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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 위협 지방 경제를 살리는 기적, 고향사랑기부금
- “지방에 집 한 채 지어 텃밭 가꾸며 맑은 공기 마시는 삶 좋지. 문화생활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그런데 이제 100살까지 산다는데 지역에서는 어떻게 먹고사나?” 지방 소멸이 코앞인 시대, 그럼에도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지역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방은 가난하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3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가난하다.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0% 내외다. 100% 자력으로 살기 힘들다는 의미다. ‘빚도 능력’이라는 우스갯소리는 통하지 않는 오래된 비참한 현실이다. 국비와 지방비가 8:2로 굴러가는 지방 재정 수입 구조 속에서 가난을 타개하려면 국비 사업에 목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정부 국비 사업은 엄청 많다. 하지만 국비 사업만 따라다니다 보면 지방의 자치나 자율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릴 수 있다. 국비 사업이 나올 때마다 지방비 매칭이 필요한가 여부를 따지게 된다는 지방공무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돈 들어가는 사업이냐, 남의 돈으로 하는 사업이냐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사업에 접근하면 좋은 사업 결과가 나올까 싶다. 결국 악순환의 개미지옥에 빠질 게 분명하다. 아직은 가능성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타개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이 자력으로 노력해서 돈을 확보하면 된다. 지방세를 높인다든지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에 가서 크게 성공한 출향민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누군가 어떤 지방에 관심이 생겼다고 하자. 기부금을 1년에 500만 원까지 보낼 수 있다. 여러 곳에 나눠 내도 무방한데 세액공제가 100% 되는 것은 10만 원이 최대 금액이다. 때문에 여력이 된다면 10만 원씩 50곳에 기부하면 기부자는 완전히 세액공제를 받아서 좋고 돈 받은 지자체는 기부받아서 좋다.(10만 원 초과 금액은 16.5%를 세액공제) 게다가 기부금의 30%는 고맙다며 답례품도 받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1타 3피의 만만세 대작전이다. 바로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금’이 그것이다. 이 작은 희망이 거센 기부금 열기로 이어져, 국비에 목맬 필요 없이 완전히 자립하여 자기 지역만의 자금으로 자체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게 되었다는 사례도 있다. 일본이 2008년부터 시행한(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금의 원형인) 고향납세 이야기다. 2021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고향납세 기부 건수와 금액은 4447만 건, 8302억 엔에 달한다. 일본 기부자들은 돈이 많고 지역을 너무도 사랑해서 이렇게 많은 기부가 이루어진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남의 지갑을 열기 힘들 듯이 돈이 오가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누가, 왜 내는가의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기부율은 119개국에서 88위 수준이다.1) 정치인에게든 시민단체에게든 북극곰을 살리기 위해서든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그 지방이 내 고향이라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 먹고살기도 바쁘다. 답례품으로 기부자를 현혹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고향납세 기부 플랫폼에서는 상위에 랭크되는 답례품 목록이 나온다. 멜론, 성게알, 털게 등이 늘 상위에 오른다. 지방 특산품을 싸게 구입하면서 좋은 일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색 답례품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지역에서는 ‘무료 보육을 실시하고 싶어요. 도서관에 가면 책도 보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도서관에 온 할머니들과 편하게 전통놀이도 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 전체에 무료 전기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싶어요’라며 지역의 노력을 알리는 것이다. 그런 소식을 본 사람이 만약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일단 재미있고 좋은 일이니 기부를 해봐야겠다. 내 기부금이 잘 쓰이는지도 궁금하고, 혹시 내 아이를 키울 만한 곳인지도 모르니 가봐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보니 놀랍게도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돈이 잘 쓰이고 있고, 얼른 나도 이주해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지방에서 재미있고 신나게 살고 싶다. 바로 물품 답례가 아닌 정책 답례로 성공한 일본 가미시호로 지역의 이야기다.2) 이처럼 꼭 물품 답례가 아니더라도 정책 답례라는 방식이 가능하다. 정책 답례가 이루어지려면 지방도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정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좋게 평가할 수 있는 지방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리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방도 성장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 바로 이게 기부의 선순환 효과다. 그러나 아직은 꾸준한 기부를 통해 지방이 발전할 수 있다는 그 좋은 의미가 현실로 나타나기 어렵다. 고향사랑e음 플랫폼이나 농협에서만 기부가 가능하지만, 민간 기부 플랫폼이 열리거나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만든다면 기부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이제 4개월이 지났고 아직 갈 길이 멀다. 요즘 세대는 자기 고향이라는 개념보다는 할아버지 고향 정도의 개념만 있다고 한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가 내 고향이라는 사람도 있다. 고향이 뭔지도 모르는데 고향을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반드시 사랑하지 않아도, 반드시 화려한 답례품을 받지 않아도, 참신하게 노력하는 지방을 찾아서 기부한다면, 그런 곳으로 내가 이주해 행복을 공유하는 기적 같은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1.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의 2022년 세계기부지수 기준 2. 윤정구·조희정 역. 2021.‘시골의 진화: 고향납세의 기적, 가미시호로 이야기’, 서울: 더가능연구소.(黑井克行. 2019.‘ふるさと創生: 北海道 上士幌町の キセキ’. 木樂舍.)
- 2023-05-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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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이 알아야 할 새해부터 달라지는 10가지
-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변화된 정책 및 제도, 서비스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연금과 세금 [1] 노령 기초연금 수령 선정기준액 상향 올해부터 혼자 사는 노인 기준 월소득인정액이 202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80만 원보다 12% 늘어난 금액이다. 부부의 경우에도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 월소득인정액 323.2만 원이면 기초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월소득인정액이란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 실제소득에 금융재산 등 재산환산액을 더하고 각종 공제액을 뺀 액수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주소지 관할과 상관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지사 방문 또는 온라인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2] 연금계좌 세액공제 최대 900만 원까지 확대 개인⸱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 원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까지 더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수령자부터는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외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3] 과세표준 실거래가 적용,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5년→10년 1월부터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2023년 증여분부터 취득세 과세표준을 '시가인정액'으로 산정한다.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적용되는 ‘이월과세’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내 양도할 경우 취득가액은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가령 아버지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 안에 팔면 자녀(수증자)가 아닌 아버지(증여자)가 직접 양도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증여와 관련된 절세가 어려워지며, 세금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4]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랐다. 1주택자라면 공제 기준이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2주택자에 대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 중과세율(1.2~6.0%)이 아닌 일반세율(0.5~2.7%)로 종부세를 내면 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최고세율은 6.0%에서 5.0%로 낮아진다. 주택 수에 따라 달리하던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은 150%로 일원화된다. [5]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세액공제 혜택에 답례품은 덤 올해 1일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취약계층 지원 및 문화·예술·보건 증진 등을 위해 쓰인다. 기부액은 연간 최대 500만 원이며, 금액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 원 이하는 기부금 전액, 10만원 초과는 16.5%를 공제해준다.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아볼 수 도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그밖에 △복권 당첨금 200만 원까지 비과세 △제주 여행객 면세 한도 800달러로 상향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연장(6월 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25%로 축소(기존 37%) △중견기업 통합투자세액공제율 3%→5% 인상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7월 예정) ◇ 일자리와 평생교육 [6] 최저임금 9620원, 연장근로시간 주 69시간까지 확대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9160원보다 460원(5%) 올라 9620원으로 책정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 시급 1만1555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감안해 계산했을 때 총 201만580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된다. 연장근로시간의 경우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까지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로써 하루 11.5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며, 장시간 노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7] 고령자 고용 연장 논의 시행, 경제활동인구 연령구간 세분화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 연장에 따른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60세 이상 계속고용 법제 마련 및 한국형 계속고용 제도 도입을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 시 중소기업의 공제액을 상향(수도권 1100만 원→1450만 원, 지방 1200만 원→1550만 원), 고령층 채용 지원에 나선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령구간도 고령화에 맞춰 기존 ‘70세 이상’에서 ‘70~74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한다. [8] 생애도약기 평생학습 지원 추진, 재직경력 학점·학위 인정 도입 교육부가 발표한 ‘평생학습 진흥방안’(2023~2027)에 따라 30~50대 국민을 생애도약기로 지정, 학습 시간·비용·콘텐츠·상담 등 종합적 지원을 해나간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 민간 등과의 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직 경력을 국가에서 학점, 학위로 인정하는 ‘국가 학습경험인정제’를 도입하고 고령층, 저소득층 등 사회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또한 강화한다. [9] 50+캠퍼스 40대부터 이용 가능, 동부캠퍼스 개관 예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플러스캠퍼스가 올해부터 만 40~64세로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 40대 서울 시민을 위한 특화 직업 전화 전문교육을 제공해 일자리 참여 기회를 증대할 계획이다. 기존 서부(은평), 중부(마포), 남부(구로), 북부(도봉)에 이어 올 하반기 동부(광진)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 ‘서울런 4050’ 운영, 디지털동행플라자 조성 기존 평생학습포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서울런 4050’을 통해 중장년의 전직,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3월부터 예정). 참여자 개개인별로 맞춤 컨설팅과 학습을 지원할 100여 명의 ‘온라인 직업훈련멘토단’을 운영한다. 종합적인 지원을 통솔할 인생전환지원센터는 내년 중구 정동에 개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추진을 위한 장노년층 중심의 디지털 교육공간 ‘디지털동행플라자’가 연내 2곳 조성된다(장소 미정). + 그밖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 중장년내일센터로 개편 △플랫폼 종사자 대상 특화훈련 시행(내일배움카드) △중장년 기술창업 위한 ‘창업·창직 사관학교’ 연내 4개소 운영(2026년 6개소 확대 예정)
- 2023-01-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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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 기부제' 기부자 혜택은?
- 내년 1월 1일부터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행된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지역 발전 불균형 해소 및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올해 9월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 이듬해부터 전국 지자체가 기부금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그 이름처럼 기부를 통해 이뤄지는 제도이지만, 꼭 자신의 ‘고향’에 국한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 가능하다. 가령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다면 서울시와 강남구를 제외한 타 지역을 택해야 한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보호·육성,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 주민 복리 증진 사업 등에 사용된다. 기부 주체는 개인이며, 법인이나 해당 지역 이해관계자는 참여할 수 없다. 차명 또는 가명 기부도 불가능하다. 기부액은 연간 500만 원까지이며, 소득에 상관없이 금액에 따라 구간별 차등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원까지는 기부금 전액을, 10만원 초과부터는 16.5%를 공제해준다. 차후 국세청과 연계해 기부자가 연말 정산 시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세액공제가 되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기부자는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관할 구역에서 생산, 제조된 물품 또는 통용되는 상품권,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품목(조례로 규정) 등이 답례품에 해당한다. 현금, 귀금속, 유가증권은 제외다. 현재 ‘고향사랑e음’(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내녀 1월 1일부터 운영 예정)을 통해 전국 243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고향사랑e음’이라는 명칭은, 기부자와 지역 사이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고향사랑 기부제’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우리보다 앞서 ‘고향 납세 제도’를 운영해온 일본에서는 이렇듯 자신의 거주지자 아닌 타 지역에 도움을 주고 참여하려는 이들을 ‘관계인구’라고 부른다. 관계인구는 관심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고, 특산물을 구매하거나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해당 지역 발전을 응원한다. 일본의 지역재생 전문 잡지 ‘소토코토’의 사시데 가즈마사 편집장은 지역이 관계인구를 만들려면 ‘관계안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지역과 연결될 방법을 안내하는 곳을 말하며, 특정 건물 형태가 아닌 마음 편한 장소나 커뮤니티 등을 의미한다. ‘고향사랑e음’ 또한 이러한 관계안내소로서의 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고향사랑e음이 기부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부하기 쉽고 편리한 시스템으로 구축돼 고향사랑 기부제의 성공적인 매개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2022-12-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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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지는 日 장례 문화, '추모 사이트부터 VR고별회까지'
-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의 장례 문화가 바뀌고 있다. 조문객을 초대하지 않고 가족장으로 치르는 사람이 늘었지만, 장례에 참석해 고인의 떠나는 길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수요는 여전히 많다. 이에 장례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 위주로 진행되던 추도 사이트와 고별회의 수요가 늘고 있다. 가족장 늘었지만 "장례식 참석하고 싶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친족 이외의 지인이나 친구, 회사 관계자 등의 조문객을 초대해 장례를 진행하는 일반장(一般葬)이 감소하고 있다. 장례 관련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가마쿠라 신쇼(鎌倉新書)가 실시한 “제5회 장례식에 관한 전국 조사(2022)”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일반장을 치른 사람은 25.9%에 불과했다. 2020년 48.9%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하지만 가족장이나 그 외의 장례식을 진행한 응답자 중 44%는 “다른 장례 형태를 선택했지만 일반장을 원했다”고 답했다. 조문객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장례식을 원한다는 것. 온라인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웰(Swell)이 진행한 “장례의 디지털화에 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58.4%가 ‘장례식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18.6%는 ‘장례가 끝난 뒤 그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복수 응답) 이렇게 가족장이 많아지면서 일본에서는 부의금인 ‘향전’(香典)을 거절하는 문화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장례에 참석하지 못하는 조문객들은 어떻게든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장례의 디지털화에 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중한 사람의 장례식에 갈 수 없다면 후회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78.1%는 ‘후회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향전이나 조전(弔電,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내는 문구)을 할 수 있다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80.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보내고 싶은 조의 1위는 ‘향전’(51.5%)이었다. 이어 조전(34.5%)이 2위, 꽃(30.4%)이 3위였다. 온라인 조문부터 VR고별회까지 장례는 가족장으로 이뤄지더라도 조문객들이 고인을 기리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장례 문화에도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연예인이나 기업 총수와 같은 유명인들만 진행하던 추도 사이트 개설이나 고별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고인에 대한 생각을 남기거나 고인과의 추억을 공유하는 ‘추도 사이트’는 주로 연예인과 같이 유명한 사람이 이용하던 서비스다. 추도 사이트에는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기며, 방문객들은 그를 추억하는 사진 등을 공유하거나 고인에 대한 메시지 등을 남길 수 있다. 최근에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고인을 추모하고 싶은 일반인들도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는 추세다. QR코드를 활용한 장례 서비스도 많아지고 있다. 라인(LINE) 등의 메신저로 QR코드를 전송해 장례식·고별회 등을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는 무덤에 세워진 묘에 QR코드를 남겨두어 추도 사이트로 이어지도록 하는 서비스도 있다. 고인을 추억하거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묘지가 없는 자연장의 경우 ‘디지털 묘표’를 발행한다. 추도 기념일 등에 참석할 수 없는 가족에게 QR코드를 전송할 수 있으며, 추도 메시지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가족장으로 축소되는 장례 문화에 조의를 표할 수 없어 아쉬워하는 조문객들을 위한 온라인 조의 플랫폼(bloom-post)도 생겼다. 향전, 조전, 공화 등을 전달하고 답례품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이 중 하나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클라우드 앨범을 통해 조문객 각자가 가지고 있던 고인과의 사진 등을 올려 공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장례식에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참석할 수 있는 ‘VR고별회’ 서비스도 출시됐다. 고별회도 연예인처럼 유명한 사람이 주로 하던 문화이지만,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고별회를 열고 참석하는 분위기다. VR공간에서는 기장(記帳, 방명록)을 남기거나, 참석자끼리 음성으로 대화하거나, 고인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VR고별회’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우스보트클럽’(ハウスボートクラブ)의 아카바 마사토시(赤羽 真聡) 대표는 “장례식은 ‘이별’을 전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향후에는 생전에 ‘고마움을 전하는 모임’ 등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온라인 고별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2022-09-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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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향납세 경쟁, 기부액 늘리려 납세 사이트 ‘우후죽순’
-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고향납세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부를 모으는 납세 대행 사이트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2개였던 기부금을 모으는 고향납세 사이트가 2022년 30개를 넘어섰다. 지역 발전기금 ‘고향납세’ 일본 정부는 2008년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고향납세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발전기금을 내고, 2000엔(약 1만 9500원)을 넘으면 세액공제를 받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세테크의 하나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지자체들이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원하는 답례품을 받으려 고향납세를 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2008년 당시 814억 원이었던 고향납세액은 2019년 4조 8754억 원으로 약 60배 증가했다. 처음으로 제도를 도입했던 홋카이도의 경우 가미시호로 마을은 지난 2014년 약 43억 원의 고향납세를 받았다. 1년 주민세의 2배이며, 고향납세 인구는 마을 주민의 5배가 넘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지자체가 받은 고향납세 기부 총액은 8302억 엔(약 8조 770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부를 한 사람은 740만 명, 건수 4447만 건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고향납세 사이트 시루미루연구소의 ‘고향납세 사이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향납세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중 ‘고향납세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은 92.7%에 달했다. 고향납세를 하는 이유는 ‘답례품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가 8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득세 환급과 주민세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60.4%),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49.5%) 순이다. 고향납세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답례품과 세금 공제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향납세를 할 때 사이트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답례품을 검색할 수 있어서’가 71.9%로 가장 많았다. 또한 ‘답례품 종류가 많아서’(60.1%)가 다음이었다. 한 사이트에서 어떤 답례품이 있는지 검색으로 알아볼 수도 있고, 사이트에 등록된 지자체가 많을수록 찾아볼 수 있는 답례품의 종류도 다양해진다는 것. 이에 고향납세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성격의 사이트도 올해 30개까지 늘어났고, 기부금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개의 사이트를 사용하는 지자체도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반찬 가게 주인이 배달을 위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잇츠 등 배달 플랫폼 여러 개에 가게를 등록해 판매 경로를 넓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의 34.4%는 3~4개의 사이트를 이용했다. 가장 많은 사이트를 활용하는 지자체는 21개의 사이트를 사용했다. 가장 많은 지자체가 사용하는 1위 사이트는 ‘고향초이스’(ふるさとチョイス)다. 1642개의 지자체가 등록되어 있다. 2위인 라쿠텐(楽天)에는 1409개, 3위 사토후루(さとふる)에는 1113개의 지자체가 있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는 “지자체를 홍보하는 사이트 수를 늘리면 기부액도 완만하게 비례해서 늘어나긴 하지만, 지자체 운영이 복잡해지고 답례품 재고 관리 등의 문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무조건 포털 사이트를 늘리기보다는 지자체의 특색을 살리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례품 경쟁에 정부 제동 고향납세를 하는 사람들이 답례품에 관심이 많다는 걸 인지한 지자체는 앞다투어 더 좋은 답례품을 제공하려 경쟁하고 있다. 주로 계란이나 과일 등의 신선식품 위주였던 답례품은 여행사 쿠폰, 가구, 가전, 귀금속 등 다양한 답례품을 주고 있다. 정부 지침인 ‘기부액의 30% 이내’라는 답례품 기준을 어기는 지자체들도 나타났다. 오사카의 이즈미사노(泉佐野)는 해당 지역과 관계없는 다른 지역의 특산품 등 900여 종의 답례품을 내걸기도 했다. 2018년에는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를 답례품으로 내건 지자체도 있었다. 사가현 미야키초(みやき町)는 기부금의 50%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비자 선불카드를 제시했다. 이즈미사노는 기부액의 30%를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상품권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다. 여기에 고향납세 사이트들이 사이트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5~10% 수준의 아마존 상품권을 환원해주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지침을 지키지 않은 12개 지자체를 언급하며 “권고를 지키지 않으면 고향납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이 사그라지지 않자, 지침을 어긴 지자체 대상으로 교부세 배당액을 줄이고, 그래도 지침을 어긴 지자체들은 고향납세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지자체 세수를 채우는 방법으로 활성화된 ‘고향납세’ 제도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A지역 주민이 B지역에 고향납세를 기부하고, 세금 공제를 받으면 해당 환급금은 A지역에서 줘야 한다. B 지역의 세수는 늘어나고 A지역의 세수는 줄어드는 셈이 된다. NHK에 따르면 특히 요코하마시, 나고야시, 오사카시 등 도시에서 지방으로의 세금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에는 제동을 걸면서도, 고향납세 제도 자체는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운용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2022-08-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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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식의 격을 높이는 혼주의 에티켓
- 사랑하는 이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혼주석에 앉을 나이가 되었다. 자녀를 품에서 떠나보낼 생각을 하면 버진로드를 걷던 그때보다 더 두근거린다.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오랜만에 준비하는 예식이 떨리고 걱정스러운 이들을 위해 결혼 준비 전후 알아두면 좋은 에티켓을 소개한다. Step 1 결혼 준비의 첫 단추, 상견례 상견례는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 넘어야 할 첫 관문이다. 가족이 될 이들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자녀뿐 아니라 혼주도 긴장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상견례의 장소나 일정 등은 자녀 측에서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혼주는 예비 사돈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집중한다. 단정한 옷차림, 온화한 미소 등 외적인 부분도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상견례에서는 대화 주제가 분위기를 좌우한다. 특히 자녀 입장에서는 어른을 상대로 대화를 주도하기 어렵기 때문에 양가 부모가 화젯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처음은 간단한 안부 인사로 시작해 자녀가 고심해 예약한 상견례 장소와 메뉴를 칭찬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 그다음 자녀의 어린 시절, 취미 등 가벼운 화제로 이야기를 돌린다. 자녀와 평생을 함께할 상대인 만큼 궁금한 것이 많을 테지만, 가정형편이나 정치, 종교, 학력 등 민감한 질문은 지양한다. 또 학술적 이슈를 논하며 지식을 과시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연예인 가십 등 가벼운 소재도 언급을 삼간다. 이외에 집안마다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수 있으므로 대화 중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자녀에게 미리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견례 중 예물, 혼수 등 결혼 준비에 필요한 요소를 논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칫하면 금전적인 이유로 얼굴을 붉히게 될 수도 있다. 준비 과정에서 상대 집안과 의견이 쉽게 일치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정리된 뒤 상견례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시대 상견례의 ‘웃픈’ 준비물 ▶ 이제는 상견례가 ‘5인 이상 집합 금지’의 예외 규정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찜찜해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 식당은 가족임을 증명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만일을 대비해 가족관계증명서나 청첩장을 챙기는 것이 좋다. 국제결혼 등의 이유로 대면이 어렵다면, ‘줌’ 등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Step 2 일생일대의 순간, 결혼식 예식 당일에는 최소 2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외로 식장에 촉박하게 도착해 허둥대는 혼주가 꽤 있다. 웨딩홀을 둘러보고, 이른 시각부터 식장을 찾은 하객을 맞이하려면 여유 있게 출발해야 한다. 식 중 혼주의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양가 어머니의 화촉점화는 대부분 당일에 리허설이 진행되지만 신부 입장 시 딸과 손을 잡는 법, 사위에게 손을 넘겨주는 타이밍 등은 예식 직전 간단히 안내되는 경우가 많다. 헷갈릴 것 같으면 유튜브에서 ‘신부 입장’, ‘혼주 입장’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예식 영상을 보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녀와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는 등을 토닥여주며 생각해놓은 덕담을 건넨다. 그 한마디가 자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된다. 다만 눈길을 끌 정도로 펑펑 울 경우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식이 끝나면 원판 사진 촬영을 깜박하고 곧장 연회장으로 이동하는 혼주가 있다. 혼주가 자리를 비우면 촬영이 불가하고, 다음 예식까지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식순이 끝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폐백의 분위기는 덕담이 좌우한다 ▶ 본식 후 신부와 시댁 가족이 인사를 나누는 자리인 폐백은 신부에게 매우 어려운 행사다. 어색한 건 시니어도 마찬가지지만, 어른으로서 용기를 북돋아주면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덕담은 신부가 절을 하고 술을 올릴 때 건네면 된다. 높은 어른이 함께할 때도 시부모가 먼저 절을 받는 것이 관례다. 잘살라는 의미가 담긴 ‘절값’도 잊지 않고 준비한다. Step 3 마무리까지 품격 있게, 답례 첫인상만큼 끝 인상도 중요하다. 식이 끝난 뒤에는 하객에게 답례 인사를 전하는 것이 마지막 매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식사가 그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하객이 줄어 답례품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답례품 종류는 캔들, 꿀, 홍삼, 와인, 기프트 카드 등 다양하다. 비대면 시대인 만큼 메신저 등을 통해 전해도 되지만, 축의금을 내고 예식에 참석하지 못했거나 모바일 청첩장으로만 초대한 하객에게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상례다. 특히 자녀와 연결고리 없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초대한 하객은 자녀가 직접적으로 연락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경 써서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성의를 표현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의 행사에 참여해준 이들을 잊지 않고, 훗날 그들의 경조사에 참석해 받은 마음을 배로 돌려주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귀해지는 시니어에게는 가장 고마운 답례가 될 것이다. 은퇴 후 자녀 결혼시키면 하객이 줄어든다? ▶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지만, 그 자리를 빛내주는 건 하객이다. 문제는 은퇴를 하면 인간관계가 협소해져 초대할 하객 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녀에게 결혼을 독촉할 수도 없는 노릇. 자녀의 결혼식을 북적북적하게 해주고 싶다면, 은퇴 전부터 지인의 경조사를 꾸준히 챙기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SNS)를 활발히 해 많은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 도움 사단법인 한국웨딩플래너협회
- 2021-07-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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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노멀 시대의 결혼
- 뉴노멀의 등장과 함께 결혼문화도 바뀌고 있다. 백년가약이라 불리는 결혼은 인생의 중대한 사건이며, 모두에게 공식적으로 축하받고 사랑을 인증받는 행사다. 코로나19 때문에 시·공간적 제약이 생겼고, 이로 인해 결혼식이 점점 소규모·고급화 추세를 보인다. 다음에서는 뉴노멀 시대에 부상 중인 웨딩 트렌드에 대해 살펴본다. 자녀를 둔 시니어는 결혼 문제 때문에 고심이 깊다. 비혼주의를 선언하고 평생 혼자 살겠다는 자녀와 부딪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시니어와,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방식을 추구하는 뉴노멀인 밀레니얼은 자꾸 어긋날 수밖에 없다. 한편 막상 결혼한다고 해도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결혼식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나? 덕분에 결혼식 비용을 줄이고, 그 금액으로 더 좋은 혼수와 예물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고 답례품도 예전보다 더 신경 쓸 수 있게 됐다. 갈수록 소규모와 고급화를 거듭하고 있는 결혼식, 코로나 시대에 자녀의 결혼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자식과 부모의 동상이몽 코로나19라는 재앙은 결혼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결혼식을 미루는 신랑 신부가 많았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2019년 대비 10.7% 감소했다. 특히 30대 후반 남자와 20대 후반 여자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이 많이 취소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자료에 따르면 미혼 남녀의 54.5%는 결혼에 대해 미온적이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혼 남성(42.2%)보다는 여성(66.8%)이 결혼에 대한 의지가 적었다. 실제로 비혼을 남성(11.5%)보다 여성(20.2%)이 더 선호했고, 연령별로는 40대 초반(24.5%)이 비혼을 가장 선호했다. 흥미로운 건 10명 중 3명(29.3%)은 부모 밑에서 월급을 용돈으로 쓰면서 풍족하게 살며 연애만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미윤 경인여대 웨딩&이벤트과 교수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나 노동 환경, 사회경제적 여건 등 다양한 요소가 비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시니어는 결혼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비교적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하고 결혼이라는 제도에 목매지 않는 자녀 세대와 달리 시니어에게는 결혼이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결혼과 출산을 연동하여 대를 잇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윗세대가 자신들을 위해 그랬듯이 부모로서 결혼을 지원하는 것을 당연한 도리라고 여기는 부모가 많다. 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기혼 남녀와 해당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의 결혼 비용 지원에 관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8.0%가 긍정적이었다. 다만 세대별로 차이가 있었다. 부모 세대(84.7%)가 자녀 세대(64.8%)보다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자녀의 결혼 비용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퇴한 시니어 김영미(가명) 씨는 “학비와 용돈을 지원했지만 졸업 후엔 일절 지원하지 않았다. 애가 결혼할 때 보니 모아둔 돈이 없었다. 그때 혼수와 집을 구하는 데 조금 보태줬다”라고 밝혔다. 혼수는 투자, 답례는 실용적, 여행은 예약 코로나19 이후 결혼 건수도 줄고, 소규모 결혼식으로 비용도 줄어들었다. 그 덕에 혼수나 답례품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됐다. G마켓에 따르면 결혼 관련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혼수용 가구와 가전의 고객별 평균 구매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총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결혼식을 준비하는 스몰 웨딩용품의 구매 단가는 36% 감소했다. G마켓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결혼식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결혼식보다 혼수 준비에 예산을 더 투자하려는 경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결혼식장에서 식사하는 것이 꺼려지면서 답례품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식사를 대신해 떡이나 와인, 홍삼 같은 제품을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제공했으며, 이색 답례품도 등장했다. 손소독제나 핸드워시 등도 코로나 시대의 실용적인 답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웨딩센터에 따르면 결혼식 답례품 관련 문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시시호시’가 지난해 12월 시범적으로 내놓은 웨딩 답례품 400세트는 완판을 기록했다. 시시호시에서는 5만 원 이상의 세트를 선보였다. 건강한 음식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국수세트’, 달콤하고 정갈한 시간을 선물하는 ‘디저트세트’, 향기롭고 촉촉하게 즐기는 ‘스파세트’ 등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시시호시의 프리미엄 웨딩 답례품은 형식적인 상품과 포장에서 벗어나 정성을 가미한 상품 선정과 고급스러운 포장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신혼여행의 모습도 바뀌었다. 제주도와 울릉도 같은 국내 여행지가 허니문의 중심지로 변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기대하며 미리 신혼여행 예약상품을 판매하는 곳도 생겨났다. CJ온스타일 홈쇼핑에서 소개된 노랑풍선의 유럽 여행 상품은 방송 65분 만에 5만2000명분이 전체 매진됐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3월 판매한 필리핀 해난리조트 숙박권은 해외여행자가 격리 해제된 후 1년 안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총 14억 원어치가 판매됐으며, 동일한 조건으로 방송한 베트남 빈펄리조트 숙박권의 주문 금액은 18억 원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가 방역 체계를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단체관광을 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면 PCR 음성확인서·예방접종증명서 제출, 도착 후 음성 여부 확인을 거치면 별도의 격리 조치 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얼마 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가 출국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 결혼을 하고 하나투어를 통해 몰디브 신혼여행을 예약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한 뒤 이번에 다시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결혼의 표준 최근 스몰 웨딩, 럭셔리 웨딩, 노웨딩, 리마인드 웨딩 등 다양한 방식의 웨딩이 등장하고 있다. 개성 강한 젊은 세대는 다양한 곳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둘이서 떠난 섬에서 결혼식을 하거나 남산한옥마을 내의 고택을 빌려 100년 전 혼례 방식에 따라 소규모로 결혼식을 올린다. 권 교수는 “전통적으로 부모가 결혼식의 주체였지만, 이제는 자녀가 주체적으로 결혼식을 진행한다. 다양한 결혼식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이며, 밀레니얼이 선호하는 가치 중심적 소비문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튜브 라이브로 결혼식을 한 부부도 있다. 이 신혼부부는 지난해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일가친척 대부분이 대구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이 부부를 위해 KT는 해당 예식장에서 유튜브 결혼식을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KT는 신랑과 신부가 양가 친척·지인들과 축하 메시지를 실시간 영상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양방향 다원 생중계 시스템 등을 지원했다. 웨딩의 규모가 줄면서 한층 더 개인적이고 고급화된 예식도 등장했다. 규모가 작아지면서 호텔에서 럭셔리 웨딩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데스티네이션 웨딩(Destination Wedding)이다.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통상적으로 소수의 지인과 함께 해외 휴양지에서 진행하는 웨딩을 말하지만, 현재는 도심에서 벗어나 교외의 한적한 자연에 위치한 리조트에서 소수의 인원을 초대해 즐긴다. 소노호텔&리조트는 ‘데스티네이션 웨딩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숙박과 다이닝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웨딩에 참석한 가족 및 지인은 예식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제주, 양양, 고성 등 교외에서 천혜의 자연을 감상하는 동시에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 프라이빗한 웨딩을 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는 ▲양·한식 코스 다이닝(30명 기준)과 ▲호텔&리조트 객실(10실)로 구성되며, 패키지 이용 시 2021년까지 대관료는 무료다. 객실은 신혼부부와 양가 부모님 및 친척용으로 4개가 제공되고, 나머지 6개는 하객용이다. 소노호텔 &리조트 관계자는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특별한 지인들을 초대하는 결혼식인 만큼 보통 1인당 10만 원에 달하는 다이닝을 제공한다. 30명 기준 다이닝과 객실을 포함한 총비용은 평균 800만~900만 원 정도다”라고 말했다. 간소화와 럭셔리는 앞으로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몰 웨딩은 결혼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고, 매년 약 두 배씩 성장 중인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현재 대중적인 문화는 아니지만 앞으로 인기 있는 프라이빗 웨딩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자녀 세대는 다양한 결혼식에 대한 부모 세대의 반감을 걱정했다. 미혼 남녀는 다양한 방식의 웨딩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부모의 반대를 걱정했다. 트렌드모니터의 자료에 따르면 미혼 남녀 10명 중 6명(60.7%)은 스몰 웨딩을 부모 세대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결혼 문화라고 생각했다. 특히 하객이 없는 온라인 결혼식 진행 시 부모님이 반대할 것 같다고 말한 응답자가 61.9%에 달했다. 주영애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부모와 자녀가 선호하는 작은 결혼식이 다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녀는 특색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지만, 부모는 말 그대로 기능적으로 축소된 결혼식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 2021-07-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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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 결혼식도 언택트
-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방침으로 하객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내 결혼식이 금지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준동이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하객과 함께하는 결혼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결혼 당사자는 물론 혼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한 후배 아들의 결혼식이 8월 22일 예정되어 있었다. 청첩장도 예쁘게 만들어 보내왔다. 나한테는 그냥 청첩장만 보내기가 미안했는지 직접 전화를 걸어 꼭 와주십사 간청도 했다. 원래는 4월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를 해서 8월로 잡았단다. 결혼식이 예정된 날 닷새 전에 코로나19의 방역이 2단계로 격상되면서 50인 이상 참석하는 실내 집합과 뷔페식사가 금지되었다. 혼주 입장에서는 한밤중에 홍두깨로 얻어맞은 셈이다. 이미 청첩장을 보낸 마당에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 말라고 선별해서 50명을 맞추기도 난해한 일이다 그렇다고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코로나19로 무작정 결혼식을 뒤로 미루기도 어렵다. 정부의 행정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예식장 취소에 대한 적정선의 타협도 큰일이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한적한 지방 소도시의 야외가든 홀에서 집안 식구들끼리 간소한 결혼식을 치르기로 부랴부랴 결정했단다. 청첩장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결혼식에 모시지 못한다는 사과의 글을 다시 보내고 예식장에도 어쩔 수 없이 예약 취소를 통보했다. 후배는 가족끼리 결혼하는 사진을 내게 보내왔고 신랑 신부는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결혼식은 그렇게 끝났지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계약을 취소했던 예식장과의 문제였다. 예식장 입장에서도 결혼식 취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적게 올 것을 예상하고 계약한 음식 값은 모두 600만 원이었다. 후배는 300만 원을 물어주는 선에서 분쟁을 종결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예식장에서는 시설이용료가 음식 값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100만 원만 감한 500만 원을 요구했다. 후배는 “정부 방침으로 어쩔 수 없었던 일 아니냐? 먹어보지도 못한 밥값을 이렇게 많이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항의했다.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다. 앞으로 법정 소송으로 번질 수도 있다. 국가에서는 50명 이상 모임을 못하게만 했지 이로부터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으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런 경우 돈이 걸린 문제라 중재안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만약 재판정에 불려간다면 예식장 계약서에 서명한 신랑 신부가 불려가야 할 판인데 이를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울까.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결혼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은행 계좌로 축의금을 보내준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의견을 내게 물어왔다. 결혼식 하객이 축의금을 내고 혼주가 먹을거리로 답례하는 게 우리의 전통적 결혼식 풍습이다. 이런 문화가 코로나19로 여지없이 깨어졌다. 축의금은 통장으로 받았는데 대접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혼주 입장에서 축의금만 받고 입을 싹 씻기도 찜찜하다. 기념품을 사서 돌리자니 무엇을, 얼마짜리를 해야 할지도 난감하다. 편지를 보내는 시대가 아니고 전화와 이메일, 카톡을 사용하는 시대이다 보니 정확한 집 주소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축의금을 받으면 간단하게나마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스타벅스 같은 지점 점포가 많은 체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커피와 조각 케이크 상품권을 카톡으로 선물하라고 했다. 받은 사람 입장에서도 상품권의 유효기간이 있으니 기간 내에 특별한 사람과 체인점을 방문하든가 배달받아 먹으면 된다. 후배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코로나19가 우리의 문화를 알게 모르게 흔들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결혼식은 점점 사라져갈 것이다. 축의금 문화는 지금까지 주고받은 것이 있어 당장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역시 변화를 맞이할 듯하다. 다양한 종류의 답례품 시장도 새롭게 떠오를 것 같다. 어쩌면 청첩장을 보낼 때 모시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3~4가지 선물 중 하나를 선택하면 주소지로 보내드리겠다는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2020-09-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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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한 결혼식장
- 좋은 날 잡아서 결혼 날짜 정하던 일은 까마득한 옛이야기다. 결혼식장을 준비하지 못하면 좋은 배필감이 있어도 결혼식은 말짱 헛일이 된다. 이것저것생각하지 않고, 결혼 예정일 불과 한두 달 전에야 선심 쓰듯 부모에게 알리는 것이 지금의 세태다. 10여 년 전 아들이 결혼할 때다. “아이 잘 부탁드립니다.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하고 잘 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덕담을 나누면서 상견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당사자들의 일정을 생각해 두 달 후에 결혼식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옛날과 전혀 달라진 결혼식장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결혼 날짜를 정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필자는 가정의례준칙이 서슬 퍼렇게 시행되던 유신독재 시절에 결혼하였다. 당시는 예식시간이 30분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 식장이 북새통이었다. 인쇄한 청첩장도 못 돌렸고 손 편지 형식만 허용되었다. 며칠을 가족과 손 편지 청첩장을 쓰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곤 했다. 답례품이나 식사 대접도 물론 할 수 없었고 직장인의 결혼 휴가는 사흘만 주어졌다. 결혼 날짜 한두 달 남기고 예식장을 예약하던 시절이었다. 결혼식은 일요일에 집중되었고 평일은 한가했다. 일주일에 휴일 하루 쉬기도 어려운 때였다. 결혼할 사람은 많으나 결혼식장이 부족하여, 결혼식 진행을 반시간으로 제한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적은 수의 결혼식장들이 호황의 꿀맛을 보던 시대였다. 상담하러 가는 곳마다 “예약이 끝났다.”, “혹시 취소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나중에 와보라”는 시큰둥한 대답만 돌아왔다. 그래도 예식장을 날마다 찾아다녔다. 보름 전에야 겨우 한 곳 찾아서 결혼식을 했던 아찔한 기억이 있다. 상견례를 마치고 예식장 구하기에 나셨다. 아내는 전화를 걸고 인터넷을 두드렸다. 어느 곳에도 빈 예식장이 없었다. 지인에게 알아봐도 뾰족한 수가 나질 않았다. 예전보다 예식장이 엄청 늘어 예식 날짜와 시간대가 다양해졌을 뿐 예약의 어려움은 옛날과 다르지 않았다. 결혼식장 준비는 적어도 반 년 전에 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들의 결혼식을 맞아 놀랍게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다. ‘결혼식장 틈새’찾기 작전을 시작하였다. 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아무리 성수기라 해도 예약 같은 건 하지 않고 여행을 자주 다녔다. 갈림길에서 동쪽이든 서쪽이든 차가 덜 막히고 마음에 드는 쪽으로 가면 되었다. 목적지가 없으니 급할 것도 없었다. 발길 멈추는 곳이 쉼터요, 숙소였다. 성수기라 해도 틈새는 있었다. 숙소를 찾으면 빈방이 있었고, 음식점에도 빈자리가 있었다. 아침 일찍 서두르면 하루를 이틀처럼 이용할 수도 있었다. 지하철 2호선을 따라서 예식장을 하나씩 찾아 나섰다. 전화로 묻는 것과 달리 대면상담에서는 현장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첫날은 날짜와 시간대를 묻고 빈자리가 없어 그냥 돌아왔다. 그다음부터는 아내가 자매들을 동원하고 예비 사돈도 합류했다. 아내에게 명함 몇 장을 쥐어주며 “상담 내용을 기록해 예식장에 주고, 사진을 찍어오라”고 했다. 상대방에게 상담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하면 서로가 신뢰할 수 있다. 상담자가 전화 혹은 자기 노트에 받아 적어서는 기억도 희미해지기도 하고 차별화도 되지 않는다. 좋건 싫건 현실에는 오류와 착오가 생긴다. 사정에 따라 변경해야 하는 ‘틈새’가 생기게 마련이다. 쌀쌀한 초겨울에 아내와 일행은 매일 발품을 팔았다. 얼마 후 전화 상담 때는 예약이 꽉 차 있다던 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우리가 고를 수 있는 ‘틈새’가 있었다.
- 2017-09-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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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한과문화박물관 김규흔 관장
- 10여년 전 여름, 한 사내가 한과 공장의 사무실 안에서 비닐 봉투에 든 상추 잎사귀 수십 개를 늘어놓고 살펴보고 있었다. 공장 인부들은 기이한 그의 행동이 이상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내가 사장인 탓에 모두 바라만 볼 뿐이었다. 매번 그런 식이었다. 그의 열정은 남들과는 다른 결과를 불러왔고, 그래서 그는 한과에 미친 한과광인(韓菓狂人)으로 불리기도 했다. 나라에서는 그런 그를 명인(名人)으로 부르기도 했고, 한과명장(韓菓名匠)이란 칭호도 부여했다. 한과문화박물관 김규흔(金圭欣·60) 관장의 이야기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자취방 집주인의 강권에 나간 맞선자리. 찻집에서 만난 상대는 체구가 자그마한 아가씨였다. 그런 그녀가 신문지에 싼 무엇을 그에게 수줍게 내밀었다. 약과였다. 서울 월곡동에서 한과 공장을 하던 부모 몰래 싸온 것이었다. 처음부터 불타오른 사랑은 아니었지만, 만날 때마다 내미는 약과 뭉치는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게 하는 용매 역할을 했다. 경상북도 영덕의, 한과가 귀했던 작은 바닷가 마을 출신의 청년 김규흔에게 약과는 무척 달콤한 것이었다. 매달 나오는 월급을 아끼려고 크림빵 하나에도 큰맘 먹어야 했던 그에게 그 약과는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김규흔 관장은 어릴적 한과와의 추억을 이렇게 기억한다. “어릴 적 한과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집안에 제사가 있거나 명절 때에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어서, 시장통에서 산 약과나 넓적한 한과, 빨간 옥춘 사탕이 전부였죠. 때때로 배가 아플때 할머니께서 약이라며 과자를 물려 주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한과가 발효식품이라서 그 장점을 체득해서 아셨던 것 같아요.” 한과공장을 하던 처가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그의 운명 속에 한과가 등장하게 만들었다. “공장을 맡아 운영하던 처남이 군대를 가게 되자, 처가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죠. 그래서 다니던 제약 유통회사를 그만두고 공장에서 일을 해 보니, 한과가 사업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친 듯이 다른 분야에서 일을 했던 제 눈에 한과 만드는 사람들은 너무 대충 일하는 것 같았어요. 제 계산으로는 검은깨를 하루에 2~3가마는 볶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걸리 마시랴, 담배 태우느라 겨우 1가마만 볶는 식이었죠. 그런데도 대목을 지나면 다들 목돈을 만지던 시기였어요.” 그렇게 한과 시장에 눈을 떠가던 즈음, 처남이 제대해 그의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 3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셈이 밝았던 그에겐 충분한 준비시간이었다. 그래서 아내와 직원 한 명만을 데리고 월곡동에서 조금 떨어진 월계동에 공장을 차렸다. 성공한 회사를 보니 모두 궁(宮)이나 왕(王)자가 들어간다는 것에 착안에 회사 이름은 ‘신궁(新宮)’으로 지었다. 1981년의 일이다.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거래처를 확보하는 일이었어요. 다들 큰 공장 눈밖에 날까봐 소규모 업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죠. 오랫동안 어렵게 안면을 익히고, 신용을 쌓은 후에야 좌판 아래에 한 두 박스를 숨겨두고 몰래 팔아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중부시장 같은 큰 시장 대신 월계동, 이문동, 장위동, 석관동을 돌면서 구멍가게에 외상 거래를 했죠. 자전거에 박스를 싣고 직접 돌았습니다.” 그의 성공의 원동력에는 이런 성실함과 함께 남과 달라야 한다는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남들과 다르게 만들어야 팔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죠. 시장을 휘어잡던 큰 회사들은 늘 만들던 대로 만들어도 쉽게 팔아치울 수 있었지만, 우리는 그럴 처지가 아니었으니까요. 보통은 국화 모양으로 만들던 것을 코스모스, 연꽃, 해바라기, 무궁화 무늬로 바꾸어 만들었습니다. 약과판(藥果板)의 도안부터 제작까지 제 손으로 직접 했습니다.” 제대로 된 디자인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던 청년사업가였지만, 그에게는 사방 천지가 교실이고 교과서였다. 외화와 함께 외국 문물이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던 시절, 거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낮에는 배달하는 자전거에서, 늦은 밤 귀가길 버스 차창 너머로 만나는 세상은 한과 생각으로 가득찬 그에게 다양한 도형과 화려한 색상의 영감을 불어넣었다. 이런 노력이라도 알아본 것일까. 하늘이 도와줬다. 1984년 한과시장의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마포구 망원동에 물난리가 났다. 그 주변에 밀집돼 있던 한과들이 한강물에 쓸려 내려가 버리자, 시장에 물량이 동이 났다. 덕분에 한과 시장 큰손들에게 외면받던 신궁전통한과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고,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상인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것은 신용이었습니다. 매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일종의 신용이었죠. 상인들이 신제품을 기대하도록 만들고, 거래처들이 다른 상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무기를 쥐어주려 노력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흔적은 그가 2008년 건립한 한과문화박물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나무로 직접 만들던 약과틀을 주조방식을 활용해 금속으로 대체하고, 대량 생산을 위해 원형 틀을 만들었던 기록들은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한과문화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것들은 한과의 역사이자 그의 역사인 셈이다. 앞서 언급한 ‘상추 실험’도 답습을 거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성향을 잘 나타내는 일화 중 하나다. “보통 한과 공장들은 여름에 문을 닫았어요. 1년 매출의 90퍼센트 정도는 설과 추석에 모두 팔려나가기도 하고, 매출이 적은 여름에 한과를 만들어봤자 상해서 돌아오는 것들을 반품받기 바빴으니 아예 생산 자체를 거절한 것이죠. 거래처용으로 돌리는 스티커에 여름에는 만들지 않는다는 문구를 박아 넣었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여름에도 한과를 만들고 유통시키고 싶어, 포장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포장지를 놓고 가장 빨리 시드는 상추로 실험을 했던 것이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핵심은 ‘산소투과율’에 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제대로 알았지만, 모든 공장들이 사용하는 포장재질은 한과를 쉽게 상하게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했다. 그리고 유통기간 6개월이라는 혁신적인 한과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후에는 한국식품연구원에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쌀겨에서 추출한 ‘감마오리자놀’을 한과에 첨가해 기름의 산화를 막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특허로 인정받기도 했다. 신궁전통한과가 궤도에 오르면서 그가 찾은 곳은 대학이었다. 1995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시작으로 11개 대학원을 쉬지 않고 다녔다. “대학원서 유통의 변화와 혁신을 미리 체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통시장이 쇠락하고, 편의점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체계가 도입될 것이라는 것을 배워 대비할 수 있었죠. 늘 우리 것을 따라한 미투상품(모방한 유사제품)으로 괴롭히던 한과공장 사장이 자기네 제품을 유통시켜 달라고 제게 사정할 때 통쾌하기도 하면서,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에는 대학 학부에 대한 미련 때문에 신흥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입학해 작년 2월 졸업했다. 아들보다도 어린 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수업을 들었다. 웬만한 교수보다도 많은 나이에 사회적으로 알려진 터라 손가락질이 무서워 대충대충 할 수 없었다. 이 과정은 한과의 세계화를 위한 과학적 지식과 계량화 등의 바탕이 됐다. 김규흔 관장의 한과에 대한 사랑의 집약체는 역시 한과문화박물관이다. 포천 산정호수 인근에 지어진 이 박물관을 한 번 둘러보면 그의 한과에 대한 철학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박물관에 체험을 위한 공간이 많은 것이 인상적이라 하니 반색하며 설명한다. “맞습니다.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한과를 체득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어릴적 입맛이 평생을 간다고 믿기 때문에, 아이들이 한과를 외면하면 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고, 맛볼 수도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박물관을 바탕으로 한과 전문가 교육과정을 만들어 인력 배출에도 앞장섰다. 한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시장이 커지고, 활성화된다는 생각에서다. “태권도가 세계적 스포츠가 된 것도 결국 태권도 선수들이 세계 각지에서 교육을 통해 그 정신을 보급했기 때문이죠. 한과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과 전문가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7년 동안 300명의 전문가를 배출했습니다. 또 박물관 주변에 군부대가 많아 간부 가족을 대상으로 한과 교육을 진행했는데, 한미연합사령부로 전출 간 장교를 통해 미군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까지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을 통해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맞아 떨어진 셈입니다.” 그가 한과를 만들어 오며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도 2000년 서울에서 열린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그의 한과를 맛보게 한 것이다. 이런 세계화의 끝에는 한과의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있다. 한과를 단순한 음식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그의 뜻이 담겨 있다. “한과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음식입니다. 차례와 제사, 명절 때마다, 우리네 희로애락(喜怒哀樂)과 늘 함께하면서 우리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죠. 조선시대에는 한과의 종류가 254종이나 됐습니다. 그중 지금 저희가 재현하는 것이 160가지 정도 되고요. 이런 풍성한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 한과협회를 사단법인으로 설립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 관장의 말을 듣다보니 멋진 외국 호텔의 디저트로, 세계 과자들이 모여든다는 일본의 답례품(미야게, みやげ) 시장에서 우리의 한과가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기대하게 된다.
- 2016-02-05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