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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 자식이 주는 십일조
- “가형, 정말 고마워!” “원장님, 왜요?” “지난번 얘기해준 십일조 때문에….”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보죠?” “음, 덕분에 아이들한테 매달 용돈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어!” 아침마다 체육관에서 보는 선배는 자식들한테 늘 불만이 있었다. 아들이 셋인데 국립병원장 출신이라 체면도 있고 해서 결혼할 때마다 강남에 집을 사주거나 전셋집을 얻어주느라 허리가 휘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본인은 칠순이 접어든 나이에 허리도 안 좋고 거동도 불편한데도 동네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결혼한 자식들이 그 정도 해줬으면 당연히 용돈은 물론 명절 때나 보너스를 탈 때 선물이라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감감무소식이란다. ‘아들은 사춘기 지나면 남남, 군대 가면 손님, 결혼하면 사돈집 아들, 손주를 낳으면 해외 동포’라고 했던가. 마음 한구석이 섭섭했는지 가끔 자식교육 잘못시킨 것 같다는 푸념을 늘어놓곤 했다. 그런데 지난봄, 필자 집에서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십일조 제도’를 지나가는 말로 소개했더니 바로 가족회의를 열어 자식들한테 공개적으로 얘기했단다. 그리고 그다음 달부터 십일조까지는 아니지만 세 아들이 각각 매월 20만원씩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아이들과 협의해서 십일조 제도를 시작했다. 매월 받는 월급의 십 분의 일을 그동안 키워준 엄마한테 용돈으로 주라고 한 것이다. 은연중의 압력이라고나 할까 약간의 강제성을 띤 제안이었지만 아들과 딸은 입사 첫 달부터 이를 실천했다. 보너스를 탈 때도 예외 없이 용돈이 왔다. 다만 결혼한 이후부터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 정액으로 감면해주었다. 이러한 십일조 제도는 우리 가족에게 생각보다 큰 변화와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줬다. 첫째, 자식들과 더 가까워졌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은 부모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 이상을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되돌려주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받은 돈으로 맛있는 찬거리나 고기를 사다 냉장고에 넣어놓고 문자를 보내보시라. 냉장고 털이범들이 차를 타고 총알같이 달려온다. 둘째, 가족과의 대화가 많아졌다. 이번에는 무엇을 사줄까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고 필요한 게 뭔지 자식들에게 묻다 보면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생긴다. 셋째,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관계가 달라졌다. 어느 집이든 고부간의 문제는 있다. 그러나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알게 되고 그만큼 배려하는 마음도 생겨 작은 오해 정도는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간다. 행복이란 나비와 같아서 좇으면 도망간다. 자식들한테 바라는 것들을 내려놓으면 불만이 사라지고 행복해진다. 십일조 학습 효과 덕분인지 결혼 후 아들은 장모한테, 딸은 시어머니한테 매달 용돈을 드리고 있다. 옛말에 ‘사돈집과 뒷간은 멀리 두라’ 했는데 우리 집안은 사돈집과 한집안 같은 분위기라서 자주 식사도 하고 망년회도 함께한다. 또 서로 역할 분담을 해 네 명의 손자도 보살펴준다. 어느덧 큰 외손녀와 손자는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이러한 행복은 부모 자식이 서로에게 한 약속을 잘 실천하고 있는 덕분이 아닌가 싶다.
- 2017-09-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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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택시기사의 아하 그렇구나!
- 지난해 가을 결혼식이 많은 토요일이었다. 양재역에서 지하철을 탈까하다가 논현동에 있는 호텔 결혼식에 늦지 않으려고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택시문을 열고 좌석에 앉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운전석에서 “안녕하세요? 오늘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언뜻 백밀러로 비치는 기사님의 얼굴은 백발의 노신사였다. 요즘 택시를 타면 싸움이라도 하고 막 돌아온 사람처럼 화난 얼굴을 하고 있거나, 무뚝뚝하게 아무 말도 안하고 있어서 먼저 목적지를 말하면 마지못해 겨우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예”하고는 운전만하는 기사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특이한 분이라 생각되어 말을 걸었다. “그 연세에 어떻게 즐겁게 운전을 하세요?” “아아! 아니예요, 저는 40대 청년인데요....” 마침 주말이라 10분정도 걸릴 거라 생각했던 길이 차가 밀리는 바람에 50여분이 걸렸다.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그 기사 분은 신나는 말투로 자신이 왜 즐겁게 손님을 대하고, 신바람 나게 운전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 해주었다. 그 기사분의 정확한 나이는 36년생이니 우리나이로 팔십 둘이다. 그 나이라면 친구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 반이 넘고 하루를 어떻게 무엇을 하며 소일할까 고민하거나 갈 데도 별로 없이 쓸쓸하게 지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서른살 때부터 운전을 했으니 50여 년간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부터 20년전 환갑이 지나면서 택시운전은 물론 세상이 싫어졌다고 했다. 손님들이 보기만 해도 짜증스럽고, 운전은 갈수록 하기 힘들어지고, ‘왜 나만 이런 힘든 일 하고 살아야 하는가?’하는 자학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운전대를 던져버리고 무작정 쉬면서 산에도 가고, 없는 돈에 해외로 놀러 다니고, 좋아하지도 않았던 술도 마음껏 마셔보기도 했다. 그러나 무작정 놀고먹는다는 게 점점 힘들기 시작했다. 몸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해지기는커녕 몸에는 전에 없었던 당뇨와 고혈압이 생기고 얼굴의 표정은 점점 어둡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운전대를 놓은 지 6개월이 지나니 오라는 데도 없고 갈 데조차 없어지면서 세상과 격리되어 나 혼자라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운전이야말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소중한 사실을 알게 된 어느 순간 손님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고, 일의 소중함도 서서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 ‘아하, 그렇구나! 내 생각을 먼저 바꾸자’를 마음먹었다. “아하, 그렇지! 모든 게 내 탓이다. 내가 모든 걸 내려놓고 거꾸로 생각하자. 세상의 주인은 남이 아니고 바로 나다. 나를 바꾸어보자!” 그분의 행복의 개념도 욕심에서 봉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그분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변화의 시작을 하기로 하고 부인에게 무조건 존대말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로 긍정의 하루하루를 시작, 평소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집안 청소를 도와주는 작은 일부터 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거리감응 느껴왔던 할머니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외출할 때는 연인들처럼 늘 손을 잡고 다니게 되었다. 1년만에 다시 완전히 놓았던 택시운전대를 잡게 되었는데, 서울에서 가장 친절한 기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한지 벌써 20년째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미 손자들까지도 모두 대학생이 되고 아무 할일도 없을 나이지만 지금 집안에서의 위치가 상당히 달라졌다. 한때는 자식들이 언제 용돈이라도 듬뿍 주려나 기다리기도 했고, 자주 찾아주지 않는 자식, 손자들이 야속하가도 했지만 지금은 거꾸로 며느리나 손자들에게 가끔 용돈까지 주다보니 당당한 아버지, 할아버지가 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심각했던 당뇨도 다 없어졌고,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믿기지 않을 만큼 5,60대 건강을 유지하여, 지난해 말 종합검진에서 거의 만점을 받았다. 오히려 의사들이 “이처럼 건강한 비결이 도대체 뭐예요?”하며 묻더라고 자랑을 했다. 정말 ‘아하, 그렇구나!’라는 말 한마디의 효과는 만병통치약이요, 자신을 변화시켜 세상을 바꿔나가는 대단한 역할을 해낸 것이다. 그날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하루하루 신나게 택시에 실어 나르는 긍정바이러스의 힘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 2017-08-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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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재택 스트레스와 40퍼센트 마누라
- 지인 중에 환갑나이가 되어 남편과 1년간 별거를 선언하고 원룸으로 옮겨 생활하는 분을 만난일이 있다. 그 당시에는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부러워할 정도로 잘사는 집안으로 큰 아들은 변호사이고 작은 아들은 의사다. 남편도 잘 나가는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연금만 해도 3백만 원 이상을 탄다. 황혼이혼도 생각해보았으나 단지 남편이 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아 결국 남편과의 합의하에 이 길을 택했다고 한다. 수년전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 김혜자씨가 남편의 허락아래 1년간 안식휴가라는 명목으로 원룸을 얻어 자유를 구가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놀랍게도 남편이 싫어진 이유는 단한가지였다. 정말 착실했던 남편이 2년전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그동안 소홀했던 와이프를 위한 집안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마누라 힘들까봐 그동안 도와주지 못한 빨래는 물론, 밥도 짓고, 시장을 보아 반찬도 직접 만들어 바치고, 이른 아침부터 먼지하나 없을 정도로 집안 청소를 깔끔하게 해놓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정말 좋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남편이라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서부터 무언가를 송두리째 남편한테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는 남편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삶이 무기력해지며, 소화도 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나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찾아왔고, 급기야 도저히 같이 살수 없다고 생각하여 이혼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의학적으로 ‘남편 재택(在宅) 스트레스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일본의 심리내과의사인 구로카와 노부오(黒川順夫)박사가 명명한 것이다. 주로 정년 후 집에 있는 남편이 귀찮게 여겨져 스트레스를 받고 심해지면 우울해져 다양한 이상증세가 몸에 나타나기 때문에 엄연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남편으로서는 그동안 열심히 일만하다가 모처럼 자신이 집에 있을 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심각해지는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남편이 나쁜 것도 부인이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남편이 집에 없는 전제하에 자신의 생활이나 인간관계를 구축해온 부인으로서는 남편의 정년으로 갑자기 자유를 빼앗기게 되어 참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심한 초조감과 우울한 기분에 휩싸일 뿐 아니라, 두통, 어깨 결림, 위궤양 같은 소화기계통의 이상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쁜 등 신체적 부조화가 나타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굳어진 생활습관과 남편의 정년 후의 생활 차이를 갑자기 조정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남편 재택 스트레스증후군은 부인이 한 마디 말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을 억제하는 성격인 경우 더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노년을 바라보고 가는 연령이 되면 서서히 뺄셈을 해 두는 것이 좋다. 뺄셈이 필요한 것은 바램이나 욕망, 어깨의 힘, 잘나가던 과거의 생각 등이다. 특히 점점 바램이나 욕망을 낮추어 갈수록 오히려 만족도는 더 깊어진다. 일본의 사이토 시게타(斎藤茂太)씨의 글 중에 ‘40%의 마누라’가 걸작이다. 그의 부인은 ‘40%의 마누라’를 자칭하고 있고, 본인은 그것을 매우 만족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부부는 원래 다른 인격체이므로 내가 생각하는 바램의 반만 충족해 줘도 ‘그것으로 대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모든 바램의 레벨을 낮추어서 80%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부인에게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50% X 0.8=40% 이루어졌다면 대만족, 즉 40%의 마누라는 훌륭히 합격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부부관계에 큰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고, 평온무사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부부라도 정년을 맞이하면 정년은 부부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온했던 집안에 언제 시한폭탄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주일쯤이야 마누라가 집을 비우거나, 반대로 남편이 집을 비운다 해도 서로가 “그까이꺼....” 하고 너털웃음으로 넘겨버리자.
- 2017-05-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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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년기자단 2기 발단식 “우리 세대 이야기, 역시 우리가 써야 제맛이죠!”
- 4월 14일 동년기자단 2기 발단식이 열렸다. 지난 1년간 감동과 연륜이 묻어나는 글로 두각을 나타냈던 1기 동년기자 26명을 포함한 총 48명의 2기 동년기자단이 꾸려졌다. 각자의 인생과 삶의 철학은 다르지만, ‘동년(同年)’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게 될 그들이 첫 만남을 가졌다.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 지원과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된 48명의 동년기자가 설렘을 안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발단식 이후, 이듬해 3월까지 1년간 각자의 역량에 따라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2기 동년기자들은 1942년생부터 1966년생까지, 평균나이 61세로 1기 동년기자단(평균나이 54세)보다 연령대는 높지만, 저마다의 깊은 연륜과 강한 열정으로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불어넣고 있다. 공감과 감동이 있는 기사 기대돼 이날 행사는 명함 및 기자수첩 수여, 윤리강령 채택, 동년기자단 1기 활동 보고, 개인 프로필 및 단체사진 촬영, 자기소개 등으로 이뤄졌다. 발단식에 참석한 길정우 이투데이 총괄대표이사는 “동년기자들의 눈높이로 일상의 행복한 일, 감동을 주는 이야기 등을 기사로 쓴다면 중장년 독자와의 공감대를 잘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글을 많이 써서 우리 주변에 행복과 기쁨을 나눠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혁 이투데이PNC 대표이사는 “매호 동년기자의 글을 감동적으로 읽고 있다. 1기 동년기자단의 활동 덕분에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콘텐츠 잡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며 2기 동년기자단의 활약을 기대했다. 보람만큼 책임감 더한 기사로 발전하길 동년기자단 1기를 이끌었던 강신영 단장은 “처음에는 얼떨떨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모두 액티브 시니어로 활동하는 분들이라 잘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지난 활동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아울러 “블로그나 SNS 등에만 쓰던 내 글이 잡지와 온라인 사이트에도 실리는 것에 무척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보게 되는 만큼 글과 사진의 수준을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년기자단’을 작명한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 겸 이사는 “동년이란, 같은 나이라는 뜻도 있지만, 과거 시험에 함께 합격한 이들을 일컫기도 한다. 서로 나이는 차이 나지만, 친구로 동무로 어울리며 망년지교(忘年之交)하길 바란다. 열심히 글을 쓰고 보람찬 활동을 하면 좋겠다”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남자 25명, 여자 23명 / 50대 20명, 60대 23명, 70대 5명 / 평균나이 61세 가나다순 48명 가재산(63·남), 강신영(65·남), 김수영(64·여), 김영선(65·여), 김종범(61·남), 김종억(64·남), 김진주(57·여), 김태형(57·남), 박기원(51·남), 박미령(63·여), 박수남(54·여), 박애란(66·여), 박정하(51·여), 박종섭(62·남), 박혜경(65·여), 배인휴(65·남), 백외섭(66·남), 변용도(67·남), 성경애(60·여), 성미향(54·여), 손웅익(59·남), 신용재(68·남), 안영란(55·여), 안영희(70·여), 양복희(60·여), 옥선희(59·여), 육영애(71·여), 윤영애(56·여), 윤재훈(58·남), 윤정자(75·여), 윤종국(70·남), 이경숙(65·여), 이두백(67·남), 이미숙(56·여), 이석현(56·남), 이찬만(58·남), 이현숙(59·여), 장영희(61·여), 전용욱(59·남), 정성희(57·여), 정원일(60·남), 조왕래(66·남), 주상태(51·남), 최원국(61·남), 최은주(54·여), 최현식(64·남), 한정수(71·남), 홍재기(57·남)
- 2017-04-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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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모임에서 친목도 다지고 내년 모임의 방향을 잡는 행사를 열었다. 고문을 맡고 있는 H형이 소유하고 있는 가평 소재 별장 겸 연수원을 행사 장소로 추천했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과 3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수시설이 있는 펜션 스타일의 집이었다. 그런데 입구 간판에 적힌 이름이 ‘삶의 쉼표’였다. 행사 일정이 마무리되고 저녁을 먹고 즐거운 환담의 시간이 이어졌다. H형에게 펜션 이름을 삶의 쉼표라고 지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음악이나 글에는 쉼표가 있어요! 글에 마침표만 있고 쉼표가 없으면 너무 지루하지요. 또 문장이 길어지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요점을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노래를 부를 때 쉼표가 없으면 숨이 막히고 말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 소중한 인생을 살면서 쉼표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어요. 100세 시대에 더 멋진 인생,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려면 반드시 쉼표가 있어야 합니다!” H형에게는 더 큰 꿈이 있었다. “그저 달리기만 하는 직장인들은 중간에 퇴직을 하거나 정년을 맞으면 제2의 삶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이 안타깝지요. 저는 이곳이 퇴직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명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기 퇴직이나 은퇴를 ‘끝이나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은퇴를 ‘Re+tire’, 즉 ‘타이어를 바꿔 끼다’라는 의미의 Retire로 생각한다. 은퇴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을 쉬고 다시 시작하라는 중요한 메시지이자 새로운 출발의 휘슬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오래 쓴 PC가 고장이 나면 업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수리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고민이 있을 때는 PC처럼 수리를 할 수 없다. 그러다보면 스트레스는 우울증이나 과로사 같은 돌이키기 힘든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경제 10대 강국을 자처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한 국가가 됐고, 하루 40여 명이 자살하는 ‘자살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강제된 상황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유로운 상황에서의 몰입이 중요하다. 불안이 없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환경과 즐거운 웃음이 존재할 때 새로운 발상이 떠오른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지금 당장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이라 이름 붙여진 작은 섬 청산도로 달려가보자. 2007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 그리고 세계슬로길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쉼표가 있는 음악처럼, 삶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 2017-04-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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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의 품격을 높여 줄 워킹화를 찾아서
- 발이 편한 신발이 필요하다. 인기가 많다고, SNS 평이 좋다고 모두 나에게 적합한 신발은 아니다. 워킹화는 가볍고 편안하면서 튼튼해야 한다. 여기에 세련된 생김새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 기능성 컴포트 릴라릴라 슈즈 숍에서 여봐란듯이 내놓은 워킹화를 체험해 보자. 체험자2060클럽 가재산 회장 jska@unitel.co.kr 발 치수 265mm 9월은 한없이 걷고 싶어지는 때다. 걷기 운동은 튼튼한 두 다리와 신발 한 켤레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유산소 운동이다. “신발이야 대충 운동화 아무거나 신지, 뭐”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걷기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응당 잘 만들어진 워킹화를 골라야 한다. 그래서 결정한 신발, 기능성 컴포트 릴라릴라 슈즈 숍에서 구매한 던롭 디지솔 노르딕 워킹화이다. 오랜 시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나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트레킹족을 위한 디지솔 노르딕 워킹화는 슬림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물론 착화력과 통기성이 우수해 워킹화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디지솔 노르딕 워킹화 DW701은 보행 때 앞으로 밀어 주는 스프링 쿠션, 발뒤꿈치 부분의 충격 흡수, 우수한 미끄럼 방지 기능으로 올바른 보행을 유도하는 디지솔 기능을 갖춘 것이다. 통기성을 따져 보자. 통기성은 워킹화가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 중 하나다. 우수한 기능성 통기소재를 사용해 공기순환작용으로 열과 땀을 신속하게 내보낸다. 조금만 움직여도 발에 열기가 느껴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도 보송보송하게 신을 수 있다. 다이얼 조작 시스템인 ATOP 시스템 장치로 발등을 조여 주기 때문에 신고 벗기가 매우 편하다. 강력한 아치 서포트 기능이 장착된 우수한 탄성의 PU인솔은 일반 쿠션 인솔보다 반발 탄성이 20%나 더 우수해 보행 때 별로 피로를 느끼지 못 한다. 외부 수증기의 침투를 낮게 하여, 쾌적한 착화감을 유지하는 우수한 통기성 소재를 사용했으며 측면의 360도 반사판이 어두운 곳에서도 가시성을 높여 안전한 보행을 유도한다. 아무리 편하고 좋은 신발이라도 예쁘지 않으면 외면당하기 마련. 그레이, 카키, 베이지 컬러 조합에 유니크한 디자인은 발에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액티브 시니어가 되기 위해 60대도 앞으로 20년은 더 일하면서 80세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되어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무릎관절이 망가져 수술 직전에 있었고, 당뇨도 위험 수치로 올라가서 경고를 받았는데 둘 다 정상이 된 놀라운 사실을 알고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가재산 ‘2060트레킹클럽’ 회장은 매일 하루는 1만보를 걷고, 주1회는 4~5시간짜리 코스를 정하여 걷고, 매월 한 번은 1박2일, 연 2회는 해외로 코스를 잡아 걷고 있다. “다른 운동과는 달리 트레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발입니다. 신발 컨디션에 따라 피로도가 다르고 무릎관절이나 걷는 자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디지솔 노르딕 워킹화 DW701 이 신발을 신고 남산 둘레길 3시간을 걸어보았는데 편하고 좋았다고 가회장은 말했다.
- 2016-09-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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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세대 모임] 2060클럽 회원들의 특별한 노후 준비
-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휘슬이다. 그래서 노후 준비는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가재산 2060클럽 회장은 노후를 위한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것처럼, 그가 이끄는 2060클럽은 트레킹 모임이다. 1년여 만에 350명이라는 회원을 모으면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2060클럽의 의미와 트레킹의 끝없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들어본다. 성공적인 노후를 누리는 많은 시니어들은 흔히 나이가 들어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HR전문가 기업 피플스그룹의 대표이며 2060클럽의 회장이기도 한 가재산 회장은 ‘2060’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그는 2060은 ‘경제수명(經濟壽命) 2060시대’라며 20세부터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해야 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100세 시대 고령화 국가가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최고의 ‘노테크(老TECH)’는 오랫동안 일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하는 2060은 경제수명을 60년 가져가기 위해서 ‘20대부터 60년 일할 준비를 시작하고, 60대도 20년 더 늘려 80까지 일하자’는 의미입니다.” 노후 준비는 바로 지금 가 회장은 노후 준비는 퇴직 직전에 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노후 준비의 골든타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나이와 관계없이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는 그가 참고 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나라는 장수국가로 유명한 일본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이미 국민의 23%를 넘었고,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6만 명을 넘는 세계 최고령국가다. 그래서 일본에는 100세 이상 일하는 현역들도 많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100세에 낸 라는 시집은 1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의 저자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는 올해 105세(1911생)지만 현역 병원장입니다. 그는 100세가 되던 해에 강의를 하러 우리나라 대학교를 다녀갔는데, ‘어떤 일이든생각하기 나름이며 늙는다는 것은 쇠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정한 늙음과 젊음은 마음에 있다’는 의미인 겁니다.” 트레킹 모임 2060클럽이 추구하는 3무(無) 그가 회장으로서 운영하고 있는 이색 모임 ‘2060클럽’에도 그대로 붙여져 있다. 2060클럽은 80까지 건강하게 일하며 100세 시대를 살아가자는 트레킹 모임이다. “3년 전 우연히 네 명이서 여행사 광고를 보고 전남 여수에 있는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을 가게 되었지요. 동백꽃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섬이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절벽과 비경이 펼쳐지는 바닷길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트레킹이라는 걸 하면서 시쳇말로 ‘뿅’가버렸습니다. 이후 트레킹에 매료되어 서울 둘레길 157km를 완주하고 태안 국립공원 등을 다니면서 무척 좋아 그 멤버들이 나이가 들더라도 승합차 한 대 정도의 인원으로 계속 다녀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 이렇게 커졌습니다.” 우연히 그리고 취미로 시작한 2060클럽은 올해 5월을 기점으로 회원 수 350명을 넘어서며 성공적으로 순항 중이다. 2060클럽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누구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열심히 하게 되어 있습니다. 2060클럽은 남을 위해서라기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기 건강을 위해서 걷는 매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오는 사람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런 분들과 걸으며 대화하는 사이에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배우면서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다 주말에 트레킹을 통해 충전도 하니 주말을 기다리게 되지요.” 모임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드러내듯, 2060클럽은 회비도 나이도 직업도 따지지 않는 3무(無)를 추구한다. 부담을 갖지 않고 즐기길 바라는 의도에서다.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단지 조건이라면 2060에서는 세 가지를 위해 노력하자고 합니다. 첫째는 일, 건강, 그리고 사랑 즉 3유(有)입니다. 여기서 당장은 일이 없더라도 좋지만 80까지 일하겠다는 생각을 갖는의지와 열정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하기 위해 건강해야합니다. 문제는 자신과 주위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걸으며 새로운 에너지 얻어 가 회장은 자신이 젊었을 때는 20여 년간 계단 오르기, 테니스, 등산 등 무릎에 안 좋은 운동만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보니 40대 후반부터는 운전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관절이 망가져 수술을 계획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트레킹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멀쩡해졌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 집안에는 당뇨가 유전적으로 있어서 저한테도 경고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트레킹을 시작하고 지난 연말에 체크해보니 당뇨 수치가 90대로 떨어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강을 얻은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자연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과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는 게 제일 즐거운 일이지요.” 2060클럽이 주로 걷는 길은 전국에 대략 1600여 개가 형성되어 있는 트레킹 코스다. 또한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훌륭한 코스들을 개발해 놓고 있다. “2060클럽에서는 매주 트레킹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서울 둘레길이나 북한산 같은 근교에서 걷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사들이 전국에 개척한 코스를 버스를 타고 다녀옵니다. 특히 분기에 한 번은 1박 2일 코스로 멀리까지 다녀오는데 그 활동이 회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기쁨 최근 은퇴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만들어지는 모종의 공백 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지금껏 일만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막상 은퇴를 하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면서 우울해 하거나 부질없는 곳에 돈을 쓰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대안의 솔루션으로서 최근 다양한 시니어 모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제대로 운영을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가 회장에게 클럽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무엇이 중요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니 ‘열심히 일하며 트레킹으로 건강을 지키자’며 차별화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2060클럽이 일하는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강 조건으로서의 트레킹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구성원의 성격도 정의해주고 있다. 일하는 일상을 지탱하기 위한 모임이라면, 구성원들 또한 의욕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 회장은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의 멋진 트레킹코스를 가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커뮤니티들이 많아진다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고령화로 인해 국가 전체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세수도 줄고 노인 환자들은 늘어나 건강보험까지도 부족해지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광철 시인 “2060클럽은 ‘주고 또 주는(Give And Give)’ 관계” 걷는다는 것은 인생의 은유 같기도 하고, 직유 같기도 하다. 사람 안에는 길이 하나 들어 있어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사람은 걷는 일로 인생길을 만들어 낸다. 마음에서 뽑아낸 길이 인생길이 된다. 2060클럽 가입을 권유받고 망설였다. 할 일은 없지만 늘 머릿속에는 글이 왔다 갔다 해서 하루 일상이 생각으로 일출이 오고, 생각으로 일몰이 오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함께 걷는다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었다. 평생을 여행, 취재, 일로 돌아다니며 살아 걷기 모임이란 말에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깔끔하고 안정된 사고의 소유자인 가재산 회장의 권유이기도 하고, 직접 만든 모임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다. 걷는 것은 평생의 내 일이기도 했다. 인생의 절반을 길에다 깔고 살았다고 할 수 있었다. 더구나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져 있었다. 산길을 택해 걸으면 하루 종일 걸어도 사람 하나 만나지 못할 때도 있었다. 명산에는 사람이 넘쳐도 이름 없는 야산을 걸으면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조용하다. 나는 산과 들을 걷고, 쉬고, 숲이나 간이역이나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자기를 많이 했다. 풀 위에 누워 자면 세상은 내 것 같았다. 더구나 비가 오는 날에 숲이나 들판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세상은 울림을 주었다. 비는 결이 있었다. 눈도 결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바람도 결이 있었다. 자연은 거대한 흐름이 있었다. 비나 눈이 올 때 물이 흐르는 바닥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와 눈의 흐름이 보였다. 가슴 벅차게 하는 광경이었다. 새들의 군무 같고, 보리밭의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의 군무 같은 걸 느꼈다. 감동이 온다. 더구나 태풍이 오는 날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나무가 부딪히며 부러지고 폭우와 바람이 거칠게 지나가는 현장에서 흠뻑 젖어서 하늘을 보고 누워보라. 젖고 나서는 더 젖지 않는다. 두려움과 공포가 사라졌다. 묘한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2060클럽은 다른 세상이었다. 내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세상을 선물했다. 아름다움과 상쾌한 궤적을 만들어내는 곳을 찾아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구릉을 오르내리고, 산허리와 강을 휘어 돌며 대화를 나누는 기쁨은 또 다른 세계였다. 혼자 걸을 때의 쓸쓸함과는 다른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사람이 좋아서 걷는 날이 기다려진다는 점이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만큼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나는 감히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그리움이란 별이 떠야 하는 거라고. 그리움이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존재할까 싶다. 걷기를 하면서 등산이나 혼자 걷는 것과는 다른 인간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선하면 선한 사람이 찾아오고, 거칠면 거친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2060클럽의 매력은 가재산 회장의 성격처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주고 또 주는(Give And Give)’ 관계의 설정에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걷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으로 족한 모임이어서 부담 없는 모임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끌린다. 바람이 스치고 지나면서 꽃을 피우지만 소리치지 않고 지나가듯이 2060클럽이 그렇다. 무엇보다 같이 걷는 분들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한결같은 말에 덩달아 즐겁고 나 또한 걷는 것의 즐거움과 더불어 얻은 건강이 고맙다.
- 2016-06-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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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자문단 칼럼] 2060시대와 생애교육-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 10여 년전 연구회에서 잘 알고 지내던 교수 한분이 직접 쓴 ‘경제수명 2050시대’ 이라는 책을 보내왔다. 50대에 창업을 하여 과거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제2인생의 길을 선택한 필자의 이야기가 그 책에 소개되어있으니 한번 읽어보라는 뜻으로 보내온 것이었다. 5권 세트로 나온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경제 수명' 을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이 분야 전문가들의 체험적 연구서였는데 '2050'은 20대부터 50년을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되고, 50대도추가로 20년을 더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즉 경제수명을 50년은 유지해야만 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경제수명 2060’시대가 절실하게 되었다. 20살에서 70세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나이 들어서도 직업이 있거나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를 겁낼 필요가 없다. 겁을 먹게 되는 것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편으로, 평균적 퇴직 연령의 급격한 감소가 이뤄지고 있지만 은퇴 후 30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90세, 100세를 사는데 50대 퇴직도 보장하기 어렵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 2060을 몸소 실천하는 분 중에 이상헌 선생님이 계시다. 80세 가까이 되어서도 열정적으로 일하시며 100살까지 일하시겠다고 늘 말한다. 지금까지 무려 140여권의 책을 썼는데 지금도 일 년에 책을 서너권을 쓰고 있고, 일주일에 4~5회 강연과 신문 잡지사에 컬럼쓰기는 물론 1주일에 한번씩 행복에 대한 멧세지를 지인들에게 직접 보낼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다. 며칠 전 선생님을 찾아뵈었더니 ‘100살이다 왜!’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다. 보통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후쿠이 후쿠타로(福井福太郞)씨가 쓴 자서전이다. 실제로 저자는 1912년생 102세다. 증권사 임원으로 은퇴했지만 더 일하고 싶어서 70세에 직원 3명이 일하는 도쿄 복권상회에 입사한 현역 회사원이다. 아침마다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일터로 출근해 복권 분류와 배달, 회계 업무를 맡아 지금까지 30년째 일하고 있다. 근무 시간은 9시부터 2시. 96세 되던 해에 회사에 폐가 될까 우려해 회사에 사표를 냈지만 계속 남아서 일해 달라는 회사 경영진의 간곡한 만류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한다. 100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을 하는 이유는 딱히 없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인간은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요. "그 일이 대단한 일이건 그렇지 않건 돈을 많이 벌건 적게 벌건 자기가 먹을 양식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멋진 직업“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이미 23%를 넘었고, 지금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6만명을 넘는 세계 최고령국가다. 그래서 그런지 100세 이상 일하는 현역 분들이 의외로 많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100살에 ‘약해지지 마’라는 시집을 내어 100만부 이상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의 저자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박사는 금년 103세(1911생)로 현역 병원장이다. 100살이 되던 3년 전 83세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이길녀 총창의 초청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러 한국을 다녀갔다. 그는 ‘어떤 일도 생각하기 나름, 늙는 다는 것은 쇠약해 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진정한 늙음과 젊음은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도 자신이 활동하거나 일하는 유통기한 즉, 경제수명을 50년에서 60년으로 늘려야한다. 여기에는 생애교육(生涯敎育)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에는 더블 30, 즉 부모 밑에서 30년 + 자신의 30년 인생을 살았다. 이제는 트리플 30으로 바뀌었다. 퇴직 후 기나긴 30년이 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무 준비 없이 퇴직하여 ‘무노동 무임금’으로 마지막 30년을 보낸다는 것은 이제 본인에게는 악몽의 30년이 될 수밖에 없고, 자식들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되고 만다. 여기서 말하는 생애교육은 평생교육과 같은 의미로 쓸 수도 있지만 매우 다르다. 생애교육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젊은 나이에서부터 공부하고 무언가를 미리 준비하자는 것으로 막연하게 죽을 때까지 공부하자는 평생교육과 다르다. 평생교육은 어찌보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큰 효과가 있으나 2060을 실현하는 데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기업들은 일찌감치 퇴직지원은 물론 젊어서부터 생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퇴직이후를 준비하는 Life Plan을 세우고 은퇴 이후의 노후 커리어 관리와 생활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5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세컨드라이프 코스에 참여하는 기회를 주면서 퇴직 준비를 돕는다. 서구에서도 인사조직 컨설팅사 에이온휴잇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90% 이상이 정기적으로 은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에선 기업이 정리해고를 하려면 퇴직지원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 퇴직 프로그램은 전직 전문회사(Outplacement)주도로 퇴직 이후 전반적인 삶을 설계하기보다 전직이나 당장 경제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재테크 컨설팅에 그쳤다. 단기간 성과는 제공할 수 있어도 길어진 은퇴 기간을 준비하는 데는 너무 미흡하다. 재무 설계뿐 아니라 지속적인 일(job), 건강, 여가, 가족관계 등 비재무적인 프로그램까지 포함시켜‘퇴직지원’에서‘은퇴준비’로 젊어서부터 노(老)테크를 준비하도록 생애교육 프로그램 영역을 넓혀야 한다. 기업 측에서는 물론 노조도 생애교육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직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생애교육”에 적극 나서고 참여해야 할 때다. 젊어서 생애교육을 통해 준비한 후 퇴직이후에 무슨 일을 하던 한 달에 가령 2백만 원을 번다고 치자. 말이 그렇지 초저금리로 인해 200만원을 이자로 받으려면 적어도 10억 이상의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어야 가능한 금액이다. 만약 퇴직 이전에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면 60세 이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잡는 것과 젊어서부터 미리 준비하여 취미와 소일거리로 직장을 찾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즉 은퇴 계획은 특정 세대와 상관없이 빠를수록 좋으며 노테크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화했는데 우리의 의식 수준은 ‘퇴직은 곧 일에서 은퇴’라는 80세 수명시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청년이란 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 붉은 뺨이나 입술이 아니라 굳센 의지, 상상, 감정, 생명력에 달렸다. 청년은 용기로 비겁을 이기며, 모험으로 앞일을 안다.”고 맥아더 장군은 말하였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젊음뿐만 아니라 정신적, 영적으로 활기찬, 늙었지만 진정한 젊은이가 많아야 고령화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열정 인생엔 나이가 없다! 글: 피플스그룹 대표이사 가재산 한국형 인사조직 연구회 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 2014-09-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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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자문단 칼럼]내 마음의 텃밭-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 옛날 한 임금님이 있었는데 왼쪽 눈이 애꾸눈이었다. 그는 생전에 자기의 초상화를 남기고 싶어 전국의 화가들을 모두 불러 모아 자기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하였다. 전국에서 내노라 하는 화가들 중 세 명을 최종 선발하여 초상화를 그리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결국 한사람은 애꾸눈을 정상적인 눈으로 그렸고, 또 한사람은 정직하게 왼쪽 애꾸눈 부분을 멋있게 처리하여 그렸다. 그러나 마지막 한사람은 왼쪽 애꾸눈 쪽으로 몸을 살짝 비켜선 모습을 그려 왼쪽 애꾸눈을 감쪽같이 처리하여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 모습으로 둔갑 시켜 그려냈다. 결국 임금은 세 번째 화가에게 기가 막히는 지혜와 아이디어에 대해 치하하고 큰상을 내렸다고 한다. 우리 마음은 자동차 변속기와 비슷하다. 자동차 변속기에는 전진기어와 후진 기어가 있다. 차를 운전할 때 어떤 기어를 넣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마음을 두기로 결정하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앞으로 전진하여 목적지에 이르는 것을 막지 못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먼저 문제점과 불가능만 바라보는 것은, 후진 기어를 넣고 거꾸로 가버리는 일이다. 긍정의 마음은 이처럼 똑같은 상황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지혜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씨앗을 뿌려야한다. 긍정의 씨앗이 마음에 뿌려지면 표정이 바뀐다. 마음에서 오는 긍정적 바이러스에 의해 말과 행동이 바뀌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낸다. 그 중에서 75% 이상이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따라서 생각을 의도적으로 바꾸지 않고 가만히 방치해 두면 부정적으로 흐르기 쉽다보니, 두려움과 근심과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와 삶을 힘들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해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인본주의 심리학자 사무엘 스마일즈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쌓이면 성품이 되고, 성품은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생동안 살아가면서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등을 겪는데 이 모든 문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생각'이다. 결국 지금의 내 모습도 내가 생각하고 달려온 자화상 그대로이며, 앞으로의 내모습도 나의 생각에 따라 나의 미래와 운명이 결정된다. 생각자체가 부정적이고, 쉽게 포기하고, 절망 같은 차원에서 머무르지 못하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치환(置換)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즉 생각의 위치를 살짝 바꾸어주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난치병에 걸린 사람이 마음이 약해져서 '죽는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뇌에서 아드레날린이라고 하는 아주 불안한 기운이 나온다고 한다. 이 아드레날린은 우울증을 일으키는 답답한 기운이요 불순물이다. 그런데 '절대 절망하지 말자.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면 뇌에서 베타엔드로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베타엔도르핀은 무지개처럼 일곱 가지 색을 지닌 찬란한 빛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나오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세상이 긍정으로 느껴지게 된다. 같은 뇌에서 베타엔도르핀이 나오느냐 아드레날린이 나오느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느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속상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몸 전체를 우울증으로 감싸고 병들게 하지만, 낙천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능히 암세포도 죽이는 베타엔도르핀이 나와 스스로 즐겁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 행복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내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것이다. 집근처에 붙어있는 텃밭에는 분명 심은 대로 거두어들인다. 텃밭에 채소를 심으면 채소를 거두어들이고, 곡식을 심으면 반드시 곡식을 수확한다. 그러나 씨앗을 심지 않은 맨땅에는 끊임없이 잡초가 자라나는 것처럼, 마음의 텃밭에 씨앗을 심지 않는다면 그곳에 엉겅퀴와 같은 쓸모없는 잡초가 자라날 것이다. 보람된 인생은 주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데 있다. 따라서 생각을 조금만 살짝 바꾸어 변화시켜나가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리모델링(Remodeling)할 수 있다. 생각은 씨앗과 같아서 생각에 의해 행동의 싹이 움트고, 습관으로 뿌리내리고, 품성으로 자라서 인격이라는 열매를 맺고, 운명이라는 결과를 추수하게 된다.
- 2014-08-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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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자문단 칼럼]100세 고령화 시대와 평생대학-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아침 조찬회나 연구회에 나가고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60을 훨씬 넘긴 칠팔십 대 분들이 반 이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과 항시 공부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을 또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공부에 열중인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다. 지난달 한 조찬 모임에서 70대의 지긋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제일 먼저 와서 앞자리를 차지하던 선배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배님은 한 달에 몇 번이나 이런 조찬회에 다니세요?” 그 선배는 서슴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SKY 대학보다 더 좋은 게 평생대학이야! 나는 평생대학에 입학한 학생이야, 그래서 주 3~4회 정도는 꼭 다니고 있지.” “SKY 대학보다 평생대학이 더 좋아” 요즘에는 지자체나 대학에 평생교육이나 다양한 과정이 많이 생겨 어렵지 않게 수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입학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동안 가르쳐주는 평생대학은 실제로 없다. 그래서 평생대학은 자기 스스로 설립하여 경영하는 1인 학생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대학은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설립도 어렵고 학생이 학업을 그만두면 그 학교는 자동폐교가 되고 마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평생대학은 100세 고령화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65세 인구 비중은 지난해 12.2%였지만, 2018년이면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될 전망이고,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 평생학습 참여율은 지난해까지 3년 내내 30%대에 머물러 경제협력개발기구 27개국 가운데 19위에 머물렀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정년까지 평생을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될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가 그 기점이었다. 급기야 일자리를 쫒아 직장을 옮겨 다니는 ‘잡노마드 족’까지 탄생했다. 직업(job)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Nomad)이라는 의미다. 몇 년 전 국세청이 최근 내놓은 통계에서는 퇴직자 중 한 직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우는 전체의 0.3%, 근속연수가 20∼30년인 퇴직자도 0.6%에 불과해 이를 합쳐도 1%가 되지 않은 반면 근속연수 5년 미만인 퇴직자는 86.7%를 차지했다. 분명 앞으로는 직(職)보다는 업(業)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즉 평생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이 중시되고, 100세 시대 대비, 누구나 긴 인생을 둘이나 셋으로 나누어 경작하는 지혜를 평생학교를 통해서 배우고 실행해야 한다. 이른바 이모작, 삼모작이다. 은퇴(Retire)는 놀고 쉬는 게 아니라 오래 써서 다된 바퀴를 갈아 끼우듯이(Re+tire) 다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삶이 되어야한다. 더구나 전반전은 목표와 성취를 위한 치열한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달라야 한다. 목표만을 위해 뛰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는 그동안 인생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사회와 이웃을 위해 환원하는 의미가 있는 삶이 된다면 더욱 좋다. 나는 인생에 개인 멘토라고나 할까? 나 자신이 후반전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 자동차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자동차 경험이 완전 백지 상태였던 나는 자동차 교육을 위해 몇 분의 외부 고문을 영입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필자가 일본에 가서 직접 영입을 권유해 고문으로 모셨던 이와다(岩田)씨다. 그는 일본의 혼다(Honda)자동차 출신으로 그 유명한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회장의 몇 안 되는 문하생(門下生)이었다. 그의 철저한 시간 활용 방식과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40대 후반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나에게도 많은 생각과 길을 안내해준 벤치마킹 대상이자 훌륭한 멘토였고 그동안 이분의 살아온 길을 비슷하게 가기위해 노력해왔다. 평생대학 학생이 되려면… 그 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그의 철저한 시간 활용법이었다. 그분은 조그마한 수첩에 1년 동안의 스케줄을 깨알 같은 글씨로 기록하여 관리했다. 그는 은퇴이후 주어진 긴 시간을 3등분하여 황금 비율이랄까 3:3:3으로 균등하게 철저하게 나눠 쓰고 있었다. 첫째 3은 자신의 건강과 취미생활 즉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다.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서는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시간 넘게 빠른 걸음으로 공원을 산책하며 체력을 관리했다. 그는 산책을 나갈 때 매일 변화를 주기위해 모자, 스카프, 위아래 운동복을 매일 바꾸어 입기위해 서른 한 벌을 따로 준비하여 벽에 걸어놓고 매일 바꾸어 입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3은 자신의 일을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하면서 일에 전념하는 시간이다. 그는 고문을 그만두신 이후에도 팔순의 나이가 된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선샤인(Sun shine)이라는 작은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대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전국을 돌며 강의와 기업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 셋째 3은 남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이다. 주로 고향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직접 몸으로, 때로는 금전적 지원으로 실천하면서 인생을 멋지고도 풍요롭게 살고 있다. 참으로 후반전의 인생설계가 완벽한 분이다. 나는 지금도 일본에 들를 때 마다 꼭 그분을 만나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듣곤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다씨의 경우처럼 전문지식을 활용해 노후에도 일할 수 있으려면 평생대학의 학생이 되어야만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한 분야에 오래 있었다는 것만으로 전문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새로운 것을 위해 전진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자리를 지키기 힘든 세상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평생대학의 학생이 되려면 화려한 과거는 가능한 빨리 잊어버리는 자기변화가 있어야한다. 우선 어깨의 힘부터 빼고 체면과 습관 등을 버리는 과감한 빼기전략을 구사해야만 가능하다. 아울러 이러한 교육이나 평생 직업을 택할 때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긍정 에너지가 솟아 나오고, 자기가 하고 싶어 했던 것을 찾아 배운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즐겁고 활기찬 삶일 수 있다. 여기에 하고자 하는 일이 세상에 무언가 남길 수 있고 삶에 의미 있는 일이라면 더욱 좋다. 돈이나 부만을 가진 노테크는 자칫하면 ‘노(No) 테크’로 전락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후반전을 준비하고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진정한 노(老)테크는 개개인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칠십을 넘어 팔십까지도 크던 작던 할 일이 있어야만 일하는 즐거움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누구나 나이에 관계없이 용기를 내어 평생학교에 입학하고 평생을 공부하는 학생이 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 2014-06-27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