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도 모르는 복지제도…제대로 혜택 못미쳐"

기사입력 2014-03-21 08:18 기사수정 2014-03-21 08:18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을 계기로 사회안전망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복잡하고 공급자 중심인 복지정책 때문에 위기에 놓인 주민들에게 지원의 손길이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강남종합사회복지관 조준배 관장은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복지 사각지대’ 토론회에서 “유사한 복지정책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고 제도적 기준도 복잡해 정보 접근성이 낮은 수혜대상자들이 이해하기어렵다”고 말했다.

 조 관장은 “심지어 일선 사회복지사들도 다양한 복지 제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양한 사회복지 제도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맞는 옷(제도)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대부분 제도나 서비스는 임시적, 한시적인 대상자 선발과 공급자 중심의 지원책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조 관장은 “한국의 사회복지 제도는 권위 있는 정책결정자의 의지와 직접 연결돼 있다. 위계적 구조에서 권위자의 의견은 일선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실제 의도보다 왜곡되는 현상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현 복지제도는 운이 좋거나 정보가 빠르거나, 적극적인 누군가가 혜택을 받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요란한 복지, 급조형 복지”라고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부정수급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강조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현 정부 들어서도 지역 내 사회복지 지원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며 “2009년 157만 명이던 수급자가 135만 명으로 줄어든 뒤 사회복지 통합관리망 구축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관장은 “사회복지는 확대하겠다면서도 증세 논의는 안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지는 사회복지를 건강한 복지로 인식시키려면 솔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의식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은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은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복지에 대한 시민적 권리의식이 미약하기 때문에 일어났다. 구체적으로는 복지에 대한 시혜적 시선, 엄격한 선정 기준, 신청주의 한계, 취약한 복지전달 체계 등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엄 과장은 “민관 협력을 통해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하고 조기에 지원해 불행한 사태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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