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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꼭대기
- 찌푸린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빼는 이른 오후. 날씨도 부쩍 이상 증상으로 기승을 부린다. 전 세계가 무더위와 폭우, 테러로 들끓는다.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에 사람의 마음도 혼란스럽다 못해 멍하다. 혼 나간 영혼들은 정거장마다 멈추어서 한 시대를 장식하고,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이 저 높은 곳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한발 한 발 옮기고 있다. 산마루
- 2016-07-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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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용의 세계란 어떤 것인가?
- 공자가 강조한 중용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우리는 생활 중 중용의 중요성에 대하여 수없이 듣고 배어왔다. 중용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중용을 흔히 쉽게 A+B/2=C정도로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중용은 수학적 평균의미를 넘어 심오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즉 집합 A와 집합 B의 교집합 C와 같은 것이다. A도 B도 아니면서 A와 B를
- 2016-07-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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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인가?
- l필자가 철이 들 무렵부터 가정환경이 좀 어려운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평소 삶속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궁금증을 풀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겨왔던 것 같다. 인간다운 삶을 알기 위해 우선 “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할 것 같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막상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삶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 2016-06-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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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낙 그림 이야기] 한·중·일 건물 처마에 깃든 문화 코드
- 얼마 전 홍콩에서 10여 년간 거주하며 우리나라와 일본을 사업차 자주 방문한다는 ‘동양 전문가’인 캐나다인과 우연히 한·중·일 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동양 전문가는 삼국의 문화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듯 의아해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필자가 현대식 대형 건물이 아닌, 동양식 전통 건물에 한·중·일 삼국의 각기 다른 문화 코드가 녹아 있다
- 2016-06-2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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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 자서전] 촌뜨기가 국가품질명장이 되기까지
- 가뭄이 들어 세상이 모두 타들어 가더라도 마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계곡이다. 계곡은 세상의 모든 것이 말라도 마르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계곡의 정신’은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 같은 계곡 정신을 그려 노자는 ‘도덕경’에서 곡신불사(谷神不死)라고 했다. 진정한 승자는 세월이 지나봐야 드러
- 2016-06-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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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철훈의 사진 이야기] 생명은 기계가 아닙니다
- 수만리 떨어진 몽골에서 저희의 둘째가 셋째 애를 잉태했다는 낭보를 인터넷으로 받았습니다. 아기의 실제 크기는 직경 2cm 정도의 동전보다 조금 크답니다. 그렇게 조그맣지만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과 다리가 앙증맞게 분명합니다. 심장의 박동소리가 영상과 함께 들릴 때는 내 가슴도 같이 뜁니다. 우리 생명의 씨가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자라나고 있는 가물한 현장
- 2016-05-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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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철훈의 사진 이야기] 색도 언어입니다
-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학교 뒷산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진달래와 산수유가 몽우리를 터트렸습니다. 주위 동산뿐 아니라 무겁고 건조한 시멘트 건물마저도 환하게 밝혀줍니다. 무게 없는 분홍색이 땅 위를 떠다니며 곳곳에 봄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뿌리에 연이은 가지가 있고 다시 더 가는 가지에 꽃이 피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멀리 떨어져
- 2016-04-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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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PART2 ]흙집학교 ‘흙처럼 아쉬람’ 고제순 원장
-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나만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중년들에겐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로망이다. 굳이 ‘님과 함께’ 가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때문에 내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시선을 사로잡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얻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직접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이 세운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 2016-04-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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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L 칼럼] 시간 속에 집을 짓는 사람이 되라
- “사랑방에는 할아버지가 앉아 계신다./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은 텃도지가 밀려 잔뜩 주눅이 든 허리 굽은 새우젓 장수다./건넌방에서는 아버지가 계신다./금광 덕대를 하는 삼촌에다 금방앗간을 하는 금이빨이 자랑인 두집담 주인과 어울려 머리를 맞대고 하루 종일 무슨 주판질이다. (중략) 나는 사랑방 건넌방 헛간 안방을 오가며 딱지를 치고 구슬 장난을 한
- 2016-04-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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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유재의 미술품수집 이야기] 벗어나기, 쌓고 지우기
- 이재준(아호 송유재) “작가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되기 위해서 달려갈 수도 없는 곳임을 안다. 촛불이 자기 몸을 태워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어쩌면 자기 자신을 처절하게 바쳐서 작업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구름의 바다 위로 동이 튼다. 나는 지금 2002년 11월, 나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하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 있다. 매일 작품이
- 2016-03-25 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