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강북 삼성병원 입구쯤에서 내 중년의 한 시절을 보낸 탓에 정동은 길 하나 사이의 낯익은 동네다. 하지만 살기에 바빠 막상 정동을 문화적 역사적으로 접근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특히 이화여고와는 인연이 깊다. 이화여고를 다닌 큰 딸이 전체 1등을 해서 조회시간에 상을 받으러 단상으로 나가야 했다. 그런데 운동화가 구멍이 나서 친구 신발과 바꿔 신고
‘애란이도 이젠 시집가야지’
그날 3학년 교실에서 목에 힘을 주시며 필자에게 이 말을 하신 분은 열일곱 살인 필자보다 한 살 더 많은 조봉환 선생님이었다. 순간 나는 속이 상해서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삼켰다. 필자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아버린 선생님의 잔인함이 미워서였다.
훤칠한 키, 이목구비가 뚜렷한 잘생긴 용모, 목소리까지 좋았던 조 선생님. 싱긋
여고 입학하자마자 필자의 단짝이었던 현미는 얼굴도 예뻤지만 배려심도 많아 객지 생활 하던 시골촌뜨기인 나를 인천의 백전화가 있는 대궐 같은 집으로 데려가서 보니 친구 가정환경의 화목함에 감탄하였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만하시며 꽁보리밥과 칼국수로 끼니를 때우던 우리 집과는 정반대로 맛난 음식에 우아하게 홈드레스를 입으신 친구엄마가 어찌나 미인이신지. 그리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마음만 동동 구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 그 쓸쓸함에 대한 이야기를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보내주셨습니다.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
누님. 이렇게 불러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이젠 누니~임 하고 소리 높여 불러도
5월, 캘리포니아는 눈부시다. 겨울 내내 인심 좋게 내린 비에 캘리포니아는 몇 년째 심각했던 가뭄이 완전히 해갈됐다. 덕분에 온갖 풀이며 나무들이 싱그럽게 초록을 품었고 꽃들은 만개했다. 도저히 집 안에서는 감당이 안 되는 날씨. 꽃무늬 스카프라도 두르고 나서보기로 했다.
마침 시간을 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언젠가 ‘LA 인근 가볼
2050년경이 되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정열적이고 건강한 삶을 사는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가 60부터라면, 앞으로는 100세 액티브 시니어 그룹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제는 단지 오래 사는 것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에게 노년 건강의 의미 있는 삶
초등학교 시절 필자와 친구들의 아지트는 등나무 밑이었다. 그런데 5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날, 등나무 밑에 몇 명의 아저씨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작은 짐 보따리 앞에서 웅성거리다가 한 명이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열쇠를 가지고 와서 옆에 있던 건물의 쪽문을 열었다.
우리는 호기심에 모두 그리로 달려가서 안을 들여다봤다. 아저씨들은 상자를 열어 책을 꺼내기
그때도 지금처럼 아직 쌀쌀한 바람이 제법 부는 날이었습니다. 필자는 엄마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으로 갔습니다. 엄마 손은 따뜻했고 필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습니다. 영등포구에 자리 잡고 있는 우신초등학교. 당시엔 우신국민학교라 했죠. 그때 이미 5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었으니 지금은 100년이 훌쩍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산행 중에 마주친 야생 다람쥐!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이방인의 방문이 익숙한지 빤히 쏘아보고는 어디론가 휘리~릭 사라져버린다. 바람만 남기고 떠난 야생 다람쥐에서 5070세대 은퇴재무설계의 향기가 풍긴다. 야생 다람쥐의 겨울나기는 특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비축이다.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철을 대비해 야생
미술을 애호하는 의사? 의료활동을 가끔 하는 미술 전문가? 이성낙 가천의과대 명예총장(79)을 지칭할 때 헷갈리는 이름표다. 베체트병 최고의 권위자인 그는 가천의과대 총장 퇴임 이후 일흔의 나이에 미술사 공부를 본격 시작했다. 의학 박사이자 미술사학 박사로서 그는 (사)현대미술관회 회장, (재)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한편, 다양한 매체에 문화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