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실패’일 것이다. 경제적 타격도 상당하고, 이로 인한 정신적 타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이들이 있다. 지난해 창업진흥원 재도전 성공 패키지 우수 사례에 이름을 올린 중장년 재창업가 3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료 제공 및 도움 창업진흥원
[1] 경영 파트너와의 호흡으로 기술에 탄력 더하다, 새솔테크(주) 한준혁 대표
ㆍ회사설립 2021년 5월 13일 ㆍ매출액 6억 원(2022년 기준)
ㆍ주요사업 자율주행, V2X 보안 토탈 솔루션 공급
한준혁 대표는 새솔테크 창업 이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했었다. 한때 유행하던 피처폰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을 주로 맡았는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관련 사업은 외면받기 시작했다. 시대 흐름에 대응하지 못한 채, 자금난까지 더해지며 결국 폐업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폐업 후 10여 년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프리랜서 생활도 하고, 직장도 몇 군데 다니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
Q. 폐업 이후 재창업 과정은 어땠나?
마지막 직장에서 자율주행 분야를 접했다. 기술적으로 노하우가 생기고 인적으로 네트워크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의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 이전 사업에서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다양한 지원 사업의 존재 자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 후회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법인 설립 전 개인사업자를 내자마자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를 포함해 정부나 기업 등의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봤다. 그렇게 얻게 된 경제적 지원 덕분에 본격적인 사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개발자 출신이라 경영적인 역량은 부족한 편이다. 사업의 방향성을 설계하고 운영해 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성공 경험을 지닌 이재성 대표님을 만나게 된 것은 내게 행운이었다. 현재는 이 대표님이 경영총괄, 내가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덕분에 이전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중이다.
Q. 새솔테크(주)는 자율주행 V2X 보안기술 회사다. 이는 어떤 기술인가?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려면 사이버 보안이 전제돼야 한다. 이에 대한 글로벌 규제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새솔테크(주)의 자율주행 V2X 보안기술은 인간의 생명 보호와 교통 효율화라는 큰 목표를 지닌다. 2021 하반기 ‘C-ITS 상호 호환성 시험행사’를 통해 국제보안규격 IEEE 1609.2 & SCMS 1.0(CAMP) 기반의 V2X 보안인증서 발행과 단말 탑재를 성공시키며 기술적으로 신뢰를 쌓았다. 앞으로 우리가 자부하는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해 나갈 예정이다.
Q. 본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다면?
일단 혼자서는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즈니스란 너무 복잡해서 본인이 가진 기술 역량만으로는 사업체를 이끌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줄 파트너와 함께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프런트엔드(Front-end)와 백엔드(Back-end) 기술을 모두 섭렵하라는 거다. 사업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다른 개발자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2] ㈜예성글로벌 김경태 대표,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무대 꿈꾸다
ㆍ회사설립 2018년 12월 18일 ㆍ매출액 19억 1000만 원(2022년 기준)
ㆍ주요사업 친환경 생활용품군과 첨단 소방용품군을 개발·생산·유통
만 18세에 기술직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경태 대표는 서른 살이 되던 해 사직서를 냈다. 퇴직 후 10년은 아내와 디지털 도어록 대리점을 운영했다. 점차 디지털 도어록 보급률이 높아지며 역으로 고객이 줄었고, 그동안 터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김 대표는 문에 부착하는 소방용품인 자동폐쇄장치와 도어 클로저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사업은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고, 결국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Q.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이 폐업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기술력이 있으니 얼른 자체 제품을 출시해서 도어록 대리점 운영하듯 유통하면 되겠다는 다소 안일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품 개발이 늦어졌다. 투자금은 자꾸 늘어나는데 비용 회수가 안 되니까 힘들어지고 결국 문을 닫게 된 거다. 또, 엔지니어로서 기술력은 자신 있었는데 경영에 관해서는 무지했다. 경영이나 재무, 조직 관리 등의 지식과 노하우가 좀 더 있었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후회를 많이 했다. 그래서 폐업 이후 6년 정도 회사에 다니면서 제품 개발과 동시에 경영도 공부했다. 또 이전 사업에서 오로지 대출로만 사업 자금을 확보했던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재도전을 준비하면서 각종 지원 제도를 꼼꼼히 알아봤고 이를 통해 일정 부분 사업 자금을 만들었다. 폐업을 통해 배운 교훈인 셈이다.
Q. 폐업 이후 재도전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나?
회사는 폐업했지만, 제품 개발에 대한 의지는 멈추지 않았고 인적 인프라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재창업을 결심하고 창업진흥원 재도전 성공 패키지 사업을 신청했다. 현재는 공압식 도어클로저와 방화문 자동폐쇄장치, 두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공압 도어클로저는 특허 및 디자인 등록이 20여 건, 출원 13건, 해외특허출원(PCT)이 1건이다. 특허는 출원 신청 이후 평균 1년 반 정도 지나 공개되는데, 자체 기술을 보유하면 남들보다 1년 반 정도는 앞서간 셈이다. 도어클로저는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이고, 올 가을 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방화문 자동폐쇄장치는 지난해 9월에 글로벌 기업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연간 40억 원 이상 매출이 발생하게 됐다. 두 제품 모두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관심이 높아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Q. 기술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기술력, 아이템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술 창업인으로 제조업에 뛰어들고 싶다면 더더욱 그렇다. 독자적인 기술력이 없다면 창업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본인이 가진 기술, 만들고 싶은 제품이 없다면 차라리 기존에 잘 만들어진 제품을 사서 유통업을 하는 편이 나으니까. 또, 엔지니어 정체성을 지닌 대표라면 반드시 경영 관련 공부를 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나 좋은 제도들이 많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경영을 너무 모르면 그 무지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3] 두 번의 폐업 후 세 번째 도전, 토미코리아 김성진 대표
ㆍ회사설립 2020년 10월 26일 ㆍ매출액 매출액 12억 원(2022년 기준)
ㆍ주요사업 고양이용품의 프리미엄 브랜드 묘우묘우 고양이 정수기
김성진 대표는 청년 시절 아파트 청소용역업체를 개업한 적이 있다. 그러다 트럭에서 떨어져 허리는 다치는 바람에 육체노동이 필요했던 해당 사업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지인 추천으로 차량용 방향제 사업을 시작해 월마트 입점까지 내다볼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이 역시 좋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 안일했던 독점거래로 적자를 떠안게 된 것. 다시 직장인이 되어 성실히 빚을 정리해가며 반려동물용품 사업으로 재도약을 꿈꾼 김 대표다.
Q. 두 번의 폐업 후,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반려동물용품을 택한 이유는?
새로운 사업은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일로 하고 싶었다. 자동차 방향제 시장이 200억 원 정도였는데, 반려동물용품 시장은 6조 원에 육박하더라.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속에서 반려동물 인구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일본 바이어를 통해 강아지 패드를 수입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시드 머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돈이 될 만한 물품은 무엇이든 수입해서 판매했다. 그러던 중 자체 브랜드 묘우묘우를 만들어 OEM으로 생산한 고양이 관련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자체적으로 기획과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담당한 고양이 정수기까지 이르렀다. 고양이 정수기 사업계획서로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에 응모해 지원금을 받아 곧바로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2022년 1월에 브랜드 ‘묘우묘우’를 론칭했는데, 10년 후에는 고양이 정수기 하면 묘우묘우가 떠오르게 하고 싶다.
Q. 세 번째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것은 무엇인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옥션 등 각종 온라인 마켓의 성장세가 놀라웠다. 이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아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컴퓨터라면 독수리 타법으로 겨우 칠 정도의 실력밖에 되지 않았다. 정부 무상 교육을 찾아다니며 온라인 마켓 관련 수업을 듣는데, 답답한 마음에 처음엔 그야말로 울면서 배웠다. 열심히 배운 덕에 이제는 온라인 스토어의 메커니즘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 포토샵으로 기본적인 일러스트 작업도 가능하다. 또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를 포함해 여기저기 정부 무상 교육을 찾아다니며 100시간 넘는 수업을 들었다. 컴퓨터는 물론 직원 관리 방법이나 세무회계, 노무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다. 사업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회계, 영업, 경영, 디자인, 관리 모든 분야를 다 알고 있어야 한다.
Q. 현재의 성과가 있기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나?
2022년 기준 매출액이 12억 원 정도다. 중국, 일본으로 제품 수출도 하고 미국 아마존 입점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현재는 감사한 마음이 큰데, 사실 젊은 시절에는 감사함을 잘 몰랐다. 한때 매출 20억을 달성해도 감사하기보다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가난한 기분이었다. 이제는 모든 순간이 감사하다. 일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도, 물건이 팔리는 것도, 이런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계속 해나가려 한다. 무엇보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 싶다. 그러려면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용기만 있다면 몇 살이 됐든 도전 가능하다고 믿는다.
오늘날 전 세계는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에 주목하고 있다. 장수경제 담론은 고령 인구 집단의 증가가 사회에 부담이 되기보다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점과 기대를 담고 있다. 고령 인구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서 경제성장과 가치 창출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장수경제’(The Longevity Economy)의 저자 조지프 코글린 교수는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에게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화와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고령 소비자 집단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특징과 이들의 다양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수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고령자들은 자아실현과 창조적인 노후의 삶에 대한 욕구가 충만한 집단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5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약 90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한다. 한편 50대 인구는 약 860만 명으로, 10년 뒤에는 50대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평균수명 연장은 축복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경제 및 산업 구조에서 장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미흡한 실정으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개인, 정부 및 기업의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도 디지털 전환 중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등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은 최근 고령 세대를 위한 디지털 헬스 케어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케어 서비스 개발에 대한 관심과 예산 증가를 가져왔다. 스마트홈 및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고령친화적 융합기술 기반 제품과 서비스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에 기술혁신을 통한 초고령사회의 수요 대응 및 사회 시스템 지속가능성 확보를 정책과제에 포함시켰다. 고령친화사회로의 도약과 관련해 돌봄 인력의 부담을 경감하는 스마트 돌봄로봇 개발, 비대면 안심·건강관리 서비스, 고령자 자립생활 및 건강관리 제품·서비스 활성화, 치매·만성 질환 등의 건강·생활편의를 위한 고령친화 신기술 개발 지원, 고령친화 기술 R&D 활성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고령자 기술 수용성 향상 연구 추진, 리빙랩(Living Lab) 등을 통한 고령친화 제품·서비스 사용성 검증, 체험 기회 및 정보 제공 등이 주요 과제다.
장수경제의 성공열쇠는 GT
고령사회의 새로운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2003년 설립한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2018년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한국지부가 되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 GT)라는 생소한 단어를 무엇으로 번역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대만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를 노인복지기술이라고 번역해 활용하고 있지만, ‘노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반응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기술노년학, 노년공학, 실버공학 등의 다양한 표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한편 영미권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 대신 에이지테크(Age Tech)라는 표현이 더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노년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유럽에서 탄생한 용어인 제론테크놀로지를 읽히는 그대로 활용하면서 이 단어의 개념과 의미를 확산시키는 데 목표를 두기로 했다.
제론(Geron)은 그리스어로 노인을 뜻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엄밀하게 따지면 꼭 ‘노인’(The Aged)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고 ‘모든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The Aging)을 위한 기술이다. 제론테크놀로지는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기술이 노화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는 고령자들이 없도록 배려하며, 이들의 욕구가 반영된 기술 개발을 촉구하는 것이 제론테크놀로지의 관점이다. 이것은 코글린 교수가 이야기하는 장수경제의 핵심인 시니어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일맥상통한다.
스마트폰, 스마트 TV, 로봇청소기,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워치 등 우리 주변의 똑똑해진 전자제품 덕분에 일상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금융, 쇼핑 서비스 덕분에 개인 맞춤 디지털 에이징 시대가 되었다. 반려로봇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 로봇들과 자율주행 기술 등의 발달 속에 살아가는 시니어의 미래는 걱정보다 기대가 더 큰 장수사회가 될 것이다. IT 강국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의 난제들을 장수경제와 시니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잘 극복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박영란 교수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부회장과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로봇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린 노부인 곁을 지키며 대화를 나눈다. 부인을 걱정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부인을 위해 설계하고 만든 로봇 ‘스필리킨’ 덕분에 노부인은 옛 추억을 되새기고, 의지하다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로봇은 부인의 배려심 깊은 간병인이자 대화가 잘 통하는 동반자가 된다.
이는 2015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을 올린 연극 ‘스필리킨’의 줄거리다. 실제 로봇과 사람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연극의 설정이 영 낯설게만 느껴지는가.
“2030년 100세 시대를 맞아 전통사회의 효(孝) 개념이 흔들리고, 함께 노인이 되는 자식을 대신해 기계가 노령화되는 인간 사회를 떠받친다.” 배일한 KAIST 녹색교통대학원 연구교수는 지난해 12월 ‘로봇 미래 예측 2030 석학 간담회’에서 ‘2030 미래 로봇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초고령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인공지능(AI) 로봇 기술로 인구 구조의 취약점을 증강 보완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다. 간병인 혹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돌봄로봇 도입은 더는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생활 패턴 분석해 “약 드실 시간입니다”
KT는 ‘AI 케어로봇 시니어’ TV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광고는 79세 김정문 씨와 케어로봇 다솜이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다솜이는 김 씨에게 기분이 어떤지, 뉴스를 틀어드릴지 묻는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알려주거나, 날이 좋을 때는 가벼운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 “어르신, 약 드실 시간입니다.” 미리 설정해둔 약 복용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고, 김 씨와 끝말잇기 놀이를 하며 단어를 주고받는다. 영락없는 간병인의 모습이다.
케어로봇 ‘다솜이’는 영상통화, 데이터 통합 관리, 돌보미 연결, 식사·복약·운동 지도, 응급 알림, 말벗 기능, 활동 감지 및 음악 감상,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한다. 유익함을 인정받아 수원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250가구, 경북 영덕군 홀몸 어르신 200가구에 보급되는 등 지자체 어르신 복지에 활용되고 있다.
용인시에서는 비대면 AI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인 ‘용인 실버 케어 순이’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순이는 DNX가 2020년 출시한 AI 돌봄로봇이다. 순이와 함께하려면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밴드를 손목에 차야 한다. 약통, 전자레인지, 변기, 리모컨 등 집 안 곳곳에 터치패드 형태의 센서를 부착하는 준비도 필요하다. 기상 및 식사, 복약, TV 시청, 운동 등의 활동이 언제 이뤄지는지 생활 패턴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터치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약통에 부착된 센서에 이용자인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마실대학 터치케어’에서 데이터를 파악해 AI 스피커 순이가 알림 음성을 재생하는 식이다.
용인시는 2020년 홀몸 어르신 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을 통해 어르신의 생활 패턴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6주간 생활 패턴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걸음 수가 약 900보 늘어났으며, 새벽 시간대에 TV 시청 시간이 평균 71% 감소하고 밤 10시 이후 야식을 먹는 횟수도 35% 줄어든 것. 강부금 용인시 복지여성국 노인복지과 주무관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DNX 측과 논의해 서비스를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AI가 전화 걸고, 냉장고로 안부 확인해
AI가 어르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등 자유롭게 소통하기도 한다. 네이버가 올해 5월 정식 오픈한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이 이에 해당한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인 가구에 AI가 주 1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서울, 인천, 대구 등의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해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지자체 담당자는 통화 관리 도구를 통해 완료된 통화와 미응답 통화 등 전체 통화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등 각 카테고리별로 불편 사항이 담긴 답변도 빠르게 확인 가능하다. 특히 2주 연속으로 미응답하거나, 답변 내용 중 특이사항 혹은 긴급 상황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게 별도로 표시하고 있다.
단순히 건강 체크를 하는 수준을 넘어 정서적으로도 케어할 수 있는 것이 클로바 케어콜의 특징이다. 실제로 클로바 케어콜을 통한 AI와의 상호작용은 홀몸 어르신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효과를 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부산 해운대구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열 명 중 아홉 명이 서비스 이용 후 ‘위로를 느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95%는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았다.
최근엔 국내 자유대화형 AI 서비스 중 최초로 ‘기억하기’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대화 내용 중 주요 내용을 요약 및 기록했다가 “코로나 걸린건 좀 어떠세요?”, “혈압약은 잘 챙겨드시고 계신가요?”라고 질문하며 대화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 네이버는 통화 종료 후에는 답변 내용을 기반으로 상태를 업데이트해 지자체의 돌봄 업무를 돕겠다고 설명했다.
가전제품이 돌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냉장고나 로봇청소기를 통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싱스 홈 케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추가했다. 이제 미리 설정해놓은 시간 동안 냉장고 문이 계속 닫혀 있으면 등록된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가 전송돼, 이용자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어르신이 평소보다 오래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을 경우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은 2018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싱스 연동 가능한 냉장고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를 통한 패밀리 케어 기능은 지난해부터 제공되고 있다. 스마트싱스 홈 케어 서비스 중 ‘패밀리 케어’ 항목에 청소기를 연결해두면, 이용자가 “하이 빅스비, 도와줘”라고 외쳤을 때 청소기가 이를 인식해 미리 설정해둔 가족의 스마트폰으로 푸시 알람을 보내는 식이다. 알람을 받으면 ‘우리 집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이동시키며 집 안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기술, 떠나고픈 욕구까지 채운다
기술은 돌봄과 의료의 영역을 넘어 이동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도 맡는다. 직접 걸을 수 있도록 돕거나, 운전 시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으로 어르신의 곁을 지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전기를 통해 근육과 관절을 제어함으로써 일상생활과 근육 발달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하는 근육 위치에 패치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시스템이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제어해 근력을 보조한다.
이 장치는 특정 동작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신체 활동에 적용 가능해 어르신의 근감소증이나 재활인의 활동, 보행 장애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가 삼육대학교와 위탁연구를 통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2년간 탐색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가 향상되고, 근육 사용률이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었음이 나타났다. 또한 보행 속도가 빨라지고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 보행이 더욱 정상화되는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완희 삼육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상용화되면 근쇠약 고령인의 맞춤형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다다른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를 예방하기 위한 운전 보조 제품이 인기다. 2018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일본에서 운전 실수를 방지해주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페달 조작 실수로 인한 급발진을 방지하는 제품부터 운전자의 얼굴을 모니터링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하는 경우 경고음을 내는 장비가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KOTRA는 당시 기술 발전에 따라 AI,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운전 보조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는 곧 현실이 될 예정이다. 2050년까지 자사가 판매하는 차와 관련된 사망 사고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혼다는 운전자의 신체를 분석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이번 기술 개발로 고령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을 알려주는 동시에 몸 상태의 변화를 인지하는 계기가 된다”라고 적었다. 교통신호에 대한 운전자의 반응이 늦어지는 경우는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신체 상태의 변화를 AI가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알리면 녹내장이나 치매를 조기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고 방지 기술이나 심박 측정, 동공 추적 등을 통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헬스 케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차가 2018년에 출시한 넥쏘 자율주행차에는 탑승객의 건강 정보를 전문의에게 전송해 실시간으로 건강 진단을 받는 기술이 탑재됐다. ETRI는 “향후 운전을 못 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가 달리는 검진센터 역할을 하거나, 스스로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실현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ICT, AI, IoT,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이 불러온 4차 산업혁명은 애그리테크(Agritech)에도 혁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오랜 농사 경험을 빅데이터로 순식간에 얻고, 청년들의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신하며, 악천후에 직관적 판단은 AI가 내리는 등 초보 농부가 단숨에 베테랑 농부를 따라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농업 첨단기술은 농사의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자칫 귀촌이 노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중장년에게 큰 조력자 역할을 한다.
◇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
초보 농부의 난관 중 하나는 논밭에 물 대기다. 대부분의 관개(灌漑) 작업은 정확한 데이터보다 농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을 세계 최초로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했다. 바로 ‘작물 수분 스트레스 진단 및 AI 기반 적정 수분 공급 기술’이다.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은 작물 재배 환경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의 물을 공급해 작물의 생육을 촉진, 수확량 및 품질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작물의 생체반응, 즉 엽온(葉溫)을 측정·분석해 스트레스까지 진단한다. 해당 시스템을 사과, 복숭아 재배에 적용했을 때 수확량(18~34%) 및 품질(8~64%) 향상, 물 사용량(25~31%) 및 물 관리 시간(95%) 절감 효과를 보였다.
◇ 농장 단위 맞춤형 기상·재해 예측 경보 서비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농업 분야의 기상·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에서는 농장 단위의 상세한 기상·재해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전 알림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는 위치 기반 서비스 응용 사례 가운데 농업-기상-ICT 융합 실용화의 첫 사례다. 일반적인 기상청 예보의 경우 읍면 규모(5×5㎢)지만 농진청 농장 예보는 개별 농장(30×30㎡) 규모로 더욱 정밀하다. 해당 서비스는 기상 요소(기온, 강수량 등 11종), 농장 재해(가뭄, 저온해 등 15종) 정보 및 작물 30종(사과, 배 등)에 대한 생육 단계별 맞춤형 대책(사전·즉시·사후)을 알려준다. 2019년 기준 섬진강 수계의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원하는 1만 549개 농가(1만 7624필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 지능형 자율주행 무인 방제 로봇
농업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과 작업 편의성을 향상하려면 농작업의 자동화 및 로봇화가 필수다. 이에 과일나무의 형상을 인식해 과수에만 농약 살포가 가능한 지능형 방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융합해 과원용 방제 로봇을 개발했다. GPS 및 라이다(LiDAR,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미지화하는 기술)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제초 작업, 병해충 방제, 수확을 대신하는 농업 로봇이다. 고역 작업인 농약 살포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력 대체 실현이 가능할뿐더러, 농약 사용 30% 절감 및 비용 절약 이점이 생긴다. 방제 로봇의 경우 지난해 현장 접목 연구를 통해 올해 시범 보급사업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는 디지털 사과 과수원 연구를 진행,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와 가지치기·꽃따기 기계에 대한 실증을 마쳤다. 기존 고속 분무기로 1㏊를 방제하려면 평균 3~4시간 걸리지만,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로는 20∼30분 만에 전면 방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지치기, 꽃따기, 잎 솎기 등 수작업으로 해오던 일도 이 기계를 이용하면 1㏊ 기준 300~500시간 이상 걸리던 작업을 8시간 만에 마칠 수 있다.
◇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
지난해부터 이상기후로 인해 야생 화분 매개자(Pollinator)가 대거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채류의 67%가량은 꿀벌, 뒤영벌 등 화분 매개용 벌에 의존하는 형편이라 그 심각성이 커졌다. 이에 IoT 기술을 적용한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을 개발해냈다. 디지털 벌통은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 농도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최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벌통 입구에 이미지 프로세싱 및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카메라와 디지털 센서로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 측정·관리가 가능하다. 벌의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농가에서 바로 건강한 벌로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대비 화분 매개 활동량을 2.3배, 작물 수정률을 1.2배 끌어올렸다.
최근 농촌 고령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노동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 벌집에서 나갈 때 꽃가루를 자동으로 묻혀 나가는 ‘자동 꽃가루 부착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벌의 주광성과 정전기 힘을 이용한 것인데, 부착기를 설치한 벌통에 수정용 꽃가루를 넣기만 하면 된다. 벌이 사람 대신 직접 수분 작업을 해내며 노동력이 감소된다. 키위 농가의 경우 노동 비용은 70% 줄었고 생산량은 20% 이상 오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 모바일 다목적 스마트 영상 물꼬
논에 물을 넣고 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기에, 고령의 초보 농부가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논물 수위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물꼬를 여닫을 수 있는 스마트 영상 물꼬 시스템이 개발됐다. 스마트 영상 물꼬는 PTZ 카메라(Pan Tilt Zoom, 원격 회전, 줌 조정이 가능한 카메라) 및 수위 센서를 이용해 논물 양을 실시간으로 촬영, 분석한다. 농부는 논에 직접 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물 조절뿐만 아니라 생육 및 수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 빅데이터나 AI 모델에 적용하면 스마트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저탄소 물 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확산돼 온실가스 감축 사업 지역 중 고양시 등 9개 지역에 영상 물꼬 설치·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 스마트 트랩 병해충 예찰 진단 시스템
해충 번식으로 인한 작물 피해가 속출하며, ICT 기반 병해충 예찰 무인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온실에 발생한 해충을 유인하고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하는 스마트 트랩(지능형 덫)이 전국에 보급됐다. 지난 5월 농진청은 경남 함안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 ‘스마트 트랩을 이용한 해충 자동 예찰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스마트 트랩은 성 페로몬 및 LED(385㎚) 발광으로 해충을 유인, 이미지 분석 기술을 사용해 온실 내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나방류 이미지 분석 결과 및 스마트 온실 내 온·습도 진단, 방제 기술 정보 등을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실시간으로 해충 진단 정보를 받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제 여부를 결정, 해충으로 인한 작물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다.
◇ AI 기반 농산물 시세 및 경락 정보 서비스
농식품 스타트업 ‘록야’는 AI 기반 농산물 시세 예측 시스템 ‘테란’(TERRAN), 작물별 생육 정보 분석·의사결정 서비스 ‘잘키움’, 노지 작물 재해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FWRM’ 등 신기술을 접목한 농사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든 ‘테란’의 경우 농산물 가격 변동을 다각도로 분석해 표준화된 농산물 가격 정보를 내놓는다. 강원도의 경우 지자체 최초로 ‘테란’을 도입해 농산물 수급 및 출하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는 “귀촌 후 농사 초반에는 재배도 어렵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판매·유통하는 과정도 난항을 겪는다. 수요자에게 저렴하면서도 이윤이 남는 적정선이 얼마일지, 또 그 가격이 한 달 뒤에도 유효할지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분석해 생산자가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디지털 농업 기술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권 대표는 주식 시장처럼 AI를 기반으로 농산물 시장의 가격을 표준화하고 농산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KAPI 지수’를 개발했다. 그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지만, 일반 농업 생산자를 위한 보급형 앱 ‘테란 라이트’를 3개월에 6000원 선으로 저렴하게 내놓았다. 작물의 경락 정보를 분석한 AI 뉴스 및 경락 가격 그래프, 전문가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초보 농사꾼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및 일러스트=농촌진흥청 제공]
[시니어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기술로 거론되는 ‘드론’은 자율 항법 장치에 의해 자동 조종되거나 무선 전파를 이용해 원격 조종되는 무인 비행 물체를 말한다.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이용되다가 재난 감시, 농업, 방송, 물류 등으로 이용 범위가 폭넓어졌고, 필요성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드론과 관련된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층 여성의 유망 직업으로 통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학생들에게 드론과 관련해 교육해주는 선생님이자 드론조종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조종하게 해주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교육기관 및 시설 등 드론과 관련된 모든 현장 활동에서 드론에 관한 이론과 실무 교육을 할 수 있다. 단, 전문가용 드론이 아닌 토이 드론과 관련해 교육·지도를 할 수 있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문화센터 드론 전문 강사, 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부 강사, 도서관 아동기관 드론 전문 강사 등으로 보통 취업이 이루어진다. 홈스쿨 교습소 운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강사를 넘어 드론교관이 되거나 항공촬영 방제 등 국가 전문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드론교육지도사가 아닌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 취득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나오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이다. 자격증 발급 기관은 100여개에 이른다. 한국 드론교육 협회, 대한 드론협회 등이 있다. 각 협회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자격증을 발급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이수’의 개념이 강하다. 각 기관마다 배정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증 혹은 자격증이 발급된다.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육을 성실히 받았는지 검사하는 수준으로 시험은 어렵지 않다. 필기시험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고, 실기시험은 간단한 드론 조종 수준이라고 한다.
자격증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2급은 보통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10시간 이상 교육을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1급은 2급 취득 이후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2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면 취득 가능하다. 사실 1급과 2급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2급만 취득해도 강사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교육지도는 기본적으로 드론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드론 비행 원리, 조종 기초와 수리 방법 등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통신 방법, 드론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접목, 드론 재료와 부품, 임무 장비 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드론 비행제어 시스템 SW(소프트웨어), 드론 자율주행과 코딩 SW, 드론 항공 촬영 방법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드론 스포츠, 드론게임 등 드론을 다양하게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에 대해 가르쳐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드론 종사자라기보다는 드론선생님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을 이해하는 자세, 밝고 긍정적인 태도, 스피치 능력 등의 소양도 요구된다.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 이유
앞서 말했듯이 드론교육지도사는 학교와 기관 등에서 일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초등학교 전국 6040개), 중학교 자유학년제 드론 수업(중학교 전국 3213개), 고등학교 진로 체험(고등학교 전국 2360개), 대학교 비교과 과정 드론 수업 등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청소년회관, 다문화 지원센터, 여성회관, 서울 50+센터 등에서도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
특히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드론 교육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컴퓨터에 명령하는 것) 교육을 배우는 경우도 많은데, 드론을 배우면 코딩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난리면서 창의력을 길렀다면, 현재는 드론이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 초등학교에서 드론교육지도사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된다. 양육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을 잘 다룬다면 좋겠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 때문에 드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3개월 정도면 드론을 잘 다루고 지도교육사가 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거나, 손 감각이 좋은 여성은 유리할 것으로 추천된다.
또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드론교육지도사의 장점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보통 프리랜서로서 일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경력이 2~3년 이상 쌓이면 업계에서 인정받고 수익도 안정화된다. 초기 수입은 월 100~150만 원 수준이지만 경력이 쌓인 후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 웬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을 만큼 벌 수 있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
정리하자면 드론교육지도사는 양육 경험이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장년층 여성에게 특히 추천되는 직업이다. 이에 따라 여성회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 드론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자체에서 드론교육지도사 관련 강좌가 열린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꼭 업으로 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키우거나,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령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매년 늘어나면서 이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찰과 지자체는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 원의 교통카드를 주고 면허 갱신을 까다롭게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교통 복지 차원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고령자의 교통범죄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를 살펴보면, 전체 운전자 가운데 65세 이상의 운전면허소지자 비율은 2011년 5.3%에서 매년 증가해 2020년 11%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1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2011년~2020년 고령 인구 증가율(46.6%)에 비해 높은 수치이며, 매년 그 증가 폭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도 2016년 2만 4천 건에서 5년 만에 3만천 건으로 27% 늘었으며,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은 비고령자에 비해 잦았다.
실제 고령자들 역시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이 지난해 8∼10월 서울·경기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자동차 운전자 1000명(65세 이상 75세 미만 777명·75세 이상 223명)과 비교집단인 65세 미만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중 66.4%가 운전 시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비고령자와 65세 이상 75세 미만 초기 고령자는 운전 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률이 각각 51.8%와 50.3%로 비슷했다.
75세 이상 운전자는 특히 야간 주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상황별 운전 시 어려움 정도를 물은 결과 ‘야간에 도로를 주행할 때’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률이 52%로, 제시된 총 10개 상황 중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75세 미만(37.8%)보다 14.2%포인트, 비고령자(33.2%)보다 18.8%포인트 높은 수치다.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해 지자체는 인센티브 제공·반납 절차 간소화 등으로 운전면허 자진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운전면허 자진반납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비고령자 68.0%, 65세 이상 75세 미만 67.8%, 75세 이상 67.7%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운전면허 자진반납 예상 연령은 고령자가 비고령자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비고령자의 경우 반납 예정 연령 평균값이 74.93세, 65세 이상 75세 미만은 77.44세, 75세 이상은 80.64세였다. 연령에 따른 운전면허증 갱신 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고령자가 비고령자에 비해 반대 의견이 많아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갱신 기간 단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한국형사·법무정책 연구진은 “고령자는 비고령자에 비해 운전 횟수가 적었고 하루 평균 운행 거리와 시간이 더 짧았으며, 운전 시 신체적 기능 수준과 운전 실력에 대해 비고령자에 비해 긍정적 응답이 낮았다”며 “고령자 스스로 운전 능력에 대한 객관화 및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 정책 수립에 있어서는 “고령자의 예방정책에 대한 태도와 의견에서 나타나듯이 면허제도 강화나 면허 자진반납제도 등의 운전 통제와 관리를 위한 제재 수단의 정책보다는 고령자를 위한 교통 환경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며 “고령자와 비고령자의 차이뿐 아니라 고령자 집단 내에서도 운전 관련 경험과 교통 범죄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의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특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여 MZ세대라 부른다.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수만 1073만 명이고, Z세대는 830만 명이다. 이 둘을 합치면 약 19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6.7%다. 경제활동인구(2772만 명, 2021년 2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기준)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 정도로 파악된다. 앞으로 이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비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과 영향력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대기업에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비중, 즉 20·30대 직원의 비중이 60% 정도인 곳이 많고, IT 기업에선 20·30대가 80% 정도인 곳도 꽤 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MZ세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가장 명확한 이유다.
시간은 MZ세대의 편이다
전 세계 기준으로, 여러 세대 중 소득이 가장 많은 세대는 누구일까?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X세대를 추월했다. 한동안 밀레니얼 다음이 X세대겠지만, 10년 후 Z세대가 밀레니얼을 추월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 ‘OK Zoomer : Gen Z Primer’에 따르면, 2030년이면 Z세대의 소득이 33조 달러로 전 세계 소득의 25%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 대비 5배 오른 것이고, 2031년이면 밀레니얼 세대의 소득을 Z세대가 추월할 것으로 봤다.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2031년까지 갈 것도 없이, 굳이 밀레니얼 세대를 추월할 것도 없이, 수년 내 Z세대의 소득과 직장에서의 위상이 지금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올라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Z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추월하기 전에 X세대를 먼저 추월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즉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전 세계 소득의 주도권이자 구매력의 주도권도 쥔다. 당장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자산에선 MZ세대를 능가한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가 밀레니얼 세대이고, X세대의 자녀가 Z세대라는 점을 기억하자. 즉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자산 중 상당수가 자녀 세대로 이동할 수 있다. 소득에서도 자산에서도 MZ세대의 입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30년이면 Z세대가 18~33세, 밀레니얼 세대가 34~48세다. 경제활동인구의 대다수가 그들이다.
술을 덜 마시는 MZ세대, 그 결과는?
밀레니얼 세대의 술 소비량이 이전 세대보다 적다. 반면 운동과 건강관리, 자기계발에 더 적극적이다. X세대가 20대 때 열심히 술 먹으러 다녔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그때 운동하러 다닌 셈이다. 덕분에 피트니스 시장이 계속 커진다. 그런데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술을 덜 마신다. Z세대 18~24세 중 절반 정도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마신다는 사람도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술 자주 마시는 기성세대와 확실히 비교된다. Z세대 술 소비량 감소는 결국 술 관련 시장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10~19세 남자 중 음주 경험이 있는 비율이 2009년 28.5%에서 2019년 17.2%로 줄었다. 10~19세 여자의 경우는 2009년 25.9%에서 2019년 19.9%로 줄었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영국도, 한국도 10대의 음주 경험률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술을 멀리할 가능성이 있다. 술뿐이 아니다. 담배, 육류 모두 소비가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Z세대는 투자를 결정할 때 ESG를 반영하겠다는 응답이 5명 중 4명이나 되었다. 그들이 환경, 윤리, 젠더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소유에 대한 관점도 바뀌어서, Z세대는 자동차 소유가 아니라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는 답이 60%였고, 나이가 되어도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Z세대가 많다. Z세대의 31%는 로봇이 운전하는, 즉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에 호의적이었다. 야구, 축구, 농구 등 전통적으로 인기 많은 스포츠에 대한 Z세대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들은 e스포츠에 더 관심이 있다. 향후 스포츠 산업에서 e스포츠가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빅테크들이 가장 공들이는 소비자는?
전 세계 산업의 주도권은 IT가 쥐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진다. 이런 빅테크들이 가장 공들이는 소비자는 10·20대다.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애플 아이폰 2007년) 10·20대가 밀레니얼 세대다. 스마트폰을 먼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그들이 새로운 문화, 미디어, 소비, 비즈니스의 권력으로 부상했다. 지금의 10·20대가 Z세대다. 메타버스 시장의 주 소비층은 10·20대다. 결국 메타버스에서 가장 많이 놀고, 그 환경과 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메타버스가 만들 기회를 가장 많이 가져갈 것이다. 스마트폰이 밀레니얼 세대의 힘을 키워준 일등 공신이라면, 메타버스가 만드는 힘은 Z세대를 키워줄 것이다. 우리가 애들이라고 부르는 그들이 새로운 기회를 먼저 잡았다. 10·20대 중 앱을 만들거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과거에는 없던 일로 기성세대가 상상도 못 할 돈을 버는 경우는 더 이상 낯설지도 않을 만큼 많아졌다.
밀레니얼 세대도 디지털에 강하지만, Z세대는 더하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로봇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밀레니얼 세대보다 훨씬 유리하다. 직접 코딩해서 움직이는 조립식 블록으로 코딩을 접하기도 했고, 가상현실·증강현실도 놀면서 접했다. 로봇을 친구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첫 세대가 Z세대가 될 것이고, 실제 현실과 이질감 없이 메타버스에 몰입하는 첫 세대도 Z세대가 될 것이다. 빅테크들이 전개하는 수많은 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더 진화할 것이고, 그 속에서 기회와 위기가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1993년 6월 고려대학교를 출발한 자동차 한 대가 남산1호터널을 지나 한남대교, 올림픽대로, 여의도 63빌딩에 도착했다. 특별할 게 없어보였던 이 차는 운전자 도움없이 작동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사람이 타고 있었지만 핸들과 엑셀, 브레이크를 컴퓨터가 작동시켰다. 그리고 이 차는 1995년 8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시험주행하는 데도 성공했다.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매우 낯설던 1990년대에 한국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해냈다. 그가 바로 한민홍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첨단차 대표다. 정년 퇴임 후에는 2000년 7월에 교내 벤처로 설립한 첨단차에서 자율주행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만79세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독일 법원 ‘오토파일럿’ 용어는 허위 광고 판결
자동차 자율주행에 대해 30년 넘게 연구한 전문가로써 바라보는 자율주행의 미래는 어떨까? 한 대표는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직 멀다”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를 내며 2명이 사망했다”며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 금방이라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완전 자율주행은 허위”라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 뮌헨 법원은 ‘오토파일럿’ 명칭 사용이 허위 광고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동안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나 ‘완전 자율주행’ 같은 용어가 운전자들을 기술을 잘못 이해하게 만든다며 비판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완전한 자율주행은 언제쯤 가능할까? 한민홍 대표는 “외부환경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나와야 한다”며 “당분간은 기술 발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괜찮은 편이지만 시내주행에 한계가 있고,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가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민홍 대표는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자율잠수정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을 타지 않은 잠수정이 혼자서 적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연구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 연구를 진행할 수 없어, 국방부와 탱크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했다. 그리고 1991년 군용 지프차를 개조하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 연구를 추진했다. 당시 고려대학교에서 해당 차량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이었으나 정부 프로젝트 탈락으로 상용화 실패
1992년에는 상용자동차로 차량을 바꿔 연구를 이어갔다. 그리고 1992년 10월 고려대학교 캠퍼스 안에 500m 정도를 시험 구간으로 설정하고, 처음으로 자율주행 시험운행에 도전했다. 이 시험운행에는 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지켜보며 응원했다. 이 시험운행으로 문제점을 보완한 한민홍 대표는 1993년 6월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한민홍 대표는 “진정일 교수 등 여러 교수들이 많이 응원해줬다”며 “재정 후원은 아니었지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고려대에 고마운 마음이 많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언급했다.
한민홍 대표가 1990년대에 선보였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한 대표는 “현재 자동차에 탑재되는 자율주행 2단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생명보험도 들지 않고 시험운행에 나설 정도로 당시 기술과 안전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안전벨트 규정도 까다롭지 않던 시기여서 그는 시험운행 중에 안전벨트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잊혀진 기술이 됐을까? 한 대표는 “프랑스에서 관심을 보여 초기 기술을 제공했다”며 “폭스바겐에서는 업무협약(MOU)까지 제안했으나 국내 기술을 지키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경쟁력을 높이려고 외국 기업과의 협력을 거부한 그는 정부 지원을 받아 상용화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의 산업기술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서 탈락하면서 상용화의 꿈은 사라지고,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79세에도 재밌고, 기여할 수 있어서 좋다”
완전 자율주행에 한계가 있다면 자율주행 분야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민홍 대표는 “농기계와 항만과 같이 교통법규를 받지 않는 분야가 있다”며 “여기는 사람이 타지 않거나 속도가 느려서 혹시라도 사고가 나더라도 상대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이런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현재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배송 차량이나 로봇을 이용한 자율배송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자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율주행이 고령자 운전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한 대표는 운전대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졸 정도로 자율주행을 과신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나이가 들면 순간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장시간 운전이 어려워지므로 이에 대해서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보조받는 수준에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순을 코 앞에 두고 있는데 활동에 어려움은 없을까? 한 대표는 “건강이 비실비실해 악으로 버티고 있다”며 “하지만 재미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기여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침에 일어날 때 할 일을 떠 올릴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복이라는 설명이다.
한민홍 대표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들에게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그냥 지내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가족이나 사회에 계속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일으킨 가해 교통사고가 2015년 2만3063건에서 2019년 3만3239건으로 44%가 증가했다.
이 같은 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세에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운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만 75세 이상 고령운전자 면허증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2시간 교통안전교육 이수 의무화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적으면 65세부터 많으면 7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교통비 지원 같은 혜택을 제공하며 면허증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자 교통사고 현황
그런데 시니어들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도심보다 도시 외곽이나 도시를 벗어나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벗어날수록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지고, 자동차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
또 나이가 들면 치료약이나 등산스틱 등 이동할 때 필요한 도구가 많아진다. 자동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이동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발생하는 셈이다.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고령자 연령에 대한 기준도 지자체에서 임의로 진행하고 있을 뿐 명확한 기준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대상자인 시니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면허증을 반납한 한 김철수(가명)씨는 “나이가 들어 운전이 불편해졌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어서 면허증을 반납했다”며 “하지만 종종 면허증을 돌려받고 싶을 때가 생긴다”고 말했다.
75세가 넘어 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도 자동차를 직접 운전할 경우가 종종 생길 정도로, 고령자의 면허증 반납을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런 고령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최근 판매되는 승용차에 주행보조 또는 자율주행 또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기능은 운전을 잘하고 싶지만 순간 반응이나 대응력이 떨어져 사고를 낼 가능성이 있는 고령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현재까지 자율주행 기능은 부분 자율주행, 즉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 수준이다. 레벨2는 자동차에 2개 이상의 특정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해서, 시스템이 운전자의 속도와 조절방향, 주차 보조, 장애물 회피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단계다.
SAE는 자율주행을 레벨1부터 레벨5까지 5단계로 구분한다. 레벨3는 사람 개입 없이 조절방향과 가속, 감속, 추월을 할 수 있고, 사고나 교통 혼잡을 피해 움직일 수 있다. 레벨4는 운전자가 차량 제어에 개입하라는 요청에 적절하게 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어야 한다. 레벨5는 원하는 목적지를 차량에 말하고 난 뒤에는 사람이 일절 개입하지 않아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다. 테슬라는 오래전부터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자율주행 기능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실제 판매하는 자동차에 탑재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능은 벤츠와 아우디, 혼다 등 다수의 자동차 회사와 마찬가지로 모두 레벨2 수준이다.
테슬라 자동차에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은 앞차와의 간격과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크루즈컨트롤’, 코너에서도 핸들을 저절로 꺾으며 차선을 유지하며 자동운행하는 ‘오토스티어’, 차 혼자서 차선을 변경하는 ‘자동 차선 변경’, 스스로 주차하는 ‘자동 주차’ 등을 제공해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 기능을 제공한다.
테슬라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모(51세) 중소기업 대표는 “회사가 지방에 있어 서울과 지방을 자주 오간다”며 “이때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나 그랜저 등에 설치되는 ‘스마트센스’ 또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라는 이름으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을 제공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구체적으로는 전방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해 일정한 차로로 달릴 수 있게 돕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달리며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앞차가 멈추면 멈췄다가 출발해주는 ‘어드밴스드 크루즈컨트롤’, 앞에 있는 차와 보행자, 자전거 등 거리를 미리 파악해 충돌을 막아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같은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해 본 60대 후반 시니어 운전자는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운전을 편안하게 해 준다”며 “정체구간에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도심을 빠져나갈 때 편리하다. 특히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나이가 들어 앞에 뭐가 있는지 깜박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 회사별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회사가 가장 뛰어날까? 지난해 10월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면 캐딜락의 슈퍼크루즈가 1위,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2위, 링컨포드의 코파일럿360를 차지했다.
이어 아우디의 프리센스가 4위, 현대의 스마트센스(기아 드라이브 와이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스바루의 아이사이트가 공동 5위를, BMW의 액티브드라이빙 어시스턴스프로가 8위, 포르세의 엑티브세이프와 볼보의 파일럿어시스트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17개 자동차 업체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36가지 테스트하며 비교하고 평가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운전자가 반자율주행기능을 실행한 뒤, 얼마나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시스템이 모니터링을 잘하는가였다.
이 같은 평가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운전자가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자율주행 기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던 점을 참고해, 운전자가 반자율주행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어떻게 지원하는가를 주요하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들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1%가 채 안 되는 은행금리에 물가상승률까지 따지면 은퇴 후 자산을 지키기 어려워진 탓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상황도 투자 트렌드 변화를 이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변화할 세계에 대비하며 안개 낀 노후 자산관리의 탈출구를 찾는다.
특히 4차 산업과 관련된 투자처에 주목한다. 4차 산업 내에서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모바일, 5G, 2차 전지 등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상품 앞세우며 시니어 투자자 모시기에 집중한다.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살펴봤다.
◇IT 담은 애국펀드 주목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하며 ‘애국펀드’로 관심을 모은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는 출시 이후 1년간 56.1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재·부품·장비업종 중에서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달 말 기준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 비중이 32%를 차지한다. 이외에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등을 담았다.
미래에셋대우는 IT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를 소개했다. 이 펀드는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각광받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IT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거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투자한다. 편입종목은 제품경쟁력, 시장점유율,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주로 반도체, 2차 전지, 5G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IT 혁신기업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IT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IT 혁신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비중이 높은 해외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는 적립식투자가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글로벌퀄리티펀드는 전세계 3000여 기업 중 기업 이익, 밸류에이션, 주주 이익 환원, 현금흐름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60~90개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재, 헬스케어, 순환소비재 등 다양한 투자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에 투자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내세웠다. 지난달 출시된 이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리츠 지수인 ‘Benchmark Data&Infrastructure Real Estate SCTR’을 추종한다. 이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3.1%),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13.9%) 대비 수익률이 높다.
이 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외에도 유사한 성장성을 가진 물류센터와 저장창고 리츠에 선별 투자한다. 3년 이상 투자 시 5000만 원 한도로 일반 금융소득 세율(14%)보다 저율(9%) 배당소득을 분리과세 받을 수 있다.
◇중국 정책 수혜주 투자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FOCUS펀드’를 소개했다. CSI500지수에 편입된 유망 중소형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CSI500은 상하이, 선전시장의 3600여 종목 중 최상위 300개를 제외한 차상위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CSI500에 편입되는 5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200조 원에 달한다.
중국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의 수혜 업종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차세대 핵심 산업은 IT,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헬스케어업종이다. 이 펀드는 IT(22%), 산업재(18%), 소재(16%), 헬스케어(12%) 등에 편입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과 홍콩 등에 상장된 주식 중 신기술 관련 테마 선두기업에 투자하는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추천했다. 이 펀드는 중국 4차 산업기술의 경쟁력, 정부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AI·빅데이터, 반도체 굴기, 스마트폰 밸류 체인, 로봇·공장자동화, 차세대 유니콘 등 5개 테마별 선두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중국 정부 주도 아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예정으로 밝은 기업성장이 전망된다. 또한 홍콩과 중국 본토 중소형 고성장주 편입을 통해 추가 알파수익 창출을 노려볼 수 있다.
◇전세계 주요 기업 편입
키움증권은 5G·IoT 기업에 투자하는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증권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국내를 포함해 북미, 아시아, 유럽 전역의 5G 관련 하드웨어와 케이블, 반도체 생산업체 등에 투자한다. 일반 대형 기술주만 담은 펀드들과 달리 성장이 본격화된 5G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펀드다.
세계적인 5G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업체인 자일링스,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 미국 통신 장비사 브로드컴 등 5G 네트워크 관련주도 집중 편입시키고 있다. 또 통신장비를 내장해 각종 기기와 장치를 연결시키는 IoT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KTB자산운용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을 소개했다. 이 상품은 한국, 미국, 중국, 홍콩 등 글로벌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은 지난달 기준으로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종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고,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4차 산업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5G, 클라우드, AI, IoT 등 IT업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 제조업 전반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