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이 5월 25일(토)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Seoul Africa Festival)은 ‘서울에서 만나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매력’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아프리카 음식과 공예품, 춤, 음악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아프리카 인사이트가 주관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과 아프리카 7개국 대사관, 아프리카 관련 학술기관, NGO 등이 참여한다. 신나는 음악과 원색의 화려한 의상이 넘실거리는 축제장
도심에 크고 작은 책방에 이어 헌책방이 생겨나더니 이번엔 책박물관도 생겼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지난 4월 23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37길77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책 박물관. 상설전시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서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지하 1층에 수장고와 오픈 스튜디오, 지상 1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북 키움과 키즈 스튜디오, 어울림 홀이 있고 지상 2층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미디어 라이브러리, 야외정원 등이 있다. 상설전시장은 책과 문화독서라는 주제 아래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향유로 조선시대의 독서문화
전투가 치열했던 백마고지를 가는 길이지만 송화가루 날리는 5월의 산천은 아름답기만 했다. 어린 모가 가득한 너른 철원평야를 달리다 보면 한탄강 줄기가 눈에 들어오고 녹음 짙은 금학산이 불쑥 다가서기도 했다. 멀리 보이던 백마고지 기념비가 가까이 다가오자 하늘 높이 오를 듯이 발을 번쩍 치켜든 백마의 동상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백마고지 전투 위령비를 지나 위로 올라가니 광활한 평야 건너에 백마고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스라이 보이는 북녘땅. 말없는 백마산 기슭, 백마고지는 원래 ‘大馬里(대마리) 뒷산’으로 불리는 무명 고
북한 조선노동당 당사로 가는 길에 보이는 김일성 고지 옆. 피의 능선과 백마고지를 관망할 수 있었다. 피의 능선은 6·25 전쟁 당시 4만5,000명의 전사자를 냈는데, 이 전쟁에는 군인들만 있었던 게 아니라 노무대도 같이 있었기에 실제 전사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 많은 시신을 미쳐 거둘 수가 없어 그 시신에서 피가 흘러내려 빨갛게 산을 물들였다 하여 ‘피의 능선’이라고 불렸다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다시 또 시신에서 피가 흘러 온 산을 붉게 물들였다 하니 그날의 참상이 짐작된다. 70여년 전, 동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영화관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감상권을 선물 받았다. 주변에 있는 메가박스를 모두 검색했건만 어쩐 일인지 오로지 ‘어벤져스 엔드 게임’밖에 볼 수 없었다. 어쨌든 그래서 젊은 관객들 틈에 끼어 장장 세 시간을 앉아 영화를 봤다. 영화는 멜로, 스펙터클, SF 등이 뒤범벅된 성대한 잔칫상이었다. 할리우드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CG(컴퓨터 그래픽스)가 화려하게 뒤섞여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등장인물이 수도 없이 많고, 스토리도 다양한 인물에 맞춰 짧게 스케치하듯 지나가 잠깐 졸았다간
보리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꽃 청산 / 어릴 때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인환의 거리 / 인간사 그리워 /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 눈물의 언덕을 / 피ㄹ 닐니리. 한하운 시인의 애달픈 시 ‘보리피리’다. 소록도를 다녀오고 나서 비로소 그 고독과 고통을 백분의 일도 이해하지 못한 채 시를 읊었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나병으로 한 맺힌 일생을 살아간 분들의 절망을 비로소 마음속 절절히 느끼고 돌아왔다. 전남 고흥에서 소록도 가는 바다
청성부대에서 최신장비 체험을 마친 일행은 버스를 갈아타고 제2땅굴을 견학하기 위해 출발했다. 강원도 평강을 정점으로 철원과 김화를 잇는 철의 삼각 전적지는 한국 전쟁 당시 중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 1989년부터 민간인 출입이 허용되었다. 이후 많은 민간인의 발길이 닿으면서 안보교육의 현장이 되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안보 현장을 가는 길에 산나물, 버섯 등을 채취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미확인 지뢰지대여서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는 걸 막기 위해 철조망을 쳤다고 한다. 철조망 앞에 나타난 멧돼지가
호국 보훈의 달 6월을 앞두고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철원의 ‘철의 삼각 전적지’를 방문했다. 한국안보문제연구소에서 운영하는 킨사 아카데미(KINSA Academy)의 안보견학 프로그램의 하나. 철원에 도착해 평화전망대로 이동하기에 앞서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고석정(孤石亭)에 들렀다. 철원 8경의 하나인 이곳에 들어서면 절벽 사이로 흐르는 한탄강의 맑은 물과 5월의 푸르름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하다. 고석정은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주변 계곡을 총칭해 부르는 말이다. 임꺽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는 6·
며칠 전 쑥섬에 들어가는 날은 따사로운 햇살이 비쳐주고 바닷 바람도 적당히 불어줬다. 쑥섬 지기 김상현 선생님과 동행하게 되었다. 고흥의 중학교 교사였던 김선생과 이쁜 약사였던 부인이 부부가 된 후인 18년 전부터 현재까지 쑥섬을 이뤄낸 이야기를 들었다. 부부는 2000년도에 평생 계획을 각자 글로 써서 교환한 끝에 김선생의 외할머니 댁이 있는 쑥섬에 멋진 정원을 꾸미기로 한 후 연구하고 땀을 흘린 끝에 18년이 흐른 지금 이렇듯 쑥섬을 일궈냈다고 했다. 쑥섬은 개방된 지 3년 남짓 되었지만 희귀 난대림이 조성돼 있어서 전남 민간
경상남도에 갈 일이 있을 때 항상 방문한다는 지인의 말이 기억 나서 ‘영남지역의 대표 선비마을’이라고 하는 경남 함양의 개평마을을 방문했다. 함양의 중심에 위치한 개평마을에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비롯해 잘 보존되어 있는 크고 작은 고택들이 많다. 대부분 돌담을 담장으로 두르고 노송들이 줄지어 서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명품 고택”으로 지정된 일두고택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사랑채 및 행랑채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1880년에 지은 함양 개평리 하동 정씨 고가는 조선
지하철 사당역 근처에 있는 시립남서울미술관에서는 요즘 ‘모두를 위한 세계’ 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제목과 달리 내용은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기획전시회다. 그런데 소재를 단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사적 보편적 주제인 자유와 평등으로 풀어 각국 작가들이 여러 장르로 표현한 점에서 제목과 연결된다. 그 중 눈길을 끄는 작가가 있어 소개한다. 제주도 출신 덴마크 국적의 제인 진 카이젠의 ‘거듭되는 항거’ 이름과 국적이 암시하듯 입양된 작가는 뿌리를 찾은 끝에 결국
모두 엿보고, 서로 참견하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TV 프로그램과 소셜미디어(SNS)의 영향이 크다. 교양을 제외한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예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0년대에 들어와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대신해 유명인들을 등장시켜 시끌벅적하게 연출하는 프로들이 나타난 게 이 새로운 포맷의 출발이다. 이 예능 프로그램은 급기야 ‘나 혼자 산다’나 ‘미운 우리 새끼’ 같은 관찰예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연출된 것이기는 하지만 특정인의 사생활을 엿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어
지자체들이 지역 특성을 살린 멋진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길을 찾아 길을 걷는 전국의 ‘걷기 여행 코스’를 연재로 소개한다. 치유하는 길 ‘남해 바래길’ 한반도 남쪽 지리산 끝자락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군(郡)이 있다. 남해군이다. 남해군은 남해도, 창선도라는 2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속하는 지역으로 남해바다의 잔잔함과 따사로운 햇살이 어우러지는 푸근한 곳이다. 난류의 영향으로 온난한 기후지역이어서 아열대성 식물이 자라는 식생을 보인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
얼마 전 신문 외신면에 소개된 한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 그것도 익숙한 나라가 아닌 멀리 떨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사다. 요약해 인용한다. “한국에 가면 우리처럼 한때 식민지였던 그 나라의 사람들을 대면케 된다. 그들은 우리와 달리 전쟁을 치렀다. 북쪽에선 아직 무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바로 곁에는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이 버티고 있다. 6·25 당시 한국을 침공했던 중국은 지금도 문턱에 버티고 서서 편한 잠을 못 자게 한다. 남아공은 그런 안보의 덫에 걸려 본 적이 없다. 어느 이웃 국가도 위협을 가한 적이 없다. 남아공의 지
‘남원’ 하면 춘향, ‘춘향’ 하면 광한루원만 생각났다. 남원에는 진정 광한루원 말곤 갈 데가 없을까 궁리하던 때에 마침 김병종미술관이 개관했다. 미술관이 좋아 남원에 들락거렸더니 식상했던 광한루원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오래된 동네 빵집과 걷기 좋은 덕음산 솔바람길도 발견했다. 이 산책로가 미술관과 연결되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던지. 남원을 여행하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가 종종 생각났다. 걷기 코스 남원역(남원시외버스터미널)▶차량 이동▶광한루원 북문▶남문▶요천 섶다리▶덕음산 솔바람길 입구▶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