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면서 공휴일이었다. 그날 필자가 다니던 직장 내 처녀·총각들은 근교 유원지로 야유회를 갔다. 이름하여 ‘총처회’. 준비한 몇 가지 프로그램으로 게임을 즐기고, 예약해서 맞춰놓은 점심도 둘러앉아 맛나게 먹었다.
‘총처회’ 발기인이면서 주동자 격인 필자는 그들보다 한두 살 위이다 보니 모든 행사와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중
인아야 앞으로는 나를 '코델리어'하고 불러줘. 알았지."
"알았어 엄마. 내가 엄마의 다이애나가 되어 줄게"
몇 달 전 나와 우리 딸의 대화 내용이다.
우리는 둘 다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고 있다. 나는 소설세대이고 딸애는 만화세대이다. 일본작가가 그린 빨강머리 앤의 그림들은 소녀들의 취향에 딱 맞기에 나와 우리 딸을 그 그림 속에 퐁당 빠트렸다.
소설
새해가 밝았다. 오늘도 그냥 추운 겨울의 어떤 하루에 불과하건만, 왠지 이날은 특별한 듯해 보인다. 그래서 너도나도 깊은 밤 추위를 무릅쓰고 산에 오르거나 동해 바다로 몰려들어 새벽에 돋는 해를 바라보곤 한다. 날이 밝으면 만나는 이들에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마치 상이라도 받은 얼굴로 미소가 가득하다. 아마도 이날은 특별한 음식도 먹으리라. 요즘 유행하는 말
동물이 어미를 기억하는 방법은 냄새일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냄새. 가장 원초적인 냄새. 엄마의 냄새는 향기와 그리움, 그리고 평화로 일치되곤 한다. 가장 안전하고 따스하며 부드러운 느낌. 친구를 그렇게 기억해낸다면 과장으로 들릴까.
어렸을 때는 예쁜 친구가 좋았다. 좋은 냄새가 나고 예쁜 옷을 입은 아이가 좋은 친구라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위암은 대장암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종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의 이런 잘못된 편애(?)는 세계적인 수준이기도 하다. 세계암연구재단(World Cancer Research Fund International)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2년 전 세계 위암 발병 통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이런 추세는 아시아
이번 호에는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가 되어주신 중·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 보내는 편지를 윤정모 소설가님께서 써주셨습니다.
정선우 선생님, 새해입니다. 새 수첩에 지인들의 연락처를 옮겨 적다가 어느 이름 앞에서 손길을 멈춥니다. 선생님 성함과 흡사한 이름입니다. 단지 흡사할 뿐인데도 선생님에 대한 생각들이 가슴속에서 회오리칩니다. 그리움이 아닙니다. 마
안부라도 물으려고 선배에게 전화했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 잠시 있다가 다시 해봤다. 여전히 안 받는다. 요사이 나이 든 티를 좀 내시는 것 같다. 만나면 긴 얘기를 두세 번 되풀이한다. 그럴 때 고민한다. 이걸 들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아닌 척하고 끝까지 다 들어야 하나.
전화가 왔다. 어제 미장원에 갔다가 전화기를 두고 와서 오늘 가서 찾느라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
2018년, 드디어 58년생 개띠들이 회갑을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61세가 되면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하여 특별히 생일잔치를 열었다. 요즘이야 식구들 모여 소박하게 밥 한 그릇 나누어 먹지만 말이다. 회(回)나 환(還)은 한 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이라는데, ‘자리로 돌아왔다’는 그 말에서 알 수 없는 무게가 느껴진다. 어쨌든 회
노인이 돌아가시면 동네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처럼 지혜의 보고가 사라졌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살아있을 때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필자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먼저 살아 본 인생선배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반면교사로 삼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 86세인 ‘이00’ 할아버지는 필자와 치매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함께 하시는 분이다.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