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만 켜면 들리는 북한 핵무기와 핵 개발 소식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지 우방국과 연대는 잘되는 것인지 몇 명만 모여도 나라 걱정에 전쟁 걱정. 외국에 사는 친지들도 우리나라의 상황을 매우 염려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세계 각국의 차관급 인사들이 모여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국제회의에 다녀왔는데 이번엔 무기에 관한 콘퍼런스가 열린다고 해서 취재를 신청해 선정되었다. 전쟁이라도 날까 다들 걱정하는데 우리나라의 무기체계는 과연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었다. 지난 9월,
고요히 혼자 떠나 볼 수 있는 때다. 물론 둘이, 여럿이도 괜찮다. 온몸에 한기가 엄습하고 찬 이슬이 피부에 촉촉이 느껴지는 저수지의 새벽이다. 일출 이전의 어둠 속에 서서 물체를 확인하는 시간이 주는 혼자만의 충만함, 여럿이 함께 있다 해도 이럴 때는 혼자가 된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괴산의 문광저수지에 도착한 것은 새벽 여섯 시가 될 무렵이었다. 동트기 전 어스름 새벽안개의 정적을 느끼며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근처 자동차에서 커피를 꺼내 마시던 분들이 거리낌 없이 한 잔 건네 온다. 따끈한 차 한 잔의 고마움이 더
이십 년 전부터 기부하는 단체가 세 곳이 있다.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은퇴 후 씀씀이가 팍팍해지고 있어 기부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지를 고민한 적이 있다. 마침 오늘 이웃들에게 미용 기술로 봉사하는 여성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지금이라도 뭔가 배워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낡은 바이올린을 들고 템즈강 가에서 연주하는 노인이 있었다. 아무도 그 노인의 연주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의 앞에 놓인 모자에는 돈이 모이지 않았다. 그의 행색은 남루했고 바싹 바른 몸은 추위와 굶주림에 견디기 힘들어 보였다.
필자는 합창을 좋아한다. 현대백화점 합창단 출신이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사람이 여자 38명에 남자 2명이었는데 남자 한 명이 안 나오는 바람에 결국 청일점이었다. 여성들 소리에 알토로 겨우 끼어들어 연습을 하자니 여러 모로 죽을 맛이었다. 6개월 연습 후 경연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후 그만 두었다. 그러나 합창의 매력을 배웠다. 인간의 여러 목소리를 동시에 맞춰서 부르면 아름다운 소리가 되고 엄청난 감동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그동안 열심히 클래식 음악회에 다니면서 익숙해진 곡들이다. 합창만
동년 기자로 활동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간다. 매달 3편 이상의 글을 기고하려 노력하여 나름으로는 쾌나 많은 글을 썼다. 한 편의 글을 초안하고 나면 으레 맞춤법 검사를 하는 등 퇴고를 여러 번 거친다. 그런 과정을 2년이 가깝게 했으니 이제는 맞춤법에 달인이 될 만도 한데 또 다른 글을 쓰고 맞춤법 검사를 하면 여지 없이 틀린 단어나 문장이 맞춤법 검사기에 걸려든다. 예전에 틀려서 여러 번 고친 경험이 있는 단어가 또 걸려든다. 혼자 중얼거린다. “또 틀렸네, 나 참!” 나이가 든 탓으로 돌리며 혼자 웃곤 한다. 요즘은 여러
최근 일주일에 두 번꼴로 클래식 음악회, 오페라 등을 감상했다. 그만큼 고급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셈이다. 처음엔 어렵게만 생각되던 음악회와 오페라 등을 자주 보게 되면서 작품을 이해하는 폭도 점점 넓어졌다. 같은 오페라를 한 번 보고 두 번 볼 때의 이해도는 다르다. 인터넷으로 줄거리를 검색해보고 카탈로그를 사 보고, 후기까지 쓰고 나면 이해도는 더 높아진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이전에 써놓은 글을 보면 좋은 참고가 된다. 처음 볼 때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유심히 보면 당시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런데
지난 10월 12일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과 함께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 부산 해운대의 최첨단 도시숲에서 펼쳐진 레드카펫 행사에서 국내외 영화인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신인 영화인 등장에서부터 세련되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중견 영화인까지 해운대를 별들의 공간으로 채우기에 충분했다. 1년을 기다려온 별들을 만나다 매년 가을이 되면 부산에서 날아오는 부산국제영화제 소식에 가슴이 뛴다. 이번 레드카펫 행사 당일에는 5500여 석의 자리를 메운 관객들이 영화제에 참석한 스타를 맞이했
쌍둥이 손녀·손자와 외손자 세 손주에게 처음으로 손편지를 썼다. 편지를 잊고 반세기 가까이 살았다. 아니다. 날마다 편지를 더 많이 썼는지 모른다. 어떤 날은 자판을 두드려서 수십 통을 거뜬히 채웠다. 문명의 발달로 치부하지만 참 이유는 게으름 탓이 아닐까.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생각만 머리를 맴돌았다. 며칠 동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였다. 지난 10년 가까이 아이들과 무엇을 하였는가. 앞으로 손주들과 더 즐겁게 살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찾아야겠다. 예쁜 율아! ‘할아버지, 왜 헤벌쭉했어?’ 얼
바야흐로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하던 삶의 방식들은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추고 생소하고 낯선 시간의 문 앞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 든다. 과거 우리 부모 세대는 대개 60 언저리 혹은 70 이전에 세상을 하직하셨는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60대 중반을 바라보는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버릴 생각 없이 말짱하다. 요즘 같아서는 정말 100세 시대라는 말이 실감 난다. 그렇다면 좋은 세상이 온 건데 우울하고 두려운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건 어쩌면 우리에게 덤으로 주어진 30년 정도의 시간
자녀가 특별히 아픈 데도 없는데 유독 또래보다 성장률이 떨어질 때 흔히 성장 부진을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특정 질병을 나타내는 확실한 증상이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데 또래보다 성장이 늦고 잦은 피로감을 보이는 등 유독 허약한 체질로 보인다면, 원인 모를 성장 부진이 아닌 소아 갑상선 기능 장애로 인한 성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아 갑상선 장애는 갑상선이나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가 제 기능을 못해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적게 분비되거나 과잉 분비되는 질환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내분비
서강대 언론대학원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동문회가 11월 3일 저녁 8시 제1회 을 개최한다. 서강대 언론대학원 설립 25주년을 기념하여 열리는 이번 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주제로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대강의장(GA109호)에서 진행된다. 김균 서강대 언론대학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주방옥 대표, 전직 프로농구 선수 서장훈, BMC 크리스권 대표,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박병건 교수,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가 강연자로 나선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주
사람은 울어야만 산다. 태어나면서도 울고 죽어서도 운다. 태어날 때는 자신이 울고 죽을 때는 유족이 울어준다. 이처럼 울음은 사람의 일생과 함께한다. 슬퍼도 울고 기뻐도 운다. 운다는 것의 실체는 눈물이다. 인간은 눈물을 흘림으로써 마음을 정화하고 눈을 보호한다. 눈물은 각막·결막에 영양을 공급할 뿐 아니라 눈꺼풀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며, 세균과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사람들이 희극보다는 비극에서 더 깊고 긴 여운을 느끼는 것은 이런 자기보호 본능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카타르시스다. 그러나 비극도 비극 나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 아프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친구 동생이 갑자기 백혈병에 걸렸다. 젊은 시절 병원 엑스레이 부서에서 일한 것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런 환경에 있지도 않았는데 백혈병에 걸린 사람도 있다. 의외로 성인 백혈병 환자가 많다. 요즘 부쩍 뼈가 부러져 입원한 사람도 많다. 시각장애인 봉사를 한다고 손목에 밴드를 하고 달리다가 넘어지면서 쇄골 골절을 당한 사람도 있다. 제수씨는 산에 갔다가 갑자기 넘어져 손목에 골절이 생겼다며 철심을 박고 1년을 견뎌야 한다고 했다. 그냥 넘어져 몸을 다치는 사람도 많다. 나이가 드
취미(趣味)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10대 때부터 지금 60대에 이르기까지 바둑을 취미로 삼고 살아왔다. 바둑을 두는 환경은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급격하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상대할 사람이 있어야 하고 도구로 바둑판과 바둑돌이 있어야 했다. 지금은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바둑 둘 상대가 사방 천지에 널려 있다. 심지어 바다 건너 일본 선수 또는 중국 선수하고도 둔다. 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도 필요 없다. 바둑돌과 바둑판은 컴퓨터 화면에 다 있
12년 만에 최고로 길었던 추석 연휴가 지났다. 긴 연휴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수많은 며느리들에게 육체적인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늘어난 휴일만큼 더 많은 가사에 시달리면서 허리와 손목, 어깨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정형외과는 명절 연휴 직후가 성수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연세에이스정형외과에서 만난 이순옥(李純玉·64)씨도 명절이 고달픈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보통의 며느리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녀가 겪은 질환은 파스 몇 장으로 끝낼 수 있는 병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처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