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 전망이 살아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 날씨로 고가의 의류 판매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면세점의 성장세와 신규 출점 효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현 주가는 절대적 저평가 영역
키움증권은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1002억 원으로 예상했다. 백화점부문은 기존점 성장률을 1~2% 수준으로 추산했으나 예년보다 춥지 않은 날씨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이 경쟁사 대비 낮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면세점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부문의 일매출 24억 원 수준으로 상승해 영업적자폭을 줄이면서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부문 일매출은 지난해 10월 21억 원, 11월 24억 원, 12월 24억~25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137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면세점 집객이 안정화되고 업황 호조에 따라 송객수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면세점의 신규 출점(동대문점 2020년 2월 오픈 예정) 효과로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면세점은 동대문점 인수로 외형 성장세에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또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법인은 내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동대문점의 올해 매출을 9000억 원, 영업적자를 1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전 사업자가 운영했을 당시에도 매출 800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이었다. 사업자가 변경되며 임대료가 100억 원 정도 늘었지만 인력효율화 규모의 경제효과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올 6월 대전 아웃렛, 12월 남양주 아웃렛, 내년 1월 여의도 파크원몰, 4분기 동탄 아웃렛 등이 출점 예정이라 현대백화점의 성장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올해 면세점 신규점 효과와 내년 백화점의 출점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현재 주가는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만 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5000원, 11만4000원을 내놨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1만 원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9일 주가는 7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침체된 시장과 강화된 규제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시야를 넓게 보고 과욕을 버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와 정년 60세. 평균수명이 늘자 노후 걱정도 늘었다. 퇴직 후를 설계하려니 한숨만 나온다. 5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공을 좀 들이면 별 문제 없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50대 고소득자의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세금이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과세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소득이 많은 50대라도 노후 준비가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자산관리시장에 20여 년간 몸담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을 만나 노후 준비 해법을 들어봤다.
50대는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소득세율을 높이는 경계선인 과세표준, 즉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보면 66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인 경우 35%, 1억5000만 원 초과분은 38~42%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실질 과세율이 높아지면서 저축 여력도 많이 줄어 노후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죠. 물론 시장에는 아직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자주 있죠. 안정적인 보험사 상품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해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내 돈을 넣어 N분의 1로 나눠 쓰는 방법만이 유일해 보입니다. 투자, 세무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봐도 노후 준비에 애로사항이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얘긴 아닙니다. 우선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신탁과 같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을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볼 만합니다. 또 그나마 남은 이런 종류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합니다. 운용 수익을 높이려면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하나요?
“국내 시장은 침체 국면입니다. 과거에는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시기에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증시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무언가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헬스케어 등 성장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이 안정된 국가 등을 IRP와 같은 상품에 담아 중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흥국과 동남아 시장에 투자되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성장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이 실현될 수 있는 상품 관련 투자 펀드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IRP에 이런 상품들을 넣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잡길 권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 시장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은 미래성장가치가 너무 빨리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이 예상됩니다. 또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정 시그널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업종별로 투자하는 건 괜찮지만 미국 전체 시장으로 접근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협상을 하건 안 하건 여러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와 소비·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기업경쟁력 악화, 섀도 뱅킹 취약성 등이 그 요인입니다.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예측이죠. 부실화한 중소 규모 은행들이 금융위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 부채는 10년 새 다섯 배나 늘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금융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상가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상가에 투자하는 건 많은 리스크가 예상됩니다. 특히 공실률은 꾸준히 리스크 요인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상가 투자는 월세를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과거에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노후 준비로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상황을 살펴보면 △임대수익에 따른 과세 강화 △부동산 과세 강화 △공실률 증가 등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상가에 잘못 투자하면 코너에 몰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노후자금으로 최고였던 부동산 월세는 이제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시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상가 투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파트에 투자해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주도 세력으로 인해 일반 세력이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추경매수를 하는 모습은 일시적으로는 반짝일 수 있지만 세금을 제외하면 실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출제한이 지속될 경우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간 관망하는 것입니다. 올해 4·15 총선이 있어 현금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장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장이 이루어지면 잘 빠져나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미 은퇴했다면 노후 준비가 늦었나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면 IRP 활용은 의미가 없습니다. 은퇴자의 경우는 노후 준비가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세금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듭니다. 때문에 비용 줄이기와 평수 줄이기, 세금 줄이기, 지출 줄이기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은퇴 후에는 세금에 시달리는 상황을 없애야 합니다. 12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이 300만 원 좀 넘게 나옵니다. 은퇴자의 거의 세 달치 용돈이죠. 소득이 없는 사람이 이 세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주택으로 인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야 합니다.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게 해결책입니다. 서울 주변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가주택 갈아타기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외에 건강보험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은퇴 전 순수보장성(소멸성) 보험을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은퇴를 했다면 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으니 구체적인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소주택을 보유한 은퇴자의 노후 준비는요?
“최근 규모가 작은 주택 가격이 상승했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장유동성을 살펴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길 권합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택 가격이 떨어져도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주택연금제도는 현재 가격으로 책정해 연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해볼 만합니다. 노후자산은 안전성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연금상품은 큰 의미가 없고 투자자산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를 쥔 나라가 미국인 만큼 굳이 투자를 원한다면 미국 달러를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미국 통화는 그 나라의 가치입니다. 인적자원, 에너지자원, 기술자원, 군사력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할 것입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100~1130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재테크로 활용할 만하다고 봅니다.”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이론은 물론 실무 능력까지 갖춘 금융자산 재무설계 전문가. 20여 년간 한길만 걸어온 ‘금융장인’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가계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창의적인 자산관리 공적을 인정받아 금융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수백 회의 재테크 강연을 비롯해 각종 언론 기고 및 자문, 방송 활동을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금융 지식을 공유·전파하고 있다.
그녀는 오랫동안 암 투병을 했다.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었다니 실로 격렬한 싸움이었을 게다. 음산한 죽음의 공기를 숨 쉬며 처절하게 견뎠을 게다. 알고 보면 하등에 슬퍼할 이유가 없는 게 죽음이라는 고상한 소식도 있지만, 일단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의 본능이지 않은가. 한때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려했었다는 이윤경(56) 씨는 불굴의 의지로 결국은 10여 년 만에 암을 물리쳤다. 투병 후반의 귀농이 일종의 묘약이었다.
인생이란 미스터리. 암과 조우하게 될 줄을 어이 알았겠는가. 지독한 지뢰가 매설된 게 삶이라는 전선(戰線)임을 어이 짐작했겠는가. 고난이 깊고 길어 하늘도 땅도 어두웠겠지. 그러나 다 지나갔다. 투병을 통해 세상을 건너는 방법을 터득한 덕일까. 이윤경 씨의 귀농생활엔 별다른 결함이나 한숨이 없다. 공연스레 지지고 볶는 강박이 없으며, 불확실성을 명백한 특징으로 하는 농업을 여우처럼 노련하게 운영해온 결과 딱히 내세울 만한 실패 기록이 없다. 귀농의 보편적 실정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이미 다 안다. 그게 험악한 고행이라는 것을. 오직 그녀만이 예외라 쳐도 무방할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윤경 씨가 평택시 외곽의 시골로 귀농한 건 2013년, 암 투병 말엽. 방사선 치료 30회와 항암제 투약 등, 양방을 통해 해볼 건 다 해본 뒤의 귀농이었다. 항암에 좋다는 약초를 찾아 손수 재배해 먹는 자연요법으로 완치를 앞당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 하나를 품고서였다지. 사전 준비는 그지없이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유능한 약초를 찾아내기 위해 국내외 자료를 섭렵했고, 재배 현장을 견학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귀농지 물색에도 남달리 신중한 공을 들였다. 마지막으로 자그만 텃밭에다 갖가지 약용작물을 시험 재배, 생육의 양상을 관찰하며 재배 기술을 익혔다.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건 남편 최창학(59) 씨였다. 국어교사였던 그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사표를 던지고 충직한 신하처럼 충성을 다했다. 그러하니 이 부부의 노정기는 차라리 멜로드라마. 뒤돌아보면, 아마도 모든 게 사랑이지 않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놓지 않도록 남편이 저를 자주 세뇌했어요. 농사 근육이 없는 남자임에도 관절이 망가지도록 농사에 열성을 다했고요. 덕분에 좋은 결과가 왔지요.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았으니까. 지금은 1년에 한 차례씩 추적 관찰을 위해 병원을 찾을 뿐이에요.”
“10여 년에 걸친 투병의 고통과 고독이라니.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가혹한 전쟁을 치른 기분이었어요. 온몸 열여덟 곳으로 전이가 돼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받아야만 했어요. 거의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의 몰골로 지낸 시간이 길었지요. 삶이라고 할 수 없는 삶이었어요. 뼛속까지 파고드는 통증도 견디기 어려웠지만, 연일 이어지는 불면증이 가장 괴로웠어요. 우울증도 심했고요.”
“애초 기대했던 자연 요법의 효과로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보시나요?”
“기대 이상의 효험을 봤다고 생각해요. 몸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운동 이상의 노동량을 감당하기 시작했는데, 그 역시 치유에 가속을 붙여줬던 것 같아요. 완치 판정을 받은 뒤로는 매사에 자신감이 생겼지요. 특히 약용작물 재배의 유익함, 즉 곤경에 처한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농사라는 것, 따라서 그게 유망한 농업일 거라는 판단을 했던 거예요.”
“부부 공히 농사 초심자였죠? 그럼에도 유망한 농업 장르라는 걸 대뜸 찾아냈군요.”
“소소한 시행착오가 없진 않았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정착했어요. 제가 약으로 먹기 위해 텃밭에 시험 재배했던 초기의 경험을 기반 삼아 본격적인 사업으로 확장해나갔어요. 남들이 흔히 하지 않는 새로운 트렌드의 작물들을 발굴해나간 게 적중했고요.”
연간 순소득 1억 원
창의(創意)라는 것. 기존에 없었던 기발한 고안의 힘이라는 것. 이윤경 씨 내외는 이 매력적인 기제를 농사에 도입했다. 강장(强壯)과 치병에 좋다는 약용작물을 집약적으로 재배할 경우 승산이 충분하다고 봤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썩 괜찮은 약용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장으로 입소문이 나며 성장세를 탈 수 있었다는 게 아닌가. ‘다믈농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농장의 규모는 약 4500평. 이 중 3분의 1쯤 되는 부지에 온갖 작물을 재배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산 첫 작목은 스테비아. 남미가 고향인 이 국화과 다년초는 설탕보다 200~300배 정도 달지만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특성이 당뇨병 환자에게 효용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윤경 씨는 이 스테비아를 재배+ 생산해 독특한 성과를 거두었다. 몇몇 매체에 소개되면서 신생 농장의 존재가 단박에 부각됐던 것. 이후 너도나도 스테비아 농사에 뛰어드는 바람에 시장성이 악화됐지만 그녀에겐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해 다종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해나갔다. 뉴욕타임스가 2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한 히카마, ‘기적의 식물’이라는 모링가, ‘페루의 인삼’으로 통하는 마카, 샛노란 과일이 달리는 구아바, 삼채 등 똘똘한 외래종 약용식물을 비롯해 블루베리, 체리 같은 과수와 상추·고추·오이·작두콩·수세미 따위의 갖가지 채소류를 기르고 있다.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의 다작을 해왔다 하니 햐! 놀랍다.
“새롭고 뛰어난 작물을 발굴하기 위해 늘 공부했어요. 그러면서 어느덧 수백 종으로 작물 수효가 늘었죠. 대별하자면, 특용작물과 과수, 그리고 양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봉까지? 부부가 모든 일을 전담하는 거예요?”
“그렇죠. 인건비에 돈을 쓰지 않으려면 직접 해내는 수밖에 없으니까. 애환이 많았어요. 새 작물 재배에 실패하기도 했고, 종묘 업자에게 속기도 했어요. 예초기 사고로 남편의 시신경에 손상도 왔었고, 농기계를 다루다 뼈가 바스라지기도 했지요. 저는 벌에 쏘여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어요. 팔뚝이 몸뚱이보다 더 크게 퉁퉁 붓던걸요.(웃음)”
“농산물 가공 작업과 판로 확보 문제도 쉽지 않겠죠?”
“어느 한 가지 쉬운 게 없지요. 가령, 하나의 새 작물을 선정했다 할 경우, 우선은 재배에 성공해 수확을 해야 합니다. 수확 뒤엔 생물로 팔 것인가, 가공 판매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죠. 가공엔 손이 많이 가는데, 건조 분쇄를 하고, 디자인과 스티커 작업을 통한 소포장을 마친 뒤 완제품검사 대행업체에 보내 품질검사를 의뢰해요. 거기서 합격성적서가 나오면 비로소 판매에 나서는 거죠. 결정적인 건 역시나 판로 문제이지요. 저희는 주로 SNS나 로컬푸드마켓,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통해 거의 완판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연간 1억 원 정도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지요.”
이런! 드문 고소득이다. 당연하게도 인근 농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음마야, 항상 요상한 것만 가져와 기른다!” 그렇게 눈총을 주던 이웃들이 이젠 덩달아 약용작물 재배에 나서기도 한다지. 이윤경 씨는 향후 농장을 본때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당찬 여자의 외양은 여려 보인다. 그러나 내부에선 수학을 전공한 사람다운 기민한 두뇌와 긴 투병 과정에서 육화한 근기와 깡이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다. 귀농 초기의 개척자적 근성을 지속한다는 건 만만한 내공이 아니다. 그 무엇보다 일에 대한 욕심, 성공에 대한 집념, 이 자체가 그녀의 재능일 테고. 감정의 소모와 분산을 허하지 않는 내성적 성격도 재주일 테고.
오나가나, 앉으나 서나 부지런한 근로와 연구로 농장의 생산성을 드높이는 남편은 그녀가 보유한 최적의 자산이겠지. 아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몸 바쳐 이바지한다는 게 아닌가. 그녀 역시 남편을 사랑스러운 일꾼으로 부리기에 다시없는 재목으로 간주한다. 배우자란 흔히 암암리에 상대방의 행복을 앗아가는 음흉한 존재. 이 부부의 유대는 빛깔이 다르구나.
“낮잠을 자본 게 언제였지?”
“남편은 새벽부터 밭일을 시작합니다. 워낙 부지런한 ‘아침형 인간’이에요. 반면 저는 ‘저녁형 인간’인지라 조용한 밤 시간에 가공 작업을 주로 맡아 해요. 어느 정도 분업화가 된 셈이죠. 그런데 우리 남편은 행운아예요. 제가 경제 문제를 알아서 다 관리해왔으니까요.(웃음)”
“부군께서 말하길, 아내가 너무도 알뜰한 나머지 구두쇠로 산다는 거, 그게 문제점이라 하더군요. 좀 누리며 사는 게 좋지 않나?(웃음)”
“일찍부터 몸에 밴 습성일지도요. 남편이나 저나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정말 힘들게 살았거든요. 신혼살림도 단돈 200만 원으로 시작했어요.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 수밖에 없었지요. 이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셈이지만 검소한 생활을 포기할 순 없지요.”
“일벌레처럼 산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풍겨요. 저 너른 농장과 수많은 비닐하우스, 게다가 닭과 토끼까지 기르는데 때로 괴롭지 않아요? 도시에서의 안락한 생활이 그립진 않을까?”
“아마도 주부들의 90% 이상은 귀농에 결사반대할 거예요. 그럴 만한 충분한 고충들이 있는 게 사실이고요. 어휴, 내가 왜 이러고 살지? 일에 너무 시달리다 보면 저 역시 혼자 중얼거리며 회의를 느끼곤 해요. 하지만 그게 잠시잠깐이라는 거. 아마도 행복한 비명이라는 거. 농장이 여하튼 순탄하게 굴러가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시골생활의 장점이 많더라고요. 주변에서 순환하는 자연 풍경, 다채로운 방문객들과의 상담, 돌연히 펼쳐지는 즐거운 일들. 이모저모 익사이팅하게 사는 거죠. 잠이 부족하다는 게 아쉽지만.”
“만약에 내일 하루, 완전한 자유시간이 당신에게 주어진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죠?”
“(한참 생각하다가)하루 종일 자고 싶어요. 낮잠을 자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거든요.”
누가 그러라고 삼엄한 명령을 내린 바 없으나 그녀는 주로 일에 묻혀 산다. 이게 시간을 선용하는 그녀의 방식이다. 밝은 쪽으로 인생을 이끌어준다는 믿음에서일 게다. 하기에 잡념이나 무슨 조바심이 끼어들 리도 없겠지. 천장의 쥐 따위에는 신경 꺼! 고양이가 알아서 잡아줄 테니까! 그런 투로 잡사는 거두고 사업에만 몰두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어쩐지 섭섭하게도 결여된 건 삶의 여흥. 이러다가 건조한 일상에 매몰될 수 있다는 걸 알아차린 그녀는 곰곰이 궁리하다가 축제 하나를 띄웠다. 작년에 이어 올여름 두 번째 ‘해바라기 축제’를 펼쳤던 것.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축제가 필요하다 싶어 만들었지요. 농장 밭에 모종을 심어 약 2만 송이의 꽃을 피웠지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꽃 풍경이었어요.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몰려오더라고요. 첫날부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어, 이게 뭐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지?’ 둘째, 셋째 날엔 감당이 어려워 ‘아이고 죽겠다!’ 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어요. 유료 입장이었는데 축제 사흘간 5000여 명이 다녀갔지요. 인터넷 실검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공을 거둔 셈이었죠. 내년엔 소공연까지 곁들인 놀이판을 펼쳐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축제 뒤 해바라기 꽃은 어떻게 쓰였죠?”
“씨앗을 탈곡해 판매할 수도 있었지만 수익성이 낮아 포기했어요. 거름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나아 밭에다 그냥 갈아엎었죠.”
“세상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부응, 그에 따른 적절한 아이템을 개발해내는 머리로 농장을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누구나 관심을 갖는 특용 건강식품의 생산에 주력한 게 안착을 가능케 했지요. 가장 보람찬 건 환자분들이 우리 농장 제품으로 좋은 효과를 봤다는 얘기를 들을 때입니다. 저의 투병 경험을 곁들인 상담시간도 소중해요. 어쩌면 그런 보람들 탓에 일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수렁처럼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어요."
“좋은 삶이란 어떤 거라 보죠?”
“긍정과 낙관이 있는 삶이랄까. 주어진 삶을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게 잘 사는 길이겠죠.”
투병 이후, 귀농 이후, 성향과 기질에 변화가 왔더란다. 지극히 내성적이어서 하고 싶은 말조차 하질 못했으나 이젠 와일드해졌다는 것. 강인한 태도로 삶의 모든 걸 긍정하게 됐다는 것.
이윤경 씨가 주는 귀농 Tip
•생계를 다 놓고 자연인처럼 살 게 아니라면 가급적 도시 근교로 귀농하자. 그래야 생산물 판매에 유리하다. 너무 외진 시골로 귀농했다가는 차후 철수할 상황이 발생할 때 땅을 매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농사로 소득을 올리기 쉽지 않다. 특히나, 오자마자 수익이 발생할 확률은 0%라는 걸 유념하자.
•이웃 원주민들을 무조건 존중하라. 고집과 프라이드가 강한 게 농촌 어른들이다. 배울 점도 많다.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대학원 졸업.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천년 산행’, ‘암자에서 듣다’, ‘산골로 간 예술가’ 등의 저서가 있다.
지난해 내리막길을 걷다 올 초 바닥을 찍은 롯데케미칼 주가에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지난 8일 20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이후 20일까지 1만8500원(9.11%) 오른 22만1500원으로 반등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저평가된 롯데케미칼의 성장전략 방향성이 상향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성장전략 구상단계
롯데케미칼의 주가 변화를 분석하려면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4% 증가가 예상되나 전 분기보다 6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원재료값 급등에도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제품 가격 인상이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공장 정기보수와 울산 고순도테레프탈산(PTA)설비의 고순도이소프탈산(PIA)설비 전환 등으로 발생한 약 400억 원의 기회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에 기회손실이 소멸되고 PE·PP와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아크릴로나이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등 재고 재축적에 따라 스프레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72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41.7% 줄겠지만 전 분기보다 38.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화와 중국 수요의 점진적 개선, 정기보수 규모 축소 등으로 인한 비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60% 증익된 1995억 원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춘절을 전후해 시황의 반등이 나타나면서 마진 개선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황은 이미 완만한 반등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이제 몸집불리기보다 다운 스트림 확장과 스페셜티 제품 확장, 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성장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롯데첨단소재 합병과 폴리카보네이트(PC)·메타자일렌(MeX)·계면활성제(EOA) 증설, GS에너지와의 JV설립 등은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450만 톤(NCC 310만 톤+ECC 140만 톤)으로 글로벌 12~13위권이다.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 75만 톤과 말레이시아·미국 ECC 추가를 감안하면 2022~2024년 롯데케미칼의 생산능력은 600만~700만 톤으로 글로벌 6~7위권이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만 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29만 원을 내놨다. 지난 20일 롯데케미칼 주가는 종가기준 22만1500원으로 장중 최고가는 22만3500원이다.
SK텔레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26만 원대였던 SK텔레콤 주가는 8월 중순부터 올 초까지 23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통신 본업과 자회사의 가치를 따졌을 때 저평가됐다는 분석과 함께 올해 주가 반등을 내다봤다.
◇SK텔레콤, 올해 관전포인트는?
SK텔레콤의 올해 관전포인트는 5세대 이동통신(5G)에 따른 성과다. 5G 초기 설비투자(CAPEX)가 급증하고 지난해 초중반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비용지출이 크게 늘었다. 따라서 올해는 이를 상쇄시킬 만큼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과 매출성장이 관건이다.
시장 경쟁강도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안정화 추세를 보이지만 CAPEX 감소를 크게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결국 ARPU와 서비스 매출의 성장이 본격적으로 수반되는 하반기 이후부터 주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업뿐만 아니라 비통신사업의 가치 부각도 전체 기업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황 개선에 따라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SK하이닉스 △티브로드와 합병을 앞둔 SK브로드밴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11번가 △인수 이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ADT캡스 등 자회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가치 상승세로 SK텔레콤의 기업가치도 충분한 상승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변화가 올해 중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고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보다 7.8% 오른 19조3781억 원, 영업이익도 7.3% 오른 1조2915억 원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이동전화 수익은 전년 대비 7.8% 증가하고 ARPU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NH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올해 별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9% 증가한 1조2000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통신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2배를 적용하면 본사 기업가치만 14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SK텔레콤을 통신서비스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1만 원을 제시했다. DB금융투자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4만 원을, 현대차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5만 원을 유지했다. 지난 17일 SK텔레콤 주가는 종가기준 23만5000원이다.
우리의 전통주는 주정에 물과 조미료를 섞어 만든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증류주다. 몸에 부담을 덜 줄 뿐 아니라, 맛과 고상한 운치가 남다르다. 달콤한 감칠맛, 쓴 듯 아닌 듯 쌉싸름한 맛, 묵직하면서도 쾌청한 알싸한 맛….
프랑스 와인의 지역 고유 맛에 영향을 주는 테루아가 있듯 전국 팔도 고유의 특산 농산물로 지역의 맛을 보여주는 우리의 전통주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술의 빛깔, 맛, 향, 스토리, 그리고 곁들임 음식 등은 외국의 유명 술인 와인, 위스키, 사케 등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에서 정부 차원의 전통주 지원 정책에 대한 요구가 이어져 우리 술의 가치를 더욱 높일 다양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전통주 제조업체들과 원료 공급 농민, 주류연구 전문학자, 유통업자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한국전통주진흥협회는 장인들의 혼이 담긴 전통 명주의 역사와 맛,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보다 과학적이고 정교한 테이스팅을 통한 세련된 맛 표현, 사실적이고 흥미로운 스토리 개발, 전통주에 어울리는 마리아주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설날맞이로 달콤한 맛, 쌉싸름한 맛, 은은한 맛의 대표 주자인 전통 명주 3인방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한국 전통 명주의 역사를 알고 우리 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달콤한 맛 ‘감홍로’
제조원 농업회사법인(주)감홍로
유형 일반 증류주(용량 750ml, 375ml)
알코올 함량 40%
원재료 및 함량 쌀(국내산)70%, 조(수입산)30%, 정제수·용안육·계피·진피 ·정향·생강·감초·지초(자초)
Story
감미로운 맛, 황홀한 붉은 빛, 맑은 이슬의 의미를 담은 술. 감미롭고 붉은 빛, 강렬하고 독특한 향이 미각, 시각, 후각을 만족시킨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조선상식문답’에서 이강주, 죽력고와 함께 조선 3대 증류주로 꼽을 만큼 명성이 높은 술이다. ‘별주부전’에서 자라가 토끼를 감홍로로 유혹하고 ‘춘향전’에서는 춘향이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에게 이 술을 내어놓는다.
감홍로는 고려시대 때 평안도 지방에서 만들어진 3대 명주 중 하나다. 6·25 전쟁으로 월남하기 전까지 평양에서 대대로 감홍로를 빚어온 가문의 주조 비법을 후손인 이기숙 명인이 섬세하게 복원했다.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이 발효하면 1차 숙성시킨 후 두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 다음 한약재를 침출한다. 이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숙성시켜 깊은 맛을 낸다. 도수가 높아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며 묵힐수록 풍미가 좋아진다. 색, 맛, 향이 조화를 이룬 조선시대 최고의 명주. 다른 음료수와도 잘 어울린다. 술에 약한 사람들이 칵테일을 만들어 마셔도 무리가 없는 격조 높은 술이다.
Taste
패션으로 치면 한복 두루마기에 걸친 모피 숄처럼 고급스럽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꽃향기와 계피향이 어우러지면서 내는 풍미가 일품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혀끝에 살짝 감도는 단맛과 함께 스파이시한 향이 입안에 확 퍼진다. 높은 도수와 강렬한 향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목을 넘어간 후에도 묵직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입안에 계속 머물며 여운을 남긴다. 섬세함과 중후함을 동반한 고급스러움이 가히 한국의 위스키라 불릴 만하다.
Food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 담백한 안주가 어울린다. 지방이 적은 육포나 대구포도 감홍로의 맛과 향을 잘 살려주는 안주다. 스테이크, 숯불이나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 양꼬치구이 등 육류와도 즐길 수 있다. 해산물 샐러드, 신선한 허브로 마리네이드한 연어 등의 해물요리와도 궁합이 맞는다. 초콜릿, 블루치즈, 견과류와 함께 가볍게 마셔도 좋다.
쌉싸름한 맛 ‘진도 홍주·백주’
제조원 대대로 영농조합법인
유형 일반 증류주
용량 750ml, 375ml (진도백주 375ml)
알코올 함량 40%, 38% (진도백주 38%)
원재료 및 함량 쌀(국내산) 99%, 지초(국내산) 1%, 진도백주 쌀(국내산) 100%
Story
“홍매화 떨어진 잔에 봄눈이 녹지 않았나 싶고 술잔에 비친 홍색은 꽃구경할 때 풍경이로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이로 잘 알려진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진도홍주의 맛에 반해 읊은 노래다. 지도 제작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다 각지의 전통주를 접했을 터. 김정호 선생은 흥선대원군에게 완성된 대동여지도를 바칠 때 마치 붉은 눈물이 방울방울 모여 술을 이룬 것 같은 진도홍주를 함께 올렸다고 한다.
진도홍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지역 세도가들이나 살림이 넉넉한 민가에서 전통비법으로 빚어온 토속 명주다. 쌀이나 보리에 누룩을 넣어 숙성시킨 뒤 증류한 순곡 증류주. 마지막에 지초(芝草) 침출 과정을 거치면 붉은 빛을 띤다. 지초 뿌리에는 산삼 버금가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예로부터 이 약초를 넣어 빚은 술은 음용뿐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효능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초 뿌리에서 우러난 붉은색이 황홀하다. 입술을 갖다 대기도 전에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조선시대에는 ‘지초주’라 불렸는데, 임금에게 올리는 최고의 진상품으로 꼽힐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도는 한양에서 먼 남쪽 끄트머리에서도 뭍에서 떨어진 섬인지라 유배지로도 적지(適地)였다. 자연스레 귀양살이하러 온 선비들의 학문과 풍류가 지역사회에 스며들었다. 문장이나 글씨, 그림, 노래 등 수준 높은 문화에 술이 빠질 리 없었다. 시 한 수 읊으며 한 잔, 붓 한 획 긋고 한 잔, 노래 한 자락에 화답하며 또 한 잔. 이렇듯 유배지에서의 시름을 잊게 했던 술이 진도홍주 아니었을까.
진도백주에 붉은색을 띠게 해주는 지초를 침출하면 홍주가 된다. 백주는 국내산 쌀을 이용해 만든 밑술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전통 소주다.
Taste
예상을 뒤엎는 맛. 부드러우면서 강하고 깨끗하고 단아하고 견고한 느낌이다. 황홀한 비단노을 빛 아래 남성성이 숨어 있는 듯하다. 화끈하면서도 묵직한 맛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단맛이 짧은 대신 향의 여운은 오래간다. 다시 말하면, 양면성을 지닌 개성이 분명한 독주. 스트레이트로 혹은 얼음을 채워 음미해도 좋지만 술에 약한 사람은 맥주나 탄산음료에 섞어 칵테일로 마셔도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아진다. 서가 한 귀퉁이에 놓아두고 가끔 한 모금씩 마시면 김정호 선생이 말한 “꽃구경할 때의 풍경”이 어른거릴지도 모른다.
진도백주는 알코올 함량이 38%. 꽤 높은 도수이지만 순곡주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이 살아 있어 마치 무엇을 그려도 되는 빈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목넘김이 자연스럽고 기분 좋은 끝 맛이 입에 맴돈다. 온더록스로 즐겨도 좋다. 화이트 스피릿(White Sprit)으로 활용하면 칵테일 맛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Food
육류, 생선과 두루 잘 어울린다. 다만 도수가 높고 향이 강해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이 좋다. 어란, 굴튀김, 진도 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한 구기자갈비찜, 전복탕 등은 진도홍주에 잘 어울리는 최고의 안주. 큼직하게 썰어 노릇노릇하게 구운 두부스테이크,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숙회도 술맛을 돋운다. 기름진 중화요리를 곁들이면 부드럽고 알싸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호두, 아몬드, 대구포 등 가벼운 안주도 무난하다.
진도백주는 생선회나 전류, 산적, 쇠고기구이 등 다양한 한식 메뉴들과 잘 어울리며 육포나 땅콩 등 마른안주와 곁들여도 좋다. 매콤한 겨자 맛이 매력적인 냉채족발이나 샐러드도 궁합이 잘 맞는 안주다.
은은한 향 문배주 명작
제조원 문배주양조원
유형 증류식 소주 용량 750ml, 375ml
알코올 함량 25%, 40%
원재료 및 함량 조(국내산), 수수(국내산), 쌀(국내산), 효모, 정제수
Story
평안도 지방 전통주인 문배주는 고려시대 때부터 임금에게 진상했던 술로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명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문배주 기능 보유자 4대손인 이기춘 명인에 의해 재현돼 1986년에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90년도에 상품화됐다.
문배주에 사용되는 누룩은 밀, 술은 조와 수수를 이용한다. 수수와 조는 계약 재배를 통해 수매하고 있어 철저하게 품질이 관리된다. 순수 곡물로 만들어지는 술에서 문배나무의 과일 향이 은은히 풍긴다 해서 ‘문배주’로 불리기 시작했다.
문배주는 빚어서 바로 마시지 않는다. 증류한 후 봉인해서 서늘한 곳에서 1년간 숙성시켜야 은은한 향과 깨끗한 맛을 자랑하는 명주로 완성된다.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을 대접하는 외교주로 쓰였다.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는 등 품격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Taste
25% 부드럽고 편하다. 향긋하고 여리지만 강함도 느껴진다. 곡물로 만든 술인데도 싱그러운 과일 향이 느껴져 기분 좋은 취기가 가시질 않는다.
40% ‘문배주’라는 이름답게 한 입 머금으면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난다. 높은 도수이지만 정갈하고 깨끗하다. 강렬함도 느껴진다. 순곡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소함과 달콤함도 있다. 목을 넘긴 뒤에는 기분 좋은 풍미가 오래도록 남는다.
Food
리코타 치즈와 아몬드 등 견과류를 뿌린 샐러드와 즐기면 좋다.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민어 등 흰살생선에 달걀옷을 묻혀 고소하게 지져낸 전이나 지리 같은 깔끔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네이버(NAVER)가 올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광고부문과 전자상거래부문, 웹툰부문이 성장하고 금융부문도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 기대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018년 1월 8일 종기기준 19만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10일 18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최고가 경신까지 2000원이 남았다. 최근 5거래일째 상승세인 점을 고려하면 새 기록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실적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올해 네이버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예상되는 2020년 실적 모멘텀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는 4분기에 매출액 1조7100억 원과 영업이익 20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6.1%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4분기 인센티브 반영,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올초부터 전자상거래, 파이낸셜 등의 장기 성장 모멘텀이 재부각될 전망이라서다. 음식배달앱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대형 인수·합병(M&A) 성사에 이어 로젠택배 매각에 카카오모빌리티, 위메프가 참여하는 등 전자상거래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네이버는 전체 거래액(자체C2C, 플랫폼경유) 기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4.3%에서 올해 16.0%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1위 전자상거래 사업자다. 판매 제품 수직 계열화(음식료, 생활용품, 서비스 중계 등)와 수익 모델 정교화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검색광고, 파이낸셜, 웹툰의 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비즈니스플랫폼(검색광고) 사업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3조2500억 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부각되고 있는 자회사의 성과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네이버파이낸셜은 3000만 명의 가입자와 미래에셋대우로부터 투자 유치한 8000억 원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금융플랫폼(모든 금융상품을 중계 판매하는)으로 거듭나는 여러 지표도 관측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웹툰은 북미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전체 6000만 명 이상의 MAU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성장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네이버파이낸셜, 웹툰 등의 장기 성장 모멘텀은 올초부터 여러 뉴스플로우와 실적 지표가 확인돼 주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4만1000원, 24만 원을 각각 유지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4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네이버의 지난 10일 종기기준 주가는 18만8000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말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같은 기간 5% 가까이 상승한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하지만 최근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석이 나오는 등 약세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방산·정보통신기술(ICT)·폐쇄회로(CC)TV 등 주력사업의 안정된 성장이 지속되고 매크로 변화로부터 자유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지난해 4분기는 잠시 쉬어가되 올해는 실적 개선이 유력한 것으로 기대된다.
◇쉬어가는 4분기, 도약하는 2020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에 다소 못 미칠 수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조6893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나 영업이익은 21.8% 감소한 428억 원이 예상된다. 인수·합병(M&A) 관련 후속 비용과 개발비 증가 등의 영향 때문이다.
기대에 못 미친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공모가 및 상장 후 주가흐름과 기대했던 한화디펜스의 방산수주 이월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양호한 수주와 실적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의 주가 약세는 이미 충분히 반영됐고 한화디펜스의 방산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방산부문 수출계약은 입찰경쟁에서 탈락하거나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호복합 인도 및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각각 3조 원, 4000억 원), K9 자주포 아랍에미리트 수출(5000억 원) 등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분석한 핵심 투자 포인트를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국제공동개발사업(RSP)의 적자 축소와 보잉의 B737맥스 생산 중단에 따른 최신형 항공기 엔진 GTF 적용 기체 A320네오의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 또 한화디펜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외수출 확대로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 본격화에 따른 방산부문 매출 성장과 한화그룹의 대규모 전산설비 투자로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은 지속되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북미지역 중국산 CCTV 퇴출로 한국산 제품의 반사이익 확대가 기대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엔진·방산·ICT·CCTV 사업 위주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재편한 사업구조의 시너지가 같은 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주당순이익(EPS)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한 6조3794억 원, 영업이익은 51.2% 증가한 2645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1749억 원에서 일회성 개선 300억 원, 항공엔진, 디펜스, 테크윈, 시스템의 고른 개선 600억 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 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목표주가 5만 원을 제시하고 기계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목표주가 4만5000원과 4만4000원을 내놨다. 지난 8일 종가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3만4100원이다.
‘카카오의 2020년이 기대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자 해당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트래픽을 활용한 톡비즈보드 광고 매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점차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 3조5900억 원, 영업이익 3293억 원을 예상했다. 각각 전년 대비 17.0%, 66.7% 성장한 수치로 분기별로 지속적인 영업이익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다면 카카오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가지 핵심 포인트
카카오에 대한 핵심 투자포인트를 살펴보면 먼저 톡비즈보드 광고부문이 눈에 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톡비즈보드는 낮은 광고 저항과 높은 광고 효율성에 의한 보상형 광고단가(CPC) 상승으로 지난해 대비 약 2100억 원의 매출 순증 및 1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순증이 기대된다.
카카오페이는 결제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재평가가 기대된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분기 기준 1조~2조 원 규모의 결제액을 기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보험상품 판매(채널링), 대출상품, 금융상품 연계(채널링)에 따른 금융 플랫폼 매출 증가와 펌뱅킹 수수료 감소로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근 9개 택시회사를 인수하며 약 900대의 택시면허를 취득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택시 모델에 기반한 고급택시(프리미엄) 모델로 올해 수익 증가가 기대된다. 지난해 카카오 대리 매출 증가에 따른 적자폭이 매분기 감소되고 있어 올해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5000억 원의 증자로 올해 실적 개선폭이 증가할 전망이다. 높은 성장에 수반되는 자본 확충 필요성으로 올해 IPO 추진이 기대된다. 유안타증권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8만 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은 각각 목표주가 21만 원과 18만5000원을 내놨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7일 전 거래일보다 5500원(3.56%) 오른 16만 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실적 하락의 늪에 빠진 LG전자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수년째 반복되는 ‘상고하저’의 이익흐름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를 주시해야 한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지난해 4분기에 실적 하락이 예견된 만큼 올 상반기에는 투자 매력이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매년 반복되는 ‘상고하저’ 주목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22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가전제품군(에어컨 등)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 △TV사업의 연말 판매촉진 프로모션 비용 발생 △스마트폰사업 부진 등을 4분기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는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LG전자가 올해도 ‘상고하저’ 이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에 대한 투자포인트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상반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해 매수 관점의 접근이 유효하다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대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확대(전년 대비 45% 증가)가 액정표시장치(LCD) TV 경쟁 심화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패널 공급 증가로 48인치에서 88인치 영역을 지원해 점유율 확대 및 프리미엄 전략 유지를 병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가전은 프리미엄화의 비증 확대 속에 신성장 제품군(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스타일러 등)의 매출 증가로 높은 수익성 유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부문은 5G 폰 매출 확대에 주력하지만 사업 재조정의 가능성이 상존해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밸류에이션의 시점 변경과 저평가 부각, 가전과 TV의 성수기 진입 효과로 주가의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원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신 가전 확대와 스포츠 이벤트(올림픽 및 유로2020) 효과로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와 홈엔터테인먼트(HE)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며 올해 영업이익을 2조8825억 원으로 추정했다.
또한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사업은 실적 부진 지속에도 생산공장 이전(베트남) 및 제조사개발생산(ODM) 생산 비중 확대로 비용 감소가 예상된다”며 “LG전자의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LG전자의 올 상반기 실적 회복 모멘텀과 낮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3000원을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12개월 목표주가 8만9900원을 내놨다. 대신증권 역시 ‘매수’와 목표주가 9만 원을 유지했다. LG전자는 지난 6일 6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