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찬성 VS 반대] 부동산 투자할 돈으로 즐겨라

기사입력 2016-06-20 08:48 기사수정 2016-06-28 16:43

▲이른 아침 체육공원에 아츨다운 꽃이 피어 있다. 제주까지 가지 않아아도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많다. (백외섭 동년기자)
▲이른 아침 체육공원에 아츨다운 꽃이 피어 있다. 제주까지 가지 않아아도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많다. (백외섭 동년기자)
어여쁜 자연과 이국적인 풍광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흠뻑 사로잡는 땅이다. 그러나 제주를 동경하는 ‘이상’과 제주에 이주하는 ‘현실’은 다르다. 자신의 취향, 소통 문제, 경제적 득실 등 충분한 고려하지 않으면 제주이주는 온갖 고통만 양산할 수 있다.

사람들은 여행 중에 대개 “아! 아름답다. 또 와야지”라고 생각한다. 휴가철이나 휴일에 있는 틈 없는 틈 다 쪼개서 왔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행복 충만했던 추억은 얼마 지나면 잊어버린다. 그리고 다음엔 새로운 곳을 찾아간다.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서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런 점에서 마찬기지여서 숙박업소를 예약하지 않고 여행을 즐긴다. 그래야 전혀 새로운 곳을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여행지에서 갈림길이 나오면 동쪽이든, 서쪽이든 차 덜 막히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튼다. 복사기 같은 패키지여행은 절대 시도하지 않는다.

목적지가 없으니 급할 것도 없다. 발길 멈추는 곳이 쉼터요 숙소가 되었다. 길이 막힌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강가에서 텐트 치면 하루 숙박이 되고 버너에 불을 붙이면 식사 한 끼 해결은 문제가 없었다.

필자처럼 한곳 머무는 게 도무지 잼뱅이인 사람은 이런 점에서 제주이주를 생각하지 않는다.

제주는 최근에 관광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숙박시설 단기 임대사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산행, 사진, 낚시 동호인끼리 월 단위로 임차하여 교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제주에 꼭 이주하여야 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친구와의 소통도 문제가 된다. 친구와 정담을 나누는 것이 노년의 건강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의 하나다. 그런데 아무리 통신문화가 발달하였더라도 친구는 맨투맨으로 얼굴 조우하지 않으면 남이나 매한가지다. 그래서 필자는 친구들과 거의 매일 만난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친구 잃고 이주할 아무런 이유도 찾기 어렵다.

전원에서 살다가 수개월, 길게는 몇 년 사이에 도회지로 되돌아온 이웃을 종종 보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어릴 적 추억 속의 전원과 현실이 100% 다르고, 친구가 그리워 견디기 어려웠다”고 역 귀향 사연을 말하였다.

제주이주를 장기투자 목적에서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남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시니어에는 남는 게 없는 ‘허망한 장사’’다. 제주 땅값이 얼마나 오를지 몰라도 투자 금액을 자기 남은 수명 안에 회수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제주 땅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정보가 어두운 시니어는 이게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다. 만회할 수 없는 함정에 빠져들지 않도록 냉정하여야 한다.

시니어에는 무엇보다 현금자산이 필요하다. 건강 문제 등으로 한 번에 엄청난 몫돈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로 이주하면 투자금, 이자, 관리비, 제세공과금 등 ‘소유비용'이 엄청날 것이다. 이 돈 들이지 말고 살면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제주이주보다 편리한 ‘제주 이용’이 그 대안이다. 제주가 마음에 들면 때때로 여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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