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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이면 왜 정자나무 아래에서?
- 한때는 섬진강 상류의 가장 외진 오지마을로 통했다. 그러나 비포장 오솔길이 찻길과 자전거길, 트레킹길로 바뀌면서 한층 개방적인 강촌으로 변했다. 수려한 강물과 다채로운 강변바위들, 오래된 마을들, 깨끗한 산야를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김용택 시인 생가’를 치고 진뫼마을 안통에 닿아 탐승을 시작한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날아온 뜬
- 2020-09-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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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짓다 만 찜질방에서 태어난 이색 미술관
- 괴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그는 작업실에 갈 때면 정장 차림에 단장까지 들고 안방을 나섰다. 그 작업실이라는 게 몇 발짝이면 도착하는 집 안의 주방이었다. 힘들이지 않고 사람을 웃기는 이색 소극(笑劇)이다. 소다미술관(SoDA, 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은 짓다가 버린 찜질방을 고쳐 만든 미술관이다. 이
- 2020-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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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가 원대연 교수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이야기
- 이젠 초록이 완연하다. 탁 트인 세상을 보러 가볍게 훌쩍 떠나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어진다. 시골 마을에 스며들듯 이루어진 '이원 아트빌리지'는 반짝이는 초여름빛을 받으며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위치한 친환경 복합문화공간 이원 아트빌리지의 하루는 충분한 여유와 쉼을 주는 시간이다. 미잠리(美蠶里). 이곳 지형이 누에머
- 2020-05-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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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책 향기에 흠뻑 빠져보는 시간
- 김용택 시인은 ‘봄날’이라는 시에서 “나 찾다가 / 텃밭에 /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 예쁜 여자랑 손잡고 / 섬진강 봄 물을 따라 /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라고 노래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이 바뀐 이즈음, 책을 가까이하며 위로를 받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정갈하고 고즈넉한 책들의 고향, 종이의 고향에서 시집을 펼쳐 보고 흐드러진 벚꽃 사이로
- 2020-04-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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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독자를 위한 4월의 문화 소식
- ● Exhibition ◇ 물, 비늘, 껍질 일정 4월 26일까지 장소 복합문화공간에무 B2 갤러리 김정옥의 단독 기획초대전으로, 그동안 작가가 주목해왔던 ‘물고기’ 연작에서 더 나아가 물고기가 살고 있는 환경, 즉 수족관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이뤄졌다. 작가는 “투명한 수족관은 제한성을 전제로 한 삶의 환경”이라며 “물이 아닌 공기로 치
- 2020-04-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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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와 모던이 결합해 자아내는 이채(異彩)
- 쓸쓸한 폐교였다. 마을 아이들이 재잘거리던 초등학교였으나, 시간의 물살이 굽이쳐 교사(校舍)와 운동장만 남기고 다 쓸어갔다. 적막과 먼지 속에서 낡아가다가 철거되는 게 폐교의 운명. 그러나 다행스레 회생했다. 미술관으로. 시골 외진 곳에 자리한 미술관이지만 1000명 이상이 관람하는 날도 많다 하니 이게 웬일? 이곳에서 관람할 게 미술 작품만은 아니
- 2020-03-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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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의 수묵(水墨) 향 그윽한 호숫가 미술관
- 먹고살 만한 일을, 그리고 한 잔의 커피와 낭만적인 음악을 즐길 여유만 있다면 여기에서 무엇을 더 바라랴. 마음이 지극히 평온할 땐 그런 가상한 생각이 찾아든다. 그러나 ‘평온’은 흔전만전하기는커녕 희귀종에 가깝다. 위태로운 곡예를 연상시키는 게 생활이지 않던가. 광장시장의 빈대떡처럼 수시로 뒤집어지는 게 일상이다. 이 난리법석을 피해 흔히 주점을 찾아
- 2020-03-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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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들강변 한 바퀴, 노들섬에 가 보았나요.
- 한강을 따라 지나다 보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는 섬들이 있다. 선유도, 여의도, 밤섬, 그리고 이젠 섬의 형태는 볼 수 없지만 뚝섬, 난지도... 그리고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이름의 '노들섬'이 한강 위에 두둥실 자리 잡고 있다. 노들섬은 1950년대까지는 중지도(中之島)라고 불렸던 섬이다. 현재 행정 구역상 용산구의 눈부신 도심 속
- 2020-02-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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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의 재탄생 ‘성수연방’을 찾아서
-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2020년도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는 만큼이나 자기 인생도 스스로 매니지먼트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가지는 마음일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세상의 모습을 알아야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더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낸 ‘트렌드 코리아 2020’을 읽었다. 책에서
- 2020-02-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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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내섬에서 듣는 태고의 겨울바람 소리
- 그 섬에 서면 느리게 출렁이는 시간을 본다. 느릿한 바람 속에서 태고와 현재가 넘실거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가을이면 풍성한 갈대와 억새꽃이 군락을 이루어 눈부신 곳 ,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무인도 비내섬에서 알싸한 겨울을 맛보는 건 자신에게 때 묻지 않은 겨울을 선물하는 시간이다. 억새꽃 피어나던 섬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 2020-01-06 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