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교 전학] (8) 우리와 다른 교육제도

기사입력 2016-09-12 09:52 기사수정 2016-09-12 10:05

아이들은 전혀 문제없이 잘 다녀 주었다. 담임선생님의 배려도 아주 각별했다. 초등학교인데도 미술과 공예가 합친 일어로 ‘즈고~’라고 발음하는 과목은 교실을 옮겨서 수업을 받는다는 것이 특별했다. 선생님도 담임이 아니란다. 처음 목공예라는 수업을 교실을 옮겨했다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큰 애가 신이 나서 설명했다. 그 교실엔 전기로 나무를 잘라서 었다. 전기 톱 같은 기계가 다 준비되어 있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한 시간이 아니라 두 시간을 계속 한다는 것이었다. 자기는 멋진 집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그 시간을 무척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층계도 만들고 다락방도 꾸밀 거라며...전기기계라는 말에 걱정이 약간 앞섰지만 선생님과 아이를 믿어버리고 꾹 참았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남자 아이들도 편견 없이 바느질을 위시해서 혼자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전부 배우는 것이었다. 자기 주변에 필요한 것은 자기가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들이 바느질을 하고 다림질을 하는 건 군대 가서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정이라는 과목이 있고 본인이 해야 되는 것은 남녀 불문하고 모두 배우도록 교육과정이 짜여 있어서 자기가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면 모든 것들을 예를 들면 바느질과 밥하기, 빨래하기 등등이다. 물건을 넣는 주머니라든가 지갑, 손수건, 앞치마 만들기, 과자나 케이크, 밥 짓기, 된장국, 샐러드 만들기, 운동화 빨기, 양말 빨기 등등... 자기가 시장에 가서 헝겊도 고르고 아이디어도 생각해 가면서 준비해가면 바느질 하는 방법을 아주 세심하게 잘 가르쳐 주는 것이다. 취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작품은 현저하게 달라지는 걸 확연히 알게 된다는 것이다. 몸이 약하고 골골해도 그 아이는 공부에 목숨 걸고 하며, 뛰어 놀기에 바쁜 아이들은 운동으로, 얌전하게 바느질을 좋아하는 아이는 디자이너의 길, 밥하기에 신이 난 아이들은 음식점... 직업이 거의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어머니들에게 물어보니 일본은 중학교 까지 의무교육이며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빠짐없이 이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 교육을 다 받고나면 어느 곳에든 즉 아프리카 정글 속에 혼자 살게 되더라도 모든 것을 다 자신이 할 수 있도록, 살아 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전인교육 체제라 그렇단다. 대답을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초등교육에서는 그 아이들의 앞으로 나갈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란다.

공부를 못해도 뭔가 잘 하는 것이 하나는 꼭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걸 발견해 주고 발굴해 키워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는 목적이 있다는... 정말 얄미운 교육정책 아닌가? 일본에도 수많은 학원들이 있다, 태어나면서 와세다 코스냐, 케이요 코스냐가 정해서 그 학원 코스를 무조건 따라 학교 수업은 저리가라 하고 학원 방침대로만 공부하는 불쌍한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초등학교 수업에만 충실하다. 선생님은 수학은 매일 빵점이라도 작문은 최고라는 걸 모든 아이들이 알기 때문에 그 시간만은 그 아이에게 관심과 눈길을 끌게끔 발표도 하게하고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며 기를 살려 주는데 노력하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의 특별한 점을 알고 깨닫게 해서 주눅 들지 않게 배려하는 수업을 한단다. 그런데도 왕따 문제가 심각한데... 절대 남 따라 안하는 부모들의 정신에 감탄~ 너무 부러운 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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