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려라.”는 말로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가 온다는 긍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늘은 돕는 자를 돕는다.”도 같은 표현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주는 긍정적 의미가 언제나 적용될까? 필자는 논밭으로 둘러싸인 시골 같은 마을에 산다. 도심에 사는 사람보다 먼저 계절의 정취를 느낀다. 들녘과 산길을 산책하며 자연이 주는 교훈을 깨닫기도 한다.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한다. 인간의 노력이 자연의 커다란 힘 앞에 어찌하지
리동네 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어른들 차지가 된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독서모임을 만들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그 곳에서 갖고 있다. 동양사상이나 그리스 철학 등 진지하고 묵직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던 다른 날과는 달리 자기가 하고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독서 토론을 할 땐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자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자 사람들 목소리가 활기에 찼다. 한 회원이 문득 고민을 내놓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본 것들을 스케
그렇지 않아도 다혈질인 필자를 화나게 하는 일 몇 가지가 있다. 아동 구타가 그중 하나다. 한참 일하던 소싯적에 피로 회복 겸 찜질방이나 스파를 즐겨 찾았다. 그날도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들어온 한 여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이의 등짝을 때리는 모습에 발끈하면서 일이 시작되었다. “아줌마 아이도 아닌데 무슨 참견이세요?” 날선 반응에 질세라 “아이가 당신 소유물이냐? 여기가 당신 집이냐?” 하는 몇 마디 말로 그쳤지만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누구도 힘으로 폭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다. 맞아야 하는 의무는 더더욱 없다. 어린아
'제주 올렛길 서명숙? 요즘은 언니가 대센가?' 서명숙의 버스 광고판을 보고 드는 생각이다. 누구나 채무 의식이 하나쯤은 있으리라. 저자 역시 미처 못 마친 나머지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실존 인물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친다. 성인이 된 이후의 시간이라 그 시절이 문자화하는 것이 도리어 낯설다. 누군가에게는 역사이지만 필자에겐 아직도 생생한 시간이다. 주인공 천영초 이하 등장인물 모두를 실명으로 적는다. 삶의 옹이를 뽀삽 없이 풀어간다. 눈 가까이에서 대형 슬라이드를 보는 듯 훅~ 빠져들어 단숨에 읽어낸다.
1925년 7월 10일은 필자 어머니의 생년월일이다. 지금까지 그 연세치고는 젊게 보이고 건강도 괜찮은 편이시다. 그리고 아직도 어여쁜 모습을 잘 간직하고 계셔 정성을 다해 단장을 하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우시다. 특히 오뚝한 코와 시원한 이마등 이목구비가 여전히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고운 한복을 입고 자주 입으셨다. 한복 차림으로 학교에 오시면 친구들이 “영애야, 엄마 오셨다. 정말 예쁘시다!” 하며 부러운 듯 쳐다보았다. 그러면 으쓱해지면서 필자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했다. 어머니는 못 하는
한 학기가 끝나고 또 한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받는 것이 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5년 뒤 10년 뒤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쓰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다. 집에서 통학 거리는 얼마나 되며 어려움이나 건의 사항은 무엇인지도 쓰고,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도 쓰게 한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학생의 현재 상황이나 장래 진로를 상담할 때 꼭 필요한 자료다. 또 학생들을 빨리 알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면 그만큼 학생과의 소통이 원활해
여기에 잘 웃는 부부가 있다. 남편의 인상은 얼핏 과묵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빙그레 슬며시 웃는 얼굴이다. 아내의 얼굴은 통째로 웃음 그릇이다. 웃음도 보시(布施)라지? 부부가 앉는 자리마다 환하다. 원래 그랬던 건 아니다. 귀농을 통해 얼굴에 정착한 경관이라는 게 아닌가. 엎치락뒤치락, 파란과 요행이 교차하는 게 인생이라는 미스터리 극이다. 조물주는 낮잠을 주무시다 깨어 심심하면 인간을 공깃돌처럼 가지고 논다. 이랬다저랬다, 줬다 뺐었다, 횡포가 심하다. 그러나 인간은 뜻밖에도 견고한 작품이다. 벼락을
누구나 노후에 작물을 기르며 텃밭을 가꾸고 싶은 작은 소망이 하나씩 있다. 밥상 위에 놓을 야채 몇 가지가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좋고, 주변에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더 좋다. 여기에 약간의 용돈까지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그렇다고 집을 등지고 시골로 내려가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잘만 하면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 바로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 자연이 도시화되고 상당수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 살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뭔가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지? 생각해 보니 그동안 눈만 뜨면 여기저기서 지천으로 들렸던 매미의 노랫소리가 뚝 끊겨 들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집은 북한산 자락에 있어 매년 여름이면 시끄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매미가 노래를 했다. 이웃집 할머니께선 "아이구, 시끄럽다."고 불평도 하시지만, 필자는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매미 소리가 참 반갑고 듣기에 좋았다. 아직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는데 오늘 그 많던 매미가 다 어디 가고 노랫소리가 이렇게 한꺼번에 사라졌단 말인가? 매우 서운함이 느껴진다.
70,80년대 농촌에는 쥐가 엄청 많았다. 먹이를 구하려고 집 마당의 볏단과 부엌을 뒤졌다. 논밭에는 분탕질 잔해가 널려있었다. 심지어 방안으로 뛰어들어 주인장의 밥상을 덮치는 녀석도 있었다. 지금의 멧돼지 출몰지역 주민처럼 농사를 다 망치지 말기를 바랄 뿐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농산물 적당량을 쥐가 차지하는 것으로 양해할 지경이었다. “못 살겠다. 쥐를 잡자.”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한 해에 몇 차례씩 같은 날을 잡아서 모든 주민과 학생을 동원하여 쥐잡기 운동을 벌였다. 그동안 집집마다 따로 쥐약을 놓았던 일은 풍선효
얼마 전 신문에 보도 된 바에 의하면 성수동에 있는 서울 공기 오염의 원인이라고 말이 많은 삼표 레미콘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그 곳에 현재 있는 서울의 숲이 확장 되어 들어선다고 한다. 서울의 숲은 필자가 살고 있는 청구동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이다. 필자는 결혼 후 강남의 반포에서 30년 가까이 살다가 아들을 결혼 시키고, 수 년 전에 우연히 강북의 약수역 근처인 청구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항공 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들의 직장이 김포 공항 근처라 공항 가까운 목동에 집을 마련 해주고 우린 옛날 어릴 때 살던
가깝게 지내던 권사님이 폐암에 걸렸다는 전화를 받았다. 신약을 처방 받아 먹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전화기 너머로 그녀가 직면하고 있는 두려움이 전해져 왔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리 사회에서 암은 가장 무서운 병 중에 하나다. 죽음이 언제 다가올지 몰라 암진단을 받으면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표현을 쓴다. 또 환자나 보호자는 병이 악화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고 통증과 싸워야 하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이중삼중의 고통 속에 있을 권사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 하다가 전
가을은 유독 ‘고독’의 정취가 느껴지는 계절이다. 왕왕거리던 여름을 지나, 낙엽 같은 트렌치코트를 휘감고 조용히 무드를 즐기고만 싶다. 이때 한껏 분위기를 내려면 와인 한 잔 정도는 즐겨야 하지 않겠나. 여기에 고급스러운 재료로 풍미를 살린 생면 파스타는 또 어떤가? 분위기, 와인, 맛, 이 세 가지를 만족스럽게 채워줄 맛집 ‘와인 북 카페’를 소개한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와인 그리고 책이 어우러진 풍경 ‘와인 북 카페(wine book cafe)’는 와인과 북(책)이
필자는 유달리 더위를 타는 사람이다. 몸속에도 열이 많은지 한겨울에도 냉동실 얼음 칸에 얼음을 가득 채워야 마음이 놓일 정도다. 마시는 물도 미지근한 물이 몸에 좋다는데 필자는 꼭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마시니 주변에서 걱정해주기도 한다. 체온이 1도 오르고 내리는 데 따라 몸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차가운 물을 마셔대냐고 충고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마신다. 또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면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필자만 허덕거리고 부채질을 해댄다. 그래서 “너 갱년긴가보다” 하는 말도 듣
당구는 프로 선수들에게는 경기이기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즐기는 스포츠 게임이기도 하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므로 승부에 집착하게 된다. 공격 일변도로 하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수비를 염두에 둔다. 확률이 떨어지는 공을 쳤다가 상대방이 치기 좋은 공을 주면 상대방은 손쉽게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를 노리다가 실패하면 상대방에게 여러 개의 공을 주는 결과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4구 경기에서는 빨간 공이 가까이 모여 있으면 치기 쉽다. 그래서 수비란 빨간 공을 되도록 멀리 떨어뜨리는 전법, 스트로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