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육아’

기사입력 2019-04-24 14:21 기사수정 2019-04-24 14:21

얼마 전 TV를 보다가 낯설지만 그 의미만큼은 뚜렷하게 느껴지는 ‘독박 육아’라는 표현을 들었다. 출연자들은 ‘대한민국의 아기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 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독박의 사전적 의미는 혼자서 모든 것을 뒤집어 쓰거나 감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독박육아란 단어에는 억울함과 외로움이 담겨있을 터이다.

여자들이라고 해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육아방법을 알게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엄마의 길로 들어선 초보엄마들이 그 역할을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 비해서는 요즘 젊은 아빠들이 육아나 가사노동을 많이 분담한다. 그렇더라도 젊은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육체적인 피로, 갑작스런 고립, 박탈감 등은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가정주부에게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우리의 오래된 관행은 여전한데 거기에 맞벌이까지 해야 하니 젊은 아내들에게 육아는 극한 직업일 수밖에 없다.

워킹 맘들 사이에서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면 금수저, 시어머니가 봐주면 은수저, 어린이집에 맡기면 흙수저라는 얘기가 유행어처럼 돈 적이 있다고 한다.

어느 누구라도 최소한 독박을 썼다는 억울함을 느껴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행히 사회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해결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부모 다음으로 가장 바람직한 양육자 1순위는 조부모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문화센터나 지역 구청 강좌에서도 손주 양육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예비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들은 미리 미리 할머니의 소양을 길러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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