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영화를 보면서 느낀 문화적 차이

기사입력 2017-01-23 09:58 기사수정 2017-01-23 09:58

하루 한 편 정도의 외국 영화를 보면서 서양 문화와 우리 문화의 차이를 많이 느낀다. 어느 것이 옳거나 좋다기보다 그냥 다르다는 차이일 뿐이다.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이 서양에서는 서로 만나면 이름부터 묻는다. 기차나 버스 비행기 등으로 먼 길 여행 떠나는데 옆 사람과의 통성명은 그렇다 쳐도 잠깐 스치거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일 때도 그렇다.

우리는 호칭이 많다. ‘선생님’부터 ‘학생’, ‘아가씨’, ‘아저씨’, ‘아줌마’. ‘어르신’, ‘할머니’ 등 굳이 이름을 알 필요 없이 호칭을 쓰면 된다. 음식점에 가면 가끔 ‘이모’라거나 ‘사장님’이라고도 한다. ‘어이!’하고 부르거나 ‘여기요’, ‘저기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자기’도 있다. 지방마다 어감이 좀 다르지만, ‘당신’도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상대방을 ‘귀하’가 어쩌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직장에서는 직급이 있어 ‘과장님’, ‘부장님’ 하고 쓰면 된다. 아랫사람이라도 ‘주임’, ‘대리’를 성 다음에 붙여 쓰면 된다. 우리는 호칭에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호칭을 잘 못 했다가는 싸움이 붙기 쉽다. 예를 들면 ‘당신’이 그렇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정감 있는 호칭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디다 대고 당신이야?“하며 싸움으로 발전하기 쉽다. 미국에서는 그냥 'You'인데 '너', '자네' 도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 호칭이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닉네임이라는 것이 있어 편하다. 닉네임 뒤에 ‘님’자만 붙이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실명보다 기억하기 좋아 편한 점이 더 많다. 그래서 닉네임은 신경 써서 잘 지어야 한다. 내가 처음 인터넷에서 ‘캉가루’로 닉네임을 올렸다가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캉가루님’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당황스러웠었다. 그래서 닉네임을 ‘캉캉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계속 ’캉가루‘가 입에 배어 바뀐 닉네임으로 정착하는데 오래 걸렸다.

서양 사람들은 우리처럼 호칭을 쓰기보다는 이름을 부른다. 대통령도 ‘미스터’라고 한다. 사장도 이름을 그대로 부른다. 우리보다 아래 위 차이를 두지 않는다. 가끔 호칭으로 속어를 쓰기도 하는데 대부분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쓴다. 군대에서나 호칭으로 계급을 쓴다.

다음으로 자주 보는 것이 이성 간의 키스이다. 입술만 마주치는 가벼운 키스는 인사의 한 방식이니 그렇다 치자. 우리나라도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도 그렇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그보다 좀 가깝다 싶으면 딥 키스를 한다. 입을 크게 벌리고 적극적으로 혀를 섞는다. 남들이 있든 말든 장소도 안 가린다. 우리 문화는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딥 키스를 하기에는 안 맞는 것 같다. 김치가 기본적으로 놓이고 다른 음식들도 마늘이 들어가는 음식이 많다. 대부분 냄새가 많이 나는 것들이고 식후 바로 양치질을 하기도 어렵다. 그에 비하여 서양 음식은 입안에 음식 냄새가 지독하지 않은 것들이라 그럴 수 있는지 모른다.

영화는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같은 사람인데도 문화가 다르다. 그나마 말을 알아들으면 내용을 알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영화를 보면 굳이 외국에 가보지 않아도 그들은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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