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장년은 어떤 소비 행동을 보일까? 초고령사회 진입, 디지털 전환, 가치관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이들의 소비 특징을 집중 조명했다.
가장 ‘잠재력 있는’ 소비 주체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소비 패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X세대는 세대 자체의 규모가 커지고 있어 시장 흐름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0대다. 두 번째는 60대, 세 번째는 40대로 집계됐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2024년 7월에는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이미 1000만 명을 넘었다.
해당 세대에서 지갑을 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도 많아졌다. 39세 이하는 가구주 평균 자산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은 6.2%, 40대는 3.7%, 50대는 1.6% 증가했다. 자산 대비 보유한 빚도 39세 이하와 40대는 각각 0.2%, 0.3% 늘었지만 50대, 60대는 각각 0.9%, 0.4% 줄었다.
사회적 기준은 그만! 나다운 소비
‘인생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 가족과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 여러 원인이 작용한 결과다. 각자의 인생 모형이 다양화·파편화되면서 연령이나 성별을 기준으로 한 전형적인 소비 형태는 점점 옅어지는 추세다. 마우로 기옌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는 ‘퍼레니얼(Perennial)’ 개념을 제안했다.
자신이 속한 세대의 생활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자신의 개성과 관심에 기반한 취향을 갖고, 그에 따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식이다.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는 “TV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젊고 건강한 50~60대 유명인이나 불특정 다수의 모습을 접하고 학습할 기회가 많아 양떼 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과거보다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사회나 가족에 무조건 헌신하기보다 나를 위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양떼 효과: 무리 내에서 동떨어지지 않게 집단의 행동을 따라 하는 현상
시대 흐름에 발맞춘 자립 활동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 4056명을 대상으로 ‘정년 후 근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3%가 정년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 응답자의 95.8%가 정년 이후 근로를 원했다(40대 81.9%, 30대 74.4%, 20대 65.8% 순).
하나금융연구소는 50~60대가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이유가 노후 경제적 부담 해소의 목적도 있지만, 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아끼고 저축해서 자녀에게 더 많이 남겨주기보다는 자녀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된 삶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재산을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율은 첫 조사인 2008년 9.2%에서 2023년 24.2%로 증가했으며, ‘장남에게 전부/더 많이 주겠다’는 비율은 2008년 21.3%에서 2023년 6.8%로 감소했다.
또한 50~69세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배우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조사한 디지털 관련 태도에서, 이들의 88.7%가 ‘스마트 페이 사용은 편리’하고, 74.5%가 ‘유튜브에서 정보를 습득한다’고 응답해 디지털 활용에 적극적인 양상을 드러냈다. 더불어 플레이디가 분석한 통계를 살펴보면 10명 중 8명은 앱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4년 상반기 토스 앱 사용자가 2019년 상반기에 비해 약 7배 증가했으며, 성취감과 동기 부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전통장 이용 50대 이상 44.7%)에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