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보는 조카

기사입력 2017-02-06 19:10 기사수정 2017-02-06 19:10

▲한 쌍의 원앙처럼 조카가 결혼에 성공하기를 바란다(박혜경 동년기자)
▲한 쌍의 원앙처럼 조카가 결혼에 성공하기를 바란다(박혜경 동년기자)
필자에겐 예쁜 여자 조카가 두 명 있다. 둘째 동생과 막냇동생의 딸들인데 둘 다 외모가 출중하고 날씬하고 학벌도 좋아 신붓감으로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런데 막냇동생의 딸이 얼마 전에 먼저 결혼을 했다.

다행스럽게 중매쟁이나 어른의 소개를 거치지 않고 소개팅이라는 저희끼리의 만남을 통해 결혼까지 한 것이다.

신랑감도 조카와 어울리는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축하해주었고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었으니 효녀라고 칭찬해 주었다.

이렇게 축하해 주긴 했는데 실은 사촌 동생이 먼저 결혼을 한 터라 둘째 동생에게는 좀 걱정스러운 일이 되었다.

둘째 동생의 딸도 참 예쁘게 생겼다. 그런데 본인의 눈이 너무 높은 것인지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해서인지 서른을 넘긴 지가 언제인데 아직 시집갈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스튜어디스로 오랜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에 퇴사하고 집에 있는 것이 엄마로서 아주 좋았다고 한다.

항상 보고 싶었던 딸을 옆에 두고 있으니 대만족이었는데 이제 나이 어린 조카가 먼저 결혼하는 걸 보고서 마음이 급해 졌나 보다.

아는 사람을 통해 중매를 부탁했다고 하는데 일단 50만 원을 내면 다섯 명의 신랑감을 선보여 준단다.

그 후에 잘 되어 결혼이 성사되면 100만 원을 사례금으로 내면 되고 안 되면 그것으로 끝이어서 다시 돈을 내고 선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참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조카는 왜 연애도 안 하는 것일까? 적령기의 선남선녀는 저희끼리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며 정을 쌓고 결혼에 이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어떤 글에서 보니 결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20,30대 남녀의 몸부림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다.

남자는 외모, 여자는 조건을 본다는 말은 옛말이고 남녀를 불문하고 불안한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사랑도 조건도 더 꼼꼼히 살피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남녀 모두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성격을 들었다.

그 외에 남자는 외모, 경제력, 직업, 가정환경을 꼽았고 여자는 경제력, 직업, 외모, 가정환경을 우선순위에 두었으니 순위는 달랐지만 남녀 모두 성격, 경제력, 직업, 외모, 가정환경을 중요시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커플매니저는 이전에 여성들이 따지던 조건들을 남성들도 많이 보고 상담을 해온다고 했다.

여성은 현재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반면 남성은 맞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 안정성을 우선시한다는데 어떤 남성고객은 교사를 원한다고 하며 기간제교사인지 정년이 보장되는지도 꼼꼼히 묻더라고 했다.

이렇게 따지는 것 많고 원하는 것도 많으니 결혼시장에서 승리하기는 그리 쉬운 일 같지는 않다.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는 건 그만큼 집안이나 주위의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을 염두에 둔 만큼 누구나 만남에 까다롭기 마련이지만 조건에 집착하다 보면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니 생각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런 조건도 보긴 하지만 사실 진검승부는 만났을 때의 첫인상과 매력일 것이다

사진으로 보아도 실물과는 다를 수 있을 것이며 원하는 조건이 맞아도 만나보면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다.

결혼에 성공하는 커플은 조건보다는 사람에 이끌리는 게 대부분이라 하니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꿈꾼다면 남녀 모두 현재에서는 상대의 성실성을, 미래 시점에서는 상대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일 것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라는 말처럼 언젠가는 좋은 짝을 만날 테지만 이제부터 다섯 명의 신랑감 후보를 만나보게 될 필자의 예쁜 조카가 빨리 좋은 사람 만나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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