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란 무엇인가? 사전에는 아내와 남편이 아닌 상대와 성관계를 갖는 일로 바르지 아니한 길이나 노릇이라고 설명돼 있다. 배우자의 허락이 없는 이성과의 성관계가 있을 때 외도라고 본다. 이런 경우는 어떤가. 지인의 아내는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데 어느 날 “당신을 사랑하지만 여자 없이는 못 살겠다”고 말했단다. 그 후 아내에게 허락을 받고 외도를 한다. 아무리 그래도 아내가 모르는 편이 낫다는 것이 필자의 마음이다.
외도는 명백한 잘못이고 문제인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이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 같다. 외도는 뭔가 허전하거나 불만족스러울 때, 그리고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을 때 일어나곤 한다. 무심한 지경이 지속될 때 어디에 무지개가 없을까 하며 기웃대는 행위가 외도다. 어디에선가 햇볕 같은 위로를 받아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문득 나를 지지해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을 오매불망해보는 것이다.
어쩌다 감정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 서로 잠자리를 나눌 수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외도를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구구한 이유를 갖고 있다. 남자에게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욕구가 여성보다 더 많다는 잠재적 이유가 있을 테고, 여자에게는 반드시 결핍 동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돈을 제대로 안 벌어다 주거나 신뢰가 무너졌을 때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배우자와는 엄청 다른 사람이라는 착각과 편견을 갖게 된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사람들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로뎅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로뎅의 작품이라며 감상을 요구했더니 혹평을 했다. 그래서 사실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했더니 줄행랑을 쳤다는 일화가 있다. 이런 편견들은 우리를 함정에 빠트리곤 한다.
외도가 발각됐을 때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건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부부가 이혼을 하는 이유의 49.3%는 배우자의 외도였다. 이렇게 가정이 파괴되는데도 애인이 없으면 심지어 불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외도는 잠시의 상쾌한 느낌일 뿐이다. 외도 호르몬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한 번의 만남으로 정나미가 떨어질 수도 있고, 이런 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외도로는 일상의 진정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필자의 친구는 남편이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자기와 성관계를 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모습에서 깊은 사랑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을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 한눈팔 시간이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상대를 믿고 진심을 다해 살면 된다. 부부간에는 속 깊은 대화가 더 많아야 한다. 사실을 추궁하고 상대의 마음을 쓸데없이 확인하면 점점 상대가 부담스러워지고 숨기는 것들이 많아진다. 또 그런 모습을 눈치 채면서 점점 사이가 멀어진다. 이때 벌어진 틈으로 외도라는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변덕스럽고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