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맨발 걷기’ 열풍, 무작정 따라 하다간 ‘낭패’

기사입력 2023-11-28 08:23 기사수정 2023-11-28 08:23

[한방 비책] 외부 충격에 의한 염증, 족저근막염 불러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최근 ‘어싱’(Earthing)이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어싱은 ‘땅’(Earth)과 ‘현재진행형’(ing)의 합성어로 맨발로 땅을 밟으며 걷는 행위를 의미한다. 실제로 주변 공원의 흙길이나 등산로에만 가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산책을 즐기는 이른바 ‘어싱족’(Earthing族)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유명 관광지마다 맨발 산책로 조성 열풍이 불 정도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지역마다 맨발 걷기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이러한 유행에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맨발로 걷다 오히려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발의 지방층이 얇아져 맨발 걷기를 하다 족저근막에 부상을 입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으로, 발바닥의 탄력과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지속적인 외부 충격으로 손상을 입으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실제로 족저근막염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이상 족저근막염 환자는 24만 9265명으로 전체(33만 5754명)의 약 74%에 달했다. 50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60대(20%), 40대(18%)가 그 뒤를 이었다. 아침 기상 후 첫발을 디딜 때 밤새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펼쳐지면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통증이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발바닥과 발뒤꿈치 전반에 간헐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그러다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족저근막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줄어들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점점 통증 부위가 넓어지고 발이 뻣뻣해지면서 보행조차 힘들어진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이 이어진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발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을 통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한다. 먼저 침 치료는 발바닥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근막 회복을 돕는다. 또한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신바로약침, 오공약침 등 약침 치료는 염증 해소와 신경 재생에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를 기대할 수 있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족저근막염에 대한 약침 치료 효과는 대전자생한방병원과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임상증례 보고 논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족저근막염 환자를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쳐 신바로약침 치료를 시행한 결과 통증 숫자평가척도(NRS)가 치료 전 10점에서 치료 후 2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가장 극심한 10점에서 통증이 없는 0점 사이의 숫자로 표시한 척도를 의미한다.

맨발 걷기에 앞서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의 발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족저근막염 의심 증상이 있거나 이미 질환을 겪은 경우라면 맨발 걷기를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진행 경로상 뾰족한 돌부리 같은 요철은 없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걷기 운동 중에는 틈틈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귀가 후에는 온수 족욕으로 발을 풀어주는 것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보행 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체중 감량도 필요하다.

11월 11일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걷기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지정된 ‘보행자의 날’이다. 그만큼 국가적 차원에서도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걷기 운동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걷기에 앞서 자신의 발 건강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 발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신체 부위지만, 우리 몸 가장 아래에 있어 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맨발 걷기로 건강을 챙기기 전에 발 건강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알맞은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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