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소망, AI와 함께 이뤘어요” 시니어, AI로 자서전 내다

입력 2026-01-14 16:30

78세 아동문학가부터 경력단절 여성까지, 2기 수업 성료

(한국디지털포용협회)
(한국디지털포용협회)

“선생님, 이 프롬프트를 이렇게 입력하면 되나요?”

지난 12월 어느 화요일 오후, 서울 강남의 교육장. 노트북 앞에 앉은 60~70대 시니어 13명의 눈빛이 유난히 진지하다. 최고령 수강생은 78세 아동작가 출신 여성. 키보드를 두드리던 그는 “이게 바로 요즘 뜨는 인공지능이구나”라며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교육장 한편에는 디지털 강사로 활동 중인 경력단절 시니어 여성들도 보인다. 책임 강사와 실습 강사 2명이 수강생 한 명 한 명 곁에 앉아 입력부터 수정까지 세심하게 돕는다.

이곳은 한국디지털포용협회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공동 운영한 ‘AI로 자서전 쓰기’ 교육 현장이다. 지난해 10월 1기를 시작으로 12월 2기까지 운영된 이 과정은 시니어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자서전을 위해 태어난 AI, ‘My Life, Our Story’

이 교육의 핵심은 자서전 전용 AI 챗봇 ‘My Life, Our Story’다. 생성형 AI의 핵심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챗봇은 일반적인 인공지능 서비스와 달리, 자서전 서사 구조와 문법을 학습한 전용 도구다.

“연대기형으로 쓸까요, 주제형으로 쓸까요?” 강사의 질문에 수강생들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챗봇은 연대기형·주제형·편지형·공동형 등 다양한 서사 방식을 제안하고, ‘도입–전개–절정–하강–마무리’ 구조를 바탕으로 삶의 사건을 자연스럽게 엮도록 돕는다. 사랑과 성장, 상승과 하강, 경쟁과 투쟁 같은 서사 플롯도 선택할 수 있다.

교육 과정 역시 정교하게 설계됐다. ‘AI 이해 → 프롬프트 기본기 → 인생 사건 타임라인 정리 → 목차 설계 → 초안 작성 → 스토리텔링 강화 → 사진 결합 → 교정·출판’ 순으로 진행된다. 10명 내외의 소규모 클래스, 1인 1노트북 제공, 고령자 친화적 UI 설계까지 시니어 눈높이를 세심하게 반영했다.

▲송경득 씨가 집필한 ‘햇살 속으로의 먼 여행’.(한국디지털포용협회)
▲송경득 씨가 집필한 ‘햇살 속으로의 먼 여행’.(한국디지털포용협회)

“엄마, 이제 어머님 삶이 책이 됐어요”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완성’의 순간이었다.

군포에 사는 송경득 씨(68)는 완성된 전기 한 권을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께 건넸다. 책 제목은 ‘햇살 속으로의 먼 여행’. 40년 넘게 마음에 품어온 소망이 단 5회차 교육을 통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어머님이 올해 91세인데도 아직 현역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세요. 오래전부터 삶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어요. AI와 함께하니 한 달도 안 돼 책으로 묶을 수 있었습니다.”

송 씨 가족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증손주, 증손녀까지 4대가 한자리에 모여 가족의 역사를 되짚었다. 교육장 곳곳에서는 비슷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누군가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책으로 엮어냈다.

삶을 기록하는 기술, 세대를 잇는 이야기로

2기 과정은 1기보다 많은 13명이 수료하며 시니어들의 높은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자서전 전용 AI 챗봇은 단순한 글쓰기 도구를 넘어, 시니어가 자신의 삶을 ‘사랑과 존중의 서사’로 재구성하고 세대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로 기능하고 있다.

“나이 들어도 배울 수 있고, 내 이야기를 남길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쁠 줄 몰랐어요.”

교육을 마친 78세 수강생은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은 이제 시니어들의 삶을 기록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오는 2월 첫째 주 화요일에는 3기 교육이 시작된다. 또 다른 10명의 인생 이야기가 책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3기 ‘AI로 자서전 쓰기’ 교육 안내]

일정: 2월 첫째 주 화요일부터 총 5회차(2월 3·5·6·10·12일)

운영: 브라보 마이 라이프·한국디지털포용협회 공동 주관

문의: 한국디지털포용협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AI, 오랜 친구 같아” 울컥…‘인생사(史)랑’ 1기 출판기념회 성료
    “AI, 오랜 친구 같아” 울컥…‘인생사(史)랑’ 1기 출판기념회 성료
  • AI와 함께 쓰는 자서전…브라보 구독자, 무료 참여 이벤트
    AI와 함께 쓰는 자서전…브라보 구독자, 무료 참여 이벤트
  • AI가 돕는 인생 기록법…시니어의 자서전 혁명
    AI가 돕는 인생 기록법…시니어의 자서전 혁명
  • 급성뇌졸증으로 쓰러진 아버지 대신 자녀가 보험금 청구할 수 있을까?
    급성뇌졸증으로 쓰러진 아버지 대신 자녀가 보험금 청구할 수 있을까?
  • 정은경 장관
    정은경 장관 "돌봄 공백 해소 성과 창출해야, 통합돌봄 3월 시행 준비"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