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스타만 있는 줄 알았죠? 편견 깨는 ‘빕 구르망’
미쉐린 가이드라고 하면 대부분 고급 레스토랑을 떠올린다. 예약이 어렵고 가격도 부담스럽다 보니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에는 별(스타) 레스토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맛집 빕 구르망(Bib Gourmand) 식당도 있다.
미쉐린 가이드의 또 다른 기준 ‘빕 구르망’
빕 구르망은 1997년 미쉐린 가이드가 도입한 제도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나라별 물가에 따라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서울과 부산의 빕 구르망 식당은 1인당 4만 5000원 이하 가격으로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대상이다.
이름의 유래도 흥미롭다. ‘빕(Bib)’은 미쉐린 타이어의 마스코트인 미쉐린맨의 별명 ‘비벤덤(Bibendum)’에서 따왔다. ‘구르망(Gourmand)’은 프랑스어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를 뜻한다. 빕 구르망 마크를 자세히 보면 입맛을 다시며 미소 짓는 미쉐린맨을 발견할 수 있다.

‘미쉐린’과 ‘미슐랭’, 뭐가 맞을까?
미쉐린은 프랑스 타이어 제조 회사다. 프랑스어 발음에 가깝게 읽으면 미슐랭이다. 1900년 처음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는 원래 자동차 여행자를 위해 주유소•정비소•레스토랑 정보를 담은 안내서였다. 이후 레스토랑 평가가 전문화되고 체계화되면서 별(스타)등급을 부여하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로 발전했다.
'미쉐린 스타'와 '빕 구르망'의 차이
미쉐린 가이드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평가가 있다. 하나는 미쉐린 스타이고, 다른 하나는 빕 구르망이다. 미쉐린 스타는 요리의 완성도와 창의성을 기준으로 1개부터 3개까지 별을 부여한다. 세계적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빕 구르망은 방향이 조금 다르다. 최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실속파 미식가들이 오히려 빕 구르망 식당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보다 가격 부담이 적고 분위기도 편안하기 때문이다.
노포 맛집이 많은 이유

서울에도 빕 구르망 식당이 꽤 있다. 특히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노포 맛집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을지로의 ‘우래옥’은 1946년 문을 연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광화문의 ‘미진’은 1950년대부터 이어진 메밀국수 맛집으로 직장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다.
독립문의 ‘대성집’과 시청의 ‘유림면’도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빕 구르망 식당이다. 대성집은 진하게 고아낸 도가니탕으로, 유림면은 담백한 육수와 메밀면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여의도에 있는 '정인면옥'도 빼놓기 어렵다. 오로지 메밀만 넣어 직접 뽑은 순면으로 이름난 곳이다.

화려한 레스토랑보다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노포 맛집이 많은 점도 빕 구르망의 특징이다.

올해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셀렉션에는 서울 51곳, 부산 20곳 등 총 71곳의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식당은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완성도의 요리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는 신규로 8곳이 추가됐는데, 이북식 만두 전문점부터 현대적인 채식 요리 식당까지 다양한 음식 장르가 포함돼 빕 구르망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졌다.
여행할 때 참고하면 좋은 미식 마크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현지 맛집을 찾고 싶다면 빕 구르망을 보라”는 말도 있다. 실제로 빕 구르망에 선정된 식당들은 광고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족 모임이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굳이 비싼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미쉐린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입맛에 맞는 빕 구르망 식당을 찾아보자. 실패 없는 미식 여행의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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