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에는 1979년 담임을 한 제자들을 37년 만에 만났다. 당시 고 3 야간반 학생들이었다. 제자들은 공부를 하고자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 많아서 자취를 하며 주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녔었다. 간절히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내가 처음으로 담임한 제자들이었다. 내 온 열정과 첫정을 듬뿍 주어서 가르친 제자들이기에 그 의미가 이만저만 각별한 게 아니다. 사당에 있는 한정식집 '달여울'에는 그리운 얼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산이 거의 4번이나 바뀐 세월이었다. 악수나 인사만으로는 양이 차지않아 차례차례
문명의 역사를 파헤친 명저 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작 를 통해 현생인류를 대체해 신이 되고 싶은 새로운 인류의 미래상을 그려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AI), 유전자조작 등의 신기술을 통해 그동안 신의 영역이었던 생명체 창조를 인간도 해낼 수 있기에 호모 사피엔스는 새로운 신적 인류로 진화해 갈 것이라는 예언이다. 사실 그러한 징조는 이미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작년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에 경악했다. 유전자가
찬 공기 가르며 새벽부터 서둘러 약속장소로 향한다. 액티브 시니어 과정 동기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응원 차 미리 탐방해 보는 방문길이다. 집합 시간 오전 7시. 집행부의 마지막 3시에 전해진 버스 2대에 분승하고 가는 인원명단과 좌석 배치도, 현지 날씨 영하라는 세심한 정보가 속속 들어온다. 날씨에 맞춰 내복, 모자, 장갑, 복장부터 시작해 간식까지 스케쥴 적어놓은 종이에 하나씩 체크하며 사방에서 꼭두새벽부터 서둘렀을 동기들의 부산함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곁에서 지켜보는 옆 지기에게 이것저것 부탁하고 확인 받는 2
젊을 때 건강한 얼굴에도 화장을 했다. 그러나 이젠 더 예뻐 보이기보다 칙칙한 얼굴을 가리려고 화장을 한다. 모두 어둠보다는 밝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화장으로 가리지만 마음은 무엇으로 가려질까. 그러나 때로는 맨 얼굴, 작고 약하고 힘없는 것에 동질감을 느끼고 싶다.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며, 깊은 슬픔이나 고독 속에 빠진 자신의 이름을 연민으로 불러 본다. 스스로의 목소리로 되돌아오는 것에는 군더더기 없는 절절함이 배어있다. 그리곤 슬픔 속에 자신을 밀어 넣어 장아찌를 담근다. 그때 적막 속에서 비로소
지난 11월 10일 저녁 5시에 제 4회 '서울대 민족/민주 열사 합동 추모제가 서울대학교 84동 백주년 기념관 최종길 홀에서 있었다. 대학 캠퍼스의 단풍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젊은 나이에 공권력에 의해 고귀한 생명을 빼앗긴 열사들이 보지 못하는 단풍을 살아남은 나는 보고 있었다. 그곳에 가는 발걸음이 어찌 무겁지 않겠는가? 밝혀진 열사만 해도 서울대에서만 34명이나 된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온 우주라고 설파한 철학자는 파스칼이다. 추모제는 온 우주인 한분 한분의 소중한 꿈과 역사를 되새겨보는 뜻 깊은 자리이다. 우리나라의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지난 11월 6일 건국 150주년 기념행사에 초대받아 감상한 북극 다큐멘터리 영화 'Angry Inuk' 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북극의 후예 'Angry Inuk'는 음식문화와 이누크 족의 생존권에 대한 투쟁을 그린 영화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서방국가들이 반대하는 것처럼 이누크 족의 주식 (主食)인 물개를 잡아먹고 모피를 파는 행위에 대한 유럽연합이 규제 법령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부당성을 홍보하며 이누크족의 관계법령 개정을 위한 민주적 투쟁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아주 인상적으로 우리도
아침 운동을 나갈 때면 보이는 동물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새지만 너무 커서 마치 동물처럼 느껴졌다. 보통 참새, 까치, 비둘기, 오리가 주를 이루는데 그에 비해 그 새는 덩치가 큰 편이었다. 몸 색깔은 검고, 크기는 거위보다는 작고 오리보다는 3배 정도 컸다. 그런데 하는 행동이 눈길을 끌었다. 운동을 나갈 때는 물위를 퍼드득 대거나 배를 깔고 머리를 물속에 쳐박고 있어 별로 커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돌아올 때면 물속에 있는 조그만 바위에 올라가 날개를 펼치고 있어서 더 커 보이는 것 같았다. 또 날개를 앞뒤로 흔들며
밴쿠버는 세계 4대 미항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직접 가보니 세련된 대도시와 웅장한 자연의 조화가 아름다운, 매력적인 곳이었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서쪽에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규모가 큰 도시공원이 있다. 1888년 당시 총독이었던 스탠리 경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스탠리 파크는 공원 둘레가 30k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밴쿠버 여행자들은 하나같이 스탠리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볼 것을 권했다. 방파제를 따라 10km가량 이어지는 해안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도슨트(docent)’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작품을 관람객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전시 해설자다.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게 해주며,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 미술관, 박물관이라는 장소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도슨트는 ‘지킴이 역할’도 함께한다. ‘지킴이’란 전시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미술관에 따라서 전시 해설과 지킴이 역할을 구분 없이 함께하는 곳도 있고, 철저히 분리된 곳도 있다.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글 파괴, 문법 파괴라는 지적도 받지만, 시대상을 반영하고 문화를 나타내는 표현도 제법 있다. 이제 신조어 이해는 젊은 세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아래 신조어 중 몇 개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무지개매너 □ -보스 □쟈갑다 □연어하다 □취존 □돋다 □낭낭하다 □그린라이트 □쿠크 □고나리 무지개매너: 무지개+매너처럼 보여 매너가 좋은 사람을 의미하는 듯 보이지만,
는 독일의 외무장관을 역임한 요쉬카 피셔가 쓴 책이다. 181cm키에 112kg의 뚱보였다가 마라톤으로 일 년 만에 75kg으로 감량한 체험 수기이다. 피셔는 택시 운전사에서 외무장관까지 지낸 사람으로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체중이 그렇게 늘었다는 것이다. 현직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감량에 성공하고 나니 자신감도 생기고 건강도 좋아져 마라톤 마니아가 된 것이다. 피셔는 너무 뚱뚱해서 세 번째 부인에게 이혼 당했다. 돌아보니 그럴 만 했다는 것이다. 볼 품 없는 뚱뚱한 외모, 걷기만 해도 숨 가빠 하는 저질
한참 지난 오래된 잡지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언젠가 사회연대은행 두드림 기자활동을 할 때 만나서 인터뷰했던 대표님의 ‘아름다운 유산’에 관한 기사가 실린 책을 펼치게 되었다. ‘아름다운 유산’은 파키스탄이나 중앙아시아 오지의 소외된 아동을 후원하는 모임이다. ‘아름다운 유산’ 대표는 원래 히말라야 정상정복을 꿈꾸던 산악인인데 다니다 보니 너무나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이 많아 이들을 돕기로 했다고 하는데 돕는 방법이 독특했다. 아주 힘든 사막 마라톤이 있다. 사막 마라톤을 하면서 1km 걸을 때마다 일정액을 지인들로부터 성금으로 받아
지난 달 10월에 정책기자단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7’ 행사를 보러 갔다.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린 이 날은 햇볕이 뜨겁지 않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첨단 전투기들의 화려한 곡예비행을 보기에 알맞은 날씨였다. 세계 최첨단 항공기 및 방위산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이 행사는 17일 개막하여 22일까지 6일간 개최되었다. 우리가 참석한 날은 비즈니스 데이로 세계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등 초청 외빈과의 활발한 군사외교와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질 것이라 한다. 서울공항에 입장하니
노년 생활 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 독후감을 쓴 필자의 블로그를 보고 어느 분이 댓글을 달아 주셨다. “이제는 더 바랄 것도 없고, 살면서 놀랄 일만 없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맞는 얘기 같아 필자 입장도 그렇다며 회신 댓글을 보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는 말이 있다. 평소 형제들이나 자식들과 왕래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자주 연락을 안 하고 산다고 원망을 듣지만, “무소식이 희소식 아니냐?”고 답한다. 이 나이에는 안부 전화 한다고 연락 해봐야 “바쁜데 별 것도 아닌 일로 신경 쓰게 만들었다”는
종묘는 종로 3가역과 5가역 근처에 있다. 초등학교 때 단체로 갔던 기억이 있고 그 후로는 가보지 못했다. 조선왕조의 혼백을 모신 곳이라 하여 조심스럽기도 해서 왠지 발길이 가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몇 해 전 종묘 앞 쪽에 광장과 공원을 마련하고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가볼만 한 곳이 되었다. 입장료 1,000원인데 경로 우대는 무료이다. 안내서는 무료로 주지만, 자세한 설명이 잇는 소책자는 500원에 사야 한다. 아무 때나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제로 입장시켜 시간이 안 맞으면 번거롭다. 대부분 한 시간 간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