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기본 조건으로 내세우는 골프코스에 ‘철’이라는 인공 소재가 가미된 또 하나의 세상이 열렸다. 국내 굴지의 철강 제조업체 동국제강그룹은 다이 가문의 신시아 다이 맥그레이(Cynthia Dye Mcgrey)와 손잡고 자연 속 묵직한 토너먼트 코스를 완성했다.

2014년 경기 남부 지역 골프장의 메카로 불리는 여주 자락에 독기 품은 강렬한 골프코스가 등장했다. 115만 7025㎡(약 35만 평)의 넉넉한 대지에 18개 홀을 품은 페럼클럽이다. ‘페럼(Ferrum)’이란 ‘철(鐵)’을 뜻하는 라틴어다. 철강 제조업체인 동국제강그룹은 철이 주는 무게감과 안정감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속성을 담아, 자연과 철이 어우러지는 세련되고 차별화된 골프장을 세상에 드러냈다.
철의 왕국이 보여준 페럼클럽은 확실히 다른 맛이 있다. 사방이 원형 모양으로 이뤄진 금속의 클럽하우스는 우주선을 연상시키고, 여주 지역 특유의 낮은 산과 들이 만들어낸 나무숲 코스는 조용하고 평화롭게 클럽하우스를 감싸고 있다.
처음 만난 클럽하우스는 압도적이다. 거대한 원형 건물이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떡 하니 서 있어 우주로 들어서는 기분이다. 코스에서 바라본 반대편 모습 역시 신기하다. 전면이 유리로 마감돼 마치 빛과 코스의 초록 기운을 다 빨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 심상치 않은 클럽하우스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특유의 철학을 담아 투명한 유리와 노출콘크리트로 단순하지만 차갑지 않은 클럽하우스를 완성했다. 특히 바람에 맞서는 골프의 특징에서 착안해 바람을 머금은 돛, 바람을 가르는 듯한 날개 모양을 형상화했고, 이러한 분위기는 코스와 어우러지며 자연과 인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10년간 다듬어진 토너먼트 코스
페럼클럽의 코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억지스러움을 찾기 힘들다. 좋은 땅에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 설계를 기본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주변 경관을 부드럽게 다듬었지만 곳곳에 자리한 장애물과 물결치는 페어웨이의 굴곡은 생각하는 플레이를 요구한다. 시냇물과 숲, 바위 등은 본래의 위치에서 코스 공략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어느 하나 방심할 수 없고,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의 압박도 견뎌야 한다. 코스 설계를 맡은 신시아 다이 맥그레이의 ‘어려운 코스에서 도전과 전략적인 플레이로 즐거움을 얻는다’는 철학이 페럼클럽에 그대로 녹아든 덕분이다. 대신 코스 난도가 높아도 효과적인 전략이 통했을 때의 쾌감은 배가 된다.
개장 10년이 된 지금 페럼클럽은 국내를 대표하는 토너먼트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해마다 투어 대회를 개최한 덕분에 코스 수준이 올라갔다는 평가다. 올해만 해도 남녀 프로 대회를 3개(KPGA투어 2개, KLPGA투어 1개)나 치렀고, 선수들과 팬들은 매 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가능케 한 페럼클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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