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美 은퇴협 선정 한국 스트리밍 드라마 10選
-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영화 ‘기생충’,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을 일컬으며 세계 시장 속 한국 문화의 인기와 성공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어른들을 위한 TV’(TV for Grownups) 코너에 아래의 한국 작품 10선을 소개했다. 해당 작품들은 넥플리스 또는 애플TV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청 가능하다. [1] 오징어 게임(Squid Game)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한국 시니어들이 어린 시절 했을 법한 구슬치기, 설탕뽑기, 줄다리기 등을 게임의 소재로 삼아 해외에서도 패러디를 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2] 응답하라 1988(Reply 1988) 1988년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다섯 명의 친구와 가족들의 일화를 그린 가슴 따뜻한 코미디 물로, 한국 중장년들의 추억을 회상케 한다. 미국 드라마 ‘원더 이어스’, ‘골드버그’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선호한다면 추천한다. [3] 스카이 캐슬(Sky Castle) 공개 당시 한국 케이블 TV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 한국 상류층의 교육열과 물질주의 세계를 묘사한다. 자녀를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부당한 전략을 이용하는 등 물불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행태를 풍자한다. [4] 파친코(Pachinko)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꼽힌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가족 서사를 그린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고국을 떠나 생존과 번영을 꿈꾸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을 비춘다. [5] 사랑의 불시착(Crash Landing on You)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드라마다.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2세 사업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북한의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로맨스를 다룬다. [6] 킹덤(Kingdom)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한국 드라마로, 시즌 3까지 이어오며 양질의 한국산 좀비물로 손꼽히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불가사의한 역병과 싸워야하는 세자 이창(주지훈 분)과 그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려는 잠재적 음모 등을 다룬 정치 좀비 스릴러다. [7] 사이코지만 괜찮아(It’s Okay to Not Be Okay)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처럼 어두운 주제를 다룬 기발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볼 만하다.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 문강태(김수현 분)와 반사회적 성격 장애를 가진 인기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 등 각자의 트라우마를 지닌 이들이 정서적 치유를 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8] 빈센조(Vincenzo) 드라마 ‘베터 콜 사울’과 같은 법률 장르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조직에서 배신당한 뒤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송중기 분)가 또 한국의 베테랑 변호사(전여빈 분)와 함께 악당들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다. [9] 슬기로운 의사생활(Hospital Playlist) ‘그레이 아나토미’나 ‘댓 씽 유 두’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이라면 재미있게 볼 만한 의학, 밴드 소재 결합 드라마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 스토리와 더불어 1999년 의대 입학 동기인 주인공들이 직접 연주하는 밴드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다. [10] 푸른 바다의 전설(The Legend of the Blue Sea) 한국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전설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수백 년에 걸쳐 평행하게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멸종직전인 지구상 마지막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멘사 출신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다.
- 2022-06-27 17:41
-
- 시니어, 추위와 멋 잡는 겨울 패션은?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겨울 옷을 꺼내 입을 때가 왔다. 이와 함께 어떤 옷을 어떻게 코디해서 입어야 좋을지 고민도 많이 생길 것이다. 보온성을 갖추면서도 멋을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멋을 아는 시니어들을 위해 이번 겨울 유행 아이템을 브라보마이라이프가 알아봤다. 아웃도어, 가볍고 따뜻하게 중장년층에게 등산복은 일상복이다. 등산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산책을 할 때도,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기 좋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등산복의 트렌드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바로 '플리스'와 '논 퀄팅(quilting·누빔)'. 등산을 즐기는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잡겠다는 계획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는 다양한 아이템을 내놨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기 좋은 아이템들이다. 먼저, 플리스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명 '뽀글이'라고 불리는 플리스는 폴리에스터 표면을 양털 느낌으로 가공한 보온 원단이다. 노스페이스,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선보인 플리스를 보면 디자인, 색깔 등이 다양해 선택지가 많다. 두 번째 키워드는 '논 퀄팅'이다. 입는 순간 근육질 몸매로 만들어주는 과거의 인기 패딩과 차별화 된다. 겉으로 봉제선이 보이지 않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다운 패딩이 올 겨울 대세 아이템으로 우뚝 선 것. 먼저 배우 전지현이 전속모델인 네파는 '에어그램 시리즈'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부드러운 다운 원단을 적용해 가볍고 따뜻하다. 겨울 산행에 최적화된 아이템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는 가벼움과 따뜻함에 이어 환경 생각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노스페이스가 선보인 '에코 폴라 에어 다운'은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소재를 비롯해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와 리얼 퍼(Fur)를 대체하는 에코 퍼 등을 적용한 착한 패딩이다. 또한 블랙야크는 'bcc부스터후드다운자켓'을, K2는 씬에어 다운(Thin Air Down)과 씬에어 바이브 야상 재킷을 각각 출시했다. 씬에어 다운은 K2의 특허받은 다운 패브릭을 사용한 논퀼팅 제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모델 포스 옷 좀 입는 사람들은 니트 패션을 추천한다. 기존의 '할머니, 할아버지 니트' 말고 젊은 세대처럼 자신의 몸매의 단점은 커버하고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니트를 찾아보자. 컬러, 기장, 디자인이 다양하니 자신의 체형에 맞는 아이템을 고르면 되겠다. 이번 가을 겨울의 니트 유행 아이템은 컬러와 패턴이 화려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가일(다이아몬드) 무늬가 특히 유행으로, 멋쟁이 시니어라면 옷장에 하나씩은 있을 것. 그것을 꺼내 입어보자. 유튜버 시오키친은 최근 업로드한 영상에서 젊은 세대 인기 브랜드인 자라(ZARA)를 찾아 옷을 구경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니어들에게 추천해주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다양한 니트 아이템을 소화했는데, 특히 함께 매치한 에코 레더 베스트가 활용도가 높아 보이고 고급스러워 눈길을 끈다. 또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시니어모델 김칠두의 최근 SNS 게시물들을 보면 다양한 니트 패션을 소화했다. 이는 시니어들에게도 니트 패션이 유행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시니어모델의 느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2021-11-09 13:51
-
- 가을 감성 물씬 풍기는 넷플릭스 멜로영화
- 아침에 눈을 뜨면 덥고 습한 공기 대신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잠을 깨우는 계절. 얇고 까슬까슬한 리넨 소재 셔츠가 아닌 포근하고 부드러운 카디건에 손이 가는 계절. 가을이 왔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옷도 한층 두툼하게 챙겨 입었지만, 특유의 스산한 기운에 이유 모를 쓸쓸함과 공허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인지 가을만 되면 적적한 마음을 달래줄 진한 멜로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가을 타는 브라보 독자를 위해 감성 가득한 한국 멜로영화 세 편을 준비했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내 머리 속의 지우개 (A Moment To Remember, 2004) 유달리 건망증이 심한 '수진'(손예진)은 어느 날도 어김없이 지갑과 편의점에서 산 콜라를 카운터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간다. 그때 편의점 앞에서 콜라를 들고 있는 '철수'(정우성)를 발견한다. 철수가 자신의 콜라를 훔쳤으리라 생각한 수진은 그의 손에 들린 콜라를 뺏어 들이킨다. 강렬한 첫 만남 이후 수진의 회사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마침내 결혼까지 골인한다. 하지만 행복한 신혼 생활도 잠시 수진의 깜빡하는 증상은 더욱 심해져 가고, 철수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조기 치매를 앓고 있는 수진과 가난한 목수 철수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손예진과 정우성의 애틋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정우성이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따르며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오랜 시간 지난 지금까지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2. 시월애 (A Love Story, 2000) 1999년, '은주'(전지현)는 자신이 살던 집 '일마레'를 떠나며 새로 들어올 집주인에게 바뀐 주소로 우편물을 보내 달라는 편지를 남긴다. 한편 1997년, 일마레에 이사 온 '성현'(이정재)은 짐 정리를 하다 우편함에서 이상한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1999년에 살고 있는 누군가가 자신이 살 집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 반신반의하던 성현은 편지에 답장을 보내고, 편지는 2년을 뛰어넘어 은주에게 도착한다. 마침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우체통을 매개체로 소통하고,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서서히 가까워져 간다. 영화 ‘시월애’는 엇갈린 시간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됐다. 작품의 중심 배경이 되는 일마레는 일몰 명소로 유명한 강화 석모도에서 촬영한 것으로, 주인공 두 남녀의 애절한 연기와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3. 봄날은 간다 (One Fine Spring Day, 2001) 소리 채집자 '상우'(유지태)는 어느 겨울 지방 방송국 라디오PD '은수'(이영애)를 만난다. 마침 자연의 소리를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나고, 자연스레 눈이 맞은 두 사람은 여름이 올 때까지 뜨겁게 사랑한다. 하지만 두 계절이 지나고,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껴 서서히 상우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결국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랑이 변하면서 상우는 예상치 못한 실연을 맞이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는 두 남녀의 만남과 사랑, 이별을 계절에 빗대 그린 작품이다. 흔들리는 보리밭과 대나무숲, 고요한 사찰 등 청아한 풍경이 작품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영화에서 이영애는 "라면 먹고 갈래요?", 유지태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 2020-09-11 08:00
-
- 영화 ‘암살’의 전지현 집, 백인제가옥 야간 개방
- 여름철 폭염으로 낮 시간대 활동이 어려워지자 저녁에 외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지만, 여름날 낭만을 즐기며 더위를 쫓을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바로 ‘백인제가옥 야간 개방’이다. 서울시는 인제 백병원을 설립한 백인제 선생의 후손으로부터 백인제가옥을 매입해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백인제가옥은 북촌에서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한옥으로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안옥윤 역)의 집으로 나와 더 유명해진 북촌의 대표 한옥이기도 하다. 8월 말까지 주말 야간 개장을 한다. 근대 상류층 한옥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행사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백인제가옥은 2460㎡ 대지 위에 사랑채를 중심으로 안채와 넓은 정원이 자리하고, 가장 높은 곳에는 아담한 별당채가 들어서 있다. 개인이 살았다고 생각하니 어마어마한 규모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했던 주택의 특징을 해설사를 따라가며 눈으로 확인했다. 백인제가옥은 무료관람이라 아무나 와서 볼 수 있지만, 해설프로그램을 예약한 사람에 한해서 해설사와 함께 실내로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내부까지 둘러보려면 서울시공공예약시스템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사랑채와 안채는 복도로 연결해 이동이 자유롭게 했다. 또한 창호지 대신 유리창을 많이 사용하고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을 둔 것은 건축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안채의 일부가 당시 우리나라 한옥에선 볼 수 없던 2층으로 지어졌는데, 온돌을 사용할 수 없는 2층 방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모임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화 '암살'과 오버랩 되면서 갖가지 상상이 떠올랐다. 가장 좋았던 건 별당채다. 해설사와 함께 누각 마루에 앉으니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북촌의 까만 지붕 위로 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방이 탁 트인 마루는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시원한 마루에 앉아 동네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북촌 어디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까지 둘러보는 데 1시간이 걸렸다. 안방, 건넌방은 물론 다락에도 올라가 보고 좁은 일본식 복도를 걸어보며 사랑채에 놓여있는 백인제 가족의 사진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해가 지니 한옥은 더욱 고풍스러웠다. 조명이 켜진 한옥은 카메라를 들지 않곤 배길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사람들은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마당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암살’에 나왔던 사랑채 마루 소파는 인증샷 장소로 가장 인기였다. 여름날 백인제가옥을 보려면 야간을 추천한다. 정해진 경로 없이 한옥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 2018-08-13 08:44
-
- 시니어 韓流 패션, 中國을 通하다!
- 경제 성장이 절실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불 안 가리고 앞만 보고 달렸더니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한 마리로 불렸다. 고도성장을 과시하듯 연이어 열린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전쟁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낸 듯 우리나라가 함박웃음 짓던 그때. 우리를 동경하던 대륙의 청년이 있었다. 한국의 발전상이 그저 궁금했을 뿐 저 먼 미래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눈 맑은 청년. 훗날 그는 한류 문화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한류를 파는 중국인, 중국 온라인 패션 기업 한두이서(韓都衣舍) 두정국(杜廷國) 부회장을 만났다. 한류 때문에 하루가 바쁜 사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빡빡합니다. 이곳저곳 다니며 직접 상담하다가 돌아갑니다.” 한국에 오면 주로 뭐하냐는 질문에 재미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중국 패션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온라인 기업 한두이서그룹주식유한공사(이하 한두이서) 공동 창업자이자 부회장의 서울 일정이 야박할 정도로 쉴 틈이 없다. “그저 일만 하다 간다”는 넋두리가 여운처럼 슬며시 깔린다. 알고 보면 사정이 딱하지도 않다. 한국에 오기 위해 이용하는 중국 칭다오 류팅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한 시간 거리. 중국 내 출장보다 가까워 당일 출입국이 가능할 정도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두정국 부회장에게 대한민국 서울은 나쁘지 않은 업무 장소다. “한국 분들이랑 짧게 몇 마디 정도 대화하면 제가 한국 사람인 줄 알더라고요. 얘기가 깊어지면요? 그때는 중국놈으로 알아챕니다!(웃음)” 중국 사람을 낮춰 부르는 표현도 넉살 좋게 쓰는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두정국 부회장은 한국 기업과 한두이서 사이 소통 창구 기능을 톡톡히 하며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최근 한국 콘텐츠 회사와의 만남은 물론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패션 업체와의 선약으로 한국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 시니어 패션도 한류다 한두이서(韓都衣舍)는 ‘한국 옷을 파는 집’이란 뜻이다. 2006년 온라인 전문회사로 창립해 2년 뒤인 2008년 본격적인 한류 패션 전문 쇼핑몰로 새 단장했다. 중국 온라인 패션 업계 1위 자리를 꿰찰 만큼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지 스튜디오에서 한국인 모델을 기용해 촬영한 이미지로 한두이서 홈페이지(handu.com)를 채우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델이 죄다 한국인이라 그런지 친근함이 묻어난다. 한두이서가 특히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이유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 스타 전지현, 지창욱, 박신혜 등을 피팅 모델로 발탁했다는 점. 배우 전지현은 지금도 한두이서를 대표하는 모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출에서도 한두이서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룹 내 자체 브랜드 16개 중 하나인 ‘H스타일’은 이용 회원만 1700만 명, 연간 매출은 우리 돈으로 3500억 원이 넘는다. 한두이서 홈페이지에는 매일 한류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유아, 어린이, 시니어 브랜드에 이르는 제품들이 각각 100개 이상 업데이트된다. 특히 ‘H스타일’ 못지않게 시니어 패션 브랜드의 활약도 눈부시다. “4, 5년 전에 꽃중년 여성을 겨냥한 한류 스타일의 브랜드 디큐나(Dequanna)를 런칭했습니다. 젊은 중국 여성 패션이 한국과 큰 차이가 안 나는 반면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중년 패션은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그것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탤런트 윤해영 씨가 ‘디큐나’ 홍보모델로 활약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큐나의 실제 구매자는 누구일까? 바로 H스타일에서 옷을 사 입는 시니어의 자녀들이다. “스스로 옷을 사 입는 시니어도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구매합니다. 우리 메인 브랜드인 ‘H스타일’ 회원만 1700만 명이고 한두이서몰 전체 회원이 4000만 명입니다. ‘H스타일’에 들어왔다가 ‘디큐나’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입는 옷에도 눈이 가는 것이죠.”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시니어 패션 브랜드 중에서 ‘디큐나’가 1위라고 두정국 부회장은 말했다. 1위가 아니면 배우 윤해영을 어떻게 쓰겠냐며 시원하게 웃는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류를 알아보다 두정국 부회장이 배우 윤해영을 설명하면서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 나왔던 배우라고 소개해서 적잖이 놀랐다. 1990년대 후반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이지만 한류 드라마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 그렇다면 한류 전문가 느낌이 물씬 나는 두정국 부회장은 언제부터 한국을, 한류를 직감한 것일까? “한국을 알게 된 건 한류 열풍이 불기 아주 오래전 전부터죠.” 이웃 나라 한국의 성장이 궁금했던 두정국 부회장은 한국을 알고 싶은 마음에 1993년 산둥대학교 외국어학원 한국어학과에 진학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어학과가 신설됐으니 한국어를 배운 첫 번째 세대다. 한류 전문가로서의 인생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뭔가 멀리 봐서 전공을 결정한 거라기보다는 한국의 빠른 성장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운 것이 운명이었던 것이죠. 마침 우리 회사 조영광(趙迎光) 회장님도 같은 학과, 같은 반 출신입니다. 유학덕(劉學德) 한국지사장은 기숙사 룸메이트였고요.” 한국어를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남들보다 많이 알게 됐다. “1980~90년대, 중국에서는 홍콩류나 일본류가 있었습니다. 오래가지 못했어요. 인기가 좀 생기나 싶었는데 사라졌어요. 그런데 한국어를 전공한 저와 회장님은 한국 문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는 다른 나라의 유행과 달리 침투력이 강했습니다. 1990년대 말 한국 정부도 국가 정책으로 문화 관련 사업에 투자를 많이 했고요. 유행이 오래갈 것으로 판단했고 사업 콘텐츠로 삼기로 했습니다.” 한류 패션을 지탱하는 것은 한류 문화라고 두정국 부회장은 목소리에 힘을 줘 강조하면서, 한류 패션은 한류 문화, 드라마, 연극, 영화 등으로 시작해 패션으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 스타에 대한 친근함도 중국 스타와 비교되는 점이었다고. “중국 일반인에게 연예인이란 거리감이 있고 숭배해야 하는 대상이었어요. 그런데 한류 문화로 알게 된 한국 연예인은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뭐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대상이었어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노래도 잘하고, 잘 노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욕구가 있는 만큼 한류 패션도 생명력이 있다고 판단했죠. 결국 우리의 판단이 맞았음이 증명되고 있잖아요. 2003년쯤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한류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한류 스타일로 패션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 년. 그 노력의 결과로 중국에서 제일가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로 한두이서는 성장했다. 현재는 한류 패션을 넘어서 뷰티와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투명 경영이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든다 두정국 부회장에게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니 “마음 관리에 꽤 엄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철저하게 채식을 하고 있다. 누구를 만나든 도를 닦는 마음으로 자신을 내려놓고 행동하고 사고한다. 두정국 부회장은 본인의 생각이 회사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두이서의 비전은 사원들과 외부 파트너가 꿈을 성취하고 실현하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저만의 생각이 아니고 임원진과 함께 많은 토론을 거친 부분입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꿈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 문화는 협동으로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궁극적으로 직원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들면 회사는 자연스럽게 성장합니다. 직원들이 부자가 되면 회사는 더 큰 부자가 되는 거잖아요. 직원이 다 실패하면 회사도 물론 무너지고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주 일가의 갑질과 관련한 이야기가 새어나와 두정국 부회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경쟁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는 마음 때문이에요. 부작용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안전하게 오래 사업을 하고 싶다면 투명 경영을 해야 합니다. 저희는 대내외적인 투명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모두가 좀 솔직해야죠.” 한두이서는 수직적인 상하관계를 지양한다. 대신 작은 조직체를 많이 만들어서 개별적으로 일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실적이 좋은 팀이 있는가 하면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이때 원인을 파악해 팀원을 다른 조직으로 분산 배치하거나 개인 실력 차에 따라 조직에 기여하게 한다. “이것도 자연의 법칙입니다. 순환의 원리가 존재하는 것이죠. 우리는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두이서는 회사 내 조직이나 관련 외부 업체가 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줍니다. 물류, IT, 생산, 홍보 등 다양한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사내 자체 브랜드이든 파트너 업체이든 모두 한두이서의 시스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회사 연혁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빠르게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온라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런 조직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온라인에서는 이런 식으로 조직을 이끌어가야 발전 흐름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한두이서의 장기적인 목적 중 하나가 빅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한두이서 내부 조직을 포함해 함께 일하는 업체가 더욱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일이라고 했다. 성장 중이거나 온라인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교육도 제공하고 온라인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췄기 때문에 한두이서가 중국 내 규모가 가장 큰 온라인 브랜드 그룹이 됐다고 두정국 부회장은 설명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와 협약식이 있었다. “우수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돕는 것도 우리 일입니다. 오늘은 임블리(부건FNC)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나라마다 온라인 시장의 규칙이 다릅니다. 무턱대고 진출하면 실패율이 높습니다. 임블리가 한국에서는 잘나가는 회사일지 몰라도 중국 시장에서는 쉽지 않을 겁니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예요.” 끝으로 한류를 파는 두정국 부회장에게 한류의 수명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냐고 물었다. 뉴웨이브란 이름으로 왔다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타이완류, 일본류, 홍콩류는 늘 있었다. “제가 50년은 더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 겁니다. 한류의 유통기한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일본류나 홍콩류보다는 길 수밖에 없습니다. 한류 문화 기반이 이미 잘 닦여 있으니까요. 한류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한류 패션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만들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일할 것 같습니다.(웃음)”
- 2018-06-14 10:45
-
- 판타지와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
- ‘상실의 시대, 판타지와 정치·현실 직시 콘텐츠에 위안받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7년 콘텐츠 산업 10대 트렌드의 하나로 전망한 것이다. 그렇다. 최근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와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판타지물과 현실을 소재로 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현실을 소재로 했다 하더라도 상당수의 작품이 판타지를 가미한 것이다. 판타지는 요즘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강타하는 인기 키워드로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가 끝나 허전해요. 재방송이나 다시보기를 통해 를 또 봅니다. 몇 번이나 봐도 좋아요.” “광고에 의 주연 공유만 나와도 가슴이 설레네요.” 1월 21일 막을 내린 공유, 이동욱, 김고은 주연의 tvN 드라마 신드롬의 여진은 강력하다. 시대와 운명, 죽음마저 뛰어넘으며 사랑을 일구는 판타지 멜로드라마 는 16회 마지막 방송에서 20.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995년 개국한 이후 케이블 TV가 20%대를 처음 돌파하는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등 극중 대사가 유행어가 되는 것을 비롯해 특히 여성 시청자의 절대적 지지 속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1월 25일 끝난 이민호, 전지현 주연의 SBS 드라마 역시 시대와 운명을 초월한 사랑과 행복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로 2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판타지물 드라마 강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들과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나와 내 가족, 강 선생과 강 선생 가족, 그 가족의 소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의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는 죽음을 감수하며 전쟁터에 나가 평화를 지키고, 재난 현장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거든. 그러니 내 곁에 있어라.” 의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역적 홍경래의 딸이 운명과 신분의 벽을 뛰어넘는 절절한 사랑을 한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은 정의와 자유를 위해 죽음을 불사하거나 모든 조건을 뛰어넘는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요즘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판타지다. 판타지가 부상하는 이유 올해 들어서도 판타지물 드라마의 열기는 뜨겁다. 인간의 생명보다 이윤 추구에 열을 올리는 병원에서 생명을 가장 중하게 여기며 최선의 인술을 펼친 , 근로자의 생존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본의 탐욕에 사로잡힌 재벌과 경영진에 맞서 싸우는 과장의 고군분투를 담은 등 올해 들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 역시 현실을 소재로 했지만, 결론은 판타지물에 가깝다. 최근 관객의 눈길을 끈 영화는 , , 등이다. 검사 출신 국회의원, 불법자금 지원으로 담보 받은 정치권과 언론의 비호로 기업을 키우는 재벌, 그리고 부패한 권력과 부정한 재벌을 옹호하는 논설주간 등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군상과 권력, 자본의 폐해를 드러낸 에서부터 각자도생해야 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좀비물로 담아낸 에 이르기까지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 정치나 현실의 민낯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 영화들 역시 결론은 부패 권력과 부조리한 금력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정의 구현 등으로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판타지적 성격을 보인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열광한 영화와 드라마는 무능한 정부, 비리로 얼룩진 정치인과 권력층, 탐욕스러운 재벌의 불편한 진실과 이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고통 받는 현실의 민낯을 포착하거나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환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텍스트의 결은 다르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본질은 판타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왜 요즘 대중문화의 인기 트렌드로 판타지가 부상할까. 판타지는 허구적인 구성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망들이 성취되는 장소이자 양식을 말한다. 영화 이론가 수잔 헤이워드가 강조하듯 판타지는 무의식의 표현으로 우리가 억압하는 영역, 즉 무의식의 영역과 꿈의 세계를 반영한다. 다시 말하면 판타지란 실재하지 않지만, 우리의 꿈과 무의식 속에 그럴듯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세계다. 고단한 현실 위로 영화와 드라마는 현실의 거울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물론 대중의 욕망도 강하게 투영돼 있다. 이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한 시대의 상황과 사람들의 가치관, 삶의 방식, 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판타지물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하고 싶은 의지를 투영하거나, 정의가 부정을 압도하고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 물론 카타르시스도 느낀다. 또한 사랑과 결혼이 재산과 학벌, 외모 등 외형적 조건의 교환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판타지물에서 힘든 상황과 운명, 계급의 차이를 뛰어넘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대한 대리만족을 구하기도 한다. 판타지물에 대한 열광의 이면에는 무엇보다 고단한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현실도피 욕구가 강력하게 자리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3312만 마리 가금류가 살처분된 데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해 축산농가가 초토화돼 농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노동자가 차가운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취업난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의 이런 척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 등 판타지물을 보면서 잠시나마 현실의 고통을 잊을 기회를 얻는다. 부조리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이 수많은 사람을 판타지물에 대한 열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 2017-04-06 09:15
-
- ‘색’ 다른 계절
- 시골의 봄은 담장 너머에서 오고, 도시의 봄은 처녀의 옷차림에서부터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 이젠 바꿔야겠다. 도시의 봄을 알리는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요즘 속속 론칭되는 브랜드들을 보면 유난히 강조하는 단어가 있다. 뷰티는 물론이고, 패션, 주얼리 업계에도 ‘에이지리스(Ageless)’라는 단어가 브랜드 소개에 꼭 들어간다. 전통적으로 패션을 구분하던 ‘나이’라는 것을 없애고, 20대이든 60대이든 공히 즐길 수 있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시니어들이 트렌디해졌다! 몇 해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에게 패션의 비결을 묻자 그녀는 “김민희와 같은 옷을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에이지리스 브랜드들은 20대가 입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고리타분해 보이지 않고, 60대가 입어도 딸 옷을 입고 나온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을 원한다. 이 둘 사이의 교집합에는 ‘컬러’가 있다.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젊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으로 피부 혈색을 돋운다면, 시니어들은 옷으로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에이지리스 브랜드, 모에(MOE)의 패션 정보팀 김록현 팀장의 말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립스틱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말린 장미빛’이다. 전지현이나 송혜교 같은 톱스타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립스틱 컬러는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레드보다는 우아하고, 핑크보다는 성숙한 이 컬러가 이번엔 패션으로 왔다. “꽃을 좋아하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여자들의 공통된 코드인 것 같아요. 소녀적인 감성을 즐길 기회가 제대로 없는 시니어들에게 이번 봄에는 말린 장밋빛 컬러를 립스틱이 아닌 옷으로 추천해요.” 김록현 팀장의 말처럼 이 미묘한 핑크 컬러는 마치 핑크빛 브러셔를 바른 것처럼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중학생에게나 어울릴 법한 치기 어린 핑크가 아니다. 마치 세라믹에 도색을 한 듯 우아하게 스며들어 있는 말린 장밋빛의 옷들은 기존의 옷들과도 여유롭게 매치된다(옷장을 열어봐라. 대부분의 옷이 그레이, 베이지, 화이트 같은 뉴트럴 계열이라면 이 말린 장밋빛이 스며들기에 어색하지 않다). “사실 시니어층은 트렌드에 맞춰 많은 양의 옷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옷을 수년간 입는 쪽이죠. 이럴 때는 시즌 컬러를 잘 골라서 스카프나 아우터, 카디건 정도로 추가하면서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 쇼핑의 팁이에요.” 이번 봄 외투 쇼핑에 나서기 전 뷰티숍에 가서 ‘말린 장밋빛’의 정체를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가길. 그 옷이 매장 포스터 속 어여쁜 모델보다 당신을 더 싱그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의 컬러는 무엇일까. 패션 매거진 의 임건 에디터는 ‘올리빈(olivine) 그린’이라는 낯선 컬러를 추천했다. 감람석이라 불리는 올리빈은 쉽게 설명하면 물 빠진 카키 컬러와 유사하다. “한국 남자들이 제일 편하게 생각하는 컬러가 네이비와 그레이죠. 그 컬러들에서 한발 나아가려면 올리빈은 탁월한 선택이에요.” 얼핏 군복을 연상시키는 컬러이지만 그보다는 덜 ‘야생적’이다. 종종 날것과 같은 컬러는 사람 몸에 붙질 않아 옷과 사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이 그린은 누가 입든 수년간 같이 살아온 옷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다. “이번 봄 아웃 포켓이 달린 셔츠나 블루종 재킷, 치노 팬츠에 이 올리빈 컬러가 많이 활용됐어요.” 매해 가장 유행할 만한 컬러를 꼽는 팬톤(미국 색채 전문 기업) 역시 2017년의 컬러로 그리너리(greenery)를 선정한 바 있다. 식상한 네이비와 그레이의 조합에 이 발음도 우아한 올리빈 컬러를 스포이트처럼 떨어트려보자. 분명 화사한 봄을 처녀들보다 빨리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조금씩 다름’의 멋을 알게 된다. 느리지만 약간씩 방향을 틀어가며 도전해나가는 것의 기쁨이 있는 것이다. 이번 봄 당신의 컬러 팔레트에 이 미묘한 컬러가 더해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
- 2017-04-04 15:16
-
- [스타 라이프] 2017 정유년, 닭띠 연예인과 이들의 새해 포부는?
- 글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새해가 밝았다. 힘찬 닭 울음소리로 새해를 희망차게 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닭띠 연예인들이다. 닭띠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고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날카롭고 단정하며 체계적이고 결단력도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이 때문에 연예인 스타 중에는 닭띠가 유독 많다. 정유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닭띠 연예인은 누구일까. 대중과 만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2005년생 12세 아역 스타 김유빈에서부터 1933년생 84세 원로가수 명국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예인이 닭띠다. 가장 어린 2005년생 12세 닭띠 연예인에는 아역 스타 김유빈, 김지영, 홍화리와 리틀 싸이 황민우 등이 있다. 1993년생 24세 닭띠 연예인은 드라마 , 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 가수와 연기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유·정은지, 국민 남동생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펼치고 있는 유승호가 있다. 이 밖에 1993년생 닭띠 연예인에는 힙합 스타 비와이, 최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디오,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로이킴과 백아연 등이 있다. 1981년생 36세 닭띠 연예인 중에는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톱스타들이 아주 많다. 요즘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드라마 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나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톱스타 전지현, 등 수많은 영화에서 강력한 흥행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최고 미남 스타 강동원,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여성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조인성이 대표적인 36세 닭띠 연예인이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 OST 여왕으로 등극한 거미와 린,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목소리 하나로 대중을 감동시킨 9연승에 빛나는 록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 매력적인 목소리로 여성 팬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박효신과 케이윌, 여자 힙합 뮤지션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윤미래, god 출신으로 시원한 가창력이 강점인 김태우 등이 36세 닭띠 가수들이다. 원조 걸그룹 SES의 요정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유진, 드라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유진,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하는 송지효, 강렬한 연기로 존재감이 확실한 김래원, 부드러운 감성을 드러내는 이상윤, 훈남 이미지의 이동욱은 36세 닭띠 연기자이고 개그맨 허경환도 1981년생 닭띠 연예인이다. 1969년 48세 중년의 나이에도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닭띠 연예인도 적지 않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코믹 연기는 물론 중후한 연기까지 해내며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소화하고 있는 김승우, 작곡가·가수·예능 프로그램 MC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윤종신과 주영훈,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선도하는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모델 출신 연예인 이소라, 높은 인기를 누리며 연기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하희라, 신애라, 윤유선이 48세 닭띠 연예인이다. 신세대 스타를 능가하며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는 1957년생 60세 닭띠 연예인도 많다. 최근에도 신곡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노사연과 최진희, 이용, 김수철, 팔색조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송승환, 김갑수, 강석우, 김보연 등이 대표적인 60세 닭띠 연예인이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영화, 무대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나는 1954년생 72세 닭띠 연예인은 조영남, 임현식, 선우용녀, 현철, 이상해, 박인환, 박인희, 박일남, 장용, 최주봉, 김도향, 서유석 등이고 84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무대에 서는 원로가수 명국환, 원로 코미디언 임희춘 등은 1933년생 닭띠 연예인이다. 2017년 정유년, 자신의 해를 맞은 닭띠 연예인들의 새해 포부는 무엇일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대와 방송에 계속 출연하겠다. 84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가수로서 열정과 노래에 대한 애정, 그리고 팬이 존재하는 한 노래를 부르겠다. 2017년에는 닭띠 해인 만큼 더 많이 활동하겠다.” 원로가수 명국환의 새해 포부다. 조연 연기자로 최고의 위치에 오르며 수많은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로 빛을 발하고 있는 중견 스타 임현식은 “1969년 MBC 공채 1기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연기를 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지난 48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난 것처럼 올해도 드라마 등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 특히 올해는 노년의 사랑을 멋지게 소화하는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며 새해 바람을 피력했다. 여전히 청춘스타의 외모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60세의 강석우는 “나이 들어가면서 더 절감하게 되는 것은 가족의 소중함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생활이 불규칙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올해는 라디오 DJ와 드라마 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갖고 싶다. 연예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세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48세의 신애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히즈 유니버시티에서 밟고 있는 기독교 교육학 박사과정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싶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도 소중한 일이다. 미국에서 부모를 잃는 한인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한인들이 입양해서 맡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더 열심히 노력해서 미국의 많은 한인들이 부모가 없는 한인 청소년들을 입양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해 목표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왕성하게 펼쳤던 사랑 나눔을 미국에서도 여전히 실천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2월 출산해 아이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36세의 전지현은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새해 목표다”라고 말했고 여성 팬뿐만 아니라 남성 팬도 많은 조인성은 “올해는 이전과 다른 모습과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나 작품을 선택해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중년 여성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남동생 박보검은 “새해에도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국내외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닭띠의 해인 2017년 정유년의 가장 큰 목표다”라며 원칙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해를 맞은 수많은 닭띠 연예인들이 2017년 정유년에 어떤 활동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 2016-12-23 10:44
-
- 안전체험하기
- 필자는 올 한 해 서울 시정 모니터로 활동 중이다. 무슨 큰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서울시에서 시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여러 방면의 일을 알 수 있어 유익하다. 가끔 과제를 수행하는 일도 재미있다.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가 되어 공공기관을 방문해 직원들의 방문객 대하는 태도를 점검하기도 하고 택시기사들의 불편사항과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모니터하기도 한다. 오늘은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안전체험하는 과제가 있었다. 화재 대피나 태풍,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대처 방법을 체험해본다고 해서 재빨리 신청했다. 남의 나라 일인 줄로만 알았던 지진이 요즘 들어 우리나라에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불안하고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광나루 안전체험관은 어린이대공원 옆에 있어 찾기도 쉬웠다. 오늘 시정 모니터 체험단은 20명이다. 오후 3시에 시작해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도착해보니 안전체험관 안은 유치원 꼬마들과 다른 동에서 온 단체 체험객들로 시끌시끌했다. 광나루 안전체험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재난 안전체험관이라 한다. 시민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을 배우는 공간으로 지진, 태풍, 소화전, 건물탈출, 응급처치 등 다양한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친절하게 안내해준 소방관을 따라 처음 체험한 건 화재 상황이었다. 이 체험은 실제와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심장이 약하거나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참여하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다. 필자는 두렵긴 했지만 체험이니 무슨 일이 있으랴 하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도전했다. 화재 대피 땐 물에 적신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며, 벽을 짚고 몸을 낮춘 상태로 대피해야 하고, 1층으로 가는 게 좋은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베란다나 창문 쪽으로 가서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 손잡이가 뜨거우면 문을 열면 안 된다는 등 여러 가지 주의사항도 들었다. 소방관의 자상한 안내가 있었음에도 화재 대피 체험은 정말 무서웠다. 건물 복도에 켜 있는 비상구 유도등 표시만 보일 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줄지어 걸어야 했다. 어느 구간에서는 인체에는 해가 없다지만 공포스러운 하얀 연기를 뚫고 지나야 했다. 실제로 불이 나면 하얀 연기가 아닌 검은 연기가 난다고 했다. 필자가 폐쇄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체험에 참여한 게 후회가 될 정도로 5분 남짓한 시간이 몹시 두려웠으며 숨이 막혔다. 깜깜한 곳에서 대피처를 찾아 움직이는데 실제라면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이 되었다. 화재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드디어 화재 공간을 벗어나 대피 훈련을 했다. 건물탈출 체험으로, 불이 나서 건물이 고립되었을 때 완강기 등 피난기구를 사용해보는 체험이었다. 겨드랑이에 완강기를 채우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영화 에서 배우 전지현이 완강기를 허리에 차고 건물을 멋지게 뛰어내리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지만 그래도 생전 처음 해보는 체험이 재미있었다. 건물마다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다는데 평소엔 관심이 없어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앞으로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태풍 체험에서는 초속 30m의 바람을 맞았다. 필자의 몸이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매우 강력한 바람이어서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태풍이 불면 무조건 건물 안으로 피해야 한다. 드디어 지진 체험도 했다. 진도 7의 체험이었는데 이곳은 가구들을 고정시켜놓았지만 실제라면 냉장고가 이리저리 돌아다닐 정도라 한다. 정말 흔들림이 대단해 식탁의 다리를 꽉 붙잡고 있어야 했다. 지진을 감지하면 먼저 지진이 났다고 소리쳐 알리고 식탁 밑이나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진이 일어나는 시간은 길어야 2분 정도이고 짧으면 10~20초라고 한다. 지진이 멈추면 가스밸브나 전기차단기를 내리고 운동장 같은 넓은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각 건물에 비치되어 있는 소화기 사용법도 체험했다. 이렇게 재난체험을 해 보았지만 실제 상황이 되면 배운 대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체험을 해봤으니 덜 당황할 것이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안전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재난 상황에 대비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 2016-10-10 15:03
-
- [배국남 뉴컬처 키워드] 남자스타 ‘흥행 독식’ 왜?
- 38.8%라는 근래 보기 힘든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한 KBS 드라마 흥행 일등공신은 수많은 여성 시청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 남자 주연 송중기다. 올해 들어 한국영화 중 970만 관객을 동원하며 2016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주연은 강동원 황정민, 두 남자 배우였다. 10년 넘게 방송되면서 예능 최강자로 군림하는 MBC 은 유재석 박명수 등 6명의 남자 멤버들이 이끌고 있다. 의 조승우와 의 김준수는 출연 작품마다 매회 티켓매진 기록을 수립하는 뮤지컬계의 최고 흥행 파워 스타다. 최근 들어 드라마, 영화, 예능, 뮤지컬에서 남자 스타 주도의 흥행이 대중문화의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최근 원톱 남자 주연 혹은 남-남 투톱 주연의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여성 스타들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선 작품들은 시청자와 관객의 외면을 받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남자 스타 전유물로 전락한 지 오래돼 여성 멤버들이 주축이 된 여성 예능 프로그램은 보기조차 힘들어졌다. 남자 스타의 티켓파워가 강력해 조승우나 김준수의 뮤지컬의 회당 출연료는 2000만~3000만원 선으로 여자 스타의 출연료를 압도한다. 영화계에선 근래 들어 남자 원톱 혹은 투톱 주연의 영화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1~3년 사이에 송강호가 주연으로 나선 을 비롯해 황정민의 , 최민식의 , 류승룡의 , 황정민 유아인의 등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남자 원톱 혹은 투톱 주연의 영화였다. 그리고 600만~9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 역시 마찬가지다. 황정민의 , 이병헌의 , 황정민 강동원의 , 송강호 이정재의 , 유아인 송강호의 , 하정우 한석규의 , 김수현의 등 모두 남자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다. 반면 여자 스타들이 전면에 나선 영화들은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2014년 상영돼 866만 명이 관람한 손예진 주연의 , 86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심은경 주연의 등 극소수의 작품을 빼놓고는 최근 여자 주연을 내세운 영화들은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도 여자 주연으로 눈길을 끈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마지막 기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는 한효주와 천우희, 두 명의 여자 스타가 주연으로 전면에 나서 개봉 전 기대를 모았지만 5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흥행 참패를 맛봤다. CGV가 지난 1월 열린 ‘2016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한 관객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남자 스타 영화 흥행 파워 판도를 잘 보여준다. 흥행 파워를 의미하는 ‘믿고 보는 배우’를 묻는 조사에서 40.1%의 지지를 얻은 황정민이 1위를, 28.2%의 강동원이 2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송강호, 하정우, 최민식 유아인 이병헌 순이었고 10위 안에 포함된 여자 스타는 10위를 차지한 전지현이 유일했다. 전통적으로 여자 스타들의 흥행 파워가 강력하게 나타나는 드라마에서도 최근 들어 남자 스타들의 시청률 상승 주도력이 크게 상승했다. 시청률은 높지만 화제성에서 떨어지는 홈드라마를 주로 방송하는 일일드라마나 주말극의 경우, 여자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화제성과 신드롬 진원지 역할을 하는 주중 드라마나 미니시리즈, 사극에선 남자 스타들의 흥행 파워가 여자 스타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20%대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화제가 됐던 SBS 는 남자 주연으로 나서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주원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올해 들어 주중 드라마로 첫 20%를 기록한 SBS 미니시리즈 역시 남자 주연을 맡은 유승호가 흥행 일등공신이었다. 시청률 40%에 육박한 는 남자 주연 송중기가 인기 견인차였다. 시청자의 좋은 평가 속에 12~17%로 월화 드라마 시청률 1위로 지난 3월 22일 막을 내린 도 유아인 김명민 등 남자 주연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대하사극 역시 정통 드라마로 11~14%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데에는 타이틀롤을 맡은 송일국의 힘이 컸다. 3월 28일 시작된 KBS , MBC , SBS 등 세 방송사의 새 월화 드라마들도 각각 박신양, 강지환, 장근석 등 남자 스타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 눈길 잡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한, 4월 20일부터 방송된 SBS 는 지성의 원맨쇼라고 할 만큼 원톱 주연 지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4월 27일부터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KBS 드라마 역시 천정명 조재현 두 남자 주연의 활약이 눈에 띈다. 물론 주말극이나 일일극에선 여자 주연들의 활약이 여전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여성 주연의 전유물이라는 주말극과 일일극에서도 남자 주연의 흥행 파워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 역시 남자 스타 천하다. MBC , KBS , tvN , jTBC 등 근래 들어 남자 멤버들이 활약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육아를 비롯한 관찰 예능, 쿡방과 먹방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면서 여자 예능 프로그램은 완전히 설 자리를 잃었다. 남자 예능 프로그램의 득세 속에 4월 8일부터 여성 예능을 표방하며 시청자와 만나는 KBS 는 시청률이 3~5%로 기대 이하 성적을 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MC도 남자 스타들이 독식하고 있다. KBS SBS jTBC 의 유재석, MBC SBS jTBC 의 김구라, KBS SBS jTBC 의 강호동을 비롯해 이경규 이휘재 전현무 김성주 등 남자 예능 스타들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의 MC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반면 메인 MC로 나선 여자 예능 스타들은 만나기가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MBC 의 김성주, 의 성시경 유세윤 백지영, KBS 의 신동엽, SBS 의 이휘재 성시경, 의 전현무 등 백지영을 제외한 방송 3사 음악 예능의 MC들이 모두 남자 스타들이다. KBS 등 방송 3사 연예대상 수상자 판도는 남녀 예능 스타의 흥행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02년 1회 신동엽 부터 2015년 14회 이휘재까지 KBS 연예대상에서 여자 대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MBC는 2000년 1회 박경림 이후 2015년 15회까지 여자 대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SBS는 2009년 3회 연예대상에서 유재석 이효리가 공동 수상한 이후 남자 스타들이 대상을 독차지했다.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2000억원대(2015년 기준) 시장규모를 보이는 뮤지컬 분야에서도 남자 스타의 흥행 견인 트렌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공연한 은 조승우 조정석 윤도현 변요한 등이 인기를 견인했고 이중 조승우는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한국 최고 뮤지컬 흥행 스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등 출연작마다 흥행 대박을 터트린 김준수를 비롯해 홍광호, 한지상, 유준상, 정성화 등 남자 스타들이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며 뮤지컬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영화와 예능, 드라마, 뮤지컬 등 대중문화에서 남자 스타들이 대중문화 흥행을 이끄는 트렌드를 구축한 것은 대중문화의 주도적 소비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뮤지컬의 강력한 수용자인 젊은 여성 관객과 시청자가 주로 남자 스타의 작품들을 왕성하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화나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뮤지컬에 출연한 남자 스타들을 왕성하게 소비하고 강력한 팬덤을 보이는 젊은 여성들은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화제와 관심을 촉발하는 ‘홍보전령사’ 역할까지 해 남자 스타의 흥행 파워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투자자나 제작자, 방송사들이 여자 스타의 작품이나 프로그램은 외면하는 대신 경쟁적으로 남자 스타 위주의 작품을 쏟아내는 것도 대중문화의 남자 스타 흥행 독식을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남자 스타들의 흥행 주도력이 높아지면서 남자 주연을 내세운 작품들은 장르, 내용, 소재면에서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오고 진화를 거듭해 시청자나 관객들이 선택의 폭이 많다. 이에 비해 여자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은 매우 적어 대중의 선택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을 뿐더러 작품의 스펙트럼도 좁아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2016-06-21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