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하순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 축제현장을 거니는 도중 아내가 불쑥 얘기했습니다. “나무들은 매년 봄이면 다시 꽃을 피우는데, 사람은 한번 늙으면 그만이라는 게 참 허무하네요. 우리도 이 산수유 꽃처럼 다시 새봄을 맞을 수 있다면 좋겠네…” 저는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나무는 매년 꽃을 피워서 되살아나지만, 우리에게는 손자들이 있잖소. 그 녀석들이야 말로 우리 인생의 새봄 아닐까요.” 아내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지난 호(號)에서 은퇴한 남자의 행복한 노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 .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 무대를 올린 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49개 프로덕션, 440개 주요 도시에서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 이후 12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중년 여성들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2004년 조연출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해오며, 이번 공연의 국내 협력 연출을 맡은 이재은 연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맘마미아 연출을 맡게 된 계기 2004년부터
가정의 달이 되면 기억에 떠오르는 한 평범한 가정이 있다. 박 선생은 50전 후의 여자였다. 서울 강남에서 다과와 음료수를 겸한 알뜰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떤 날 전혀 모르는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 사는 초등학교 친구가 꼭 전해 달라는 편지 부탁을 받고 서울에 왔는데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편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가까이 지냈던 친구의 두툼하게 밀봉한 흰 봉투였다. 전해 준 남자는 심부름만 했으면 되니까 곧 떠나야겠다면서 자리를 떴다. 박 선생은 집에 돌아와 옛날 친구의 어떤 사연인가 궁금해
올바른 도보법을 숙지하지 않고 걷다 보면 관절이나 발에 무리가 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좀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걷기를 돕기 위해 특화된 워킹화를 착용하는 게 좋은 방법일 것이다. ◇ 걷기 좋은 신발 워킹화는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사이즈로, 충격 흡수 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워킹화를 신고 장시간 걷게 될 경우 발바닥 인대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무조건 가볍기만 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또한 운동하기 전에 종아리 근육을 최대한 스
갖가지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인도 요리를 통틀어 커리(curry)라 한다. 인도는 치매 발생률이 낮은 국가로 잘 알려졌는데, 그 일등 공신으로 커리의 주성분인 강황을 꼽는다. 강황에 들어 있는 커큐민이 뇌 속에 쌓여 있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뇌를 건강하게 하는 향긋한 커리 맛집 ‘나마스테’를 소개한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5월 가족 외식엔 영양 만점 인도 커리 인도에서 시작된 커리는 영국과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카레’라는
즐거웠던 ‘가정의 달’이 지나고 ‘호국보훈의 달’ 6월이 오면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직접 체험하지 못했지만 듣고 배운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극심한 전란으로 출생 신고가 늦어지면서 이름이 뒤바뀌고 출생 연도가 늦어지는 사건 아닌 사건을 겪었다. 어느 해인가 초등학교 다니던 아들이 한국전쟁 기념일이 다가오자 ‘6·25글짓기 대회’가 있으니 소재가 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던 적이 있다. 국군장병 위문편지 쓰기와 위문품 전달, 한국전쟁 글짓기 대회, 반공 웅변대회가 연례행사처럼 열렸던 30여 년 전 이야기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 편을 읽으면서 ‘비단결처럼 고운 초록빛 강물이 휘돌아가’는 영월의 청령포가 궁금했다. 언젠간 한번 꼭 가봐야지 했는데,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고 돌아보게 되었다. 어린 단종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청령포는, 시린 역사가 수려한 풍광 때문에 더 가슴 아픈 곳이다. 육지 속 섬이라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관광객이 어느 정도 모이면 나룻배가 출발했다. 배가 출발해서 배 엉덩이를 돌리자마자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배를 타기 전 건너다본 청령포는 참 아름다웠다.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요즘 홈카페가 서서히 인기다. 이미 홈카페 전문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 수가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홈카페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처지라 기본적인 팁을 제시해봤다. 우선 재료와 도구를 생각해 보자. 드리퍼, 그라인더, 필터, 드립포트, 서버, 드립스탠드, 전자저울, 원두, 인테리어, 커피잔, 음악, 조명 등등 필요한 게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핸드드립커피를 위한 재료나 도구가 다 없어도 된다. 그냥 뜨거운 물, 드리퍼와 커피 잔, 커피만 있어도 된다. 그것도 없다면 분쇄된 원두 어디서 사서 뜨거운 물을 함께 부어 우려서 먹을 수도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경복궁 소주방에서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장금이 나인 시절 근무했던 궁중의 부엌, 소주방에서 궁중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비빔밥 도시락과 12가지 반찬이 나오는 수라상 등 왕과 왕비가 먹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수라간 ‘시식공감’을 사전예약해서 다녀왔다. 도슭 수라상은 왕과 왕비만 받을 수 있는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합에 조금씩 담아냈다. 육포장아찌, 더덕구이, 오이송송이, 탕평채 등 우리 전통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궁중음
벚꽃이 지면서 무성한 초록빛 잎만 남겼다. 반면 잎을 먼저 선보인 철쭉이 그 자리를 메운다. 우리 인생사와 비슷하다. 먼저 되었다고 으스댈 일이 아니고 늦다고 투덜댈 일도 아니다. 야산 언저리에는 앵초 미나리냉이꽃이 수줍게 자리를 지킨다. 그야말로 꽃들의 잔치다. 다른 꽃 부러워하는 일 없이 다들 제멋에 겨워 피었다 진다. 인생도 이들과 같으면 얼마나 좋으랴! 눈에 꽃을 담다 보니 영화 가 눈을 끈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타이틀이 무척 시적이면서 왠지 숙명적인 느낌이 들어 사뭇 슬픈 느낌이 든다. 당나라 현종이 양
운동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걷기는 우리 삶에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활동이다. 그냥 걷기보다는 의미를 더할 도서와 애플리케이션, 아이템 등을 소개한다. ◇ 불편해야 건강하다 (아오키 아키라 저·바다출판사) 책의 제목처럼 약간의 불편함과 부자유를 감수한다면 살아 있는 한 마음껏 움직일 자유와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 (제임스 A. 레바인 저·위즈덤하우스) 저자는 “앉기는 ‘제2의 흡연’이다!”라고 경고한다. 의자가 심신에 미치는 악영향을 설명하
언젠가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절박함과 진솔한 사색이 담긴 작품이다. 효(孝)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심청처럼 제물로 팔려온 간난의 삶을 매개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최후를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수인 연출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이 담고 있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짚어봤다. Interview>> 뮤지컬 의 이수인 연출 연출을 맡게 된 계기 이강백 작가는 오랫동안 설화 ‘심청’이 가진 철학적 이면을 고찰해왔다고
여전히 청춘의 시간을 통과하는 이화여고 정동길을 안혜초(安惠初·75세) 시인과 걸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젊음을 보여줬다. 민족지도자인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의 손녀이기도 한 그녀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67년 의 추천으로 등단했으니 작가로서의 경력도 내년이면 50주년이 되는 원로시인이다. 그러나 그러한 나이와 경력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꾸준한 시 활동과 더불어 소설, 콩트, 동화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안 시인의 젊음의 힘은 어디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옥’은 낡은 것이었다. 선조들이 살던 빛을 잃은 퇴물. 역사 속으로 잊히는가 싶던 한옥이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삶 속 깊숙이 다가왔다. 특히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 한옥마을’은 외국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된 지 오래다. 1960~70년대 개발 바람 속에 제 모습을 감추고 있던 북촌의 한옥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조용히 곁을 내주고 있다. 에어비앤비 ‘북촌유정’도 그중 하나다. 그곳에 가면 어머니의 정성은 물론이고, 아버지의 환영인사는 덤으로 따라온다. ‘북촌유정’에
한때 올림픽 선수가 되고 싶었던 신중년들이 그런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경기대회가 미국에서 열린다. 눈요기만 하는 관광보다는 세계 각지에서 온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우정을 나누고 풍물도 즐기고 싶은 신중년이라면 참가해 볼만한 대회다.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하는 ‘헌츠먼 세계 시니어 경기대회(The Huntsman World Senior Games)’. 미국 서부 유타주 세인트조지(St. George)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시니어 올림픽으로 자리를 잡았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보다는 ‘더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