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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3막을 시작하며
- 우리 인생을 1막, 2막, 3막으로 나눌 때 각자의 기준이 다르다. 정년까지 일하는 시기를 1막으로 잡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55세에서 60세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거나 봉사하는 시기를 2막으로 잡는다. 60세 이상 70세까지로 본다. 인생 3막은 유유자적하며 사는 시기로 70세 이상부터 죽을 때까지이다. 필자는 인생 1막을 잘 보냈고, 인생 2막에서도 약 20년간 ‘액티브 시니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다. 봉사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시니어 활동도 열심히 했다. 특히 댄스는 현역 선수로 눈부신 업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게 계속 산다는 데에 이젠 좀 지치기도 해서 여러 가지 공직도 다 내려놓고 쉬기로 했다. 인생 2막을 마감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인생 3막의 시작이다. 이제껏 잘 나가지도 않던 지역 문인협회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별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참석만 해주면 되는 쉬운 일이다. 패키지여행도 자주 다닌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댄스 교실도 그래서 접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 어울리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이름을 말한다. 그러나 음향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장소나 잡담하는 사람을 통제하기 어려운 분위기상 잘 안 들리고, 들린다 해도 금방 까먹는다. 현역 때 직장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 2막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특기가 있는지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엇을 특징적으로 내세울 것인가 고민했다. 인생 2막의 화려했던 활동을 대부분 접고 나니 필자 소개를 할 만한 재료가 빈약해졌다. 온종일 뒷방에 처박혀 있는 ‘뒷방 노인’은 아니고, 아무것도 안하고 놀러 다니는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성의해 보인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특기 분야에서 ‘댄스’와 저서 ‘캉캉의 댄스 이야기’라는 책이다. 댄스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이 댄스 하는 사람이다. ‘댄스 강사’에 ‘현역 선수’라고 하면 반응이 요란하다. 춤 솜씨를 보여 달라며 시끄럽다. 더구나 기네스 기록이 될 만한 두꺼운 분량의 4310페이지 책 ‘캉캉의 댄스 이야기’ 저자라고 하면, “설마?”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 폰 검색을 해본다. “책을 몇 권 냈소!”라고 하기보다 이 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다. 책 이름이 ‘캉캉의 댄스 이야기’이니 외우기 어려운 실명 대신 ‘캉캉’이라는 닉네임까지 한꺼번에 소개한 셈이다. 사실 댄스는 그만두었지만, 댄스를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패키지여행 때 일찍 호텔에 들어가는 날은 할 일이 없다. 시골이라 호텔 밖에 나가봐야 들판이고 날씨도 안 좋으면 호텔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여름철 유럽은 백야 현상으로 밤늦도록 하늘이 훤하다. 그럴 때 호텔 세미나실을 빌려 댄스 강습을 하는 것이다. 1시간 정도면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열심히들 댄스를 하고 나온다. 인생 3막은 남들과 어울리되, 구속력이 없는 모임에 나가는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나가면 좋고 안 나가도 좋아야 한다.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음 여행 때 다시 보는 일도 있지만, 드물다. 그래서 부담이 없는 것이다.
- 2018-07-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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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고전 영화① 몰락한 귀족 집안 이야기
-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부와 명예를 누려왔던 안조가(家)는 백작 지위는 물론, 빚에 몰려 저택마저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럼에도 파리 유학을 다녀온 화가 아버지 타다히코(타키자와 오사무), 이혼당해 집으로 온 맏딸 아키코(아이조메 유메코), 피아노나 두드리는 방관자 아들 마사히코(모리 마사유키) 모두 과거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보다 못한 차녀 아츠코(하라 세츠코)는 지난 시절과 결별하기 위한 마지막 무도회를 열자고 한다. 빚을 지게 획책했던 교활한 사업가 신카와 류자부로(시미즈 마사오)가 안조 집안을 삼키려는 걸 간파한 아츠코는 집안 운전사였던 건실한 사업가 토야마(간다 다카시)에게 도움을 청한다. ‘안조가의 무도회’(1947)는 몰락한 귀족 저택에서 열리는 마지막 무도회라는 연극적 설정 하에, 전후 일본 사회가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묻는 영화다. 신구세대를 대변하는 인물 간 갈등, 그리고 이들이 무너지고 반성하고 개안하는 과정을 통해 답을 구한다. 아츠코의 밝은 얼굴 위로 엔딩 자막을 흘리는 데서 답은 분명해지지만, 좋았던 시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인물에게도 일말의 측은함을 싣는다. 아버지는 여전히 신카와를 믿으며, 그의 딸 요코(츠시마 케이코)와 아들이 결혼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하녀 치요(무라타 치에코)의 애정 어린 호소를 무시하던 아들은 신카와의 속내를 간파하고는 요코를 강간하려 든다. “마음은 아직 귀족”이라고 외치는 장녀는 자신을 사랑해온, 그리고 자신도 사랑하는 토야마를 차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물의 성격과 내면은 그들 방에 걸린 서양화로도 읽을 수 있다. 아버지 방에는 조르주 루오 의 ‘늙은 왕’이, 하녀를 농락하는 아들 방에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벌거벗은 마야’ 그림이 걸려 있는 식이다. 안주, 패배 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와 아들, 장녀. 군수 물자로 부를 축적한 기회주의 사업가 신카와와 새로운 부르주아 계급으로 떠오른 건실한 토야마. 마지막까지 충심을 바치려는 집사장. 새로운 시대를 건강한 정신으로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는 유일한 인물 아츠코의 고군분투로 모든 인물과 관계가 바로 잡힌다. 심지어 아츠코는 홀아비인 아버지와 오래 정분을 나눠온 게이샤를 무도회에 초대해, 결혼 발표를 하게 만든다. 초대받은 이들 모두가 비아냥거리던 가운데 갈등이 봉합되는 대단원은 저택 입구를 지키던 사무라이 장수의 갑옷이 쓰러지는 것으로 상징된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에 영향 받은 신도 가네토의 오리지널 각본에 기초한 ‘안조가의 무도회’는 1947년 '키네마 준보 베스트 10' 1위 선정 작이자, '키네마 준보 올타임 베스트 일본영화 100'에 꼽힌 일본 흑백 고전이다. 이러한 평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은 2015년 세상을 떠난 배우 하라 세츠코(原節子)다. 하라 세츠코는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 등의 거장 영화에 출연하며 1940~50년대 일본 영화 황금기를 대표했던 전설적 여배우다. 26년간 107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하라 세츠코는 미모와 연기력이 여전했던 42세가 되던 해 돌연 은퇴한다. 그레타 가르보와 마찬가지로 "더 이상 쇠락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죄송합니다"라며 영화 산업, 언론, 팬으로부터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1963년, 자신의 영화 스승 오즈 야스지로 장례식장이 마지막 공식 석상이었다. 이후 카마쿠라시에서 친지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소식만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는데 2015년, 사망 뉴스가 뒤늦게 전해졌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출연작 이미지와 완벽한 자기 관리 덕분에 하라 세츠코는 '영원한 성처녀'로 불리었다. 2000년 ‘키네마 순보’가 선정한 '20세기 영화 스타-일본 편'에서 여배우 부문 1위로 선정될 만큼, 현대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사랑받았다. 자서전 ‘이대로의 삶의 방식으로’에서 밝혔듯, 나이 든 일본인에게 향수를 자아내는 전전(前戰)의 가치관, 즉 남편을 잃고도 홀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미망인의 의지가 읽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웃고 있어도 눈물을 머금고 있는 듯 아련한 분위기를 풍기는가 하면, 심신이 밝고 건강한 딸과 어머니를 모두 연기할 수 있었고, 기품 넘치는 기모노 차림과 단정한 신여성 차림도 잘 어울리는 정결한 미모로 인기를 얻었던 하라 세츠코. 그녀의 미모와 기품, 연기력을 꽃피운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다. ‘만춘‘과 ’맥추‘에서는 결혼을 마다하는 노처녀 마음을 섬세하게 연기했고, 오즈 야스지로의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동경이야기‘에서는 남편을 잃고도 시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하는, 젊고 아름다운 직장인 며느리로 분했다. 하라 세츠코의 이미지를 순종적이면서도 현명하고 건강하고 밝고 기품 있는 여성으로 그려낸 이 세 작품은 하라 세츠코의 극 중 이름을 딴 '노리코 삼부작'으로 불린다. 가족과 효, 결혼이 주제였던 오즈 야스지로 영화에서 하라 세츠코는 전통적 여성상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부드럽지만 결코 나약하지 않은, 쾌활하면서도 의지 강한 여성상을 구축했다. ‘안조가의 무도회’ 역시 이러한 여성상을 십분 발휘한 초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염문설이 있기도 했던 오즈 야스지로 사망 이후 영화계에서 사라진 하라 세츠코. 1963년, 60세 생일에 암으로 사망한 오즈 야스지로 역시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 2018-07-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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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와 영양을 고려한 ‘실버 푸드’ 시장이 뜬다
- 살아가는 데 음식은 꼭 필요하다. 요즘은 과잉 섭취 때문에 고민이거나 다이어트가 큰 관심사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집 안 물건을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간소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TV를 틀면 넘쳐나는 쿡방, 먹방 프로그램. 과거의 요리 프로그램은 전문가가 나와 요리법을 시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음식점을 컨설팅해주거나 여행과 결합해 외국의 맛집까지 탐방하는 등 계속 진화 중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미식과 여행에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먹는 즐거움이 영원히 가능하면 좋겠지만, 시니어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로 식생활에 제한이 생긴다. 그래서 최근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며 시니어를 위한 식품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시니어 식품 시장 규모 갈수록 늘어 바나나, 두유, 두부, 청국장의 공통점은? 고령화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식품들이다. 1인 가구와 고령화로 간편식을 찾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식품의 매출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과일도 깎지 않고 씻기만 해서 간편하게 먹는 과일이 인기다. 유통회사나 식품 관련 기업들은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매장 진열은 물론 시니어 식품 시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7명 중 1명인 고령화 사회다. 또 황혼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노인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삼시 세끼는 필수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시니어 식품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기업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시니어의 식생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의 유명한 욕구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하위 단계에서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즉 가장 하위 단계인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인 안전 욕구가 충족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식생활 사정은 심각해 보인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가 노인 28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6명 중 1명은 영양 섭취가 부족했다. ‘영양 섭취 부족’은 1일 권장 열량 섭취량(남성 2000kcal, 여성 1600kcal)의 75% 미만에 해당하고, 칼슘 등의 섭취량이 평균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칼슘은 전체의 약 82%, 지방은 약 71%나 부족했다. 단백질이 부족한 노인도 약 31%나 됐다. 이렇게 영양이 부족하면, 신체의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면역체계에 이상이 온다. 최근 한 기업에서 40~80대 부모를 둔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절반이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귀찮다(26%), 소화가 안 된다(22%)는 이유로 식사를 하지 않았다. 시니어는 연령대에 따라 건강상태도 다르다. 스스로 식재료를 준비하고 식사를 챙길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혼자 식사를 챙기지 못할 경우가 문제다. 나이가 들면 왜 식사하는 데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걸까. 그것은 몇 가지 신체 변화 때문이다. 우선 미각의 변화다. 혀에서 맛을 느끼는 미뢰가 크게 줄어들면서 미각이 둔해지는 탓에 짜거나 달게 먹게 되어 당뇨와 고혈압 위험이 커진다. 그다음으로는 저작(咀嚼) 장애다. 치아와 잇몸 손상으로 음식 씹기가 힘들어 영양 섭취가 어려워진다. 또 연하(嚥下) 장애(삼킴 장애)로 음식물이 기도나 폐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소화액이나 연동운동 감소로 인한 소화 장애도 생긴다. 이러한 여러 장애 때문에 고령자를 위한 별도의 식품과 서비스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실버 푸드가 발달한 일본 고령친화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 서비스’로 정의된다. 건강기능식품, 특수의료용도식품, 두부류 및 묵류, 전통 및 발효식품, 인삼과 홍삼 제품이 여기에 포함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출하액 기준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약 55%나 급증했다. 2015년 국내 전체 식품 시장 규모로 보면 아직 1.5% 수준으로 비중이 미미하지만, 고령화 속도로 볼 때 급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보고서에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친화식품은 영양분과 소화 용이, 저작과 연하 용이 순으로 중요했다. 또 60세 이후 건강한 간식을 챙겨 먹거나, 영양보다는 소화가 잘되는 식품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시니어를 위한 식품과 서비스 산업이 크게 발달해 있다. 일본은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노인이다. 이들을 위한 고령친화식품을 일본에선 개호(介護)식품이라 표현한다. 일본개호식품협의회는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DF, Universal Design Food)로 식품의 굳기와 점도를 고려해 규격에 맞춘 식품을 판매한다.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는 쉽게 씹을 수 있는 1단계부터 삼킬 수 있는 4단계까지 구분된다. 이후 2014년부터 개호식품은 스마일케어식(Smile Care Foods)으로 명칭을 바꿔 판매 대상을 넓혔다. 개호 예방을 위한 식품부터 무스나 젤리 상태의 식품까지 범위도 넓다. 이런 음식들은 외관상으로는 차이가 없이 물성을 변화시킨다. 심화되는 고령화, 실버 푸드 시장 온다 나물 종류의 채식을 좋아하는 시니어도 있고 육식을 선호하는 노인도 있다. 또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단 조절이나 영양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고령자를 위한 식품은 만성질환을 위한 건강식, 끼니를 챙기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간편식, 저영양 상태를 보충하는 영양식, 건강이 악화된 사람의 간병식 등 세분화되어야 한다. 신체가 쇠약해져 이동이 어려우면 식재료를 사러 다니기도 힘들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구매 난민, 쇼핑 난민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편의점이 진화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배달하고 노인을 위한 식품을 판매하거나 이동 점포까지 운영한다. 또 상품배달뿐 아니라 고령자 혼자서 하기 힘든 전구 교체 등의 집안일까지 지원해 인기다. 우리나라도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을 제정했다. 식품기업들도 고령자를 위한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시니어는 미식과 간편식을 즐긴다. 고령친화식품 시장은 이제 막 걸음을 뗀 상태이지만, 시니어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과 서비스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 2018-07-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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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세 이상 주축으로 한반도 평화 만들기 ‘은빛순례단’
- SNS를 통해 솔깃한 소식이 들려왔다. 젊은 시절, 사회에서 한몫 제대로 하던 시니어들이 뭉쳐 모종의 계획(?)을 꾸민다고 했다. 앉아서 말로만 걱정할 게 아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밖으로 나가 세상 이야기를 들어보자. 세대와 이념, 종교를 떠나서 터놓고 우리 얘기 좀 해봅시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세대에게 불안하지 않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는 이들이 모였다. 열정만큼은 청춘인 60대 이상 시니어가 주축인, 이름하여 ‘한반도평화만들기 1000인 은빛순례단(이하 은빛순례단)’이다. 갈등을 넘어서 마주 보다 “걸으면서 세상과 나누고 귀를 기울이는 행동을 하자.” 이런 의견이 모인 것은 작년 9월 지리산 실상사에서 있었던 연찬 모임에서였다. 남북에 불어온 훈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한반도 전쟁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고 이 땅을 물려받을 미래 세대를 위해 뭔가해보자며 의견을 모은 것이 ‘은빛순례단’을 탄생시켰다. 지난 3월 1일 서울 승동교회에서 성대하게 출발 행사를 치르고 난 뒤 은빛순례단의 첫 번째 행보는 국립 현충원 참배였다. 호국영령을 모신 현충원은 엄숙한 장소이면서도 정치 대립이 극명한 곳이다. 소위 내 편의 영령만 찾아가 고개를 숙이고 참배한다.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부영 이사장은 은빛순례단으로 발을 떼면서 난생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았다. 1974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뒤 민주화운동에 투신하다 민주당 국회위원을 지낸 인물. 그가 박정희 묘역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고 말하면 놀랄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이부영 이사장은 “마음이 복잡했지만 이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우리 역사가 또 다른 질곡 속에서 갈등과 대결을 되풀이할 뿐이라 생각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로 인해 마음속 무엇인가가 씻겨나간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분노와 적개심이 아니라 이해와 성찰, 현재의 과제를 생각하게 해준 계기였다고. 이를 옆에서 지켜본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은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일생 지켜왔던 자기 원칙을 깨기란 쉽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은빛순례단의 운영단장을 맡고 있는 수지행 실상사 기획실장도 현충원 방문이 꽤나 충격적이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애국지사 임정요인(臨政要人) 묘역에서 돌아가신 대통령의 묘역 말고도 신돌석 의병장, 홍범도, 김규식 등의 묘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를 지킨 분들 또한 잠들어 있는 곳인데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새해 어떤 정당인이 누구의 묘소에 참배했는지 그 사실에만 가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두고 부정적 시각으로 적대시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또한 인정하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은빛순례단의 생각이다. 이후 은빛순례단은 몽양 여운형 선생 묘소와 4·19 기념탑을 참배하고 종교계 인사를 만나는 등 비교적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4월에는 충주, 충북 음성, 옥천, 영동 등지에서 걷기 순례와 연찬, 방문 순례를 했다. 5월에는 전남 일대를 돌며 평화의 소중함을 알렸다. 도법 스님과 느리게 함께 걷는다 인천 지역에서 은빛순례단 걷기 모임이 있던 날, 도법 스님과 수지행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기에 함께 가기로 했다. 이날은 문화해설사와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 일대를 걸으며 개항의 역사를 비롯해 한국전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역사 탐방으로 꾸며졌다. 60세 이상을 은빛, 이하를 금빛이라 칭하는 은빛순례단. 은빛과 금빛이 어울려 신구 세대가 함께 조화롭게 어울려 걷는 아름다운 동행이었다. 은빛순례단은 3·1운동 100주년인 내년까지 연찬 모임, 방문 순례, 걷기 모임 등을 통해 세상과 경계 없이 나누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행동을 이어나간다. 이날 모임에는 도법 스님 외에도 이삼열(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손이덕수(디자인 아티스트) 부부, 정세일(생명평화기독연대 공동대표) 씨 등 은빛순례를 함께하고자 하는 50여 명이 동참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도법 스님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든 것은 20여 년 전. 지리산 댐 건설 반대운동을 펼치던, 지리산 실상사 주지 시절이었다. 2004년에는 주지 자리를 내려놓고 탁발순례길에 나서기도 했다. 깨달음과 가르침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세상과 마주했다. 수지행은 도법 스님을 도와 일정을 짜고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한다. 수지행이 일정을 짜주면 도법 스님은 따져 묻지 않고 순례길에 응했다. 매일같이 10km를 걷는 강행군을 계속해온 순례의 달인들이다. 인천으로 향하던 지하철 안에서 문득 궁금해 도법 스님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길에서만 사시냐?”고 말이다. 도법 스님은 “나는 할 줄 아는 게 걷는 것밖에 없다”며 미소를 짓는다. 잠시 생각을 하다 “순례, 즉 걸으면서 얻은 것이 많았다”고 했다. 순례는 꼭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주제가 있는 활동도 하는데 그중 첫 번째가 ‘경청 순례’라고 했다. “우선 각 종교계를 먼저 만나고 있어요. 천주교 주교회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만났습니다. 은빛순례단의 취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종교계가 우리 사회 통합에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천도교, 기독교,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의 단체들도 만나볼 생각이에요. 한국 사회에서 갈가리 찢어져 있는 마음을 잇고 벽을 허물어 넘어설 것인가가 화두이자 과제입니다.” 두 번째는 연찬 순례다. 대중을 상대로 평화의 한반도로 만들려면 과연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이야기하는 마당이다. 그리고 주말에는 현장을 찾아가는 걷기 순례를 한다. 걷게 되더라도 많이 걷지는 않는다. 시니어가 주축이다 보니 걷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다고. 매일 8km 정도는 걸을 생각이었으나 좀 더 시니어 세대의 상황에 맞게 계획을 바꿨다. 도대체 왜 걸으십니까?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하고 말았다. 걷지 않고 편히 쉬면 그만 아니냐? 걷는 행위를 거스를 수 없는 순례길. 다리도 성하지 않을 텐데 왜 굳이 길 위를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장수시대인 만큼 환갑을 넘겼다고 해서 뒤로 물러나 안주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도법 스님은 말했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버린 것입니다. 옛날과 비교해 뭔가 할 일이 없는 세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할 게 많은 시대인데 그것을 못 찾고 있는 것이죠.” 은빛순례단 중심에서 도법 스님과 함께하는 이부영 이사장에게서 들은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전쟁 불안이 고조되니 자녀들 입에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이부영 이사장이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내가 젊었을 때 뭘 한다고 설치고는 다녔는데 결국 내 손자, 손녀들한테 전쟁 불안을 대물림해야 하는 상황이구나. 자신이 뭔가 잘못했나? 헛살았나? 하는 자괴심이 컸다더군요.” 이부영 이사장은 남은 세월이라도 이 땅의 미래 세대들이 평화롭게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스스로와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또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순례가 시니어에게 더욱 적합한 사회운동이자 시민운동이라 생각했기에 선택했다고 했다. 세대가 극단적으로 충돌하다 도법 스님 눈에도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 포착됐다. 은빛순례단이 출범식을 하던 날, 태극기와 함께 한쪽에서는 성조기를, 한쪽에서는 한반도기를 흔들며 서로에 대해 극단적으로 불신과 적개심을 표출하던 모습. 99년 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드높이던 우리 조상들이 원하던 미래는 아니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서 모든 종교와 이 편과 저 편이 벽을 넘어서 함께 독립선언을 했습니다. 그날을 기리는 날 후손은 서로를 불신하고 적개심을 표출했죠. 독립선언을 했던 선조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서로 반목하는 모습, 이것을 풀어내지 않고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평화롭게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한반도를 넘겨주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러려면 누군가가 벽을 허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바로 어른들이 나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든 다 만날 겁니다. 찾아가서 만나는 것과 만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다르니까요.” 도법 스님은 사회를 좀 더 종합적으로 균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새의 날개 이야기를 했다. “흔히 새는 두 날개로 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온몸으로 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몸으로 날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아요. 대한민국이라는 새도 온몸으로 날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좌우 갈등만 있었는데 지금은 세대 갈등도 있습니다. 어른과 젊은이들 사이가 대단히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불만스러운 것이죠. 모든 관계가 소중하고 고마워야 하는데 그런 마음들이 깨진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보여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려면 삶의 모든 과정을 평화롭게 다뤄갈 수 있는 실력과 방법, 정화의 체질화, 문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본이 돼야 한다. 평화운동은 통일이 돼도 지속돼야 한다. 일상의 평화. 결국 은빛순례단이 미래 세대를 위해 다지고 싶어 하는 기본이란 일상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상생하는 평화가 아닐까.
- 2018-06-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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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력자 실손보험 예상 깬 흥행 돌풍
- ‘좀비보험’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출시된 정책보험인 노후 실손보험과 비슷한 길을 걸으리라는 관측이었다. 지난해 선보인 노후 실손보험의 4월 한 달 판매 건수는1626건에 그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반응이 튀어나왔다. 4월 첫선을 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흥행 돌풍이 만만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2일부터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7개 손해보험사(삼성·한화·흥국·현대·메리츠·KB손보·DB손보)의 판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4월 말 기준 총 4만 9385건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연 초반 흥행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입심사 완화, 유병력 고령층에 적합 실손보험은 전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한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의 80~90%를 보험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병원비 걱정을 덜어주는 필수 보험으로 꼽힌다. 문제는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으로 치료 중이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심사’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 금융당국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최대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 실손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가입심사를 간소화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개발을 추진해왔다. 새롭게 선보인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상품명’처럼 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가입자의 병력을 전혀 심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심사 항목을 기존 18개에서 6개(병력 관련 3개, 직업, 운전 여부, 월 소득)로 축소했다. 5년 전까지 살피던 치료 이력도 2년 내로 축소했다. 혈압, 당뇨병, 심근경색, 뇌출혈·뇌경색 등 질병 이력이나 만성 질환이 있어도 2년 내 치료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해졌다. 투약 여부는 아예 따지지 않는다. 5년 내 치료 이력을 살피는 것은 ‘암’(백혈병 제외) 1개뿐이다. 기본적인 보장 범위는 일반 실손보험의 기본형과 같다. 두드러진 차이점은 통원치료를 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처방조제)에 대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밥보다 약을 많이 먹는다”는 고령층이 가입 전 유의할 부분이다. 보장한도도 다소 축소됐다. 입원 한도는 5000만 원(동일 질병·상해당)으로 일반 실손보험과 동일하나, 외래 진료 보장 한도는 회당 30만 원에서 20만 원(연 180회)으로 줄었다. 일반 실손보험에서 비급여 특약 보장항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비도 제외됐다. 반면 의료비 중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자기부담률은 높아졌다. 기존 일반 실손보험은 보장대상 전체 의료비 가운데 가입자가 10% 또는 20%를 부담하지만,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30%를 가입자가 내야 한다. 입원 시에는 최소 10만 원을 자기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통원 외래진료 시 최소 자기부담금은 1회당 2만 원이다. 보험료는 1년마다 갱신되고, 보장 범위 한도와 자기부담금 등 상품 구조는 3년마다 조정된다. 가입 가능 연령은 최대 75세(보험 나이 기준)까지이고,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 연령을 살펴보니, 60대 이상이 4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37.4%), 40대(13.5%) 순으로 주로 중장년층이 가입했다. 월 평균 보험료는 50세 남자 3만5812원, 여자 5만4573원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보험료가 일반 실손보험(1만8043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4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자의 78.2%가 50대 이상으로, 보험료가 높은 중장년층이 다수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보험사별, 최대 보험료 30% 차이 4월 기준으로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7개 보험사가 먼저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했고, 5월 초 NH농협손보가 가세했다. 6월에는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이 판매에 나선다. 주목할 것은 이들 회사에서 판매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의 보장 내용과 한도는 기본적으로 동일한테, 보험료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4월 기준 유병력자 실손보험 전체 담보에 가입한다는 조건으로 각 보험사의 보험료를 비교해보면, 50세 남성의 경우 DB손해보험의 보험료가 3만426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50세 남성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가장 비싼 곳은 삼성화재로 4만238원이었다. 50세 여성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보험료가 4만9154원으로 제일 저렴했고, 삼성화재는 6만3838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들 회사의 보험료는 최대 1만5000원 차이로, 약 30%의 격차가 벌어졌다. 60세 남성의 경우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5만770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화재는 5만8532원으로 제일 비쌌다. 60세 여성도 KB손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6만463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가장 비싼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7만8578원이었다. 보험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장 내용은 동일한데도 각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가입 전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복 가입도 유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 내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입원비로 4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출한 보험 가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 개의 실손보험이 있다 해도 총 400만 원 내에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금액만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유병력자 실손보험 관련 Q&A 자료 및 도움말 금융위원회 Q 경미한 치료 이력이 있지만 건강한 편인데, 유병력자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하나? A 건강한 사람이나 경미한 치료 이력만 있는 경우 일반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과거 치료의 이력 때문에 일반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다.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가입심사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일부 보장이 제한된다. Q 현재 고혈압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 중이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처방전을 받고 있는데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한가? A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약 복용만으로 해당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고, 최근 2년간 별다른 치료 이력이 없는 경우에는 유병력자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5년간 암(백혈병)과 관련한 진단 또는 입원, 수술 등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입이 제한된다. Q 일반 실손보험과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어떻게 다른가? A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통원 시 약국에서 처방받는 처방조제비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를 제외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반 실손보험 기본형과 보장 범위가 동일하다. 다만 일반 실손보험의 비급여 특약 보장 항목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비, 비급여 주사료, 비급여 MRI·MRA 검사비는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자기부담률을 30%로 상향했고, 최소 자기부담금(입원 10만 원, 통원 2만 원)도 내야 한다.
- 2018-05-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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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고령자 노동시장 평생 현역 사회로 바뀐다
- 76세에 새로 취업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최근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시니어 대상의 취업 지원 기업 중 한 곳인 주식회사 시니어잡은 지난 2월 76세의 고령자를 취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6세의 젊은 사장이 설립한 이 회사는 5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취업 지원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60% 이상 상승할 정도로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일본 시니어 구직시장의 발전은 단순히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의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일본 구직시장에서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한 회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기존의 인력파견 기업이 시니어 구직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도 있다. 파소나그룹은 지난 4월 중년 이상의 구직자를 위한 파소나 시니어의 창립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핵심 키워드는 ‘평생 현역 사회’. 시니어 인재들이 그간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나이를 불문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일손이 부족한 기업에 적합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중년을 파견하거나 고용을 추천하고, 주요 기업의 정년 퇴직자를 확보해 일종의 인력은행처럼 운영을 하고, 시니어 구직자들이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연수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령에도 근로 원하는 비중 높아 실제 일본 고령자의 근로에 대한 의식은 어떨까. 일본의 기술인력 전문지인 ‘fabcross for 엔지니어’가 지난해 6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44.4%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남성의 경우에는 일자리를 원하는 비중이 52.6%로 더 높았다. 노동을 원하는 이유는 수입을 원한다는 복수응답이 71.2%로 가장 높았고, 일이 즐겁기 때문에(40.8%),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싶어서(40.6%), 사회와의 접점을 원해서(40.0%) 등의 순서로 응답이 집계됐다. 일본의 평생 현역 사회에 대한 이런 분위기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했다. 현재 일본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5%가 넘었다. 4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60세인 중앙·지방 공무원의 정년을 2033년까지 65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일반 기업들에게도 정년 연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2025년 이후에나 의무사항이 된다. 일각에선 ‘정년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TT 데이터 경영 연구소는 한 매체를 통해 “일본 내 남녀 수명 모두 70세를 넘고 있어 70대까지 일하는 사회를 대비해야 하며, 정년 폐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이면에는 일본의 고령자 대상의 공적연금 기금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현 65세에서 68세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손 없어 “시니어 모시자” 풍토 바뀌어 고령자 노동시장에 순풍이 불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닥까지 내려간 일본 내 실업률이다. 올 1월 일본의 실업률이다. 24년 9개월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이러한 배경에는 8분기 연속 성장한 일본 경제의 호황이 있다. 실제로 일본 내 구직시장에선 버블시대 이후 종적을 감추었던 ‘취준생 모셔가기’ 경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내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년 은퇴하는 단카이 세대는 80만 명 수준이지만, 연간 대졸자 수는 50만 명에 불과하다. 근로자 수요는 늘고 있는데 ‘노동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75세 정년시대’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사회적 정서나 경제 상황 모두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고령자 빈곤율 50%,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 중 35% 이상이 일용직과 임시직에서 일하는 한국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 2018-05-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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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파티’ 막 내려… 금리인상 대비하라
- ‘저금리 파티’가 끝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략 10년간 지속돼온 저금리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미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은퇴 후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숨통을 틔워줄 수 있지만, 빚을 가진 이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당장 은퇴 후 자영업에 뛰어든 ‘베이비부머(1955~1963년)’ 세대가 빚의 굴레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美 금리인상, 국내 영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월 말 성명을 통해 “시장을 기반으로 한 물가가 최근 수개월간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자산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미 연준은 지난 2015년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인상의 시동을 걸었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드는 2018년에는 약 3차례 수준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왔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속도가 예상외로 빨라지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4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한 것으로 본다. 최근 한국은행 뉴욕 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해외투자은행(IB) 16개 기관 중 6개 기관이 올해 미 연준이 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조사 때보다 2개 기관이 더 늘었다. 올해 3차례 인상을 전망한 곳은 9개 기관으로, 전월보다 한 곳이 늘었다. 이민구 한국씨티은행 WM상품부 부장은 지난해 말 한국경제매거진 ‘MONEY’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연 3회 수준의 완만한 금리 인상과 점진적인 유동성 축소를 예상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주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어 금리 인상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미 간 ‘금리역전’의 경우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올해 미국은 3~4차례의 금리 인상 예상이 우세하지만, 한국은 1400조 가계부채 등으로 1~2차례 금리 인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 1.25∼1.5%인 미국의 정책금리와 연 1.5%의 한국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265조118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한 2008년 말(64조5080억 원) 이후 미국의 한국 주식 보유액이 4배 이상 급증했다. 향후 미국의 금리가 높아져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자금유출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임대수익으로 노후 준비 ‘빨간 불’ 올해 말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중반의 L 씨는 최근 금리 인상 소식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 씨는 “향후 은퇴하면 퇴직금으로 월세를 받는 임대사업을 고려했는데, 부동산 규제도 많아지고 대출 문턱도 까다로워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금리가 올라 대출 부담이 늘수록 임대수익은 떨어지는 구조다.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임대가구는 2012년 28만 가구에서 2016년 43만 가구로 5년 새 15만 가구나 늘었다. 이 기간 임대가구의 금융부채는 180조 원에서 226조 원으로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은퇴 세대 상당수가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점이다. 50~59세의 저축은행·비은행금융기관 대출비중(담보 및 신용대출 기준)은 17.7%, 60세 이상이 25.7%였다. 이는 30대 7.3%, 40대 11.9%에 비해 단연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 대출의 경우 고금리인 데다 소득 수준이 은퇴 이후 급격히 줄어들게 돼 위험가구에 포함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지난 1월 말부터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까지 시행되면서, 소득이 적은 은퇴자의 시중은행 거래가 어려워짐에 따라 비은행권 대출을 부추길 수 있다. 신DTI는 소득증빙 요건이 까다롭고, 은퇴 전후세대의 경우 소득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대출 한도를 낮춘다. 이처럼 대출 문턱은 높아지는데, 대출 이자마저 치솟고 있어 빚이 많은 은퇴 세대나 자영업자의 이중고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고려해 안정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사회적기업인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서경준 본부장은 “부채를 안고 임대사업이나 창업을 한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실질적 영향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월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것이 아니라면 소비규모 등을 줄여 현금흐름을 합리화하고, 임대사업 수익 등이 매우 저조한 경우 매각도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연말 은행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연 3.61%로 2014년 10월(3.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3.39%)부터 4개월 연속 오르며 0.22%포인트나 올랐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3.28%에서 3.42%로 0.14%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은 3.78%에서 4.49%로 무려 0.71%포인트 올랐다. 그간 저금리에 애태웠던 예금생활자들에게 금리 인상은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금융권은 금리 혜택을 높인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증시는 불안하고 금리는 올라가면서 시중의 돈이 안전 자산인 ‘예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연 2% 이상의 금리를 내세운 시중 은행의 특판 예금 상품은 ‘조기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연 2.1% 금리로 특별 판매한 ‘우리투게더 더드림 정기예금’은 출시 후 4거래일 만에 완판됐고, SC제일은행의 공동 구매 정기예금도 출시 11일 만에 1000억 원을 조기 달성해 가입 고객 모두 최고 금리인 연 2.3%를 적용받는다. 전북은행은 2월 5일부터 3월 2일까지 ‘상반기 고객감사 특판 예·적금’을 판매한다. 가입기간이 12개월 및 24개월인 특판 예금은 최대 연 2.4%(우대금리 포함), 만기 12·24·36개월로 판매되는 특판 적금은 최대 연 2.65%의 금리가 적용된다. 판매 한도는 1000억 원으로, 조기 소진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금리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2월 둘째 주 기준 예금금리는 별다른 조건 없이 연 2.2%다. 저축은행 예금상품 금리는 2% 중후반대로,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2월 13일 기준 만기 12개월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금을 살펴보면, 페퍼저축은행이 최고 연 2.27%의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세종저축은행은 연 2.66%, 안국저축은행과 키움YES저축은행은 연 2.65%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 4% 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우리은행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은 최고금리가 연 4.7%로, 여행 고객을 잡기 위한 특화상품이다. 우리은행·우리카드 실적에 따라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 2018-03-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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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전·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21
-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 2018-03-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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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트라 마라토너처럼 살고 싶다
-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육상 중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이 인생의 굽이굽이 한평생과 같다는 말로 이해한다. 인생에 있어서 초년, 중년, 말년이 있다면 마라톤에도 초반전 중반전을 거쳐 마지막 골인지점의 최후의 승부처가 있다. 초반이나 중반에 선두에 서지 못해도 힘을 비축하였다가 마지막 승부처에서 다른 선수를 따돌리고 먼저 들어오는 선수가 우승자다. 인생에 있어서도 노년의 삶이 행복해야 ‘세상구경 잘하고 돌아간다’라고 말할 자격이 된다. 부모 잘 만나 잘 먹고 잘살았거나 중년에 떵떵거리며 거들먹거려도 노년에 아무도 찾지 않는 지하 단칸방에서 독거노인으로 지내다 세상을 하직한다면 인생을 잘 살았다고 말하지 못한다. 마라톤은 긴 거리지만 결국은 속도경기다. 누가 전체의 거리를 빠른 시간에 주파했느냐가 관건이다.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려면 옆 사람과 이야기 하고 주로의 꽃구경을 하다가는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 입에서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며 1초를 아껴야 한다. 사람도 살면서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이 어느 길을 가야할지 목표 없이 방황하거나 엉뚱한 샛길로 빠지거나 어두운 길로 들어서면 노년의 종착지 부근의 삶은 당연히 비극이 기다린다. 그러나 이제는 100세 시대다. 혼자 만 잘 달려 60세에 일등을 하고 은퇴를 해도 후반전의 40년이 남아있다. 애시 당초부터 죽자 살자 그렇게 빨리 달릴 필요가 없었다. 100년의 거리를 알아차리고 천천히 즐겁게 좌우를 살피고 남을 도와주며 달렸으면 더 여유로운 삶을 보낼 수 있었다. 이제는 100세 시대에 혼자 빨리만 달려서는 외로운 인생이 된다. 마라톤보다 더 먼 거리를 달리는 경기가 울트라 마라톤이다. 마라톤이 속도경기라면 울트라마라톤은 완주경기다. 오직 정해진 거리의 완주에 목적이 있으니 시합이나 경기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올림픽 경기에도 없다. 우리나라 울트라 마라톤 중 최장의 거리는 전라남도 해남의 땅 끝 마을에서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까지 무려 622km를 달리는 종단코스가 있고 강화도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308km를 주파해야하는 횡단코스도 있다. 하지만 하루에 끝을 볼 수 있는 100km 울트라 마라톤이 일반적이다. 속도경기가 아닌 완주경기인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다. 옆에서 함께 달리는 사람이 경쟁자가 아니고 동반자다. 옆 사람이 지치거나 다리에 쥐가 나면 부축해주고 마사지도 해주며 함께 달린다. 긴 시간 달리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 주로에서 함께 밥도 먹는다. 마라톤경기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휴먼 스토리가 펼쳐진다. 필자는 마라톤 경기에 100여회 출전했다. 멀리 제주도 마라톤 대회도 갔다.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세 번이나 달렸다.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의 실천 장이 바로 울트라 마라톤이다. 울트라 마라톤은 선수보호를 위해 차량통행이 뜸한 한밤에 열린다. 별이 총총한 밤에 소수의 마라토너가 배낭에 음료수와 약간의 먹을거리를 짊어지고 느리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삶이 보인다. 소년출세가 인생에서 경계해야할 일인 것처럼 빠른 주법은 울트라마라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느리게 그러나 쉼 없이 달려야 한다. 빠른 속도보다는 방향이 우선이다. 방향이 맞으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한다. 100세 시대에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지면 더불어 사는 이웃과 친척친지들과 호흡을 맞춰야 인생이 즐겁다, 서로 도와가며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이야 말로 100세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삶의 방법이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숨어서 소고기 구어 먹는다고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함께 해야 행복이다.
- 2018-02-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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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하기
-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민모(63) 씨는 6억 원대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은퇴하고 보니 겨우 집 한 채가 노후 재산 전부인데, 당장 처분하기도 마땅치 않다”며 “집을 작은 곳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정든 내 집에서 평생토록 살면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이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무전장수(無錢長壽)는 ‘100세 시대 쇼크’가 될 수 있다. 급격한 고령화에 노후 준비가 부족한 시니어 계층이 현실적인 노후 대책으로 주택연금을 주목하고 있다.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겠다 52.6%, 주택연금 가입, 10년 만에 20배 ↑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7’에 따르면 전국 만 60~84세 주택 보유자 중 “보유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2008년 12.7%에서 2016년 25.2%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니어 계층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신규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1만309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 515건에 비해 약 20배 증가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해 스스로 노후 대비를 하겠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부부가 살아 있는 동안 연금을 받는 제도다. 흔히 ‘역모기지론(Reverse Mortgage)’으로 불린다. 이처럼 주택연금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평생 동안 내 집에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 덕분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한 다음에도 연금액을 줄이지 않고 100% 지급해준다. 나중에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의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면 된다. 가입 후 집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이 적다.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처음 정한 월지급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부부 사망 후 그동안 받은 연금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가진 재산은 집밖에 없는데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매매하려고 해도 팔리지 않고, 향후 집값 하락을 우려한다면 주택연금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주택연금 가입 중에도 대출금은 언제든 별도의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전액 또는 일부 상환이 가능하다. 대출 금리는 은행권에서 우량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CD금리+1.1%’나 ‘COFIX+0.85%’다. 2018년 1월 11일 기준 ‘CD금리(1.66)+1.1%’는 2.76%다 단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만 60세를 넘어야 한다. 집값도 9억 원 이하이어야 하며 부부가 1주택만을 소유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2주택자는 3년 내 미거주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내 집 맡기면 얼마나 받을까…, 평균 72세, 2억9000만 원 주택, 월 99만 원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주택 가격과 가입연령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이를테면 만 60세(부부 중 연소자 기준)인 가입자가 3억 원 주택을 담보로 연금에 가입하면 평생 동안 월 62만9000원을 수령하고, 5억 원 주택을 맡기면 월 104만9000원을 받을 수 있다(종신지급형, 2017년 2월 기준). 주택 가격이 동일해도 가입연령이 높으면 월지급 금액은 높아진다. 70세인 가입자가 3억 원 주택을 맡기면 월 92만4000원, 5억 원 주택을 담보로 하면 월 154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주택별 구체적인 금액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를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 부부의 연령과 주택 가격을 입력하면 월지급 금액이 간단히 조회된다.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17년 11월 말 기준 총가입자 4만8904명이 맡긴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8700만 원, 월 평균수령액은 9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평균 가입연령은 72세다. 알쏭달쏭 주택연금 Q&A 주택에 선순위 담보대출이 있는데 주택연금 가입할 수 있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초과 70% 이내) 범위 내에서 일시에 찾아 쓰고 나머지 부분을 매월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주택 가격 대비 최대 인출한도는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3억 원 주택을 담보로 70% 인출할 경우, 최대 인출한도는 60세일 경우 8610만 원, 70세는 1억1361만 원, 80세는 1억4553만 원이다. 주택연금은 어떤 수령 방식이 있나? 일반 주택연금은 평생토록 연금을 받는 종신형과 일정 기간에 받는 확정기간(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인출한도 외 나머지 부분은 매월 평생 동안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월지급금의 지급 유형은 월지급금을 평생 동안 일정한 금액으로 받는 ‘정액형’과 초기 10년간은 정액형보다 많이 받다가 11년째부터 초기 월지급금의 70% 수준으로 받는 ‘전후후박형’이 있다. 연금 수령을 일시중지할 수 있나? 취업이나 퇴직금 수령 등으로 예상치 못한 수입이 발생했을 때, 연금 수령을 미룰 수 있다. 이때 연금 지급액이나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지급 재개를 요청할 때까지 쌓인 미지급 금액을 나중에 한꺼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택연금 이용 도중 이사할 수 있나? 이사는 가능하다. 단 이사한 주택으로 담보주택을 변경해야 한다. 이사 시점에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을 각각 평가해 월지급금이 변경될 수 있다.
- 2018-02-09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