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가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멋있으면 얼마나 멋있을까? 어렸을 적 운동회 단골 메뉴인 줄다리기? 기지시줄다리기민속축제에 가본 사람이 아니면 콧방귀 뀌며 줄다리기를 논할 자격이 없다. 웅장하고 기운찬 줄을 대한다면 가볍게만 바라봤던 마음이 싹 가셔버린다. 이웃 주민의 안녕을 넘어 온 나라의 상생과 화합을 염원하는 기지시줄다리기민속축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충청남도 당진시는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만날 수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민속문화가 있다. 바로 500년 역사의 ‘기지시줄다
필자의 엄마는 여행을 좋아하신다. 그런 엄마 덕에 여기저기 많이도 다녔다.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엄마는 참 바빴다. 네 명의 아이들에게 예쁜 옷 찾아 입히고 머리 빗기면서 3단 찬합 가득 김밥을 싸야 했고 그 와중에 화장도 해야 했으니 출발도 하기 전에 엄마 목소리가 커지기 일쑤였다. 4형제 중 누구 하나가 엄마 주먹맛을 본 후에야 우리는 집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엄마는 현관 앞에서 뒷짐 진 채 서 있던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아버지는 가만 웃기만 할 뿐이었다. 아이들 데리고 힘든데 왜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녔냐고 물으니 자식들이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산악회원들은 매달 둘째 주말 산행을 즐긴다. 5월 두 번째 토요일 10시 독립공원에서 9명이 모여 안산자락길 산행을 하였다. 안산은 서울 시내 중심에서 홍제동으로 향하는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인왕산과 마주하고 있는 높이 295.9m 나지막한 도심의 산이다. 독립문역에서 바로 연계되는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이다. 조선시대 인조 때인 1624년 이괄이 반란을 일으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유명하며, 한국전쟁 때 서울을 수복하기 위한 최후의 격전지였던 곳이다. 잘 정비된 주장애길 오르는 길에는 5월의 여왕 아
흔치 않은 시사회 초대를 받았다. 작가주의 소형영화지만 칸이 사랑하는 다르덴 형제의 새 영화라 시작부터 가슴이 설렜다. 다르덴 형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7번이나 오르고 2번의 수상을 거머쥔 그야말로 칸의 황제라 할만하다. 어느 해인가 다르덴 형제가 작품을 출품하지 않은 해에 수상한 감독은 그들이 출품하지 않은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 적도 있을 정도이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대부분 사회 문제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집요할 만큼 물고 늘어진다. 그러다 보니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심심하다는 뜻이다.
인생 황혼기에 맞은 손님 감독 토마스 맥카시 주연 리차드 젠킨스, 히암 압바스 제작연도 2007년 상영시간 104분 20년째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장년의 교수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단조롭고 열의 없는 나날을 무기력하게 이어가던 월터는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 출장을 갔다가,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자신의 아파트에서 불법 체류자인 타렉 칼릴(하즈 슬레이만)과 자이납(다나이 거라이라) 커플과 마주친다. 월터가 갈 곳 없는 젊은 커플에게 잠자리를 제공하자, 타렉은 감사의
할머니가 주재하신 식사 모임 감독; 조지 틸만 주니어 주연; 바네사 윌리엄스, 이르마 피 홀 제작연도; 1997년 상영시간; 115분 흑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영화로 가 빠질 수 없다. 할머니가 구심점이 된 삼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 여성의 희생과 헌신이 가정의 평안을 유지시킨다는 할머니의 교훈은 진부할지 모르지만 할머니의 딸들은 직업과 사랑, 자아실현을 위해 고분군투하고 손자에 의해 가정의 전통이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여성이 맡아왔던 화해, 안정의 역할을 손녀가
몇 년 만에 도봉산 Y계곡 산행을 위하여 도봉산역에 내렸다. 단장을 끝낸 역사가 새롭다. 80년만의 7월 무더위가 미리 왔다는 기상특보가 있는 날이다. 포장도로에 들어서자 땀이 쏟아진다. 걸음을 재촉하여 광윤사를 지나서 계곡에 들어섰다. 어린 아이처럼 싱그러운 연녹색 물결이 뒤덮고 있다. 큰 바위를 지붕 삼은 만월암이 앙증스럽다. 며칠 전 석탄일 행사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만월암을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 나무계단이 나온다. 숨이 턱밑까지 차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 별 어려움 느끼지 않고 오르던 곳이다. 세월이 무심
아름다운 동반자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 주연; 조안 우드워드, 폴 뉴먼 제작연도; 1990년 상영시간; 126분 명망 있는 변호사 월터 브리지(폴 뉴먼)는 한여름에도 조끼와 넥타이를 갖춘 정장 차림을 고집하고, 행진곡풍 음악만 들으며, 극장에 가면 잠을 자고, 태풍이 시속 75마일로 불어와 모두 지하실로 대피하는 상황에서도 꿈쩍하지 않고 풀코스 정식을 마치는 고지식한 인물이다. 젊은 여성과 재혼한, 자유분방한 정신과 의사 친구 알렉스 사우어(사이먼 캘로우)는 성적 농담을 받
누에박물관을 돌아본 후 격포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로 갔다. 바로 옆에는 채석강이 있다. 층층이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바위는 여전했다. 40여 년 전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곳이다. 풍경은 여전한데 그리운 아버지는 옆에 없어 가슴이 아려왔다. 그 당시 아버지는 지금의 필자 나이보다도 어렸다. 필자가 어느새 그때 아버지의 나이를 훨씬 넘어 손주들을 둔 할머니가 되어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격세지감이 들었다. 바닷가는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수평선이 눈부시게 푸르고 깨끗해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부터가 바다인지 구분
드디어 황금연휴라 불리는 눈부신 아름다운 계절 5월의 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시니어인 필자는 하루하루가 그냥 휴일이라 할 수 있지만, 직장인인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유익하게 보내고 싶은 휴가기간일 것이다. 4월 말의 토요일, 일요일을 포함해서 5월 4일 하루만 휴가를 낸다면 무려 9일간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우리 아들은 4일 휴가를 내지 못해 징검다리로 쉬게 되었다. 이렇게 긴 연휴를 어찌 보낼까 의논하다가 1일부터 2박 3일은 필자와 가족여행을 하고 회사 근무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 충남 계룡이 고향인 며느리와 손주들은 외가
중견 배우 백일섭은 30여 년의 결혼생활 끝에 졸혼(卒婚)을 선언한 뒤 독립해 직접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하며 혼자 생활한다(KBS ). 마라토너 출신 방송인 이봉주는 강원 삼척시 처가에서 장인과 함께 옥신각신하며 시간을 보낸다(SBS ). 지난해 결혼한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은 강원 인제에서 달콤한 신혼생활과 신세대 부부의 문화를 보여준다(tvN ). 예능인 김구라는 이혼 뒤 함께 사는 아들 동현이와 때로는 격의 없는 친구처럼 때로는 근엄한 아버지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채널A
나이 차이가 얼마 없는 진짜 남매를 알아채는 방법 한 가지가 있다. 원활한 관계를 위한 친절한 안부는 없고 퉁명스럽게 다짜고짜 본론부터 들어간다면 100%다. 멋진 추억여행이 있다기에 만난 김미혜(42)씨와 김대흥(40)씨는 완벽한 남매 자체였다. 화창한 봄, 꽃향기 살짝 풍기던 어느 날. 인사인 듯 인사 아닌 인사 같은(?) 직설 화법 쏘며 대화를 이어가는 남매. 이들이 만나 두서없이 나누는 이야기는 역시나 여행. 부모님과 함께여서 행복했다는 여행 이야기였다. 해군 출신 부자, 여행에 추억 더하기 “아버
를 ‘패륜아가 아닌 이상 자신의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런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고 끌렸다. 읽어보고 싶었다. 이 즈음, 나이 들어 아프고 힘들다는 부모의 하소연에 남몰래 마음을 끓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아버지와 원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그러나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면서 관계를 재구성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왜 여기 있는지 알지 못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아버지에겐 지금 여기만 있을 뿐
싱어송라이터 이한철과 함께 하는 나우(NOW)프로젝트가 뇌전증의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디지털 싱글 앨범 ‘쉼표합창단’을 5월 8일 발표한다. 나우프로젝트는 공동 음악 창작 과정을 통해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 지역 사회 협업 프로젝트다. 2015년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가까이’라는 노래로 시작으로 올해는 뇌전증 인식 개선을 위한 뇌전증 어린이와 가족 합창단인 ‘쉼표합창단’을 모집했다. 디지털 싱글로 발표되는 노래 ‘Have A Good Time’은 이한철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총 다섯 가족으로
사람이 가잘 절절한 아픔을 느낄 때는 바로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순간이 아닐까? 옛날 중국에서는 엄격한 유교적 전통이 살아있어 남녀 간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을 천시했다. 그러나 아내가 죽었을 경우만큼은 그 절절한 심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가 있었는데, 이를 도망시(悼亡詩)라 불렀다. 이 도망시의 원조인 시가 바로 서진(西晉)시대 반악(潘岳)의 3수다. 반악은 자가 안인(安仁)으로, 서진시대 육기(陸機)와 더불어 쌍벽을 이룬 최고의 문인이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빼어난 미남으로 보통 두 사람을 꼽는데, 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