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포르투갈. 영토는 한반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서유럽에서는 최고로 가난하다. 그런데 포르투갈 여행을 하다 보면 왠지 친밀하다. 일찍이 해양 진출을 통해 동양 마카오를 식민지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고 가난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겹고 사랑스러운 나라. 그라피티가 난무하는 좁은 골목길, 가파른 계단이 있는 빈민촌 같은 골목에서 은근슬쩍 비춰주던 강변의 아름다운 전경. 지는 햇살에 한껏 색깔을 내주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 소도시 포르투 여행은 그냥 행복하다. 도
강화도에 접어들어 관광객이 붐비는 도로를 벗어나 한참을 달리다 보면 앳된 군인이 차를 막아선다. 그가 전해준 비표는 이미 많은 이의 손을 거쳐 낡아 있었지만, 잃어버렸을 때 간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쥐어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때마침 잘 나오던 라디오 음악에 잡음이 끼어들며 괜한 으스스함을 더한다. 그렇게 언덕을 넘으니 교동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다리 앞에서 다시 군인의 출입통제 시간에 대한 당부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아름다운 이 섬과 마주할 수 있다. 시간이 멈춘 섬 교동도와 말이다. 키가
바이칼호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은 호수임은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끄는 호수들 중에 하나 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여름 연해주 고려인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국제한민족재단에서 주관한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 회상열차’의 일원으로 희망 대장정을 다녀왔다. 극동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을 출발하여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6,500여 km를 열차로 이어가는 긴 여정 이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했
바이칼호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은 호수임은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끄는 호수들 중에 하나 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여름 연해주 고려인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국제한민족재단에서 주관한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 회상열차’의 일원으로 희망 대장정을 다녀왔다. 극동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을 출발하여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6,500여 km를 열차로 이어가는 긴 여정 이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했
테니스라는 운동을 즐기고 있다. 동네 가까운 곳에 테니스장이 있다 보니 접근성도 좋고 골프보다 돈도 적게 들고 언제나 나가면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점이 장점이다. 테니스는 혼자 할 수 없으니 동호회에 가입하여 회원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같은 취미를 매개체로 하여 똑 같은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지는 동호회원은 어떤 때는 가족보다 더 친밀하다. 운동을 하고 국밥도 같이 먹고 맥주 한잔씩을 하다보면 쌓인 세월만큼 새록새록 정이 깊어진다. 길흉사에도 참석하고 야유회를 함께 다녀오기도 한다. 우리 테니스 동호회는 회원만 80여명에
경원선 백마고지역 개통 후 기차를 타고 철원평야에 처음 갔다. 경원선의 종착역이자 출발역인 백마고지역은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철도역이며 2012년 개장되었다. 이 역은 한국전쟁 중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공방전을 기념하기 위해 역 이름으로 명명했다. 신탄리 고대산에서 멀리 내려다보았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철원군의 남부는 대체로 산지를 이루어 금학산ㆍ고대산 등이 있다. 임진강 지류인 한탄강이 군의 동부를 남북으로 흐르는데, 용암대지 위를 흐르면서 전형적인 유년기의 침식곡을 형성하였다. 하안에는 주상절리와 수직단애가
9월 26일 화요일 8시에 강남 시니어 플라자 해피 미디어단은 오대산 월정사를 향하여 출발했다. '노인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미디어단은 메인 기자와 두 세 명이 보조하여 영화를 찍고 나머지 단원은 엑스트라 역할을 했다. 뒤늦게 서양화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배순 선배님은 영화 시나리오까지 써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마 전 공개 오디션으로 선정된 남 주인공과 여 주인공도 우리와 함께 탑승했다. 해피미디어단 서포터팀장인 임은정과장님도 함께 했다. 단원 중의 한분인 최기자님이 병환 중이라 같이
나이가 들수록 조용한 여행이나 고요한 곳을 찾고 싶어진다. 요사이 조심스럽게 시도하는 것이 있다. ‘혼자 여행하며 얼마나 외로운지 반대로 얼마나 자유로운지 체험해보자’는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에 대한 선망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정말 쉽지 않다. 천성이 게을러서 일수도 있고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남들은 아무도 내게 관심 없겠지만 그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래서 연습할 겸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끼어 강화도를 택했다. 외세에 항쟁으로 대적한 곳으로 마치 내가 지금 두려움과 싸우듯 그곳을 택했다. 이전에도 2번정도 강화
몬테네그로의 아드리아 해안 도시인 페트로바츠(Petrovac)는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구석은 없다. 올리브나무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바닷가 마을. 신선한 공기, 푸르고 맑은 물빛, 모래와 조약돌이 어우러진 해변, 16세기에 만들어진 요새, 바다 앞쪽의 작은 섬 두 개가 전부인 해안 마을이지만 동유럽의 부유층들에게 사랑받는 휴양도시다.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도시는 긴 여행에 지친 여행객의 마음을 매우 편하게 해준다. 낚싯대와 책 한 권이 꼭 필요한 곳이다. 푸른 아드리아 해안을 정원 삼은 해안 도
작은 시골 기차역이 있었다. 그 이름은 ‘Wollongong station’. 하루를 그 마을 바닷가에서 놀았다. 기차 출발시간이 30분쯤 남았을 때 우린 허기져서 잠깐 두리번거리다가 기차역 뒤편에 있는 카페를 발견했다. 특별한 카페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그저 기차역 부근에 있는 평범해 보이는 커피하우스였다. 별다른 기대 없이 메뉴를 골라 주문했는데 “아,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향긋한 시나몬 커피가 들어 있는 잔은 얼굴을 덮을 수 있을 만큼 컸다. 우리는 두 손으로 조심스레 잔을 감싸듯 들고 마셨다. 후한 인심만큼 커피 맛
필자에게 기차여행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여행이라 늘 마음만 먹다가 말곤 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이 많아 더욱 그랬다. 그러다 보니 특이하게도 국내에서는 거의 해보지 못하는 기차여행을 해외여행 중에 하곤 했다.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프랑크부르크에서 로맨틱가도로, 또 파리에서도 그랬고,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일본에서는 북해도나 하코다테에서도 그랬고, 교토나 고베 등 숱한 기차여행을 해외에서 많이 한 셈이다. 시드니 여행에서도 두 번 정도의 기차여행을 했다. 그중 동화 속 작은 마을 같은 울릉공(Wollon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북쪽 90km 지점에 있는 ‘노비사드(Novi Sad)’는 세르비아 제2의 도시다. 세르비아어로 ‘새로운 정원’을 뜻하는 도시 명을 가진 노비사드. 19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통치 시절 때 세르비아인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이뤘다. 도심 메인 광장에는 번성기의 멋진 건축물이 남아 아름답게 빛을 낸다. 거기에 도나우 강변과 페트로바라딘(Petrovaradin) 요새의 어울림은 환상적이다. 현지인들은 참으로 친절하고 순수하다. 누군들 이 도시에 머물고 싶지 않겠는가. 여행 안내소 여직
걷기 좋은 골프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카트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동료와 수다를 떨며 걸어보자.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골프장, 알펜시아 700 GC를 소개한다. 2016년 11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덕분에 강원도 골프장으로의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엔 강원도 한번 가려면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관령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여섯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트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종목도 있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비인기 종목이 많다. 그래도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대회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동계올림픽 경기종목을 살펴보고자 한다. 1년 내내 얼음으로 덮인 곳이 있다. 바로 아이스링크장이다. 직사각형의 얼음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트레비네는 조용한 강변 마을이다. 레오타르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트레비슈니차 강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소도시. 오스만 시대의 아치형 다리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마을을 잇는다. 고요한 소읍은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강물 속으로 마을 풍치가 풍덩 빠져 반영되어 흔들거리면 긴 여행자의 묵은 시름이 사르르 치유된다. 모스타르에서 트레비네까지 첩첩산중 길고 긴 여행 한여름, 크로아티아는 지긋지긋했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로 도망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