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중년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 혼자 살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롭고 고립되기 쉽다는 단점이 따른다. 고독사 증가 문제까지 이어진다. 이와 같은 중년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동체(共同體, Community) 활동’이 거론된다.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것은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는 의미다. 모임 회원이 되어 활동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며, 사람들과 공동체로 모여 살 수도 있다.
경기도 용인시 둔전역 인근에는 ‘지구별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이란 일반 공공도서관에 비해 작은 규모의 도서관을 말하는데,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9월 12일 이곳에서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다. 아파트 1층의 주거 공간을 도서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책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고 정감이 느껴진다.
모임 시간인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총 9명이 모였다. 이들의 이름은 ‘지구별 시민’. 전원이 도착하자 금세 음식상이 차려졌다. 어느 누구도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음식을 마련해온 덕이다. 치킨, 탕수육, 만두부터 땅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 푸니 웃음꽃이 피어났다. 멤버 박정임 씨는 “우리 아들 결혼한다”면서 청첩장을 돌리기도 했다. 배를 채우고 난 뒤에는 이날 모임의 목적인 가방 만들기에 열중했다. 글자 또는 그림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가방을 만드는 것.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이 탄생하니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재미를 느낀 듯했다.
지구별 시민의 탄생과 성장기
“혼자 살면 재미없잖아요. 같이 살아야 재밌지!”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이유를 ‘노후 계획’이라고 말한다. 경제적인 측면이 아닌 정서적인 측면을 채우는 노후 계획이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는 김 관장은 “노후를 같이 보낼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도서관을 만들었다.
1인 가구 공동체 지구별 시민 모임은 2021년 시작됐다. 당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중장년층(4060) 1인 가구의 혼밥 개선과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위해 ‘1인 가구 공동체 공동부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마침 지역에 1인 가구가 많다고 느낀 김영욱 관장이 지원사업을 신청하면서 지구별 시민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지원은 끊겼지만 구성원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 용인시 처인구는 원래 논밭이 많은 지역이었는데, 아파트가 많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인구가 증가했어요. 그중에서도 1인 가구가 많았죠. 외지이긴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 좌석버스를 타면 1시간이 안 걸린다는 특수성 때문 같아요. 새로운 곳에서 1인 가구가 모이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모임을 주최했죠.”
구성원 중에는 50대가 가장 많고, 미혼인 1인 가구는 없다고 한다. 남편 또는 아내와 사별했거나 떨어져 사는 가운데, 자녀가 독립해 혼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임은 보통 일요일 오후에 가진다.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지만, 주말에는 혼자 있으면 무료해지기 마련. 어딘가 여행을 가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도 혼자 하기에는 쑥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지구별 시민은 활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같이 요리하고 밥 먹는 것 위주로 모임을 진행했어요. 그다음에는 다 같이 여행을 갔죠. 어떤 분이 용인을 잘 모르는 데다 혼자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고 해서 용인 곳곳을 다녀보기로 한 거예요. 민속촌, 한택식물원, 용인대장금파크 등을 갔는데, 다들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남성분들이 들어오시면서 문화활동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취미와 교육활동을 병행하게 됐고, 지금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갖춰졌습니다.”
현재 지구별 시민 모임에 남성은 최원혁 모임 대표를 포함해 3명뿐이다. 중년 남성은 실직과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외로움을 크게 느낀다. 커뮤니티 활동의 필요성을 알지만 부끄러움에 모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신입 회원인 60대 변용수 씨는 당구장 사장의 추천으로 모임에 들어왔다. 변용수 씨는 “사람들과 모여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참 좋다”면서, 외로운 중년 남성들이 용기 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직접 느낀 공동체 활동의 장점
1인 가구에게 공동체 활동은 정말 필요하고 도움이 될까. 최원혁 모임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고독사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공동체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은 문제를 방지하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어느 날 시장에 갔다가 집에 와서 갑자기 쓰러진 적이 있어요. 그때 모임 분들이 119도 불러주시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기억도 있어요. 사실 혼자 살면 배달음식 아니고서야 밥 챙겨 먹기가 힘들잖아요. 그때 저희 집 문 앞에 음식을 놓아주신 분이 계셨죠. 덕분에 일주일을 견딜 수 있었어요.”
모임에 참석한 지 2년 차가 됐다는 주선자 씨는 식구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했다. 그는 “식구는 같이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지 않나. 같이 밥을 먹으면서 정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영욱 관장은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을 ‘가족의 확대’라고 표현했다.
“희로애락도 함께 나누고, 혼자라면 할 수 없는 경험도 같이 해보고. 이게 공동체의 좋은 점이죠. 저는 혈연관계만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은 마을에서 소통하고, 서로 돌봄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영욱 관장은 지구별작은도서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을 사람들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된다면 더욱 좋고요. 누구든지,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다섯 번째 주제는 ‘스카프’다.
1 ‘샤넬 스카프 아버님’. 버건디 슈트에 샤넬의 실크 스카프를 착용하신 덕에 멋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챙겼다.
2 ‘하늘색 스카프 아버님’. 상·하의부터 가방까지는 갈색 톤인데, 스카프는 하늘색이다. 단조로울 수 있는 패션이 스카프 하나로 재밌어졌다.
3 ‘우리 할머니’. 나의 영원한 뮤즈인 친할머니. 멋을 아는 할머니는 여름과 가을에는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는 패션을 즐기셨다.
4 ‘주황색 포인트 아버님’.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준 패션에서 화룡점정은 단연 화려한 패턴의 스카프다.
5 ‘인사동 예술가 어머님’. 매력적인 컬러 조합의 옷을 입은 어머님께 사진 촬영을 허락받고 주변을 보던 그때, 어머님의 스카프와 똑같은 색깔의 벽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님을 그 벽 앞으로 인도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완벽한 순간이 카메라에 담겼다.
6 ‘서병구 교수님’. 동서대학교 뮤지컬과 멋쟁이 서병구 교수님. 초록색 스카프만 봐도 그의 패션 센스를 알 수 있다.
방문 진료 전문 의료기관 ‘건강의집의원’을 운영하는 홍종원 원장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길을 과감히 내던졌다. 대신 동네 청소를 하고, 옆집 이삿짐을 옮기며, 약과 주사가 닿지 못하는 삶을 돌본다. 사회의 손길과 멀어진 곳에서 과연 건강하게 사는 건 무엇일까? 신간 ‘처방전 없음’에는 아픈 몸들을 위한, 병원 밖 의사의 인생 실험이 담겼다.
서울시 강북구 번동. 수더분한 옷차림에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동네 곳곳을 쏘다니는 수상한 의사가 있다. 가방 속에는 청진기, 혈압계, 주사기, 붕대 등 각종 의료용품이 한가득 들었다. 그는 바쁜 걸음을 옮기면서도, 연신 울리는 휴대전화 소리를 놓치지 않고 받아 챈다. 홀몸 노인, 중증장애인, 쪽방촌 사람들의 이웃으로서 곁을 살피기 위해서다. 홍종원 건강의집의원 대표원장은 흰 가운을 차려입고 쾌적한 진료실에서 환자를 맞이하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엘리트 의사’와는 사뭇 다르다.
조금은 다른 건강
“2019년 건강의집의원을 개원하고 방문 진료를 한 지 5년 가까이 됐네요. 사실 특별한 신념을 가졌던 것도, 의사가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공학을 전공해 기술 개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쪽이 더 재미있을 거라 느꼈죠. 하지만 입시 준비 과정에서 우연히 지원한 의과대학에만 합격했어요. 그때부터 의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는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의료봉사 동아리 활동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집을 드나들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볕 들지 않는 집, 널브러진 이불과 담배, 모아둔 폐지들을 보고 있자면 장애가 있는 이에게, 홀몸 노인에게 어떤 처방을 내릴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다. 몸에 해로우니 담배는 피지 않는 게 좋겠다고, 신선한 채소를 자주 섭취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병원 치료 이후의 삶은 누가 보듬어줄 수 있는 건가. 거주지, 음식의 종류, 경제적 능력 등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각자의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데. 환자들의 삶은 모두 병원 밖에 있구나.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질병이나 장애, 가난 등으로 인해 사회와 멀어진 사람들을 면면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지역사회로 뛰어들었다.
‘처방전 없는’ 삶
“번동으로 이사 온 것도 어떻게 보면 실험이에요. 이 동네는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동네고, 저소득층 밀집 지역입니다.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자 했어요. 마을 어르신들과 형, 동생 하고 지내면서 부대껴 살았죠. 가운을 입고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 그저 의사와 환자 관계 이상을 넘어서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건강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아픈 몸도 아픈 대로의 삶이 있더라고요. 노쇠나 장애는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하는 분은 드물어요. 그저 각자의 일상을 인정하고 해내려 하죠. 그게 ‘진짜 건강한 삶’으로 가는 첫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홍 원장의 진찰 시간은 길고 진득하다. 환자가 생활하는 공간을 둘러보고,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듣는다.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맥락 안에 있다고 생각해서다. 처방 약보다 건강기능식품과 민간요법에 의지하고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건강의 기준이 다르기에 섣불리 재단하지 않는다. 아쉽거나 속상할 때도 있다. 상태를 완화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환자를 낫게 할 수 있을지 확신조차 못 할 땐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차분히 소통하면서 서로 희미하게나마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쯤, 환자의 몸이 좋아지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과 연대라고 생각한다. 신간 ‘처방전 없음’에는 홍 원장의 방문 진료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속사정, 그리고 진짜 건강한 삶에 대한 사유를 풀어냈다.
“‘처방전 없음’을 읽은 분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기도 해요. 누군가는 이상주의자의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극한 상황에서도 자기만의 ‘품’을 만들어내던 환자들을 보며 내린 결론이에요. 고통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 건강을 같이 고민하는 것 또한 제 일이죠. 그러나 더 나아가서 환자들과 주어진 시간을 함께 웃으며 채워나가고,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존재였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치료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융착취는 선진국형 사회문제 중 하나다. 고령자가 많고 연금 제도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금융착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 사실을 숨기거나 자신이 금융착취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노인 파산으로 이끄는 금융착취에 대해 알아봤다.
#사례1 기초생활수급비로 살아가고 있는 70대 A씨는 몸이 불편해지면서 은행 방문이 어려워졌다. 그러자 아들 B씨는 통장 관리와 현금 인출을 돕겠다고 나섰다. 어느 날 자동이체 등록을 해둔 공과금이 연체됐다는 고지서가 날아왔다. 당황한 A씨는 곧장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의 기초생활수급비는 매달 아들 B씨의 통장으로 자동이체되고 있었다.
#사례2 무릎 수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진 80대 C씨는 혼자 살고 있어 간병인 서비스를 신청했다. 딸처럼 어려운 일도 마다 않고 정성껏 자신을 돌봐주는 간병인 D씨가 고맙고 신뢰감이 높아지자, C씨는 장보기, 생활비 관리, 금융기관 방문 등을 맡겼다. 자연스럽게 통장과 인감을 맡겼는데, 어느 날 C씨의 자녀는 C씨의 통장 잔고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간병인 D씨가 전 재산을 가져간 것. 하지만 D씨는 “허락을 받고 정당하게 쓴 돈”이라며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선진국에서는 노인 금융착취에 대해 사회적·개인적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금융착취에 대한 조사나 대응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포괄적으로 경제적 학대에 대한 조사만 이뤄지고 있다. 경제적 학대는 가까운 사람을 사칭해 재산을 빼앗는 것, 보이스피싱, 강제적인 방문판매나 텔레마케팅 등 매우 넓은 범위를 아우른다.
금융착취는 노인의 재산과 권리를 빼앗는 행위를 말한다. 가족·지인 등 다른 사람이 당사자의 허락 없이 의도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다. 그리고 이것이 직접적으로 당사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일컫는다.
금융착취는 신뢰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부모 재산은 내 재산’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부모 역시 자녀와의 경제적 독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책임지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금융착취가 벌어지고 있다는 인식조차 갖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가해자가 가족인 경우에는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849만 명 중 약 2만 5000명이 ‘경제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지만 그중 신고를 한 사람은 431명에 불과하다. 또한 가해자는 아들(60.4%), 딸(10.8%), 배우자(9.4%), 가족이 아닌 타인(5.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80대에서 가장 많은 금융착취가 발생했으며, 돈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이뤄졌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령층의 경우 질병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고 금융거래 관련 정보 습득이 어려워 가족·지인·간병인 등에 의한 금융착취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금융착취는 새로운 장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착취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본인 허락 없이 임금, 연금, 임대료, 재산 등을 가로챈 경우 △본인 허락 없이 저축, 주식 등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사용한 경우 △본인 허락 없이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사용한 경우 △본인 허락 없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빌린 돈을 갚지 않은 경우다.
오영환 사무총장은 금융착취로부터 고령층을 보호하려면 고령자 스스로 방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금융착취 예방 교육을 받아야겠지만, 금융회사의 주체적인 보호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노인학대’ 중 하나로 ‘경제적 학대’를 정의하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복지 영역에서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갑작스럽거나 비정상적인 예금 출금, 이체, ATM을 통한 반복적인 예금 출금, 관계가 없는 해외 수취인과의 자금이체·송금, 가족·친인척·간병인 등의 노인 고객을 대리한 금융 거래는 전형적인 금융착취 모습”이라면서 “이를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는 곳은 금융기관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수입이 줄어들고 생활비를 절약하는 노인의 경제활동은 지출 현황이 대부분 일정한 편이다. 평소 동네 슈퍼마켓이나 약국에서 지출되던 것이 어느 날 자동차나 명품 가방 구매로 이어진다면 갑작스럽게 다른 소비 형태를 띤 셈이다. 오 사무총장은 금융기관에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면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어 금융착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착취에 관한 모니터링 시스템, 상담 혹은 신고 창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오 사무총장은 “고령층의 금융 생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금융착취에 대한 금융기관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짚으면서 고령층뿐 아니라 금융기관 직원에게도 금융착취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착취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전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착취는 주로 가족・지인 등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추후 이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돈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통장이나 도장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 만약 부득이하게 통장 관리를 타인에게 맡겨야 한다면 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이 나빠져 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에는 각종 대금이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해두자.
또한 금융권에서 보이스피싱 등을 막기 위해 일정 금액을 설정하고 그 이상 인출 시 거래를 정지하는 서비스나, 사전 등록 보호자에게 통보하는 통장 관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돈을 빌려준다면 반드시 빌려준 금액, 빌려간 사람 이름, 빌려준 날짜를 기록해둬야 한다. 특히 가족 사이에서 생활고를 이유로 휴대폰 요금이나 자동차 할부금을 갚아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돈을 자의로 준 것인지 타의로 빼앗긴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록을 남겨두는 게 도움이 된다.
재산에 관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공증인이나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문서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뒤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금융착취가 발생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초기에 대처하도록 하자.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치매로 인한 행방불명을 막기 위해 ‘지켜보는 실’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QR코드입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치매로 인한 행방불명자가 10년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행방이 묘연해진 치매 환자는 1만 8709명에 달했고, 그 가운데 491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차제에서 묘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키나와현 도미구스쿠시는 QR코드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28일 오키나와현 일간지 류큐신보는 시가 고령 치매 환자가 행방불명 되었을 때 도움이 되는 실을 도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족은 사전에 보호가 필요한 치매 환자의 닉네임이나 생년원일 등을 실에 입력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귀가 나쁘니까 왼쪽 귀에 말을 걸어 주세요’,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등 신체적 특징이나 소통에 관한 내용을 기재하는 겁니다.
실은 옷이나 가방 등에 다리미로 붙일 수 있습니다. 실에 인쇄된 QR코드를 읽으면 등록처에 메일이 가는 시스템입니다. 도미구스쿠시에서는 희망 가구에 실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시의 당부입니다. “QR코드를 읽어도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는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을 알고, 활용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린테일’은 친환경 유통이라는 뜻이다. ‘그린’(Green)과 ‘리테일’(Retail)의 합성어로, 상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환경 인식에 따라 ‘그린테일’을 하는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배달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일회용품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늘어나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후 배달업계에서는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앱들은 일회용품 식기를 받지 않는 선택란을 만들거나 친환경 용기를 쓰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지구를 위한 친환경 포장재
배달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친환경 포장재를 쓰며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는 탄소 배출 절감,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한솔제지는 종이류 분리배출 가능한 ‘프로테고’ 종이 포장재를 만들었다. 롯데제과 ‘제로 후르츠 젤리’ 포장지와 ‘크리넥스 마스크’의 포장재에 프로테고가 적용됐다. 프로테고는 플라스틱과 금속 재료의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량을 45% 감소시킨다.
마켓컬리는 2019년부터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변경했다. 2021년에는 종이상자를 대신한 ‘퍼플박스’를 개발했다. 마켓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로 연간 비닐 사용량 약 831톤, 스티로폼 사용량 약 4000톤의 감소 효과를 봤다.
친환경 포장재의 소재는 다양하다. 버려지는 폐자원과 천연 소재를 혼합해 친환경 포장재를 생산하는 ‘나누’는 월 9만에서 15만 개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와 협약을 맺고 무상으로 수거한 감귤껍질을 감귤초콜릿 포장재에 사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면 값이 비싸진다는 인식과 반대로 나누는 원가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버려지는 천연 소재인 낙엽, 귤껍질, 농업 부산물 등을 무상 수거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이윤노 나누 대표는 “다음 목표는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즉석밥 용기나 물병에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발걸음
개인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 기업은 소비자에게 맞춰서 간다. 환경오염 문제는 모두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몇몇 기업은 환경 측면의 경영을 내세우는 데 급급해서 ‘그린워싱’을 한다.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듯 홍보하고, 마치 환경인증을 받은 것처럼 마크를 제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환경오염에 경각심을 느낀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에 속지 않으려고 한다. 지속 가능한 맞춤형 포장재를 제공하는 칼렛바이오의 황시내 이사는 “포장재를 컨설팅받기 위해 온 고객들이 포장재의 소재가 친환경인지 꼼꼼히 물어본다. 환경에 100% 이로운 포장재는 없을지라도, 지속 가능한 환경 인식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친환경 반려동물 식기부터 배달 용기, 카페 용품 등 자주 사용하는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바꾸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과 가치를 얻는 소비자들
친환경 제품이나 포장재는 일반 포장재보다 비교적 단가가 비싸서 소상공인이라면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치소비’를 핵심으로 여기는 소비자들도 있다. 자신의 주관이나 사회적 욕구에 부합하면 비싸더라도 구매하는 것이다. ‘프라이탁’은 가치소비를 핵심 키워드로 인지해 버려진 자동차의 안전벨트나 화물차 방수포 등으로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가방을 생산한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프라이탁은 환경과 소비자의 니즈를 잡아냈다.
권영삼 칼렛바이오 대표는 “가치소비 개념이 중요한 시대다. 지속 가능한 사회에 동참하겠다는 물결이 생길 때 기업은 어쩔 수 없이 변한다고 본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로 단가가 비싸더라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올바른 그린테일을 실천해야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의 일부를 옮겨 싣는다. 두 번째 주제는 모자다.
1 ‘노랑 아디다스 모자 아버님’.
2 ‘목토시 아버님’. 독특한 모자 덕분에 첫인상은 훈장님이었다. 그리고 그의 스타일이 낙원상가 앞 길거리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동의를 구하고 가까이서 사진을 촬영했는데, 모자의 정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모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모자가 아니라 목토시였던 것. 어쩌면 패션은 일상 속 작은 시도로부터 시작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3 ‘아디다스 할아버지’. 아디다스 브랜드 로고가 박힌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가방까지 맞춰 든 모습이다. 게다가 요즘 1020에게 가장 인기 있는 운동화인 나이키 에어포스까지. 그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왜 이 옷을 골라 입었는지는 구태여 여쭙지 않았다. 멋진 취향을 내가 직접 촬영해 남겼다는 점이 중요하니까.
4 ‘밀리터리 벙거지 아버님’.
5 ‘히피 아버님’. 그의 옷차림은 1960~70년대에 평화와 사랑을 외치고 반전(反戰)을 요구했던 히피(Hippie)를 연상시킨다. 긴 머리에 찢어진 청바지와 꽃무늬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거나 불을 피우며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 이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라면 지금도 자유분방하고 평화로운 모습이지 않을까? 히피 아버님은 막연한 상상 속 인물이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 같았다. 그의 모습에 매료된 나는 용기를 내 촬영에 대한 동의를 구했고, 시대의 흔적을 패션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반려동물이 고령자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 간병비까지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일본 고령자의 비율은 매년 줄고 있다.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남겨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와 반려동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령자의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함이다. 일본 시니어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고민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연구 조사를 들여다봤다.
반려동물 있어 좋지만 ‘돌봄 고민’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좋은 점으로 “부부 사이 대화의 중심이 된다”, “지병이 있지만 열심히 살도록 바뀐다” 등을 꼽았다. 반려동물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고, 가족 간 대화가 이어지며,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게 되는 등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함으로써 간병 비용이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령자의 간병 비용이 키우지 않는 고령자에 비해 절반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반려동물이 질병 예방 효과와 간병 비용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역할 부여, 규칙적이고 활발한 생활 유지 등이 간병 비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따른 고민도 있다. 주로 자신의 노화로 반려동물을 끝까지 돌보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과 반려동물이 노화함에 따라 필요한 돌봄을 주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반려동물이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했다.
또 반려동물이 사망했을 때의 상실감을 우려하기도 한다. 펫푸드협회의 ‘2022년 전국견묘사육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이 그 이유로 꼽은 것 중 △여행·장기외출이 어려워서 △이별이 괴로워서 △돈이 들어서 △공동주택에 살기 때문에 반려동물 금지라서 △죽으면 가엾어서 등이 1~5순위를 차지했다.
고령자의 반려동물 사육 의향 비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동물병원 비교 사이트, 반려동물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요양시설, 반려동물 신탁 서비스, 묘 서비스, 공양(供養) 서비스, 반려동물 호텔 서비스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펫 돌봄 서비스, 펫로봇 관심 높아져
동물과의 접촉이 인지 기능과 운동기능 유지 및 개선에 도움이 되고, 정서 안정으로 이어지며, 재활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지자체ㆍ시설 등의 기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쿠오카현 고가시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지원이 필요한 노인의 집을 방문해 도움을 주는 케어매니저 정책을 마련했다. ‘혼자 사는 노인이 갑자기 사망해 반려동물만 남았다’거나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입원할 수 없다’는 독거노인의 상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르던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하거나, 시설에서 기르는 동물과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요양시설도 늘고 있다. 노인홈 검색 사이트 ‘모두의 개호’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노인홈은 2022년 8월 기준 전국에 409개로, 전년 대비 146개가 늘었다.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24개가 증가한 것에 비해 2년 새 많이 늘어난 셈. 요양시설에 전문 펫시터가 상주해 돌봄을 제공하고, 반려동물 전용 활동 공간도 있다. 반려동물 냄새를 없애는 탈취 효과가 있는 커튼이나 산책 가방을 사용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나아가 반려동물의 죽음까지 책임지는 시설도 있다고.
한편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지만 경제적·심리적 문제를 걱정하는 시니어들은 펫로봇에 관심을 보였다. 우메즈 유키에 하루메쿠 시니어 생활방식 연구소 소장은 “비사육자의 펫로봇 이용 의향 비율이 31.2%라는 결코 적지 않은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펫로봇이 정서적 생활을 돕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반려동물을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고 하루메쿠(ハルメク) ‘시니어 여성의 애완동물 사육에 관한 의식과 실태조사’, 리서치 회사 크로스마케팅 ‘반려동물에 관한 조사’(2022년), 펫푸드협회 ‘2022년 전국견묘사육실태조사’, 취미인클럽×하쿠호도 2022 ‘반려동물과 생활의 질 조사’
“아무도 없다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히고 세상이 무채색이 되었다가 누군가 날 알아주면, 단 한 명이라도, 갑자기 숨이 쉬어지고 세상이 색깔을 입게 돼. 그제야 살아볼까 하지.”
가정의 달을 맞아 5월호 주제를 일찌감치 ‘날 알아주는 한 사람의 힘’으로 잡고 여유를 부리던 필자는 마감이 점점 다가오면서 여러 목소리와 이야기 사이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차,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애만 태우다가 시댁 형님들과 나눈 대화방에서 글머리를 찾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큰형님!
‘하늘꽃’ 지고 ‘땅꽃’ 피는 계절
모진 서너 해, 역병 맞은 세상 꿋꿋하게 견디더니 긴 세월 품었던 설움 한꺼번에 폭발한 올봄. 산수유, 벚꽃이 천지사방 만발했습니다. 그동안 자기 순서 지키며 차례로 피던 봄꽃이 너나 할 것 없이 꽃망울 펑 펑 펑 터트렸으니까요. 긴 겨울 메마른 가지 애써 외면하면서 덩달아 하늘 볼 일 마다했는데, 마을마다 거리마다 천변(川邊) 따라 펼쳐진 꽃 대궐 덕분에 하늘 한껏 올려다보며 봄을 만끽했습니다. 필 때도 갑자기, 질 때도 후두둑 하더니 행여 아쉬울세라 영산홍, 철쭉, 민들레, 오랑캐꽃, 할미꽃까지 땅꽃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늘만 쳐다본다고 시샘이나 하듯 노랑, 보라, 진분홍, 연분홍 색색 향연을 펼치지 뭡니까. 독자분들이 이 글을 읽을 5월엔 아마도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담쟁이덩굴, 등나무 잎겨드랑이에서 주렁주렁 앙증맞은 꽃을 피우겠지요.
우울하고 기운 없는 날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을 연결해 가득 충전해주는 존재가 바로 부모 아닐까요. 이름 모를 혹은 이름 없던 꽃에 일일이 이름 붙여 불러주면 내게 다가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처럼 말입니다. 세상에 낳아 이름 지어 명자야, 경희야, 향순아, 옥임아, 종섭아 부르고 또 부르던 부모.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부모.
우울하고 기운 없는 날, 필자는 부모님 뵈러 갑니다. 결혼하고 처음 맞은 어버이날, 스물넷 어린 새댁이던 필자는 같이 살던 시부모님 몰래 친정에 다니러 갔습니다. ‘힘들다, 시어른과 같이 지내기 참 무섭다, 엄마 아버지 너무 보고 싶다’ 입 밖으로 하소연이 시작되려던 찰나 한 말씀 하셨습니다. “얼른 집에 가거라. 어른들 걱정하실라.”
아버지는 딸내미 옷차림새만으로도 허락 없이 왔다는 게 보이는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때는 참 서운하고 서러웠는데 철이 조금 든 지금 생각해보니 시어른들 눈 밖에 날까 봐 애틋한 마음 숨기고 서둘러 시댁으로 보내셨다는 걸알게 됩니다. 이 세상에 ‘오로지 내 편’ 응원이 필요할 때면 필자는 부모님 뵈러 갑니다. 좋아하는 배추전 잔뜩 부쳐주시면 손으로 주욱 찢어 양념장 콕 찍어 맛나게 먹습니다. 사랑 한가득 충전해 배부르면 그제야 웃음 찾아 돌아오곤 합니다.
아름다운 신부, 두봉 주교
올해 93세를 맞은 두봉(杜峰, 본명 르네 뒤퐁) 주교는 1969년부터 1990년 정년까지 천주교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을 지냈습니다.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태어난 그의 한국식 이름 두봉(杜峰)을 풀면 ‘산봉우리에서 노래하는 두견새’라는군요. 극빈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비참한 나라였던 한국에 파견된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선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나라로 가는 것만큼 기쁘고 좋은 일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하는 그는 마음 그릇 크기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꼬박 두 달 반 배를 타고 도착한 한국에서 스물여섯부터 구순이 넘은 지금까지 헌신하고 봉사한 두봉 주교.
전쟁으로 폐허가 된 당시 한국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그 시절 한국 사람은 좋았다며, 그렇게 참담한 지경에 처했음에도 참 떳떳하고 친절하고 인간다운 인간이랄까 한국 사람이 풍기는 인상이 좋았다고 회고합니다. 불우한 청소년과 농민을 돌보고 교육하고 인권을 신장하는 일에 한평생 헌신해온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집니다.
기쁘고 떳떳한 삶의 원동력
한국으로 선교 온 32년간 신부가 된 아들에게 매주 편지를 보내온 아버지.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자식을 한국에 바치는 입장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며 편지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두봉 주교 품에는 아버지의 편지가 있습니다.
“일어나서 편지를 쓴다. 친애하는 나의 작은 르네야. 나는 어둡고 흔들리는 외로움 속에 서서 편지를 쓰고 있단다. 여긴 비가 너무 많고, 한국에는 비가 너무 적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늘에서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니.”
어머니도 떠난 텅 빈 집, 병상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아들에게 삐뚤빼뚤 써 내려간 편지를 생전 아버지 대하듯 귀하게 여기는 두봉 주교. 특히 1986년 5월 9일 아흔이 되신 아버지가 부친 마지막 편지를 자주 꺼내봅니다. 보름에 한 번 프랑스로 답장을 보내던, 이제는 구십 훌쩍 넘긴 아들이 1986년 구십 아버지한테 시간여행하듯 답장을 합니다.
“아빠, 고마워요. 내가 아빠 엄마로부터 사랑을 그렇게 많이 받았다는 것을. 이 편지 30년 동안 계속 보내주신 것 고마워요. 난 아빠 엄마 너무 좋아. 하늘나라에서 기쁘게 영원히 행복하게 사실 거예요. 나도 언젠가 따라갈 거예요. 따라갈 때까지는 돌봐주시고, 그 다음에도 함께 기뻐할 거예요. 고마워요, 고마워.”
누군가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
두봉 주교는 생전이나 돌아가신 뒤나 아버지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 힘이 70년 가까이 낯선 땅에서 사랑을 나누고 헌신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일상에서 누군가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느끼나요. 곁에 가족이 있어도 고립과 단절로 외로워하는 게 요즘 우리 모습입니다. 각자 방문 쾅 닫고 마음도 굳게 닫아걸고 말입니다. 열려고 있는 문인지, 닫으려고 있는 문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두드립니다. 문도 두드리고 맘도 두드려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숨통 트이고 휴, 살 만해지니까요.
진정 난 몰랐었네
다리가 불편한 아들에게 곁을 주지도, 다정하게 대하지도 않은 엄마. 학교에서 직장에서 불구라고 차별받으며 서러움만 켜켜이 쌓여가던 아들. 남편마저 일찍 여읜 엄마는 아들이 약해질까 하는 노파심에 되레 강하게 키우려 했지만, 평생 아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아파합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jtbc)에 등장하는 엄마와 아들 이야기입니다. 그런 엄마가 덜컥 치매에 걸리면서 가족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고통은 증폭됩니다. 치매로 기억을 잃은 엄마가 어느 날 요양원에서 사라집니다. 불편한 다리로 주변을 찾던 아들은 저만치 요양원 마당에 쌓인 눈을 빗자루로 치우는 엄마를 발견합니다. 자식 고생시키는 엄마에게 버럭 화가 났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릅니다.
내 앞의 눈을 쓸어준 사람
가난했던 그때 달동네 꼭대기에 살던 모자는 한겨울 내리는 눈 때문에 엄청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등교할 때마다 누군가 깨끗하게 쓸어놓은 덕에 눈길을 넘어지지 않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랫집 아저씨가 눈 쓰는 모습을 본 아들은 ‘아, 저분이 그동안 눈을 쓸어주셨구나’ 합니다.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은 엄마가 습관처럼 눈이 오는 날이면 빗자루로 눈을 치우는 모습을 보고서야 아들은 깨닫습니다.
‘내가 비탈길에서 넘어질까 봐 엄마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눈을 쓸었던 거구나.’
아들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엄마는 또 눈을 쓸러 나갔던 것입니다. 그제야 얼어붙은 아들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엄마를 향한 원망과 서러움과 미움이 한순간에 눈물로 녹아내립니다.
버림받은 마음에 새살 돋도록
자녀의 경제적 독립과 출세, 아니 취업과 결혼이 힘겨운 최근엔 사람 노릇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비는 게 부모 심정입니다. 내 자식 걱정에만 우리가 안달할 때, 사회 한편에서는 부모 학대와 유기로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시설 보호를 마치고 해마다 2000~3000명씩 ‘자립준비청년’(예전에 ‘보호종료아동’으로 불렸던)이란 이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2023년 현재 보육원 졸업할 때 지급되는 정착금(1000만 원)과 자립수당(5년간 월 40만 원)이 조금씩 올라서 경제적으로 힘이 된다지만,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마음의 상처와 고통, 불안과 무력감이 삶을 포기하도록 몰고 가는 경우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비슷하게 힘든 상황에서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한 청년의 경우,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고 합니다. 소통하고 의논하고 연락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고 없고가 생사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는 사례가 참 많다네요. 보육원 원장님이나, 시설 프로그램에서 만난 멘토나, 그 누구든 고민을 들어주고 모르는 것 물어보면 가르쳐줄 수 있는 어른 한 명만 있어도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나를 지켜줘야 할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마음에 새살이 차오르도록 저부터 움직여야겠습니다.
내가 당신 받침이 될게요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내가 먼저 손 내밀고, 귀 기울이고, 가슴으로 안아줄 때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갓난아기 업을 때 포대기 두르고 아기 엉덩이를 손으로 받쳐주면 한결 가볍습니다. 책이며 서류며 물건이며 온갖 것 가득 넣은 가방을 어깨에 멜 때도 한 손으로 아래를 살짝만 받쳐줘도 아프던 어깨가 훨씬 가볍습니다. 공책에 교과서에 연필로 볼펜으로 꾹꾹 눌러쓰면 뒷장에 우툴두툴 글자가 튀어나오고 물듭니다. 그럴 때 플라스틱 책받침 하나 끼우면 뒤탈이 없어 속상하지 않습니다. 살짝만 받쳐주어도 우리 짐은 가벼워지고 삶의 무게는 덜어지고 아팠던 어깨는 견딜 만해집니다. 서로 받쳐주며 손 잡고 맘 잡고 살아볼까요?
첫 등굣길, 가방끈을 꼭 움켜쥔 작은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최순나 교사는 그런 부모의 걱정을 기대로, 아이의 설렘은 계기로 바꾼다. 어른들이 만든 딱딱한 교육의 틀은 잠시 접어둔 채 맨발로 땅을 딛거나 풀을 만지며 계절을 사색하게 하고, 글로 풀어내게 돕는다. 그 덕분인지 2학년이 되면서 1학년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글을 담은 ‘1학년이 쓴 1학년 가이드북’ 속 제자들은 말한다. “후배들아, 학교는 재미있어!”
“수업 중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시계를 볼 줄 모르는데, 쉬는 시간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먹기 싫은 반찬이 급식으로 나온다면?”
초등학교 생활을 앞둔 일곱 살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법한 고민이다. ‘1학년이 쓴 1학년 가이드북’은 먼저 학교를 겪어본 대구 대봉초등학교 2학년과 최 교사가 모든 것이 낯선 예비 1학년을 위해 만든 책이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하지만 속 깊은 조언과 응원이 담겼다. 부모들을 위해서는 자립심이 부족한 아이를 학교에 잘 보내는 방법, 담임선생님과 원활히 소통하는 법, 자녀의 친구 관계에 대처하는 법 등 다양한 지침도 적었다.
‘1학년’을 위한 선생님
최 교사는 1988년 초등학교에 부임해 지금까지 열세 번을 1학년과 보냈다. 올해는 1학년 7반 담임을 맡았다. “초등학교 입학으로 아이는 자신의 삶을 근사하게 살아내기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되죠. 여덟 살 인생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첫 선생님이 되고자 해요.”
그는 주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강아지풀로 손을 간질이거나, 여름비를 가만히 손으로 받아보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글로 쓰게 한다. 자연과 교감하며 관찰력과 감각을 발달시키고, 경험을 글로 쓰며 어휘력이 발달하도록 돕는다. 고사리손으로 눌러쓴 시와 이야기들이 모이면 최 교사는 책으로 엮어내고, 다시 선물한다. ‘어린이 저자’들의 탄생이다.
“신규 교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매일 글쓰기를 권했어요. 바빠서 못 쓰는 날은 나름의 이유와 함께 바빴다고 한 줄이라도 쓰게 했죠. ‘글’이라는 표현 수단으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기록하며 스스로 한 다짐과 후회는 다음 날 아침, 조금은 괜찮은 선생으로 살아낼 힘이 됐어요. 아이들도 그 기분을 느꼈으면 해요. ‘일기’라는 이름보다 ‘하루 담기’, ‘삶이 있는 글쓰기’라는 다소 낯선 이름을 붙여 압박감을 줄여주고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어보면 어쩜 이렇게 정성껏, 따뜻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놀랄 때가 많아요.”
우리는 맨발 교실의 주인공
탁 트인 운동장에서 매일 아침 최 교사와 아이들은 신발을 벗고 운동장을 빙빙 돈다. 해가 쨍쨍한 날은 발바닥을 뜨끈히 덥히고, 비 온 다음 날은 촉촉하고 되직한 흙을 느끼며 대화를 나눈다. 특히 줄넘기, 오래달리기 등을 통해 온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우선 억지로 시키기보다 얼마나 뛸 건지 먼저 묻는다. 스스로 목표를 선택하고, 그걸 이뤄냈을 때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다.
어떤 아이는 다섯 바퀴를 뛰고도 거뜬하지만, 또 다른 아이는 한 바퀴도 힘들어한다. 많이 달리지는 못하지만 ‘나는 행복하다’며 그대로를 즐기는 아이가 있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점차 나아지는 아이가 있다. 어떤 경험이든 다 배움이 된다. 그 상황을 온전히 겪어내면서 자신만의 대응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기회를 줘요. 어른이 되기 전,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기반을 닦아주는 거죠. 얼마 전 ‘교실의 주인은 당연히 선생님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교실의 주인은 우리였네요!’라는 한 아이의 말이 스미더라고요.”
엄마 아빠, 걱정 마세요!
최근 과도한 사교육, 끝없는 비교,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이 뒤섞여 학부모들의 염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최 교사는 그럴수록 자녀를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의젓하고 성숙하게 세상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삑삑 소리만 나던 리코더에서 어느 날 맑은 음이 날 때, ‘나, 이것도 해냈으니까 다른 일도 곧 잘하게 될 거야!’라고 생각한다. 어른은 그저 지켜봐 주고, 응원하면 된다.
“공동체 사회에서 약간의 잡음을 견딜 줄 알아야 멋진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교육의 위기 속에서도 학교는 여전히 의미 있는 곳이죠. 아이의 성취에 부모만큼 기뻐할 교사, 마음을 나누고 함께 자랄 친구들이 있어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죠. 학생을 존중하고 자존감을 키워주려 노력하는 선생님을 믿고 맡겨주세요. 경쟁과 결과 중심이 아닌, 본질을 깨닫는 교육을 위해 힘쓸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