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원로배우 이순재가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아 아서 밀러의 대표작 을 올린다. 이번 작품은 중견배우 손숙이 파트너로 나서고, 그의 제자들이 뜻을 함께한 데 더욱 의미가 있다. 공연 시간만 약 3시간에 달하는 데다가, 주인공 윌리 로먼의 대사가 580마디에 이르는 등 이순재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습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대본을 연구하고, 누구보다 빨리 대사를 암기하는 등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 스태프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한다. 60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 배우
두 달 가까운 시민들의 평화로운 촛불행진은 위대했다. ‘국정농단’은 제1막을 내리고 있다. “제왕도 싫지만 함량미달 허깨비는 더 큰 문제”라는 점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제 국정공백을 줄이기 위하여 새로운 집을 다시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 제왕적 권력 집중방지 국정농단은 국가권력의 1인 집중에서 발생하였다. 삼권분립의 견제와 균형은 무너지고 국가는 난파선이 되었다.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한 사람에게 국가의 운영을 맡기는 것은 너무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내각제든 이원집정부제든 실질적 권력분산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어느새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에 젖어 세월의 흐름을 잊고 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마치 탐스럽던 잎사귀들을 모진 바람에 이리저리 뜯기고 알몸으로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겨울나무처럼 보인다. 새 달력이 들어와 헌 달력 밑에 두툼하게 걸어 봐도 마음이 썩 풍요롭지 않다. 새 밀레니엄을 외친 게 엊그제인데 벌써 16년이 흘러 17년째를 맞이한다. 당시 4학년이던 내가 어느덧 6학년으로 진급했지만 감개무량하기는커녕 가슴 한구석이 시리다. 어디선가 읽었던 글처럼 이
연저육찜과 홍시죽순채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잘 조려진 삼겹살이 뺑 돌려진 연저육찜은 사진만 보아도 군침이 돌 만했다. 요즘 요리 배우느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맛있겠다는 댓글은 물론 거기 어디냐고 묻는 전화도 받았다. 필자가 다녀온 곳은 국립고궁박물관 별관에 있는 수라간이다. 이곳 수라간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를 지어 올리던 경복궁 내 수라간과는 별개로, 궁중음식을 가르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해 놓은 곳이다. 앞치마를 입고 앞자리에 앉아 임금님이 받던 수라상에 대한 간단한 강의를 들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12첩
축제였다. 규모는 작았지만 분명 축제다. 지난 12월 3일 애월체육관에서 제주원광재가노인복지센터가 주관하고 제주시 애월읍이 후원하는 실버 학예회가 있었다. 이 행사는 몇 회째라는 말이 없다. 프로그램에도 없다. 필자가 참석한 것은 세 번째다. 첫 행사 때는 주최 측에서도 준비가 부족했다. 어느 날 낯선 인물들이 마을 보건소에서 주관하는 건강교실인 기체조 연습 중에 방문했다. 지도자와 노인회장이 의논을 했고 곧 회원들에게 참가 의사를 물었다. 참가에 적극적인 회원들이 있었다. 행사 참가는 연습의 기회이고 실력도 좋아진다면서 참가하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 수는 없다.” 이 글을 쓰는 필자 자신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다. 옛날 나라님이었던 임금님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았을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신하가 “마마 통촉하시옵소서. 아니 되옵니다. 마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임금이라 해도 하고 싶은 행동과 말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안 해도 될 말은 목구멍까지 올라와도 꾹 참는 게 나은 것을 많이 본다. 저 사람이 이 상황에 그 말만 안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정말 많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아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동생네가 김치를 갖다 준다.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김치를 사 먹을 일은 없다. 김치는 있어도 별로 먹을 일이 없고, 없으면 아쉬운 것이 김치이다. 그대로도 먹지만 가끔 해먹는 김치찌개 용도로 유용하다. 가름에 볶다가 물만 부으면 되기 때문에 조리가 간단하다. 해마다 선물로 들어 와 쌓여 있는 참치 통조림도 그때 같이 넣어 소진 시킨다. 동생네가 김치를 갖다 준다고 연락이 오면 필자도 부지런히 그 대신 줄 것을 찾아본다. 추석 때 선물로 받은 20kg짜리 쌀을 이 기회에 주기로 했다. 필자 혼자 그만한
문학, 예술, 철학을 넘나들며 심미주의적 삶의 기술을 탐구해온 문광훈(文光勳·52) 충북대학교 교수. 지난해 을 통해 삶의 심미성과 인문학적 사유를 펼쳤던 그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자기 삶의 기술을 터득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책임 있는 말과 생각, 느낌 등을 통해 오늘의 삶을 쇄신하는 것이 인문학의 최종 수렴점이라는 것. 문 교수는 이를 위한 인문서로 를 추천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는 김우창 고려대학
곧 환갑을 눈앞에 둔 중년 여성 A씨는 매일 한 번씩 홍역을 치른다. 외출 준비에 빠질 수 없는 보정속옷을 입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인데, 가장 괴로운 일은 입다 만 속옷 위로 처진 뱃살이 걸쳐질 때다. 누구는 두 아이를 잘 키운 훈장이라고 위로하지만, 뱃살을 볼 때마다 우울하다. 이런 숨겨진 살들에 대한 비밀을 안고 있는 중년 여성들은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다. 처진 살에 대한 고민은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집중된다. 처지고 접히고 늘어져 처치 곤란인 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고려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윤을식(尹乙植·52) 교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연말연시에 할 일도 많고 바빠지겠지만, 크리스마스 생각을 하면 어린 시절의 추억에 가슴이 촉촉해지고 그리운 마음이 차오른다. 필자는 딸만 셋인 집의 맏딸이다. 아버지는 딸 셋을 큰 사랑으로 키워주셨다. 그런데 집안의 장남으로 딸만 두었다는 게 좀 문제가 되기도 했나보다. 당시만 해도 남아 선호사상이 만연했을 때라 엄마는 아들을 낳지 못한 설움을 톡톡히 받으셨다고 한다. 작은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아버지에게 양자로 주겠다는 제의까지 할 정도로 엄마에게 아들 없는 압박이 심했는데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거절하시고
사람은 언제 행복함을 느낄까? 행복은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필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처음 경험한 것은 결혼하고 약 8년이 지났을 무렵이다. 아내가 성당에서 영세를 받고 다음 해인 1989년 필자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영세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영세는 절대자인 신으로부터 과거의 모든 죄에 대해 사함을 받는 것이다. 필자는 이날 큰 은총을 받았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죄를 짓고 허물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죄를 용서받는다고 하니 어찌 행복하지 않았겠는가. 더욱이 아내와 함께 종교를 갖게 되어 같은 신앙생
현재 시니어들은 국가와 가정을 위해 몸을 혹사하고, 마음 돌볼 시간조차 없이 열심히 살아온 세대다. 그래서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지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식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다. 이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이번 호에서는 명상의 대가 안동환 코치를 만나봤다. ‘마음공부’를 통해 나를 알고 내 마음을 간수하는 법을 터득하면 좋겠다. ‘몸을 느끼
최근 방송된 건강 프로그램에서 동갑내기 여성 탤런트 L과 전직 스타 농구선수 H의 ‘뼈 나이’를 비교한 적이 있다. 골밀도를 주로 비교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한창 뼈가 건강한 나이에 운동을 많이 한 H는 4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20대의 뼈 나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같은 나이의 L은 뼈 나이가 60대로 측정되면서 무려 40년 정도의 차이를 보여줬다. L은 거의 골다공증 위험 수준이었다. L은 왜 이렇게 뼈가 급격히 노화된 것일까? 그것은 생각만 해도 마음 아픈 그녀의 병력 때문이다. 한창 나이에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천장이 높고 어두운 극장 안은 어린 배우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무겁고 답답했다. 찾아다닌 끝에 밖으로 통하는 문 앞에 섰다.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여니 주황빛 석양이 스며들다 온몸을 감싼다. 문밖에는 까치머리에 안경을 쓴 사내가 태양과 마주하고 앉아 있다. 그는 미래의 마임이스트 유진규(柳鎭奎·64)다. 내면의 대화와 몸짓 언어를 택한 그는 오늘도 소통의 벽에 길을 내며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 김장난장, 오랜만에 몸 좀 풀까? “어디서 만날까요?” 서울시청 앞 광장 한복판에서 만
대학 2학년 때인 12월 24일 오후 5시 무렵, 소공동 미도파 백화점 옆에 있는 맥스웰인가 그 비슷한 이름의 커피숍에서 남녀 학생 10명 정도가 자리를 함께했다. 같은 과 남자친구 대여섯 명이 오래전부터 각자의 재주와 인맥을 총동원해 다른 대학 여학생들과의 미팅을 주선해 크리스마스이브를 함께 지내기로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필자도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알아봤으나 단순한 미팅이 아니라 밤새 함께 지내는 조건이다 보니 아무리 점잖게 행동하겠다고 다짐을 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먼 친척 여동생의 협조 하에 필요한 비용은 남학생이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