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오르는 경기 동두천 마차산은 온통 연두색 파스텔화다. 정상에서 태풍급 폭우를 맞으면서도 누구 하나 힘들어하지 않았다. 나무 향기 가득하고 쏟아지는 빗줄기가 미세먼지까지 말끔히 씻어낸 쾌적한 ‘전원’이기 때문이다.
시니어는 은퇴 후 편리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원에서 살다가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몇 년 사이에
마침내 소줏고리의 주둥이 끝에 작은 이슬이 맺힌다. 마치 옥구슬 같은 이슬이 한 방울씩 떨어질 때마다 정재식(鄭宰植·53) 예도(藝道) 대표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진다. 그러기를 잠시, 이슬이 모여 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하자 부드럽고 무거운 향이 주위를 감싼다. 향기의 끝에서 달콤함이 느껴지자 안심했다는 듯 어머니 유민자(柳敏子·73) 명인이 허리를 펴고 일
집 밖으로 나서면 초록빛 싱그러움을 흠뻑 느낄 수 있는 6월. 그래서 이 계절에 숲길을 걷는 건 언제, 어디서나 즐겁다.
어딜 걷는다 해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겠지만 6월에 걸으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길이 있다. 나라를 위해 충의를 다했던 사람들을 추모하면서 깊은 산 속 정취까지 느낄 수 있는 곳, 국립현충원과 서달산을 잇는
이재준(아호 송유재)
꼭 42년 전 이맘때, 설악산 장군봉의 금강굴에서 홀로 7일을 지낸 일이 있었다. 군 제대 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마등령을 오르내리며, 세찬 바람에 스쳐지나가는 운해(雲海)의 그림자 밑에 누워 마음을 비우려 안간힘을 다했다. 새벽마다 비선대까지 내려가 찬물에 얼굴을 담그고, 그 물빛만큼이나
요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힐튼 헤드 섬(Hilton Head Island)이 은퇴자의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프 애호가라면 PGA투어 RBC 헤리티지대회가 매년 열리는 아름다운 하버타운 링크스코스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힐튼 헤드 섬은 미국의 은퇴자들이 좋아할 요소를 거의 다 갖추고 있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온화한
언제부턴가 ‘걷기’가 유행이 됐다. 걷기 위해 떠나고, 걷기 위해 여러 장비들을 사 모은다. 가끔은 걷는 것의 의미보다 누구나 다 걸으니까 따라 걷기도 했다. 어느덧 유행이란 이름으로 걷기만큼이나 길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져 새단장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걷기에 열광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아름다운 걷기란 무엇일까. 길 위에서 걷고 길을 만드는 사
광복 이후 한국인을 설명하는 말은 ‘빠르게’다. 무조건 ‘빠르게’에만 집착한 우리는 너무 오래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놓치고 부수고 망가뜨렸다. 이제 우리는 걷기에 대해 물어봐야 할 때다. 신정일(辛正一·62) 우리땅걷기 이사장은 걷기를 하나의 문화로 정립하고 전파한 독보적인 인물이다.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동학을 복권시킨 황토현문화연구소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나만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중년들에겐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로망이다. 굳이 ‘님과 함께’ 가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때문에 내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시선을 사로잡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얻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직접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이 세운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재준(아호 송유재)
北風吹雪打簾波 북풍이 눈보라를 몰아 발을 치는데
永夜無眠正若何 긴 밤에 잠 못 드는 그 마음 어떠할까.
塚上他年人不到 내 죽으면 무덤을 찾는 사람 없으리니
可憐今世一枝花 가여워라 이 세상의 한 가지 꽃이여.
조선조 평양기생 소홍(小紅)이 지은 것으로 전해 오는 한시(漢詩)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새긴 김상유(1926~200
매화꽃은 가장 먼저 봄을 알려온다. 겨울에 피는 꽃이라 하여 ‘설중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회색빛 도시, 겨울옷이 무겁게만 느껴질 때 오아시스처럼 섬진강변에 매화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긴 겨울에 숨이 막힐 듯 답답한 사람들은 도심을 벗어나 매화꽃을 찾아 장거리 여행 채비를 서두른다. 타 지역은 아직도 썰렁한 산하지만 섬진강 주변으로는 매화꽃이 흐드러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