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 돌봄을 둘러싼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감당할 인력은 줄어드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노인돌봄 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2043년까지 2023년 대비 2.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초고령층에 진입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돌봄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공급이다. 요양보호사 인력은 2023년 약 71만 명에서 2034년 80만 명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으로는 인력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령 인력 중심의 증가라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돌봄 노동을 담당해 온 60대 이상 여성 인력이 은퇴 시점에 접어들면서 이를 대체할 신규 유입은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증가 후 감소’ 인력 구조가 예정돼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돌봄 인력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를 작성한 권정현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현재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2043년 기준 최대 99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인력 부족은 물론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감당해야 하는 대상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인력 1인당 서비스 대상자는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돌봄의 밀도와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인력의 고령화 역시 문제를 키우는 요인이다. 요양보호사 중 60세 이상 비중은 향후 7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 노동은 신체적 부담이 큰 대표적인 현장 직무다. 고령 인력 비중이 높아질수록 업무 지속 가능성과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인력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계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KDI는 외국인 인력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하다. 현재 외국인 요양보호사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유입된 인력도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지방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자격 취득 과정과 낮은 임금 구조 역시 외국인 인력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돌봄 로봇 역시 보완책으로 거론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동 보조나 지원 등 일부 기능에서 요양보호사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도입 비용과 효용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사람이 하는 돌봄’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아 확산 속도는 제한적이다. 기술이 일정 부분 업무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는 있지만 돌봄의 본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분명하다.
결국 노후 돌봄 문제는 공공 영역에만 맡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공적 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하지만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인력 활용과 돌봄 로봇 도입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병행하되, 근본적으로는 일자리 질 개선을 통해 인력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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