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상상의 결합은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에 인간 존재, 범죄, 복제인간과 인간의 관계 등 철학 문제까지 담기면서 SF영화가 가진 사회적·문화적 가치는 높아졌다.
현실은 시니어들이 어린 시절에 생각했던 미래보다 많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SF영화에서 보여주는 미래 모습으로 지금이 아닌 자녀나 손주들의 미래를 다시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주 안방극장에서는 에단 호크, 주드 로,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등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한 낯선 미래 이야기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타카(Gattaca, 1997)
먼 미래에 사람은 발달한 유전공학 기술로 우월한 유전자만 가진 자식을 출산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났지만 몸이 약하고 유전적으로 열성이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라는 꿈을 가슴 속에만 간직한 채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한다. 그러던 중 빈센트는 DNA 중개인을 통해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수영선수이자 유전학적 우성인 제롬 머로우(주드 로)를 소개받는다. 그리고 제롬의 유전자로 가타카에 취직해 우주비행을 준비한다.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 빈센트는 유전공학 기술로 태어난 동생 안톤(로렌 딘)과 수영 대결에서 이긴 후 이렇게 말한다. 우성 인자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안전을 우선으로 여기고 위험을 피한다. 반면 열성인 빈센트는 무모할지언정 이상을 품고 도전한다. 영화 ‘가타카’는 원대한 꿈을 좇는 빈센트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고찰하게 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
2054년 미래의 워싱턴에서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 예언자들이 미래의 범죄를 예언해 준다. 예언자의 리포트로 미래의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조직이 범죄예방국이다. 어느날 범죄예방국 리더인 존 앤더튼(톰 크루즈)이 어떤 남자의 살인범으로 지목된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선 예언자 셋의 의견 중 존이 살인하지 않았다 사실을 증명할 소수 의견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찾아야 한다.
존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단서들은 하나의 숨겨진 사실을 드러낸다. 미래의 범죄를 예측한다는 참신한 설정과 치밀한 전개,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액션 연출은 보는 이들마저도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찾게 만든다. 놀랍게도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 톰 크루즈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영화를 관람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인조인간이자 사람의 노예인 ‘레플리컨트’가 반란을 시도하자 사람들은 레플리컨트를 폐기하기로 결정한다. 숨어든 레플리컨트를 잡는 형사가 ‘블레이드 러너’다. 영화의 배경인 2049년, 레플리컨트의 출산 흔적이 발견된다. 레플리컨트가 생식능력을 가지면 인간과 다를 게 없어진다.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은 블레이드 러너 케이(라이언 고슬링)에게 레플리컨트의 출산 흔적을 제거하는 임무를 내린다. 영화는 케이가 레플리컨트인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쫓으며 전개된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모든 SF 작품들에 영향을 준 불후의 명작 ‘블레이드 러너(1982)’의 후속작이다. 많은 SF 마니아들이 후속작을 바랐지만 ‘블레이드 러너’가 개봉했던 1982년에는 혹평을 받았기 때문에 2017년에야 후속작이 나왔다. SF 영화에 진심인 시니어에게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기 전에 소니픽쳐스 유튜브 채널에 있는 세 편의 프리퀄 시리즈(블레이드 러너 2022, 블레이드 러너 2036, 블레이드 러너 2048)을 먼저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