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1

[60+ 궁금증] 왜 옛날 기억은 또렷할까

입력 2026-04-01 06:00

▲생성형 AI 제작 이미지
▲생성형 AI 제작 이미지


“요즘 일은 자꾸 까먹는데, 옛날 일은 또렷하게 기억나요.”

중장년 이후 흔히 듣는 이야기다. 방금 들은 약속이나 최근에 만난 사람 이름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 수십 년 전의 일은 구체적인 장면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혹시 기억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비정상이라기보다 기억의 자연스러운 특성으로 설명한다.


오래된 기억이 더 또렷한 이유

기억은 단순히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떠올리고 감정이 얽히면서 강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젊은 시절의 경험은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첫 직장, 결혼, 자녀의 탄생처럼 감정이 크게 개입된 기억은 뇌에 더 깊이 각인된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을 여러 번 떠올리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더해지면 기억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런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반면 최근 기억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과정이 점점 느려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느끼기 쉽지만, 사실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해마의 변화가 영향을 준다

이 과정에는 뇌의 구조적 변화도 관여한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발표한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 부피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도 연간 약 1~2%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해마가 조금씩 위축되면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그 정보를 꺼내 쓰는 과정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다. 즉, 기억이 통째로 사라졌다기보다는 최근 기억을 만드는 과정이 예전보다 덜 탄탄하게 고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래된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지만, 몇 분 전에 나눈 이야기나 어제 먹은 메뉴는 떠오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변화가 함께 나타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일을 반복적으로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같은 질문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할 때, 시간이나 장소를 자주 혼동할 때,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기억 문제가 커질 때 등 이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활 속에서 기억을 보완하는 습관을 갖는 일이다. 기억이 조금 느려졌을 뿐,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은 여전히 뇌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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