볼일을 보기 때문에 하루에 3번~4번 정도 전철을 타게 마련이다.
그런데 앞으로 며칠 후면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를 받게 된다. 전철을 무료로 타게 되는 것이다. 새로 정기권을 끊으면 몇 번 못 쓰게 되기 때문에 정기권을 재충전 안 하고 티머니교통카드로 버티는 것이다.
그간 전철 경로석에 앉을 때마다 뒤 꼭지가 좀 간지럽기는 했다. 어르신 교통카드가 나와야 비로소 경로석에 앉을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 타면 양보한다. 일반석에 서 있으면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하기도 해서 자리가 없으면 경로석 근처로 갔다. 경로석은 비어 있으면 당연히 경로석에 앉아서 갔다.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는 전철 외에도 쓸모가 많다. 65세 이상 노인은 영화관이나 고궁, 전시관 등을 들어갈 때 무료이거나 할인해준다. 단, 65세라도 신분증에 나타나 있는 생일이 지나야 한다. 65세 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생일이 지났는지 여부까지 보게 되면 서로 피곤하므로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 하나면 된다.
한 달에 5만 5000원을 절약하게 된다면 노인들에게는 큰돈이다. 누가 현금으로 주는 돈은 아니지만,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요즘 1% 대의 은행저축이자를 감안하면 꽤 괜찮은 절약이다.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린다 하여 혹시 이르신 교통카드 발급도 미뤄지는 것 아닌가 걱정했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흘러 드디어 필자에게도 무료 교통카드가 수중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정기권은 아직 기본 발급 비용이 들어있으므로 누군가에게 선물 할 것이다. 정기권이여 안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