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지만, 한낮엔 매우 따스한 봄기운이 도는 요즘. 화창한 일요일 오후, 멋진 오페라 한 편을 감상하러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발걸음은 매우 즐겁다. 공연은 언제든 기분을 좋게 만든다. 뮤지컬도 좋고 오페라도 멋지다. 뮤지컬은 화려하고 경쾌한 무대가 기대되지만, 오페라는 어쩐지 클래식하고 웅장해 조금은 무겁고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다. 베르디의 오페라는 이전에도 몇 편 감상한 적이 있어 친근한 생각이 드는데 이번에 본 작품은 ‘가면무도회’다. 한국 오페라 70주년을 맞아 2018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개막작품으
봄이 왔다. 농부들이 바빠지는 농사철이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도 농사를 짓는 곳이 있다. 도시텃밭에서 상자를 이용한 농사다. 대부분 건물의 옥상이나 아파트 베란다 같은 곳에서 관상용으로 취미 삼아 농사를 짓는다. 아파트 건축 후 남은 자투리 텃밭도 있다. 텃밭을 개인이 관리하고 농사짓는 것은 정서면에서도 좋다. 다만 지자체에서 ‘도시농부’ 또는 ‘자투리 텃밭’이라는 이름을 달고 개발하여 지역주민에게 한 평이나 두 평정도의 아주 작은 농토를 분양하고 관리를 해 주는 것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자체 도시텃밭은 주민들에게 인기
지구상에서 세계화와 문명화라는 이름으로 고유의 전통을 지키는 곳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오직 한 나라,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희귀한 나라가 있으니 바로 부탄이다. 전 세계가 GNP(국민총생산)만을 부르짖으며, 효율과 편리라는 기치 아래 경제성장에 목을 맬 때도, GNH(국민총행복지수)를 최고 정책으로 삼고 있는 나라. 지구상에서 환경보호에 가장 민감하며, 영적인 것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늦은 1999년에 텔레비전이 도입되었고, 유일한 금연 국가로 담배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되
그 옛날 영화관 앞. 영화표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기다리다 바로 앞에서 매진되는 일도 있었다. 인기가 있거나 작품성이 있는 영화는 일찌감치 암표상들이 표를 선점하고 나와 “암표 있어요”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색다른 영화를 보기 위해 상영관을 찾아가는 꿀 재미도 있었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은 어떤가. 한 장소에 상영관은 많지만 볼 영화가 없다. 치고, 박고, 잔인한 장면이 화면 가득이다. 극장 문턱은 높기만 하다. 어디 없을까? 편안하고 온전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곳 말이다. 영화를
작곡자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지담이 신곡인 ‘우리 다시 만나면(If We Ever Meet Again)’을 8일 공개했다. 지담의 이번 노래는 얼마 전 4주년을 지냈던 세월호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 진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먼 곳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살아갈 힘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연주에는 피아니스트 박세윤이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지담은 “이별의 아픔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노래에 담았다”고 밝혔다. 지담은 버클리 음대 영화음악 작곡과를 졸업하고
연극 ‘돌아온다’가 초연 3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미투의 칼바람이 휩쓸어버린 이후 연극계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관객의 발길이 끊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 연극 ‘돌아온다’의 재공연 소식을 듣고 찾은 혜화동은 조금이나마 다행스런 모습이다.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그리움과 먹먹함으로 수놓았던 연극 ‘돌아온다’. 초연에 이어 색감 따뜻한 영화로 찾아왔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작품 ‘돌아온다’를 잠시 좀 들먹여보도록 하자. 2015년 10월, 지인이 괜찮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니 같이 관람하자며 혜화동으로 불러냈다.
가정의 달 5월, 이달에 읽기 좋은 신간들을 소개한다.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 이성낙 저ㆍ눌와 피부과 전문의 이성낙 박사가 조선시대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관찰하고, 그들의 피부질환에 대해 진단한다. 백반, 다모증을 비롯한 희귀 피부 질환과 얼굴의 흠결까지 가감 없이 그린 조선시대 초상화들을 면밀히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일본, 서양 초상화와의 비교를 통해 조선시대 초상화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저자는 피부 상태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조선시대 초상화에 대해 “선비정신 덕분”이라 언급하며 “초상화에 나타난 피부병은 조선을 이끈 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번 호에는 시인 홍일선 님이 1970년대 대표 작가 송영(1940~2016) 선생님께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봄… 봄이라고 가만히 써봅니다.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은 밭 넘어 밭둑에 탐스럽게 피어 있는 흰 조팝나무꽃을 바라보며 송영 꽃… 송영 선생님이라고 가만히 이름 불러보는 밤입니다. 송영 선생님 한밤중이었는데 어디선가 누군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것 같아 설핏 꿈결인 듯 몽유인
인터넷에는 스틸 이미지가 흘러넘치고 여기저기서 사진 전시회가 열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직업상 사진에 대해 여러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중 저를 당황스럽게 하는 어려운 질문이 있습니다. “좋은 사진이란 어떤 것입니까?”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강 답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순 명료한 질문을 받았을 땐 정신이 멍해집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공개된 장소일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긴장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대답할 시간을 이미 놓쳤다고 깨달았다면 그
가족 나들이하기 좋은 5월, 이달의 추천 전시·공연·행사를 소개한다. 제20회 담양대나무축제 일정 5월 2~7일 장소 죽녹원 및 관방제림 일원 대한민국 대나무 주산지로 알려진 전라남도 담양. 가족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담양을 주목해보자. 이곳에서는 매년 대나무 심는 날(죽취일)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축제를 연다. 바로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담양대나무축제. 6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서는 대나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대나무 활쏘기, 대나무 뗏목타기, 대나무 액세서리 만들기, 대나무 부채 만들기 등)이 운영된다. Weat
“5300억 원 규모의 록펠러 소장품… 세기의 경매 열린다.” 며칠 전 국내 한 일간지에 실린 헤드라인이다. 기사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꽃바구니를 든 소녀’(1905)라는 작품도 실려 있었다.[사진1] 순간 머리에 한 가지 장면이 전광석화처럼 지나갔다. 보름 전 ‘2018 아트바젤홍콩(Art Basel Hong Kong 2018)’이 개장되자마자 몇 작품이 팔렸는데, 그중 한 작품인 피카소의 동판화 ‘검소한 식사’(1904)를 홍콩에서 본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사진2] 이와 관련해 필자는 옥션(Auction)이라는 미술품 경매시
드디어 오늘이다! 대망의 아들 결혼일이다. 자그마치 36년을 기다려왔다. 녀석은 아들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이젠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날이다. 아울러 한 여자의 지아비가 되는 실로 거룩한 day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줄기로 말미암아 심란한 마음까지 가세하면서 몇 번이나 잠을 깼다. 대저 오늘처럼 경사가 있는 날엔 날씨가 좋길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허나 세상사라는 건 마음대론 안 되는 법이다. 따라서 쏟아지는 폭우 역시 제어가 불가능함은 물론이다. 차라리 긍정의 마인드로 치환하자고 다짐했다. 오랜 가뭄을 끝내려는 단비라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관람했다. 오랜 시간 공연되어왔을 텐데도 오늘 공연에도 큰 객석이 꽉 차는 성황을 이루었다. 어린이 관객도 꽤 많은 건 아마 어린 빌리 엘리어트의 유명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빌리 엘리어트를 뮤지컬로 보게 되었을 때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만났던 필자는 어떻게 영화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연출했을지 매우 기대되었다. 영화로 봤을 때 정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뮤지컬 본토에서 우리나라 소년 빌리 엘리어트를 발탁하려는 오디션 담당자가 내한했다는 뉴스가
어느새 벚꽃이 홀랑 져버렸다. 우리 동네가 내세울 것이 별로 없고 환경도 그저 그런 변두리 서민들이 사는 곳이지만, 유일한 자랑이 가로수가 온통 벚꽃으로 되어 있어서 봄날이면 그 화사한 자태로 그 어느 부잣집 동네 부러울 것 없는 풍요로운 때깔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년 벚꽃이 만발한 열흘에서 보름은 그 기쁨을 만끽하곤 한다. 그런데 올해는 일주일도 안 돼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갑작스러운 이상고온으로 계절을 착각한 벚나무들이 평소보다 4~5일 빠르게 꽃을 피워낼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벚꽃이 피자마자 때맞춰 몰아친 추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