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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달이 된 황진이의 얼레빗
- 대학 시절 한시(漢詩)에 매료된 적이 있다. 시를 짓기보다 읽고 감상하는 데 치중했다. 지리산 청학동 태생이라 서당을 보고 자란 영향 때문일 게다. 한시에는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한자도 있어 옥편을 찾아 읽곤 했다. 뚜렷이 생각은 나지 않으나 ‘물 졸졸 흐른다’는 뜻의 한자를 비롯해 시구에 어울리는 여러 가지 의성어 글자가 있었다. 신기하게 여겨졌고 재미
- 2019-02-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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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년을 기원하는 꽃
- 농촌에서는 봄이 오면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제를 지낸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풍악대를 쫓아다니며 온 동네를 구경했다. 그 친구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함께 부르던 가고파 노래도 생각나고 불러보고 싶다. 손끝에 물들인 봉숭아 꽃물이 첫눈 내릴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꽃 같은 미소를 지었던 예쁜이
- 2019-02-1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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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이 책은 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는 내 삶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다시 일어본 책이다. 여류 작가 정희재 씨가 쓴 책인데 내가 얼마 전 다녀온 안나푸르나 트레킹 얘기도 나온다. 책 제목에는 ‘피곤한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용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멈춰서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라는 부제도 있다. 평생을
- 2019-02-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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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은빛극단, 무대에 오르면 우리는 당당한 여배우!
- 나이가 들어도 여배우는 여배우다. 자신감 가득한 눈빛과 표정은 기본, 자기관리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대사 연습은 또 얼마나 많이 했을까. 대본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메모를 보니 지금까지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이 간다.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70대인 ‘느티나무 은빛극단’을 만났다. 설렘과 벅찬 감동. 무대는 그들에게 언제나 꿈이다. 구로
- 2019-02-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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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코 홍보대사 할배돌 ‘지오아재’를 만나다
- 인생 2막을 시작한 시니어를 수소문하던 중에 지인에게 지오아재를 소개받았다. 초겨울 날씨로 접어든 12월 초, 방배동에 위치한 연습실을 방문했다. 평소에는 주 2회 하루 3시간, 공연이 있으면 3~4회 연습을 한다고 한다. 상상했던 것보다 좁고 허름한 연습실이었다. 지오아재는 동년기자 두 명의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로 캐럴을 화음에 맞춰 불러줬다. 지오
- 2019-02-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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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핸드볼 간판스타, 임오경
-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그리고 아시아 최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기록의 중심엔 핸드볼 선수 임오경이 있었다. 1990년대 한국 여자핸드볼의 전성기를 이끈 임오경(林五卿·48)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을 만났다. 금메달의 밑거름이 된 ‘지옥 훈련’ 1988년 서울올
- 2019-01-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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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드 말만 믿었다가 벌어진 소동
- 최근 뉴스에 안타까운 사건이 보도됐다. 우리나라 유학생이 그랜드캐니언으로 여행을 갔다가 실족해 병원에 실려 갔는데 병원비가 10억 원이나 나오고 국내에 오려면 2억 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고국으로 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여행사는 가이드가 조심하라고 경고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데 해결이 어떻게 날지 결과가 매
- 2019-01-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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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도 할 말은 하자
- 꿀맛은 아무리 풍족하게 표현해도 뭔가 부족해 보인다. 꿀을 한 숟가락 푹 떠서 입에 넣어주고 “옜다! 이게 꿀맛이다” 해야 그 맛을 진정으로 알 수 있다. 늙음도 마찬가지다 늙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늙어본 사람만이 늙음을 말할 수 있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라는 책을 낸 저자는 어머니의 노년을 지켜보면서 노인 관련 책을 썼다. 저자가 60대
- 2019-01-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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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 고수’로 가는 길
- 우연히 시작했다. 글을 낭송하는 것이 작품의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내 글을 낭송하려니 쑥스러웠다. 작품이 좋아야 감명도 큰 것이어서 주로 좋은 작품을 골라 낭송하고 있다. 아직 고수는 아니고 순수 아마추어다. 1년에 두 번 정기공연하고 낭송 요청이 오면 가기도 한다. 낭송팀을 꾸린 것이 벌써 7년이 되었다. 현
- 2019-01-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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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입맛을 되찾아준 해장국
- 아내가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큰 수술이든 작은 수술이든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다. 여자가 여성을 상징하는 유방이나 자궁에 칼을 댈 때는 여성이라는 심벌을 상실한다는 절망감에 우울해진다는 말을 들었다. 아내를 위로해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섣부른 위로가 오히려 짜증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까 슬금슬금 눈치만 살폈다.
- 2019-01-21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