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인생 100세 공모전 수상작 [시 부분]
한동안 잊고 있었던 마른 꽃을 본다
벽에 걸린 채 나를 기다렸다는 듯
한때 실핏줄 하나하나에도 촉촉이 물올랐겠다
비와 바람에도 꺾이지 않으며 향기를 키웠겠다
뿌리가 잘려나간 후에도 꽃대는 결연히 버텼겠다
공중의 습기까지 끌어와 가늘게
꽃을 받치고 있는 저 힘으로
훗일을 기약할 수 있다
화려했던 한 시절을 각인하고 있다
벽에 마른 등 기댄 채 초점을 잃었던 날들,
한 잎 두 잎 바닥에 클릭되는지
헐렁한 내가 넘겨진다
퇴색을 얻은 후에야 알았다
꽃은 죽은 것이 아니라 이대로
영원을 간직하는 중이었다는 걸
마른 꽃이 벽을 환하게 틔운다
관련 기사
-
- 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큰 언덕 매력적인 대부도
- 물이 빠져나가 드러난 질펀한 갯벌 위로 바닷새가 날갯짓을 한다. 세상이 고요하다. 아득한 수평선 저편으로 세상의 소음이 스며든다. 대부도, 무수한 발자국이 찍힌 모래밭 노란 파라솔 아래에서 마음속 깊숙이 넣어두었던 말을 썰물에 실어 보낸다. 한 해의 끄트머리, 겨울 바닷가에서 나를 만난다. 대부도(大阜島)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되어 육지가 된 섬이다. 멀리서 보면 섬이 아니라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하여 대부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제는 섬 아닌 섬인 셈이다. 대부도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섬과 섬들이 이어진다. 내키는 곳에서 멈추거나
-
- [포토 에세이] 나목의 추상
- 겨울이 찾아오는 동안 나무들은 조용히 잎을 내려놓아 나목이 되었다. 흐린 하늘은 커다란 도화지가 되어 무채색 추상화를 품는다. 굵직한 줄기로 힘 있는 선을 긋고, 가는 잔가지로 섬세히 선을 흩뿌린다. 아직 떠나지 못한 고엽 몇 점, 마지막 점을 더해 완성을 이룬다.
-
- 12월 5일, 임영웅 2025 시즌그리팅 예약판매 시작 “Hero's Day Off”
- 가수 임영웅이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오는 5일 오후 2시 임영웅 공식 MD 몰인 ‘아임히어로 몰’을 통해 임영웅의 ‘2025 시즌그리팅’이 단독 예약 판매된다. 2025 시즌그리팅의 키워드는 ‘Hero's Day Off’로, 알찬 휴일을 보내는 임영웅의 모습이 다양하게 담겼다. 특히 보드를 안고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임영웅의 모습은 설렘 지수를 자극하는 건 물론, 스포티하면서도 상큼한 매력이 강조돼 이번 시즌그리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컬러감으로 소장 욕구까지 높이는 이번 시즌그리팅은 탁상 달력과 다이어
-
- 한국골프관광협회, 한국마스터즈프로골프협회와 협약
- 한국골프관광협회는 지난 23일 한국마스터즈프로골프협회 및 티골프와 함께 ‘하이엔드 해외골프여행’과 ‘멤버십 해외골프회원권’에 관한 상호 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 한국마스터즈프로골프협회는 동남아 12개 골프장을 하나의 회원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골프 멤버십 회원권’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골프관광협회는 최근 3년간 인바운드 골프 네트워킹을 구축하며 해외 골퍼를 위한 K-골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골프시장의 아웃소싱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해외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도록 지원하고, 이
-
- [포토 에세이] 들국화
- 가을 숲길을 걷다가 은은한 꽃향기 내 몸을 감싼다 여기저기 들국화가 지천이다 이름 모를 꽃들도 반갑다 구절초면 어떻고 쑥부쟁이, 벌개미취면 또 어떠랴 수줍게 피어난 꽃망울들이 가을길을 가만히 물들인다 가을이 무르익었다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