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아들네 집에 가보니 전에 살던 집에서는 못 보았던 어항이 거실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귀여운 손녀가 조그마한 손으로 필자를 어항 앞으로 이끌며 “할머니, 아빠가 물고기 사왔어요, 예쁘죠?” 하며 자랑이다. 하긴 우리 아들은 늘 강아지나 금붕어 등을 키워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혼 전에는 필자가 반대했고 결혼 후에는 마누라가 싫다고 해서 이루지 못
요즘이 휴가철이긴 한가보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보니 확실히 느껴진다. ‘다들 어디 가려고 이렇게들 나온 걸까?’ 했지만 우리처럼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일 것이다. 밀리면 밀리는 대로 여행 시작의 들뜬 기분은 필자를 설레게 한다.
참 오랜만에 여름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아이가 어릴 땐 여름, 겨울 꼭 휴가를 갔는데 한동안 휴가 여행이라는 걸 생각하지
인간은 강약의 차이가 있긴 해도 옳고 그름을 떠나 상처를 받으면 대체적으로 언사가 거칠어진다. 그리고 차분한 상태가 되면 자신이 화가 났던 일을 다시 생각하며 후회를 한다. “조금만 더 참을걸~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하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필자 역시 그런 일이 있었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필자가 느긋해 보이고 화를 전혀 낼 것 같지 않아 보
서둔야학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들판을 지나서 가다 보면 5월의 훈풍이 필자의 볼을 간지럽혔고 넓은 들판의 보리가 바람에 넘실대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보리밭 한가운데서 종달새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내려왔다 까불대며 명랑하게 지저귀었고, 멀리서 구슬프게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는 필자의 가슴을 깊이깊이 파고들었
엄마가 동네 산책할 때 신을 운동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백화점엘 갔다. 여러 매장을 다녀본 후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고르셨다. 오랜만에 온 백화점이라 아이쇼핑을 하면서 믹서도 새로 샀고 참 예쁘게 생긴 주방용품도 몇 개 고르며 즐거워하셨다. 필자는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편인데 엄마는 예쁘거나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사고 싶어 하셨고 사고 나면 기분이 좋
“우울한 얘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파킨슨병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난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신경과 김현아(金炫我·42) 과장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사과한다. 설명을 하다 보니 희망적인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파킨슨병은 전문의에게도 쉽지 않은 병이다. 의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환자를 어떻게 낫게 하느냐가 목표가 아니라, 정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
호스피스는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가 육체적 고통을 덜 느끼고 심리적·사회적·종교적 도움을 받아 ‘존엄한 죽음(well-dying)’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다. 하지만 아직 의료기관 중에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이와 관련,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한 법률이 8월부터 시행된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던 호스피스가 ‘연명
그녀는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었다. 내일모레가 환갑인데 이토록 귀엽다니,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희한한 여인이다. “일단 오늘 하루만 남편을 존경하자!” 그렇게 각오하고 사니 평생의 꿈이었던 현모양처가 저절로 되었다고 말하는 개그우먼 이성미. 한여름 오후의 데이트는 분명 귀여운 여인과 시작했는데 끝
영화가 굳이 심각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한 시간 반을 영화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적지 않다. 사상이나 이념같이 불필요하게 무거운 지적 허세도 있지만, 우울한 마음을 위로하는 경쾌한 코미디도 있고, 말초 감정을 자극하는 쾌락도 있다. 심지어는 요즘 문화 트렌드에 맞춘 실용적인 영화도 등장한다. 예컨대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 영화,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