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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 세상을 살다 보면 눈에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 다른 사람이나 사건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동양의 고전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우리에게 ‘견자비전(見者非全)’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남겼다. 임수(任數) 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보는 자가 전체를 다 보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즉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늘 파편적이며, 그 이면의
- 2026-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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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지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니다”
- 서른두 살 되던 해에 집을 샀다. 은행에 다닐 때였다. 출근하는 내게 어머니가 따라 나오며 “어제 집주인이 자기들이 들어와 살겠다며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고 말씀하셨다. 추진하던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해 기운을 잃은 아버지가 나설 처지가 아니었다. 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부도난 건설사 거래처의 사후 처리 회의 도중 갑자기 지점장이 내게 집이
- 2026-03-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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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자식은 네가 키워라”
- 직장 다니던 시절, 미국 연수 중 마지막 한 달간은 아내와 함께 지냈다. 일곱 살 아들과 네 살 딸은 곁에 사시는 부모님께 맡겼다. 먼저 떠난 내가 며칠을 고민하다 국제전화로 “한 달만 애들 좀 봐달라”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망설이지 않고 응했다. 귀국해 본가로 부모님을 찾아뵈었을 때, 딸은 나를 잠시 낯설어했다. 어색한 침묵을 깨듯 아버지는 집
- 2026-0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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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는 못 할 말이 없다”
- 저 말은 언어의 여러 속성 가운데 ‘창조성’을 가장 간명하게 드러낸 표현이다. 인간은 제한된 음운과 단어만으로도 무한하게 문장을 만들어낸다. 말은 생각을 옮기고 감정을 드러내며, 사실과 허구를 함께 실어 나른다. 그래서 말은 편리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도구다. 이 말을 처음 실감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다. 특별활동 배정에서 우연히 웅변반에 들
- 2026-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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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은 왜 물리지 않느냐”
- 밥투정하는 나를 아버지가 야단치며 한 첫마디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다. 점심 먹을 때 “또 꽁보리밥이네”라고 무심결에 한 말에 어머니가 “쌀이 아직 안 와 보리가 더 들어갔다”고 했다. 아버지는 숟가락을 빼앗으며 밥상 뒤로 나가 앉으라고 소리 질렀다. 가족들은 아무런 말도, 밥그릇 부딪는 소리도 못 냈다. 아버지는 저녁 밥상에도 앉지 못하게 했다.
- 2025-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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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데 눈이 무섭다”
- 시골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무렵의 일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는 볏단을 쌓아둔 볏가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숨바꼭질하기에 더없이 좋은 놀이터였다. 쌀쌀한 어느 날, 친구들과 볏가리 속에 숨어 놀았다. 그때 누군가 불을 지폈다. 볏짚 안으로 퍼지는 따스한 기운이 반가웠다. 바람이 불자 작은 불길은 순식간에 볏가리 꼭대기로 치솟았
- 2025-10-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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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밖에 없는 시니어 부부 적정 자산 비율은 이것
-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다섯 명 중 한 명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시니어 부부의 재정 설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병원비 같은 고정 지출과 자녀 결혼자금 같은 비정기적 지출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 원이 넘지만, 대부분 유동성이 부족한 부동산에 집중돼 예상
- 2025-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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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앞세우지 마라”
- 결혼한 그해 12월 31일에 태어난 아들이 말이 늦었다. 3~4개월 지나며 목에서 엄마·아빠가 내는 소리를 따라 하려고 노력하는 시기인 옹알이도 적기에 했다. 돌 지날 무렵엔 엄마와 아빠를 말하는 단계를 잘 거쳤는데 두 돌이 지나도 언어 발달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엄마 물’처럼 단어를 이어야 할 단계일 텐데 여전히 단어 하나에 머물
- 2025-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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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어야 인생이다”
- 결혼해 부모님과 한집에 살 때다. 직장에서 이틀간 밤샘 작업을 한 뒤 집에 들어오자, 아버지가 찾았다. 옷만 갈아입고 다시 출근해야 해 서두르는 모습을 본 아버지는 한사코 꿇어앉히고 한 말씀이다. “재미있어야 인생이다.” 뜬금없이 던진 아버지의 저 말은 그날뿐 아니라 살면서 여러 번 들었다. 아버지는 “‘재미’는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한
- 2025-08-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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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 초월하는 지혜… 신간 ‘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
- 고사성어는 세대를 초월하며 삶의 지혜를 전한다. 이러한 고전의 가치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책, ‘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가 출간됐다. ‘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는 저자인 조성권이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삶의 지혜와 교훈을 97개의 고사성어를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에서 겪
- 2025-04-01 10:12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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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투데이 말투데이] 우수마발(牛溲馬勃)/런트립
- ☆ 리하르트 바그너 명언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다.” 독일 작곡가, 극작가, 연출가, 지휘자, 음악 비평가와 저술가다. 독일의 낭만주의 오페라의 전성시대를 열었으며, 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했다. 대부분의 오페라 작곡가와 달리, 그는 자신이 만든 모든 무대 작품의 대본(libretto) 역시 직접 썼다. 대표곡은 ‘니
- 2026-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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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투데이 말투데이] 변동불거(變動不居)/녹색여신
- ☆ 알렉산더 포프 명언 “질서는 하늘의 으뜸가는 법률이다.” 영국의 신고전주의 시인. 키가 작아 작은 거인이라 불린 그는 12살에 결핵 합병증으로 척추 장애인이 되었고 다리를 절었다. 그의 ‘인간론’은 명언과 좋은 말이 풍부해 셰익스피어, 밀턴에 이어 가장 빈번하게 인용되는 격언적 시구를 담고 있다. ‘머리채 겁탈’ ‘우졸우인전’은 그의 걸작이다. 만
- 2026-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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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투데이 말투데이] 난공불락(難攻不落)/사모대출
- ☆ 존 스튜어트 밀 명언 “국가의 가치는 결국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가치다.” 명저 ‘논리체계’, ‘자유론’, ‘공리주의’를 남긴 영국 철학자, 경제학자이자 사회평론가다. 완벽한 사회과학은 실험에 기초해야 하고, 실험이 부재한 상태에서 연역법의 역, 즉 귀납법이 채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공리주의는 스승인 벤담으로부터 물려받았지만, 생시
- 2026-05-20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