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에 방영됐던 ‘더 킹 투 하츠’라는 드라마를 간간이 보다가 눈에 확 띄는 장면이 있어 몰입하게 됐다. 근위대원인 조정석과 공주님인 이윤지가 성곽 돌담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장면이었다. 이때부터 한양도성 성곽은 내 맘속에 자리 잡게 됐다.
그러던 중, 최근 유튜브로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또다시 한양성곽이 보였다. 아! 그래~ 성곽을 걸어야겠다. 한양도성 사이트를 찾아보니 정리가 잘 돼 있었다. 첫 도전은 난이도가 가장 낮은 낙산성곽. 대학교 2학년 때 시위를 하러 동대문에 나갔다가 길을 잃어 들어갔던 창신동 골목길에서 만났던 환상적인 일몰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번에 낙산성곽에 가면 창신동 일대를 돌아보고 일몰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에 젖었다.
봄치고는 쌀랑하고 햇살도 없었던 주말이었다. 후배와 단둘이 오붓하게 낙산성곽을 걷기 위해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성곽길을 올랐다. 쌀쌀한 날씨도 아랑곳없이 마음속엔 가벼운 설렘이 일었다. ‘드디어 성곽을 걸어보는구나.’
성곽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을 오르자 곧장 기다란 성곽 담벼락이 나타났다. 그래~ 이거야. 한양도성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성곽 밖으로 길이 나 있다는 홈페이지의 설명처럼 성곽 바깥 길을 걸으며 담벼락 아래 옹기종기 마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산책로에 꽃길까지 길을 걷다 보니 참 행복하구나. 행복이 이렇게 작고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것이지, 아주 평범한 진리를 느끼며 편안해졌다.
성곽을 걷다 중간중간 장수마을이며 삼군부 총무당, 낙산공원과 이화마을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는 조선 500년사에 근대사, 현대사까지 어우러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책 코스였다. 성곽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 조성된 이화마을은 최근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이 데이트하던 장소라고 한다.
이화마을은 마을 전체를 벽화로 재생해 관광객들이 몰아닥친 벽화 마을로 유명하다. 지금은 거주민과 관광객과의 충돌로 벽화들도 많이 없어지고 색이 바래도 채색을 하지 않은 채 두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런 도시 재생으로 거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이화마을 곳곳에 있는 공방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대만의 지후펀 같은 골목길 관광지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지후펀 보다는 훨씬 상업화되지 않은 거주민들의 마을이라고 할까? 지역을 지키고 부흥하기 위한 시도로 보였다.
내용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이곳도 이미 외지인이 들어와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사 높은 동네 구석진 골목 한편에 말끔하게 리모델링 된 집들이 문을 높게 쌓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말이다.
예술가들이나 디자인 전공자들이 들어와 집단 거주를 하며 창작을 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이렇게 지역에 붐을 일으켜 몸값을 올리고 재빠르게 팔고 나가 버린다면 또 한 번 지역 주민들은 낭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직은 종잡을 수 없다.
그래도 이런 시도 자체는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마을을 내려오다 보니 그 유명한 이화동대장간 최가 철물점이 보인다. 삶이 묻어나면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철물점. 이렇게 유니크 하게 살고 싶다.
성곽을 따라 동대문으로 내려왔다. 여기까지 먼 길을 왔는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을 먹어줘야 한다. 이는 음식에 대한 예의다.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운영하는 양고기 전문점 사마르칸트로 향했다. 몽골타운 안에 있는 사마르칸트는 총 3개다. 맨 처음 20여 년 전에 문을 열었다는데 이곳이 잘 돼서 여동생이 한 곳을 더 오픈했고 아들까지 사마르칸트 시티란 이름으로 오픈을 해서 우즈베키스탄 한 가족이 운영하는 사마르칸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곳에서 만티(우즈베키스탄 만두)와 양꼬치를 시켰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러시아 맥주 발티카. 넘버 7과 도수가 가장 높은 넘버 9를 시켜 목을 축였다. 유럽 스타일의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엔 역시 넘버 9. 휴일 하루 낙산성곽을 걸어 온 짧지 않은 일정의 피곤함이 스르르 사라진다.
서울 한복판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어김없이 갔던 이태원에서 한 곳이 더 추가됐다. 가끔 방문하는 동대문 몽골타운 이곳은 러시아, 중앙아시아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곳. 이런 이국적인 장소들이 자꾸 늘어나는 건 그만큼 서울이 글로벌 해지고 다문화에 개방되고 있다는 좋은 소식 아닐까?
낙산의 한양 도성길을 따라 조선 500년 역사에 취하고 서울 동대문 한복판에서 우즈베키스탄 양꼬치와 러시아 맥주 발티카에 살짝 달아오른 주말이 행복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유종순 시인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40년 만에 편지라는 것을 써봅니다. 젊은 시절 교도소에서 부모님께 올렸던 불효자의 안부편지 외에는 여태껏 편지라곤 써본 적이 없습니다. 고민 끝에 오늘 그대에게 편지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40년 전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부모님이었다면 지금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그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편지는 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그대에게, 그래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그대에게 아마 배달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대에게 위로와 격려와 감사의 편지를 쓰겠습니다. 동가숙 서가식하던 가난한 운동권 시인을 지아비로 삼아 수십 년 동안 사랑과 헌신으로 보듬어주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아픈 몸, 아픈 마음 잘 추스르면서 여기까지 잘 견뎌왔다고 말입니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그대가 손놓아버린 집안일,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핑계 삼아 아픈 그대에게 따스한 위로의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넨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씩 나는 약에 취해 깊이 잠든 그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떠올립니다. 그대가 마치 마녀가 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이 든 공주처럼 느껴집니다. 동화 속 공주는 백마 탄 왕자의 입맞춤에 깨어났지만, 나는 아직까지 그대를 잠 속에서 구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백마 탄 왕자를 흉내 내며 입맞춤 대신 그대가 좋아하는 ‘체 게바라 평전’이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서 몇 구절을 읽어주거나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이상국 선생의 시 ‘혜화역 4번 출구’를 읊어주곤 합니다. 훌훌 털고 어서 빨리 일어나라고요. 그러나 깊은 잠에 빠진 공주는 왕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깨어나지 못합니다. 동화는 동화이고 현실은 현실인가봅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그럴 때마다 나는 우리가 만나 서로 사랑한 날들과 우리가 함께 세상을 향해 걸어갔던 날들을 추억하곤 합니다.
그대와 나는 추운 겨울 삼전동 반지하 자취방을 선점한 처제를 피해 골목에 주차된 남의 봉고에 들어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녹이면서 밤을 지새웠지요. 경기도 수동이었던가요, 단체수련회 때는 새벽에 몰래 둘이 빠져나와 뜨거운 입맞춤을 하기도 했고요. 또 최루탄 가스 뒤덮인 저 80년대의 광화문과 종로 거리를 우리는 손을 잡고 백골단을 피해 내달리기도 했지요. 그리고 우리의 두 아이를 얻은 그날, 정말 세상을 얻은 것 같은 그 감동은 절대로 잊을 수 없어요. 추억하다 보면 고마운 사람은 지금 아픈 그대를 돌보고 있는 내가 아니라, 나의 모자람을 채워주고 보듬어준 바로 그대라는 것을 깨닫게 돼요. 그대의 사랑과 헌신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게 한 힘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참으로 그대에게 감사드려요.
그대와 함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함께 가꾸어야 할 삶에 대한 꿈을 꾸던 그 시절로 말입니다. 돌아보니 그대와 나 참 많이 변했습니다. 나는 세상과의 투쟁을 피해 이리 숨고 저리 피하면서 사는 동안 어느덧 경멸스러운 꼰대가 되어버렸고, 그대는 게으른 병자가 되어 자기 안에 갇힌 채 세상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 초심을 잃은 것이지요. 내가 잠든 그대에게 체 게바라와 조나단 리빙스턴을 읽어주는 것은 다시 좋은 꿈 꾸자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기도하는 것이지요.
그대, 기억하나요?
우리의 꿈과 이상은 무엇이었는지, 꿈과 이상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주었으며, 그것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기억하나요.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었는지 기억하나요. 그래요. 꿈은 우리를 희망으로 이끄는 힘이었지요.
꿈이 있기에 사람들은 어제의 절망과 고단을 이겨내고 내일의 희망을 향해 전진할 수 있지요. 그러나 꿈만으로는 희망을 이룰 수 없어요. 좋은 꿈에 걸맞은 부단한 노력과 실천이 있을 때 꿈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요. 그래서 꿈과 희망을 이루려면 정말로 간절한 염원과 함께 부단한 노력과 실천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그 꿈과 희망을 꿋꿋하게 사랑해야만 해요. 그래야 열악하고 왜소한 현실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지켜낼 수 있어요.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나요, 그대.
나는 항상 그대 옆에 있을 테니, 어서 일어나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꿈은 다시 꿀 수 있어요.
유종순 시인
시인, 문화평론가. 1987년 무크지 ‘문학과 역사’, 1988년 ‘창작과 비평’ 복간호를 통해 작품활동 시작. 한국작가회의 평화통일위원장, 이사, 인터넷저널 대표이사 등 역임. 마로니에시낭송회 회장. 시집 ‘고척동의 밤’, 저항음악평론집 ‘노래, 세상을 바꾸다’가 있음.
서울시립미술관은 2020년 3월 8일까지 이색적인 타이틀인 '강박 제곱' 전을 연다. 굳이 제목을 강박 제곱으로 한 것은 강박이 보이지 않는 우리의 내적인 강제에 의한 것이고 그것은 일상에서 반복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것은 비단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사회적 구조 문제 속에서도 살피려는 것이다. 현대인의 강박 중 하나는 늘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 욕망 등으로 이어진다.
1. 뉴 미네랄 콜렉티브 팀(에밀리아 스카눌리터와 타냐 부스)의 '공허한 지구(Hollow Earth)'
에밀리아 스카눌리터는 1987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이고 무명 때 인천 레지던시에서 2년간 살았다. 삼겹살도 좋아한다. 타냐 부스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두 작가가 만난 곳은 비옥한 토양과 녹지로 뒤덮인 노르웨이의 트롬쇠이다. 두 작가는 지질학과 환경에 관심이 많아 현대 강대국들의 채굴 산업, 국제 정치, 인간과 자연의 상호관계 등에 대한 느낌을 영상으로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2. 우정수
작가의 강박은 불안과 공포에서 출발한다. 고대나 중세의 공포가 ‘죽음’에서 왔다면 현대의 공포는 ‘가난’ 정확히 말하면 ‘미래의 가난’에서 온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가난에 대한 불안, 부에 대한 강박이 있다. 작가는 최근에 ‘뉴트로’도 현대인이 가진 강박의 일종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표현했다. 작품은 ‘서사’ ‘젊은 화가들’ ‘물 위의 남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 등이 있다.
3. 오메르 파스트
작가는 다큐멘터리, 극,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어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주인공은 주로 전쟁이나 테러에 같은 충격적인 사건 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덧붙여지고 윤색되어가는 기억과 과거의 환영이 뒤엉킨 복합적인 이야기가 반복, 변형, 순환된다.
'5,000피트가 최적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미국 프레데터(predator-마국 군 최첨단 무인정찰기 겸 공격기) 드론 조종사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와 재연의 형식을 번갈아 가면서 드론 조종사의 경험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나는 범죄 이야기를 엮어간다. 기억은 결코 완전히 복원되지 않고 매번 재구성되며 반복되는 과정에서 그 차이는 틈을 만든다는 점을 제시한 작품이다.
4. 차재민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지배와 폭력이 도시개발, 노동, 국가 권력과 정책 등으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특히 소외된 사람이나 물건들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예술로 풀어낸 것이다.
영상 작품 '사운드 가든'
가로수가 된 훈련목이 뿌리째 뽑혀 옮겨지는 모습은 자신의 상처를 말하면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상담의 과정과 닮았다. 둘 다 상처가 있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회복을 꿈꾸고 있다. 이 반복되는 영상 이미지는 상처에서 벗어나 회복을 희망하는 인간의 강박과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채 상처를 안고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5 정연두
'DMZ 극장 시리즈'
작가가 DMZ에 관심을 가진 것을 어느 날 외국에 사는 친구가 남북문제로 나라가 어지러우면 자기 집으로 피난 오라는 전화를 받고 나서부터다. 이 작품은 파주의 ‘도라 극장(도라산 전망대)’이다. 도라산이라는 이름은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한 뒤 태조 왕건의 딸 낙랑공주 왕 씨와 결혼한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경순왕을 위해 낙랑공주는 산 중턱에 암자를 짓고 그 산에 도읍을 의미하는 ‘도’자와 신라의 ‘라’자를 합쳐 ‘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소는 분단의 현실과 통일이라는 이 시대의 강박을 담고 있다.
6. 김용관
'신파(New Wave) 60분 애니메이션'
과학을 근거로 한 미래의 상상이 SF(사이언스 픽션 science fiction)이고 예술을 근거로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아트 픽션(art fiction)이다. 시간과 공간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미래에서 현재의 인간과 미래의 인간이 종횡무진 누비며 경험하는 가운데 작가의 미래 예술에 대한 집요한 상상이 나타나 있다. 또한, 미래 어느 시점에는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시공간의 이미지들이 데이터화돼 ’새로운 예술’이 불가능해진다. 신파는 매 순간 새로운 예술을 찾는 현대 예술과 현대 예술가들의 강박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7 .이재이
'한때 미래였던'
미국 텍사스의 로이스시티와 코르시카나 고속도로변에 버려진 퓨투로 주택 (futuro house 타원형 비행접시 모양의 이동 주택)은 1960년대 후반 완벽한 형태의 미래지향적 주택이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에 기대했던 미래이지만, 그냥 지나가 버린 미래이다.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주개발에 대한 기대로 지어진 퓨투로 주택이다. 미래에 대한 강박이 만든 폐허의 현장에 찰나를 상징하는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8. 김인배
'건드리지 않은 면 untouched side'
작가는 잘린 연근으로 통 연근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압출법 단열재’인 10cm의 ‘아이소 핑크’를 사용한 것이다. 반복을 나타내고 하나하나 쌓는 단면은 그 앞에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반복에는 굴곡의 차이가 있듯이 모든 반복에는 차이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쌓다 보면 그 안은 건드릴 수 없는 면이 되는 것이다
9.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T1/2'
이 작품은 올해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핀추크아트센터에서 주관하는 ‘퓨처 제너레이션 아트 프라이즈(Future Generation Art Prize) 2019 대상’을 수상했다. 시립미술관에서는 상 타기 전에 섭외하였기 때문에 이것은 상 받은 후 첫 전시다.
이것은 반감기 즉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붕괴 때문에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기호이다. 이 작품은 5년간에 걸친 작업과 리서치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인어의 시선을 통해 지구에 거듭 상처를 내는 인간과 그들의 세계를 초인류적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있다
10. 리메인더 라운지 (remainder lounge)
전시 참여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이미지, 영감을 받은 책, 각종 리서치 자료들, 제작하는 동안 파생된 글, 사진, 드로잉 등 작품과 직, 간접으로 관계가 있으면서 작품으로 실현되지 못한 나머지들을 펼쳐 놓았다 김용관 작가의 여러 버전 글, 정연두 작가의 앨범, 이재이 작가의 퓨투로 하우스 도면, 이재이 작가의 영어책 등이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는 어떤 것이 있나 한 번 뒤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아! 나는 ‘나의 강박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면서 강박에 빠지고 말았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마땅히 사람을 하늘처럼 대해야 한다.' 인간 평등을 담고 있는 동학 이념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거친 손을 맞잡고 저항했던 민초들, 그들의 이름은 사람이었고 위대한 백성이었다. 전남 장흥의 겨울바람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마주 보았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녹두꽃'이 있었다. 동학농민을 다룬 드라마가 여간해서 없었는데 근래에 드물게도 이런 드라마가 나와 세태의 흐름과 함께 생각해 보게 했다. 사람다움 없는 기득권자들의 자리싸움은 물론이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도 금수저니 놋수저니 숟가락 타령까지 만들어 냈다. 드라마는 영웅 일대기가 아닌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한 민초들의 삶과 항쟁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겠다 이 말여” 배우 조정석이 울부짓던 것처럼 인간 존엄을 연결시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전남 장흥에 가면 이런 이야기를 생생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4대 전적지중의 한 곳이 바로 장흥이다. 공주 우금치, 정읍 황토현, 장성 황룡, 장흥 석대들.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석대들에 소나무를 앞세우고 조용히 앉혀져 있다.
1894년 이 땅에서 동학농민운동 사상 가장 치열한 '석대들 전투'가 있었던 곳, 대규모 농민군이 참여한 최후 최대의 격전지였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목숨 바친 항전의 모습을 이곳 전시관에서 찬찬히 돌아볼 수 있다.
그분들의 뜻을 기리는 상징적인 조형물과 깃발 광장, 기획전시실과 체험실, 시간순으로 나뉜 영원의 불, 개벽의 들불, 타오르는 불꽃, 분노의 불씨는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넋을 추모하는 불꽃이었다. 혼란의 시대에 변화를 꿈꾼 백성들의 희생에 전율이 느껴진다.
대나무를 항아리처럼 엮어놓은 것이 있다. 그 안에 볏짚을 가득 넣어 굴리며 방어용 공격용 무기로 사용한 장태를 보며 들불처럼 타오른 농민 항거의 모습이 느껴져 숙연해진다. 그리고 영상실에서는 일본군에 쫓긴 동학농민들을 며칠 밤을 새워 완도와 고흥의 섬으로 피신시킨 열여섯 살 소년 뱃사공 윤성도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절박했던 순간에도 의연하던 소년의 모습 멋짐 폭발이다.
민중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던 사람들, 당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 2004년이다. 그분들의 피의 투쟁이 100년이 넘어서야 인정된 것이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전시관 옥상으로 올라가면 드넓은 석대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맞선 동학농민들의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 세찬 겨울바람이 분다. 나라가 바르게 서지 않을 때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나선 사람들, 부패한 기득권자들이 득세할 때 짓눌리기만 하던 민중들이 손을 맞잡았던 곳, 석대산 자락에 서서 그분들의 열망과 흔적을 좇으며 생각해 본다.
살면서 가끔은 한 번씩 내 삶의 뿌리에 누군가의 노고가 있었는지, 이제는 녹두꽃이 만개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장흥 석대들에 서면 그분들의 소중한 희생으로 꿈꾸던 세상이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남외리 16
서울 기준,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장흥시외버스터미널→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
평일 7번 주말 8번 운행
간 김에 장흥 둘러보기
-소등섬
고기잡이 나간 가족을 기다리며 섬에 소등(小燈), 즉 호롱불을 밝힌 데서 유래된 섬 이름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촬영지로 더 알려진 소등섬의 남포마을, 배우 안성기와 오정해가 거닐었던 영화 속의 포구가 지금은 찬 겨울 속에 있다. 소등섬 너머로 떠오르는 해돋이가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맛집
-내저마을 매생이
매생이는 청정한 갯벌의 내해에서만 자라는 건강한 안심 먹거리다. 장흥의 내저 마을엔 현재 매생이 수확이 한창이다. (11월 말부터 그다음 해인 2월 경까지가 수확시기다)
-굴구이
자연산 굴 채취가 쉬운 이곳에 굴구이집이 많다. 석화가 가득 쌓인 입구부터 푸짐하다. 강당처럼 넓은 실내엔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덕 앞에 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석화구이를 즐기는 맛과 풍취가 넘친다. 신선한 굴을 살짝만 익혀 껍질을 열면 짭조름한 굴즙이 흐르고 탱글한 굴을 호로록 입에 넣는다.
남포수산 전남 장흥군 용산면 접정남포로 763-96.
-장흥삼합
장흥의 삼합요리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메뉴가 낙지삼합이다. 생물로, 익혀서, 볶아서 이렇게 삼 단계의 맛을 즐긴다. 낙지 삼합은 오래전 이 집의 주인이 개발한 메뉴로 이제는 타 지역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맛집이다. 장흥의 맛있는 기억은 끝도 없다.
-이 뿐 아니라, 운치있는 힐링의 숲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장흥의 랜드마크 정남진 전망대, 용도 폐지된 후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장흥교도소, 천연기념물 후박나무, 사라져 가는 재래시장을 현대화해서 편리하게 구경할 토요시장 등 가 볼 곳이 지천인 장흥이다.
제주도 성산포 건너편 바다에 있는 우도(牛島)는 제주도민들도 익숙하지 않은 섬이다. 그러나 ‘신비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볼거리도 꽤 있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우도를 찾아봤다.
우도의 행정구역은 제주시 우도면이다. 과거에는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연평출장소였으나 1986년 4월 1일에 구좌읍에서 분리되어 우도면으로 승격되었다. 직접 가서 보니 생각한것 보다 섬 자체가 훨씬 크고 몇 년 전부터 관광객이 꽤 찾아오고 있단다.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항구는 성산항 하나고, 우도에서 성산항으로 나오는 항은 청진항과 하우목동항 2개가 있다.
우도는 신생대 제4기(약 200만 년~1만 년 전)동안의 화산 활동의 결과로 이루어진 화산도(火山島)이다. 이 섬의 이름은 물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과 물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섬'이라고도 한다. 우도면 산하에는 4개리(청진리, 서관리, 오봉리, 조일리)가 있으며 12개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도를 신비의 섬이라고 한 것은 우도의 바위들과 해변 그리고 절벽, 해안도로 등 우도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가 신비할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이란다. 면적은 5.9㎢이고 인구는 약 1700여 명으로 7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우리나라 705개 유인도(有人島)중 76번째로 큰 섬이지만 제주도 주변 62개 섬 중에서는 가장 큰 섬이다. 주요 농산물은 고구마, 보리, 마늘, 땅콩 등이며 가축사육도 활발할 뿐 아니라 부근 해안에서 고등어, 갈치, 전복, 소라 등이 많이 잡힌다.
직업은 반농반어(半農半漁)로 해녀가 300명 정도 있으며 해녀 중 노인들도 바다에서 해녀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성산포항에서 우도까지 배를 타는 시간은 25분 정도 걸리고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배가 다니고 있다. 유람선 선박료는 우도로 들어갈 때는 5000원(선박요금 3500원, 도립공원입장료 1000원, 터미널이용료 500원)을 받고 우도에서 나올 때는 선박요금만 3500원을 받고 있다.
우도 관광은 1일 관광이 적당하나 시간이 있고 구체적으로 관광할 때는 1박2일 정도이면 충분하다. 우도는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을 촬영한 장소로서 영화 촬영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섬마을 풍경과 아늑하고 하얀 백사장의 풍경이 인상적인 곳으로 한라산과 함께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차를 유람선에 싣고 가서 자기 차로 관광을 할 수도 있다. 대금은 들어갈 때는 1만 5000원이고 나올 때는 1만 1000원이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버스나 스쿠터를 이용하여 관광하고 있다.
로마 시내에 있는 ‘포로 로마노’는 로마 제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돌과 기둥 몇 개만 남아있는 이곳이 로마 제국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 유적지가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바로 시간을 넘나드는 우리들의 상상력 때문이다. 이곳에 입장하면 사람들은 제일 먼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 이상은 보았던 장면을 상상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 포로 로마노 가운데 큰길을 행진하는 로마의 개선장군 행렬.’ 그때부터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길 양쪽에서 뒹굴고 있던 돌들이 고대 로마의 공회당, 바실리카, 무녀의 집, 각종 신전으로 만들어진다. 지붕 골격과 기둥만 남은 폐허는 대리석으로 만든 아름다운 개선문으로 탈바꿈한다. 마음속에서 자유롭게 그려진 상상은 논증을 기준 삼아 과학적으로 복원한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있던 것이 없어서 누릴 수 있는 감동이다.
고대 유적지를 만나는 일은 잃어버린 시간의 마력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다.
백제는 국력이 회복되자 고구려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에는 좋으나 협소한 지역 때문에 부족한 면이 있던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수도를 옮긴다(538년). 그 후 123년 동안 사비(부여)에서 후기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늦가을에 떠난 백제 역사 유적지로의 여행은 ‘포로 로마노’에서의 경험처럼 과거를 ‘체험한’ 알찬 시간이었다.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사비(부여)의 새 왕궁은 부소산 기슭에 세워졌다. 그래서 현재의 관북리 유적을 왕궁으로 보고 있다. 관북리 유적의 대표 유적은 왕과 신하들이 회의하던 중심 궁전인 ‘정전’으로 추측되는 대형 건물지다. 그 외에도 목곽 수조 2곳과 연못, 지하저장시설 등의 흔적들이 있다. 왕궁의 뒤편은 왕궁의 후원이자 비상시 방어성으로 사용된 부소산성이다. 천천히 왕궁터와 부소산성을 걸으면 백제의 기품과 기상을 만날 수 있다. 왕궁터에서 산성으로 가는 길 중간에 ‘사비도성 가상체험관’이 있다. 이곳에도 잠시 들러 관람과 가상 체험을 하면 백제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산성 내부에는 낙화암과 고란사 등 백제의 전설과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부소산성에서 가장 유명한 3천 궁녀의 전설지인 낙화암으로 갔다. 낙화암은 금강의 부여 지역 구간 이름인 백마강가에 있는 높이 40m의 바위 절벽이다. 직접 가서 보니 3천 명이 떨어져 죽을 정도가 되는 지형은 아니었다. 절벽 위에 있는 백화정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보았다. 3천 궁녀의 이야기는 기록에 없는 과장된 이야기로 전해지는 전설이다. 하지만 확인 안 된 그런 이야기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몇천 년 후까지 전해지는 전설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제의 품격 정림사지
부여에는 백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로 정림사지 박물관이 있다. 중국에서 들어와 일본에 영향을 준 백제 고유의 불교 문화와 정림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옆에 있는 정림사지는 사비(부여)의 중심부에 있는 사찰 터로 백제 사찰의 특징인 1탑 1금당(절의 본당) 양식으로 지어졌다. 또한, 백제의 독창적 기술인 와적기단을 적용하였다.(※ 와적기단: 건물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에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
사찰 터에 있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은 국보 제9호로 백제 고유의 양식을 갖추었다. 석탑은 목탑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주는 탑으로 높이 8.3m에 완벽한 균형미와 비례미를 갖추고 있다. 안타까웠던 것은 석탑에 당나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전승 기념 내용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정림사가 백제 왕조의 운명과 직결된 중요하고 상징적인 공간으로 존재했음을 말한다. 부여시대의 백제가 강대국은 아니었지만, 탑에 새겨진 글씨를 보는 마음은 씁쓸했다.
여행이 아름답고 좋은 것만 보는 것은 아니다.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도 포화상태가 되면 감도가 떨어지고 피곤해진다. 그래서 가끔은 부끄러운 과거도 보고, 이름 모르는 작은 마을도 다니고, 도시의 뒷골목도 다녀 보아야 한다.
오후의 햇살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가을날에 빈 공간이 많은 정림사지의 가운데에 섰다. 이 넓은 터에 모든 것이 있었던 한 때를 반추해 보았다. 지금은 없는 것들이 한때는 빛났었다는 것을, 지금 빛나는 것들도 언젠가는 소멸하리라는 것을.
가을의 끝 무렵에서 만난 부여의 오랜 역사 유적지들은 나에게 성찰의 공간이 되었다.
▪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33, 77.
▪ 정림사지 박물관: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익산의 핫 스폿은 여기다.
흔히들 인스타 명소라 하여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맞추어 단장한 곳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리하여 SNS에 등장하고 무수한 '좋아요'를 누른다. 그런데 아주 아득한 날의 이야기가 그대로인 듯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있다. 전라북도 익산에 가면 1300년 전의 석탑이 너른 터에 우뚝 서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익산의 미륵사지탑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이 보아오던 탑이다.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백제시대의 절터에 남아있는 탑으로 사적 제150호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되었으나 조선 중기에 폐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륵사 절터에 처음 가보는 사람들의 눈에도 어쩐지 익숙하다.
어릴 적 역사 동화나 매스컴의 기사에서도 자주 보았던 모습이다. 삼국유사의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 공주와의 설화가 저절로 떠오를 만큼 이미 잘 아는 곳에 와 있는 느낌이다.
절터에 들어서면 먼저 드넓은 면적에 놀란다.
절터를 배경으로 한 삼각산의 남쪽 자락에 드넓게 펼쳐진 옛 절터의 흔적들이 흩어져 있다. 20여 년에 걸친 해체. 복원공사를 통해 원형에 가깝게 재현해 낸 미륵사지 사탑을 볼 수 있다. 복원과 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 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탑답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벌판에 부는 비바람과 햇볕을 맞으며 서 있던 석탑이 이제는 어엿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위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흙 한 줌과 돌 하나하나가 이루어낸 미륵사지 석탑이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너른 땅에 백제인들의 땀과 정성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그 자연 속에 고여있는 옛사람들의 정신을 느껴본다면 익산을 찾은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석탑은 이제 보존과 사후 관리 그리고 활용방안에 집중할 차례다.
백제의 역사를 가득 품고 있는 그 땅의 남측에는 왕궁리 유적 전시관이 있다.
백제 왕궁 왕궁리 유적, 왕궁리 유적의 백제 건물, 왕궁의 생활, 왕궁에서 사찰로의 변화, 백제왕궁 등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의 차례에 따라 둘러보면 그 시대의 생활을 이해하기 쉽다.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 최고의 위생시설인 대형 화장실 유적이 조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동서 석축 배수로의 남쪽을 조사하다가 특이한 구덩이가 발견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무 막대와 곡물 씨앗이 나왔고 출토된 흙을 분석했더니 기생충 알이 나와 화장실 유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용도 미상의 반질반질한 나무 막대는 뒤처리용일 거라는 추측으로 그 시절의 위생처리 모습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왕궁의 건물지와 백제 최고의 정원 유적과 후원, 출토 유물, 금과 유리 등의 백제 최고 귀중품의 전시를 보면서 백제인들의 찬란했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영상으로 백제왕궁의 다양한 내용을 관람하는 공간도 있다.
왕궁리 유적지는 단지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곳뿐이 아니다.
여행지로도 더할 나위 없다. 그 너른 터에서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고 혼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하다. 아이들의 교육현장으로도 좋다. 백제인들의 삶이 현재 우리 미래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곳, 익산 왕궁리 유적이다.
이것만으로 익산을 떠나기가 아쉽다면 3만여 평 대지에 4000여 개 숨 쉬는 항아리가 볕을 받아 반짝이는 곳을 찾아볼 수 있다. 햇볕 아래서 또는 토굴 속에서 전통 장류들이 익어가고 있는 ‘고스락 전통장’. 정원을 산책하며 느리게 사는 여유를 맛보고 유년기의 추억도 되살려 볼 수도 있는 곳이다. 곳곳에서 유기농 재료로 만든 장류와 식초, 효소 등이 발효 숙성되고 있다.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있으니 원한다면 미리 신청하면 된다.
밥 한 끼를 먹어도 이쁜 곳에서.
메뉴 하나하나가 모두 알차고 가성비도 괜찮은 편이다. ‘고궁정 한식’
뿐만 아니라 음식 담음새나 그릇도 허투로지 않다.
파란 하늘 아래 걷고 싶은 계절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 2019 서울 빛초롱 축제
일정 11월 1~17일 장소 서울 청계천 일대
매년 11월, 매해 다른 콘셉트로 청계천 일대에서 오색찬란한 등(燈)을 밝히는 서울의 대표 축제다. 올해는 ‘당신의 서울, 빛으로 꾸는 꿈’을 주제로 청계광장부터 수표교까지 약 1.2km 구간에서 형형색색 아름다운 등불을 감상할 수 있다.
◇ 호이 랑
일정 11월 6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고전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효녀 부랑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발레극. 국립발레단의 신작으로 강수진 예술감독과 강효형 안무가를 비롯한 국내외 베테랑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 패왕별희
일정 11월 9~17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동명 경극을 원작으로 춘추전국시대 초한전쟁에서 패하고 자결한 영웅 항우와 그의 연인 우희의 사랑을 노래한다. 시각 중심의 경극과 청각 중심의 창극이 만나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 인테리어즈
일정 11월 15~17일 장소 명동예술극장
노벨문학상을 받은 상징주의 대표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인테리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부각했다. 마치 집 안을 들여다보는 듯 관찰자의 시점으로 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 아이다
일정 11월 16~2월 23일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한국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아이다’가 올해 무대를 끝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 피어난 아이다 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더욱 아련하게 펼쳐진다.
◇ 감쪽같은 그녀
개봉 11월 27일 출연 나문희, 김수안
70대 철부지 할머니 말순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0대 손녀 공주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렸다. 말순 역의 나문희와 공주 역의 김수안은 65세의 나이 차이를 초월하는 연기 호흡을 통해 유쾌한 웃음과 훈훈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걷기 쉬운 둘레길이다. 산이 높지 않고 구간 거리도 짧은 편이니까. ‘백범 명상길’ 2코스(3km)를 걸을 경우 한 시간 반이 소요된다. 볼 것 많은 거찰, 마곡사 답사도 즐겁다. ‘정감록’은 마곡사 일대를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의 하나로 꼽았다.
마곡사(麻谷寺) 들머리. 노보살의 허리가 기역자(子)로 휘었다. 향초가 들었을까? 야윈 등허리에서 작은 배낭이 대롱거린다. 그마저 무거워서겠지. 발걸음은 추를 매단 듯 더디다. 하지만 아랑곳없다. 안간힘을 다해 오르고 또 오른다. 노인은 오늘 불단 앞에 엎드려 알량한 아들놈의 복덕을 빌려나? 까마득한 고대에도 우리네 어머니들은 저렇게 절을 찾았을 게다. 부처 아니고선 기댈 언덕이 없어, 삶의 절박한 굽이를 만날 때마다 산을 올랐을 게다. 모든 어머니의 모든 기도는 시공을 초월해 애절하다.
불자들만 절을 찾는 건 아니다. 세상 쓴맛을 본 사람들도 곧잘 절집을 찾아든다. 백범 김구. 그도 마곡사에서 짧은 한때를 보냈다. 보리심(菩提心)에 이끌린 출가가 아니었다. 몸을 숨기려는 입산이었으니까. 간도 크고 통은 더 컸던 사람. 그의 행보엔 거침이 없어 파란도 많았다. 1896년, 백범 나이 스물하나 때엔 이른바 ‘치안포 사건’을 야기했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에 대한 분노가 들끓던 때였다. 혈기 방장했던 청년 백범은 일본군 특무장교 하나를 척살했다. 이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집행일 직전, 탈옥(고종의 형집행정지 명령으로 가출옥했다는 설도 있다)에 성공했다. 그 뒤 마곡사에 은신했던 거다.
마곡사는 태화산 품에 안긴 절이다. 마곡사로부터 산 곳곳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엔 ‘백범 명상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백범이 명상했던 길이란다. 세상의 명명(命名)들은 왜 이렇게 화려할까? 도망자 신세가 된 백범의 뒤엉킨 젊은 가슴에 명상이 고일 자리가 있기나 했을까. 억울하고 서러워 갈피없이 흔들리지 않았을까. 그저 백범을 명상하는 길이라 읽자. 백범의 굳센 기개를, 은신의 고독을, 시대에의 울분을 헤아리며 천천히 걷기에 좋은 둘레길.
산이 있으니 물이 흐르고, 절이 있으니 향내가 번진다. 마곡사 경내엔 진초록을 뿜는 향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백범 향나무’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어느덧 노경에 접어든 백범이 마곡사를 다시 찾아 심은 나무라지. 옹골차게도 자랐다. 거목은 아니지만 거목이다. 백범이라는 거인의 아우라 아롱져서. 그렇다면 저 고결한 향나무, 백범이 후세에 건넨 숭고한 봉헌이라 해두자. 변하지 않는 세상의 실없음과 누추함을 질책하는, 신랄한 역설의 봉헌.
산길을 오른다. 도회의 익숙한 길에서 빠져나온, 이 들썩이는 기분은 해방감? 상가와 차량으로 너절한 도시에서와 달리, 숲에서 둘러보면 모든 게 순도를 머금고 다가온다. 풀들은 낮은 바닥에서도 얼마나 태연한가. 나뭇가지를 툭 치며 세차게 날아오르는, 저 조막만 한 새의 생존은 얼마나 자립적인가. 어쩌면 산에 사는 것들이야말로 진실을 구현한 존재다. 사람만 부질없다. 진실을 캔다 하고서 제 무덤을 판다. 그게 사람만의 일도 아니지. 역사도 시대정신도 대개 진실과 거리가 멀다. 암살로 생을 마친 백범의 불행이라니. 어처구니없음이라니.
궁색한 잡념을 굴리다 백련암에 들어선다. 백범이 은거해 도를 닦았다는 암자다. 산중턱 작은 암자라 별안간 앞이 탁 트인다. 모든 별안간 탁 트이는 순간들은 희열을 가져다준다. 그마저도 말 그대로의 순간일 뿐이고, 이내 기갈(飢渴)이 몰려든다. 백범은 작은 암자에서 어떻게 견뎠을까. ‘백범일지’를 보면, 그는 ‘굴갓 쓰고 염주 걸고 바랑 지고’ 한동안 중 생활을 했다. 개울가에서 삭발례를 하고, 원종(圓宗)이라는 법명까지 얻었으니, 위장 은신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는 아무나 닦는 게 아니다. 절구통처럼 진득이 눌러앉는 취미가 있는 자여야 수행에 목을 걸 수 있다. 백범은 그런 개성이 아니다. 그가 한 마리 잉어라면, 자기 배만 채우고 마는 게 아니라, 강물을 통째 퍼다 모든 배들을 채워줘야 직성이 풀리는 잉어가 아니었을까. ‘백범일지’를 또 보면, 그는 ‘중놈’이 된 것을 ‘자소자탄’하며 마곡사의 날들을 견디었다. 한마디로 고(苦)라! 진통제를 삼키고 돌아가는 세상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으니.
승냥이 우는 산방에 홀로 머물며 소나기처럼 울고 난 뒤였을까? 백범은 어느 날 홀연히 절을 떠났다. 은사에겐 금강산에 공부하러 간다 했다. 그러곤 광복운동 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숲길 군데군데, ‘백범 명상길’ 팻말이 걸려 있다. 명상은 오간 데 없으나, 마음엔 샘물이 고인다. 백범의 행장 한 자락 훔쳐보자니.
수년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니 일단 더위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말이다. 집 안에서 에어컨 바람 쐬는 것도 좋지만 전국 각 지역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축제에서 가는 세월을 즐겨보면 어떨까? 더위!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핫(?)한 여름을 책임질 전국 방방곡곡의 축제를 찾아봤다.
연재순서 ① 축제? 먹고 즐기자! ② 개운하게 한잔 촤악! 마시자 ③ 시원하게 솨악! 물놀이
사진 제공 각 지자체
축제? 먹고 즐기자!
잘 먹어야 더위도 이겨낼 수 있다. 축제에서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은 단연 먹거리 아닐까. 그 지역만의 문화와 먹거리 특산품을 전면에 내세운 놀이마당이 우리나라 축제의 특성. 지역의 정취를 느끼고 특산품을 현지에서 직접 맛도 보고 비교적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시니어 관광객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7월에는 여름 과일을 대표하는 수박축제가 열리며, 여름 야채인 토마토 는 5월부터 9월까지 부산, 화천 등지에서 수확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마침 7월과 8월 사이에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이 있다. 시골 냇가에서 고기 잡아 먹던 추억에 젖게 해주는 은어축제와 섬진강 맑은 물길 따라 몸도 마음도 시원하게 해주는 재첩축제도 먹거리 축제 중 하나다. 향기 그윽한 연꽃을 주제로 연꽃차 등을 시음할 수 있는 축제도 있다.
봉화은어축제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봉화은어축제’는 조용한 산골마을을 들썩이게 한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잃어버렸던 옛 시골 정취도 느끼고 냇가에서 놀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낙동강 상류인 봉화 지역에서 회유하는 은어는 수라상에만 오르던 귀한 민물고기였다. 봉화의 역사와 함께해온 은어이기에 더 의미 있는 축제다. 은어반두잡이와 은어낚시, 맨손잡이 체험이 기다리고 있고, 은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슬기잡이와 물싸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기간 7월 27~8월 4일 장소 경북 봉화군 내성천 체육공원 일원
진안고원 수박축제
올해로 11회째인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청정 고랭지 지역인 전북 진안 동향에서 열린다. 동향수박은 20℃ 이상의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의 영향으로 아삭한 식감과 12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자랑한다. 이번 축제에도 할인된 가격으로 동향수박을 무한 구입할 수 있다.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체험, 전시, 판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수박 공예를 비롯해 수박부채만들기, 수박터널걷기 등은 휴가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체험 행사다. 체련공원 특설무대에서는 깜짝 수박경매, 수박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기간 7월 27~28일 장소 전북 진안군 동향면 체련공원 일대
부여 서동연꽃축제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만들어진,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령 인공연못인 궁남지에서 펼쳐진다.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축제 이름도 부여서동연꽃축제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이 축제장에서는 백련, 홍련, 수련, 가시연 등 330여 m² 규모의 연못에서 자라는 50여 종의 다양한 연꽃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용을 품었다는 포룡정은 더없이 아름답고 연꽃 단지 곳곳에 추억 어린 원두막이 놓여 있어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또한 야생화와 수생식물이 많아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무왕의 탄생과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담은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연꽃쿠키 만들기, 연잎차 다도시연 및 시음, 연꽃디퓨저 만들기 등 연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기간 7월 5~14일 장소 충남 부여군 서동공원 일원
무안 연꽃축제
동양 최대 백련 서식지인 회산 백련지에서 펼쳐지는 무안 연꽃축제는 뜨거운 여름의 정점에서 열린다. 1997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백련을 비롯해 홍련, 수련, 어리연, 가시연 등 각종 연꽃과 함께 수생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이라는 주제로 소망등을 달고 백련가래떡 나눔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 연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연차시음 및 행다시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밖에 연꽃얼음물길, 연꽃우산거리, 안개분수거리, 바람개비동산 등 연꽃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특별 산책로도 걸어볼 수 있다.
기간 7월 25~28일 장소 전남 무안군 회산백련지 일원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경상남도 하동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손꼽힌다. 2015년부터 시작한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로 인기다. 재첩홍보판매관 및 재첩시식관을 운영하고, 특산품 전시와 판매도 겸한다. 축제의 주요 행사로 ‘하동청년회의소와 함께하는 치맥페스티벌’, ‘정두수 전국가요제’, ‘황금(은) 재첩을 찾아라’, ‘섬진강을 날아라!(무동력 행글라이더대회)’가 열린다.
기간 7월 26~29일 장소 경남 하동군 송림공원 및 섬진강 일원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
토마토를 주제로 한 축제가 논산에서도 열린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스페인토마토축제를 벤치마킹한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은 무더운 시기에 열리는 만큼 물총축제도 겸한다.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토마토 던지기, 토마토를 주제로 한 요리와 샴페인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험 축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 페스티벌로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매일 밤마다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주말 저녁에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기간 7월 19일~8월 18일 장소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남리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