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풀려나가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극장이지만, 귀농 드라마만큼 난감한 장면을 복잡다단하게 보유한 장르도 드물다. 폭풍 속의 질주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귀농은 매우 역동적인 인간사의 전시장이다. 자칫 고난과 고통에 갇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모험적인 도전이다. 귀농 10년이 지나서도 두 발로 서지 못한 사례가 드물지 않으니까. 이에 비하면 한철영(65, 태경농산 대표)은 순풍에 돛을 매달고 내달렸다. 출발은 소박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기세등등하다. 몇천만 원에 불과했던 초기의 매출은 우상향을 거듭해 지난해엔 1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 원. 비약이다. 흔치 않은 케이스다.
한철영은 30여 년을 근무한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2012년에 귀농했다. 애당초 귀농에 뜻을 둔 건 아니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한가하게 인생의 가을을 영위할 수 있는 귀촌을 염두에 두었을 뿐이다. 그는 안성시 대덕면의 한적한 농촌에 땅을 미리 마련해뒀다. 시골에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전원생활을 맛볼 작정으로. 그러다 상황이 바뀌었다. 그가 미리 사둔 땅은 10년을 묵혀둔 배 과수원이었다. 면적은 1300평. 이걸 주말농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략 손질하기 시작했는데, 어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푹 빠져들었단다. 의도하지 않았던 귀농에 덜커덕 뛰어든 셈이었다.
“농사 초심자가 배 농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모든 게 엉성하고 서툴렀지만 다행히 결실이 있어 주변 지인들과 나누어 먹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반응이 좋았다. 맛이 아주 좋다며 판매하라는 요구가 많아 내심 놀랐다. 배 농사에 흥미와 의욕을 느낀 계기였다. 이듬해엔 시설을 보완해 본격적으로 농사에 나섰다. 결국 엉겁결에 귀농을 하게 된 것인데, 이듬해 농사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도시 직장인 연봉 수준의 판매수익이 났으니까.”
초기에 생산한 배 품질로 벌써 남들의 인정을 받았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지? 노련한 농부도 품질 유지에 차질을 빚는 게 과수 농사인데.
“미숙한 기술에도 불구하고 10년을 묵어 오히려 좋아진 토질에 힘입어 괜찮은 배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농사 기술과 물정을 익히기 위해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해 지도를 받아 얻은 성과물이기도 하다. 통장님을 찾아가 도와달라 요청, 배 농사에 조예가 깊은 주민을 멘토로 소개받을 수 있었다. 그건 큰 힘이 됐다. 농업이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좋은 인간관계, 믿음을 기반으로 한 유대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하며 살아왔다.”
아무리 돈독한 사이라도 핵심 기술은 잘 안 알려주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지 않나?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주는 맛집 레시피처럼.
“다년간의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노출하고 싶지 않은 심리는 인지상정이라 본다. 사실 주변 농부들에게 물어도 마땅한 답을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스로 공부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게 상책이겠지. 따라서 나는 아내와 함께 경기농업마이스터대학에 입학해 2년간 공부했다.”
농업 교육기관의 교육이 이론에 치중돼 실제와 괴리가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교육장에서 접할 수 있는 건 강사의 교육만이 아니다. 수강생들과 교류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장이기도 하니까. 농업마이스터대학엔 수십 년간 배 농사를 지어온 지역 농민 다수가 학생으로 참여했다. 나는 그들의 도움으로 많은 걸 배웠다. 그들을 통해 배 농사의 실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배나무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한철영은 농사에 공을 들이는 일 못지않게 좋은 인간관계 형성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그걸 귀농의 리스크를 사전 방비할 수 있는 울타리로 삼았다. 자칫 외로운 섬처럼 고립될 수 있는 무심한 처신 대신, 마음을 열고 사람들 속으로 쑥 들어가 친선을 도모했다. 그건 곧 농사에 활기를 부여하는 동력원이 됐다. 그는 이렇게 귀농으로 바뀐 삶의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능동적으로 관여했다. 농사 기술 확보에도 민첩한 감각을 발휘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신뢰할 만한 기술 정보를 입수하면 바로 농장에 끌어들였다.
“농사의 기본으로 삼은 건 일명 ‘게으름뱅이 농법’으로 알려진 자연농법이다. 이를테면 억세게 올라오는 풀들을 갈아엎지 않고 퇴비를 만들어 활용했다. 유황 퇴비를 투입해 토질을 북돋우기도 했다. 덕분에 한결 풍미 좋은 배를 생산할 수 있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지? 작물을 애지중지하는 농심은 늘 감동을 주더라.
“배나무라는 생명체에게 어떻게 하면 자연 그대로의 생기로운 최적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배나무가 배를 만든다는 건 후세를 남기는 고귀한 일이니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게 농부의 의무이지 않겠는가. 모차르트 음악을 배나무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듣는 귀가 있으려니 하며.”
사람도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배나무와 사람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애기인가?
“사람에게도 농작물에게도 좋을 게 별로 없는 화학비료는 최대한 배제했다. 자연스러운 생태 환경이 유지되도록 농장의 흙과 경관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았다. 덕분에 지렁이들과 두더지들의 천국이 됐다.(웃음)”
귀농인들은 흔히 판로 문제로 고심한다.
“실로 중요한 게 판로 확보다. 귀농 초기에 나는 팔 수 있을 만한 타깃을 미리 설정해 집중 공략했다. 예컨대 규모가 큰 기업에 4년 정도 해마다 배를 무상으로 선물해 관심을 유도했다. 그러면 기업은 마침내 대량 구매를 한다. 우리의 배를 직원들에게 줄 명절 선물용으로 채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오래 이어지게 마련이지.”
한철영은 1300평 배 과수원을 통해 연평균 매출 8000만 원을 올렸다. 남들은 그게 큰 액수라며 곧이듣지 않았다지. 그러나 그는 비좁은 경기장에서 뛰는 게 영 마뜩잖았던 모양이다. 확장 욕구가 그의 내부에서 마그마처럼 들끓었나? 그는 2018년 상당한 규모의 가공공장을 설립해 가공식품 생산에 나섰다. 주도면밀한 연구와 조사가 선행된 뒤의 일이었다. 가공사업의 당찬 개시. 이건 확실하고도 명민한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단순한 생과 판매에서 나아가 사시사철 소비될 가공품을 생산하는 게 승산이 있다고 봤다. 고객의 니즈 역시 고품질 가공식품에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엔 위탁 전문업체에 맡겨 배를 재료로 한 즙과 농축식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품질에 문제가 있더라. 이건 아니다 싶어 직접 가공하기로 하고 가공공장을 설립한 거다.”
어떤 식품들을 생산했나?
“주력 상품은 배와 도라지를 섞어 만든 발효 농축액 4종이다. 생강, 무말랭이, 맥문동, 감초 등을 넣은 발효식품 다종류도 생산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좋은 판매 성과를 거두었다. 가공품 생산 첫해부터 순항했다.”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나?
“뜻한 대로 일이 진행됐다.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요구를 나름대로 분석해 타기팅을 정확하게 한 덕분이었다. 상품 개발을 할 때면, 이게 과연 시장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부터 숙고했다. 식품의 내용은 물론 포장 디자인을 고급화해 어디에 내놔도 뒤질 게 없는 상품을 만들었다. 현재 백화점 납품은 물론 수출도 하고 있다.”
‘고난의 서사’가 없다
한철영의 실력은 해외까지 알려졌다. 2021년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식음료 품평회’(International Taste in Stitute)에 ‘통째로 갈아 만든 오미자’를 출품해 ‘최우수 미각상’(Superior Taste Award)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둔 것. ‘통째로 갈아 만든 음료’ 시리즈엔 오미자, 청귤, 생강, 매실, 유자 등으로 만든 제품 8종이 있다. 그가 만든 가공식품은 어쩌면 창의의 산물이다. 시장을 유심히 관찰하고 고안한 아이디어의 힘, 풍미를 담은 상품, 게다가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가미한 디테일 요소로 차별화를 구현했다. 그는 자못 새로운 유형의 농산물을 개발한 것이다. 새롭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으랴. 혁신하지 않고 멀리 갈 수 있으랴. 그는 삼성전자에서 쌓은 경륜과 재능을 끌어모아 농업에 쏟아부었다. 체질처럼 뇌에 정착한 과학적 사고를 풀가동해 귀농이라는 게임을 흥미진진한 쪽으로 밀어붙인다. 공부는 또 어떻고? ‘열공 모드’를 상시 가동한다.
“가공공장을 설립한 뒤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식품영양학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지금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식품공장 경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심도 있는 식품 공부가 필수라고 생각했다.”
당신의 귀농 장정엔 ‘고난의 서사’가 거의 없다. 매사 잘 풀려나간 것 같다.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나?
“운이 좋았을 뿐이다. 좋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보내준 선의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사실 내가 잘 아는 게 얼마나 되겠나? 다만 남들이 하는 방식을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했다. 농업의 프로세스를 과학적으로 파악해 손실과 차질을 사전에 차단하기도 했다. 나의 스타일, 나의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고수해왔다. 그래야 새로운 걸 빨리 흡수할 수 있어서.”
누군가 귀농을 하겠다고 할 경우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나?
“사실 귀농으로 뜻을 성취하기란 쉽지 않다.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기가 매우 어렵다. 도시에서의 직업 활동보다 한결 고달픈 게 귀농 생활이다. 하루치 일을 하루에 마치기가 버거운 게 농사다. 난 예전 직장에서보다 서너 배쯤 더 많은 노동력을 쏟으며 뛰었다. 이처럼 팽팽한 생존 여건을 감내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귀농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도시보다 더 풍부한 기회가 농촌에 내재해 있다.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얘기다.”
그의 음성은 나직하고 태도는 수굿하다. 내놓는 언설엔 옹골찬 차돌이 박혀 있다. 그렇다면 그는 지금 무엇을 향해 그토록 맹렬히 달려가는 걸까? 돈? 아니다. 행복? 이 역시 아직은 아니란다. 그의 얘긴 이렇다.
“지금의 목표를 말하자면 ‘보람’이라고나 할까? 행복은 어느 정도 레벨이 됐을 때 찾아도 늦지 않을 테고.”
한철영이 주는 귀농 Tip
•귀농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자. 작목 선택, 판로 문제, 투자자금 규모 등에 관한 연구를 미리 충실히 하라.
•귀농 뒤 농업 소득이 발생하기까지 긴 세월이 걸린다. 최소 4~5년은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을 마련해 귀농하자.
•소비 시장은 냉정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물을 생산하기보다 소비자가 좋아할 작물을 선택하자.
•특수작물에 섣불리 뛰어들지 말자. 시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미리 1~2년 정도 농사를 지어보고 귀농을 추진하자. 그래야 정착이 수월해진다.
•귀농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라.
•농토를 서둘러 살 일 아니다. 바가지 쓰기 쉽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 있는 농지 구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투자가치가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캐릭터를 보고 실제 배우의 성격을 오해할 때가 있다. 배우 최수린(49)은 악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터라 실제로도 까칠하거나 차가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의 그는 작품 속 모습과, 머릿속 막연한 생각과는 180도 달랐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성이 선한 사람이었다. 5월 봄날의 햇살을 꼭 닮은 그의 해맑음은 연기로는 나올 수 없는 본연의 것이다.
최수린은 과거 MBC ‘밥줘’,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 등에서 얄미운 캐릭터를 맡아 연기했고, 근래 작품에서는 주로 못된 시어머니 역할을 소화했다. 최근 작품인 KBS 2TV 일일드라마 ‘태풍의 신부’에서도 그는 비슷한 역할로 등장했다. 최수린은 사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MBC 사극 ‘김수로’와 ‘마의’에서는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악녀 연기, 시어머니 연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제게 들어온 캐릭터를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을 뿐이고, 그 역할들이 연이어 나오거나 대중의 눈에 띄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은 없어요. 다만, 늘 제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편견 탈피한 여배우 행보
1995년 SBS 드라마 ‘까치네’로 데뷔한 최수린은 베테랑 배우다. 활동한 지 거의 30년 차가 되어가는 그는 지난해부터 부쩍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제2의 전성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밉상 시누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강렬하게 찍은 후, ‘태풍의 신부’로 기세를 이어갔다.
‘태풍의 신부’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전성시대에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수린이 연기한 ‘태풍이 엄마’ 남인순은 미워할 수 없는 악녀였다.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엄마지만, 사랑스럽고 허당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최수린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남인순을 표현했고, 시청자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남인순을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배우가 여러 감정선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거든요. 여자로서 질투, 돈과 자식에 대한 집착과 사랑,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심리를 골고루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몰입도 많이 했고, 즐거웠습니다.”
최수린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연기 호평과 함께 ‘젊은 엄마’라는 평도 많이 들었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나 ‘시어머니’ 역할을 맡아왔다. 최수린은 “20대와 30대 때 나이에 맞는 젊은 역할을 연기하지 못했다. 30대 때는 이미 40대, 40대 때는 50대 역할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중에서는 나이대가 높은 캐릭터 또는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기피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수린은 이런 편견을 깨는 반전의 행보를 펼치는 셈이다. 여기에는 그만의 스토리가 있다. 최수린은 1994년 SBS 1기 공채 MC 출신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다 배우로 전향했는데,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았고 연기 제안도 거의 없었다. 그게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30대가 되면서 최수린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서른 살에 아들을 낳고 배우로 복귀한 그는 본격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최수린은 “항상 일이 간절했다. 나이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연기를 못 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역할을 선택할 처지도 아니었고,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은 후 30대가 됐고, 젊은 역할을 맡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됐어요. 그때 제가 살을 원 상태로 다 빼지 못해서 좀 통통했거든요. 아예 머리도 볶아버렸고,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맡게 됐죠.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09년에 ‘내사랑 금지옥엽’을 만났어요. 다른 제작진분들은 다 반대했는데, 작가님이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좋은 결과가 나왔고, 저한테도 터닝포인트가 됐죠.”
그렇게 최수린은 실제보다 나이 많은 역할도, 악한 캐릭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죽기 살기로 연기했다. 일을 하면서, 작품이 쌓여가면서 점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애정도 생겼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연기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래서 계속 하는 거예요. 저는 연기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무슨 역을 맡든지 그저 잘 해내고 싶었고, 잘한다는 칭찬의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드라마로 인해 다음 드라마가 이어서 들어오기를 바랐죠. 그래서 욕심을 과하게 부릴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연기가 미워 보이더라고요. 배우는 연기할 때 완급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명상 통해 온화함 찾아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어떤 일을 했을까. 최수린은 “미술 쪽 일, 뭔가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했다. 그리고 “워낙 그림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미대 진학을 생각했다. 특히 자개장을 좋아해서 나전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잇는 전수자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최수린의 이야기를 들으며 언제 진로를 바꾸게 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배우를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열 살 많은 친언니이자 배우인 유혜리의 영향도 조금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유혜리는 동생의 내성적인 성격을 걱정하며 배우 활동을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고등학생 때 마음먹은 대로 배우를 하게 됐죠. 저도 처음에는 제 성격이 연예계 활동을 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연기를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저의 모든 것을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평소에 표현을 많이 하지 않지만 연기라는 기회를 통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내성적인 편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연기를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성격이 중화됐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도 좀 능숙해진 것 같아요.”
얘기를 나누어 보니 최수린의 성격은 내성적이라기보다는 온화하다는 표현이 맞아 보인다. 그의 일상 또한 단조로우면서도 건강하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다”는 최수린은 건강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을 통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한식 위주로 건강하게 식사하는 편이다. 마음은 명상을 통해 다스리고 있다.
“만약 누가 저를 기분 나쁘게 하면, 저는 그 사람한테 뭐가 기분 나빴는지 다 말했어요. 그러면 상대방한테 상처를 주게 되니까 결국 제가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마디 더 할 걸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말을 줄인 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죠. 그리고 스트레스는 명상을 통해 풀어요. 명상을 한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눈을 감고 내 마음에 있는 더 큰 세상을 보는 게 명상이에요. 저는 매일 하고 있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얼한 연기하는 배우 되고파
이처럼 평온한 일상과 달리 연기할 때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소리도 지르고, 울고, 누군가의 뺨을 때려야 할 때도 있다. 최수린은 역할에 워낙 몰입하는지라 감정 소모도 심한 편이라고. 그래서 그는 작품을 마칠 때마다 훌쩍 여행을 다녀온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보내주고 온전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이번에 ‘태풍의 신부’를 마치고는 헝가리, 체코,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면 오랜 시간 머무는 편이에요. 관광지도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고 일상을 지켜요.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운동하고, 식사도 천천히 하고요. 여행을 통해 내 마음의 중심을 찾는다는 생각이 커요. 여행을 다녀오면 차분하게 마음 정리가 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최수린은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한다.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 지나가는 행인의 모습 등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표정이나 감정이 있다. 그는 그것들을 연기에 투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최수린의 배우로서 목표는 ‘리얼(Real)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슬플 때, 또 어떤 사람은 즐거운 순간에 기가 막힌 톤이 나오더라고요. 그 예상치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또 저는 고향이 안성이거든요. 어렸을 때 들었던 사람들의 말투, 느꼈던 정서, 그런 것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실생활에서 연기를 배우는 거죠. 배우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감정에 공감해야 자연스럽게 연기로 나오는 거죠.”
최수린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항상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세상만사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120세 시대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만큼, 최수린도 찬란한 미래를 설계해본다. 늘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인간적으로는 버킷리스트를 이루며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단다.
“저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스카이다이빙도 해보고 싶고, 어학 공부를 해서 새로운 언어를 마스터하고 싶기도 해요. 50대는 친구들끼리 여행을 많이 다닐 때라고 하던데, 이제 성인이 된 아들하고도 같이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함께 같은 걸 보고 느끼면서 배우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것을 하시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사세요.”
여럿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일이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그런 편이 못 되다 보니 가능하면 이럴 땐 피하고 싶기도 하다. 혼자 혹은 동행 한 명쯤과 다니기 좋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은 어수선함이나 소음으로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좋다. 혼자서 자기 속도대로 구경하고 한참씩 멈춰 있어도 뭐라 할 이 없으니 말이다. 동행이 있어도 각자 생각의 방향으로 돌아보고 나서 만나면 된다.
이번에 가본 안성의 한국조리박물관도 그렇게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조리박물관의 메인 전시관과 요리아트스쿨 교육장을 중심으로 주변의 너른 공원과 잘 정돈된 조경, 예쁜 카페와 식당까지 고루 잘 조성된 테마파크형 박물관이다. 서양요리 100년의 역사를 갖춘 한국조리박물관은 국내 최초이면서 세계에서는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전시관은 국내 서양요리 역사, 조리인, 메뉴 레시피, 식문화 조리단체, 조리기구와 도구, 소스와 향신료, 커피·바리스타·와인·베이커리 등 8개 테마로 구성되었다. 공간 구획에 따라 준비된 각종 자료들이 생생한 역사를 전달한다. 찬찬히 돌아보며 만난 도구 하나하나, 맛과 연관된 역사적 사실이나 작은 소스 하나까지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한참씩 들여다보게 된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뜻깊은 관람이다. 이를 이루고자 한 걸음씩 심혈을 기울이며 나아간 이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총 부지 1만 평 정도의 테마파크형 박물관으로, 자연 속에서 관람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이번엔 조용히 혼자 전시장을 돌아보려던 생각을 바꿨다. 키오스크로 입장권을 사서 입장하려는데 안내석에 계시던 분이 말을 건넨다. “해설이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사실 해설을 들으며 볼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며 그냥 들어섰다. 그러다가 문득 이곳은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서 제대로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해설사로 교육받으신 분답게 자신의 소개를 시작으로 친절한 안내와 꼼꼼한 설명으로 전시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어찌나 성심성의껏 안내를 하시는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연륜이 돋보이는 분이었다. 안내를 마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안성시청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로서 현재 이곳 한국조리박물관에서 파견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일하는 문화해설사는 20명 정도인데 우리가 사는 지역을 위한 일이어서 다들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합니다. 이곳의 문화해설은 팀마다 다르지만 한 번에 한 시간 정도, 경우에 따라 세 시간 한 적도 있어요. 내가 즐거우면 관람객들도 즐겁고, 잘 따르도록 리드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그런 즐거움이 날마다 여기로 나오게 합니다.”
맡은 일에 자부심이 넘치신다. 청산유수로 설명하는 내용도 귀에 잘 들어오고 구수하기까지 하다. 주어진 일이 즐겁다고 연신 말한다. 유용한 시간으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전해진다.
“내가 7학년입니다, 하하하. 건강관리만 잘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죠. 지금 하는 일이 대가 여부를 떠나서 보람이 큽니다. 문화 관련 일을 접하는 것도, 또 전시관 주변의 자연도 아름다워서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내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어나가는 것 또한 행복한 일 아니겠어요?”
은퇴 후의 시간을 이렇게 보람찬 나날 속에 보내는 심혁주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진심 어린 말이다. 시니어들의 일자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사는 시니어에겐 안정된 노후나 취미 생활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노후의 경제활동이나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필요하다. 심혁주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말처럼 일이란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진취적인 삶이 행복을 유지해준다.
마침 한국조리박물관 초대 관장을 맡은 최수근 관장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 경희대 교수를 은퇴한 최 관장은 여러 호텔 근무 경력도 지닌 식품학 박사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분이다. 특히 ‘소스의 대가’로 불리기도 한다.
“대학 졸업 후 요리 일을 열심히 하다가 더 공부하기 위해 파리 르코르동블루로 유학을 갔지요. 그때 처음으로 이런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남프랑스 니스에 있는 개인박물관이었어요. 프랑스 요리의 거장 에스코피에 셰프의 기념박물관에서 받은 감동을 오랜 꿈으로 간직해왔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방 관련 사업을 하는 이향천 대표를 만난 겁니다. 문화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인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셔서 한국 최초의 조리박물관 건립이 이루어졌습니다. 요리 분야 원로들이 귀한 자료들을 많이 주셨고 저 또한 모든 것을 쏟아부었죠. 지금도 콘텐츠 발굴이나 행사 진행을 하고, 자문을 얻으며 공부합니다. 요리에 관해서라면 누구든 언제든 이곳에 찾아오시면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넓은 공원의 자연과 전시관을 돌아보는 그의 시선에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바쁜 와중에도 조리박물관을 향한 뜨거운 마음으로 성의껏 이야기해주셨다. 일정 때문에 급히 이동하면서도 끝까지 예의를 다해 조리박물관의 의미를 전해주시는 마음이 와 닿았다.
한국조리박물관에 가면 근현대 요리와 조리의 방대한 자료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마주하게 된다. 조리계 원로들과 한국 조리명장들이 분야별 자문위원단으로 동참한 귀하고 소중한 것들을 가득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의 유명한 박물관이나 요리학교, 셰프들을 방문하고 벤치마킹하며 진행해온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주방 제조업계의 이향천 대표와 한국 조리업계의 역사를 보존하고 재조명하려는 최수근 관장의 열정이 힘을 합친 결과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현재 한국조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대통령의 밥상’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요리사가 들려주는 대통령의 밥상 이야기와 청와대 요리사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대통령의 식기가 역사 순으로 전시되었는데 이 또한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빈 만찬에 일본 도자회사의 그릇을 사용해왔다. 이를 본 육영수 여사가 한국 도자기를 주문 생산했고, 그 뒤로 국빈들에게 당당히 우리 그릇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가히 요리와 먹방의 시대다. 맛있는 요리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이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맛의 역사에 다가가 보는 시간이 알차다. 조리인들의 철학과 발자취를 돌아보며 흥미로운 요리 세계로 빠져볼 만하다. 안성 일죽면에 가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맛의 원천을 되새기는 시간을 만날 것이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
서일농원 한국조리박물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서일농원이 있다. 볕 잘 드는 곳에 자리 잡은 2000여 개의 장독대에서 우리의 장맛이 익어가는 옛 정서를 만끽해볼 만하다. 연못가를 지나 산책로를 걸으며 차분히 사색에 빠져보아도 좋을 듯하다. 코로나19 이후 닫혔던 문이 비로소 올해는 열린다고 한다.
죽주산성 죽산면 쪽으로 조금만 더 달려보자. 시원하게 죽주산성에 올라 봄바람을 맞아볼 일이다. 삼국시대 신라의 북진 과정에서 축조한 성곽이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확실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경기도가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는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용인과 포천에 이어 화성, 의정부, 양주, 안성, 양평에도 추가 설치한다. 이로써 경기도는 모두 7개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게 된다.
경기도는 8월 1일부터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 하반기 교육생 1092명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교육 과정도 다채로워졌다.
앞서 경기도는 2021년 5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대학에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설치했다. 중장년을 위한 전용 활동 공간으로 재사회화 교육, 취업․창업 관련 전문교육 등 고품질 교육과정과 상담, 소통·휴식,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도는 사업 첫해 남부권역 강남대학교(용인)와 북부권역 대진대학교(포천)에서 반기별 교육생 250여 명 규모로 행복캠퍼스를 운영했다. 설문조사 결과 교육생 93% 이상이 만족해 교육 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도는 지난해 시‧군 신청을 받아 화성, 의정부, 양주, 안성, 양평에 시‧군 직영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도 직영인 강남대와 대진대는 운영비를 100% 도비로 하며, 시‧군 직영은 도비 50%와 시‧군비 50%로 운영한다. 각 시‧군에서 공모로 선정된 대학교는 화성 협성대, 의정부 경민대, 양주 서정대, 안성 한경대, 양평 아신대다.
시‧군 직영을 포함해 7개 행복캠퍼스는 올 상반기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휴식‧소통 공간 등을 8월까지 조성 마무리해 하반기 교육과정부터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교육과정은 반려식물, 치매예방지도사, 문해강사 양성, 유품정리사 등 53개 과정과 종합상담,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한다.
교육생 모집 규모는 지난해 250명에서 4배 늘어난 총 1092명이다. 주민등록상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50~64세(1972~1958년) 중장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나 일부 재료비, 자격증 취득비용은 유료다.
교육 기간은 8월부터 11월까지 대면 교육으로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교육과정과 세부 일정은 행복캠퍼스별로 달라 각 대학교 누리집이나 모집 현황을 확인하고 해당 중장년 행복캠퍼스로 문의하면 된다.
조태훈 경기도 노인복지과장은 “50~60대의 재도약과 종합적 지원을 위한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중장년의 높은 교육 수요를 고려해 내년에 행복캠퍼스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연두에서 완연한 초록이다. 선명해진 그 색감 속에서 자연을 충만하게 누릴 만한 곳, 안성에 가면 산자락을 돌며 이루어진 호숫가의 신록이 한창 물이 올랐다. 호수를 감싼 둘레길이 매력적인 안성. 날마다 감각적인 공간들이 튀어나오는 세상에 푸름이 가득한 시인의 고향에서 마주하는 사색과 사유의 시간으로 여기가 더없이 딱 안성맞춤이다.
시를 만나며 걷다, 박두진 둘레길
굳이 박두진 문학길을 내비게이션에 넣지 않아도 안성의 금광호수만으로도 자동차는 잘 찾아간다. 둘레길 진입로엔 청록뜰과 수석정 두 코스가 있다. 금광호수를 따라 빙 둘러싼 박두진 문학길 중 하나인 수변산책로 청록뜰은 인적이 드물다. 안성 시내에서 동쪽으로 자리 잡은 빼어난 경관의 금광호수 수변길은 오직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잔잔하게 흔들리는 낮은 물소리와 숲길 따라 걸으며 들려오는 새소리가 전부다.
수변데크를 걷다 보면 호수를 둘러싼 주위 산들이 기다랗게 어우러진 풍경이 자연스럽다. 안성은 큰 강이 없는 내륙이다 보니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를 여럿 만들었다. 금광호수는 안성의 대표적인 호수다. 보통은 둥그런 형태의 호수 모양이 흔한데, 주변의 산길 따라 구불구불하게 형성된 모양이다. 호수 위에 얹은 나무데크 길은 사뭇 물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 가다가 숲 그늘 벤치에 앉아 마음껏 ‘물멍’에 잠겨도 좋다. 맞은편 산이 물속에 잠겼다. 물속에 잠긴 나무의 반영이 청송 주산지와 흡사하다. 다만 시인의 고향인 이곳의 고요함은 어쩐지 더 아련하다.
시인이 나고 자란 고향 안성. 조지훈, 박목월 시인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알려진 혜산 박두진 시인은 유년기를 안성의 농촌 마을에서 보냈다. 그 후 평생을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살면서 자연을 시로 노래한 분이다. 말년엔 안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문학적 토대가 되었던 고향 땅에서 시를 쓰고 유년기의 추억을 집필했다고 전한다. 호숫가를 돌다 보면 언덕 위로 집필실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앉아 호수 물빛을 바라보며 따스한 고향의 품을 누렸을 듯하다. 지금은 자료들을 모두 옮기고 빈집과 표지석만 남아 있다.
박두진 문학관과 안성맞춤 공간들
물 위를 걷듯 수변의 박두진 문학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시인의 시구가 한마디씩 맞아준다. 숲길 따라 시(詩)를 만나며 혜산정으로 오르는 산책로에서는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적당히 땀 흘리며 여유롭게 걸으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건강해지고 순해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평온함을 주는 아름다운 둘레길이라니, 시인의 길에서 감성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기왕 나섰다면 금강호수 둘레길의 박두진 문학관도 들러볼 일이다. 문학길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다. 잘 알려진 대표적인 시 ‘해’가 그려진 외관이 멋스럽다. 박두진 시인의 문학사상과 관련 자료 전시, 교육,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 공간은 1부 ‘박두진의 시를 읽다’, 2부 ‘박두진의 일상을 보다’, 3부 ‘박두진의 예술 세계를 만나다’로 구성되었다.
1층 북카페와 수장고를 지나 2층을 둘러보며 간간이 시를 읽어본다. 자필 원고와 원고료 영수증 같은 시인의 소소한 일상도 볼 수 있다. 단소와 서예를 즐기던 모습과 영상으로도 시를 만난다. 한켠의 서재 공간은 연희동 집에서 옮겨와 똑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잘 고증된 지인들의 회고 영상이나 수많은 작품과 자료들이 지루하지 않다. 살아생전 주변 문인들과 교류의 흔적, 시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낭독으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공간도 마련되었다. 노래로 만나는 박두진 시인 코너에서는 시에 곡을 붙인 조수미와 조하문 등의 노래를 헤드폰을 끼고 들어보는 것 또한 즐겁다.
박두진 시인은 수석과 붓글씨, 도자기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었다. 전시장 곳곳에 집약적으로 펼쳐놓은 시인의 생활을 보면 일상이 고스란히 예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을 따라 보여주는 문인들의 사진과 회화 작품들이 시인과 연관해서 생각케 한다. 다목적실로 이어지며 나타나는 책이 구비된 멋진 공간, 서가의 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어 편하게 앉아 책 속에 파묻히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듯.
문학관 주변에 조성된 공예문화센터와 잔디광장, 야생화 단지는 시민공원으로 최적이다. 박두진 문학관은 안성맞춤랜드 북쪽 끝자락인 셈이다. 안성맞춤랜드의 남사당 공연장이 문학관 건너편에 마주하고 있다. 안성 남사당패의 바탕이 된 여성 꼭두쇠 예인 바우덕이를 기리는 민중 예술단 남사당 공연장이 산 아래 웅장하다. 주변으로 천문과학관이나 캠핑장도 이어져서 커플이나 가족 단위 나들이로도 안성맞춤. 안성 시민들과 여행자들에겐 최고의 쉼터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주변에 가볼 곳이 아직 많다. 안성에서는 올망졸망하고 나지막한 산과 호수들이 천혜의 자원이다. 안성목장 들녘에는 청보리가 익어서 누렇게 일렁이고, 죽주산성의 탁 트인 성벽을 따라 오르며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유기공방에서 장인의 전통 유기도 살펴보고, 4대째 이어오는 노포 맛집 안일옥에 들러 안성 쌀밥에 국밥 한 그릇도 먹어야 한다. 나선 김에 마음 끌리는 곳으로 한 군데 더 발걸음한다면 천년고찰 석남사(石南寺)가 있다.
천년고찰 석남사 돌계단 그 끝까지
서운산 기슭에 들어앉은 석남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절이다. 입구부터 시작되는 돌계단을 밟으면서 단박에 이 절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르게 계단이 쭉 이어진다. 오르면서 계단 옆으로 불두화가 맞아주어 잠깐씩 발걸음을 멈춘다. 조금 더 오르면 계단 옆으로 호위하듯 세운 담장에 기댄 보랏빛 매발톱이 바람에 살랑살랑. 드물게도 계단 오르는 일이 힘들지 않다.
돌계단 중간쯤에서 양옆으로 두 기의 5층 석탑, 그리고 나타나는 영산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기도를 올리는 스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석가모니불과 그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를 함께 모신 불전이다. 또한 500나한을 함께 봉안한 것이 특징인 조선시대 건축 양식으로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영산전에서 또 한 번 계단을 오르면 그 끝에 석남사의 대웅전이 기다린다. 마치 마지막 신전에 오르는 기분이다.
대웅전 앞에 서서 석남사를 내려다본다. 산 높이에 따라 중턱에 배치된 몇 동 안 되는 사찰의 구성이 운치 있다. 절 앞으로 마주한 산과 뒤편으로 배경이 되어주는 산세가 너무나 평안하다. 이렇게 유순한 산세에 파묻힌 절의 긴 계단을 오르면 드라마 속 배우 공유가 날리던 풍등이 자연스러워 보였던 이유가 있었구나 싶다.
절에서 조금 더 걸으면 마애여래입상을 만난다. 산길을 쭉 걸으면 청룡사도 나오니 시간이 허락된다면 산행을 즐겨볼 만하다. 꼭꼭 숨은 듯 서운산 자락에 묻힌 석남사, 고졸(古拙)함과 소박함의 깊이가 거슬릴 것 하나 없이 기막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와 함께 주민들이 지속 가능한 지역관광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6월 13일(월) 오후 2시까지 ‘2022년 관광두레 신규 주민사업체’를 모집한다.
‘관광두레’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숙박이나 식음, 기념품, 주민 여행, 체험 등의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2013년에 처음 시작해 올해 10년째가 되는 관광두레 사업은 2022년 5월 현재 65개 지역의 241개 주민사업체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공모 대상은 올해 선정된 관광두레 신규 지역 19곳과 기존 관광두레 선정지역 26곳 등 총 45개 기초지자체에서 주민여행사, 숙박, 체험, 식음, 기념품 등의 관광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3인 이상의 창업 준비 또는 경영 개선을 희망하는 주민사업체다. 약 200개 사업체를 선발할 계획이다.
신규(19개 지역) △ 경기(부천, 남양주), △ 인천(미추홀, 동구), △ 강원(영월), △ 충남(보령, 금산), △ 충북(충주), △ 전북(전주, 완주), △ 광주(북구, 서구), △ 전남(영암, 무안), △ 경북(성주, 청도), △ 경남(창원), △ 부산(부산진구), △ 울산(남구)
기존(26개 지역) △ 경기(광주, 안산, 안성), △ 강원(강릉, 정선), △ 대전(유성, 대덕), △ 충남(천안), △ 충북(청주, 음성), △ 전북(고창, 임실), △ 전남(목포, 장성, 영광), △ 대구(북구, 달서), △ 경북(고령, 영천, 포항, 영덕), △ 경남(양산, 창녕, 고성), △ 부산(영도), △ 울산(울주)
신규 주민사업체, 최장 5년간 창업과 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되면 최장 5년 간 최대 1억 1천만 원이 지원된다. 지원금 한도 내에서 교육, 견학, 상담, 시험(파일럿) 사업, 법률/세무 등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주민사업체의 경영 여건에 따라 성장단계별(예비, 초기, 성장)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특히, 성장단계에 있는 주민사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스타 주민사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담 상담, 투자 설명회(IR) 지도, 시연회 등 사업체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주민공동체는 지역별 담당 관광두레 피디(PD)와 협의해 6월 13일(월) 오후 2시까지 관광두레 누리집에서 회원 가입 후 신청서와 붙임서류를 접수하면 된다. 관련 신청서와 관광두레 피디 연락처는 관광공사와 관광두레 또는 해당 지역 시·군·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청서 접수 이후에는 6월 서류평가와 7월 현장실사 및 소양 교육 아카데미, 8월 발표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 8월 말에 최종 주민사업체를 선발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는 만큼 관광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시기”라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14일부터 도내 17개 시군에서 ‘농민기본소득’ 신청 대상자를 모집한다. 다음달 중 신청 절차를 완료하고 5월부터 매월 5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농민기본소득은 농업 생산에 종사하는 농민에게 매월 5만 원씩 연 60만 원을 시군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올해 농민기본소득을 시행하는 시군은 이천, 안성, 포천, 양평, 여주, 연천, 용인, 가평, 광주, 김포, 의왕, 의정부, 평택, 하남, 양주, 동두천, 파주 17곳이다.
신청 대상은 사업 신청 시작일 기준 해당 시군에 연속 3년 또는 비연속 10년간 주소를 두고 거주하면서 해당 시군(인접 시군 포함)에 농지를 두고 1년 이상 농업 생산에 종사해온 농민이다. 농업의 범위에는 농작물 재배업뿐만 아니라 축산업과 임업도 포함된다. 대신 지급금은 지급일로부터 3개월 내 사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해당 시군 모든 농민 개인에게 농민기본소득을 지급하지만, 중앙정부의 직불금 부정수급자, 농업 외 종합 소득 3700만 원 이상인 농민, 농업 분야에 고용되어 근로 소득을 받는 농업 노동자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서 접수는 해당 시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거나 농민기본소득 통합지원시스템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농민기본소득 신청서를 제출하면 해당 읍면동에서 신청 자격을 확인하고 농민이 참여하는 농민기본소득위원회에서 농업 경영체 등록 정보와 현장 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지급 대상 자격이 없는 사람이 부정한 방법으로 농민기본소득을 받는 경우 기본 소득 지급이 중지되거나 환수 조치될 수 있으며 3∼5년간 신청이 제한될 수 있다.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가기 전,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고비가 있다. 바로 막히는 귀성‧귀경길이다. 도로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도 붐비는 시간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올 추석은 백신 접종 확대, 거리두기 일부 완화 영향으로 귀성‧귀경 이동 인원은 3226만 명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추석 3116만 명이 이동한 것과 비교하면 3.5% 증가한 것이다. 추석 당일에는 최대 626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538만 명으로 지난해 추석 519만 명과 비교해 19만 명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탓에 이동여부를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해보다 매우 높다. 지난해 6~7%에서 올해는 20.7%로 3배에 달한다. 연휴 직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실제 교통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통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완화되면 하루 평균 예측 이동 인원은 예측치보다 61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고, 심해지면 27만 명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추석 연휴 고속도로 귀성길은 추석 하루 전인 20일 오전,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21일 오후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 기간에 이용할 교통수단은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승용차가 93.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도로에 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귀경길 정체는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할 때 주요 도시 간 평균 소요 시간은 귀성 방향으로는 최대 1시간 25분이 줄어들고, 귀경 방향으로는 최대 3시간 15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소요 시간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 30분, 서울에서 광주까지 3시간 50분으로 추정했다. 귀경 때 평균 소요 시간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8시간 40분, 광주에서 서울까지 8시간으로 추정했다. 귀성과 귀경 평균 시간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연휴가 추석 전에 시작해 귀성에는 사람들이 많이 나눠져 분산되는 반면 귀경은 추석과 다음날로 몰리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을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해 방역을 강화한다. 이 기간에는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휴게실에서 실내 좌석을 쓸 수 없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출출한 시니어들은 이번에는 포장해 차량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안성‧이천‧화성‧용인‧백양사‧섬진강‧함평천지‧보성녹차‧통도사 9개 휴게소에서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한다. 혹시 이동 중에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면 휴게소에 들러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명절 때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3일간 면제했다. 하지만 올해는 설과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 부과한다. 이 기간의 통행료 수입은 코로나19 방역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전국 공공주차장 1만4237곳을 무료로 개방한다. 권역별로 무료 개방하는 공공주차장 수는 서울·경기·인천 4232곳, 대전·세종·충청 1862곳, 광주·전라 1171곳, 대구·경북 2285곳, 부산·울산·경남 3275곳, 강원 1183곳, 제주 229곳이다. 무료개방 공공주차장 정보는 17일부터 ‘공유누리’와 ‘공공데이터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은 시니어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로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비가 오는 날 무릎의 통증은 저기압과 연관이 있는데, 무릎 관절 안쪽 공간의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씨가 맑아졌는데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그 환자가 장년, 노년층이라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년층의 약 3분의 1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만성통증을 유발할 뿐더러 방치 시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야기 할 수 있다. 따라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도수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으나 말기로 진행돼 증상이 악화되면 효과가 미미해져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닿은 연골 부분을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로,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만성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안성성모병원 관절센터 김형준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연간 100만 건 정도 시행될 만큼 보편화된 수술이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충분한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그렇기에 수술 전 수술을 집도하는 병원의 시설, 전문의의 많은 경험과 숙련도, 재활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따진 후 수술을 받을 정형외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과장은 “인공관절수술의 경우 증상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60세 이상 노년층에 적합한 수술로 수술 후 아주 길게는 3개월 정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며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하기에 충분히 해당 사항을 고려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령자 관련 시설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고위험군 요양 대상자들의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서울 도봉구는 12일 오전 도봉1동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성심데이케어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낮 동안 돌보는 요양시설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최근 센터를 방문한 주민은 보건소에 즉시 연락해 코로나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안양시는 동안구 관양2동 대도아파트에 거주하는 A(58·여)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일에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였으나 닷새가 10일 동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 오전 확진됐다.
A 씨는 관양 1동에 있는 재가 장기요양기관(방문요양)인 '나눔재가센터'의 센터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 보건당국은 나눔재가센터 서비스를 즉시 중단시켰으며 A 씨와 함께 활동한 센터소속 요양보호사 18명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A 씨의 정확한 감염경로, 요양보호사들과 접촉한 요양 대상자도 파악 중이다. 또한 A 씨의 동거가족 3명에 대해서도 자가격리 조처를 한 후 검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오전에는 A 씨 자택에 대한 방역을 시행하고 그를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