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만 50세이던 2016년 6월에 개인형 IRP에 가입했다. 지난해 6월 만 54세에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받은 1억 원을 전부 IRP로 이체했다. A씨는 올해 6월부터 연금을 수령하려고 마음먹었다. 먼저 몇 년 동안 연금을 수령할지 정해야 했다. A씨는 10년 동안 매년 1000만 원씩 나눠 받는 방법과 5년 동안 2000만 원씩 나눠 받는 방법 중에서 고민했다. 각각 내야 하는 세금이 얼마인지 따져보려 상품설명을 읽었으나 설명이 복잡해 비교하기 어려웠다.
연금을 받을 때 세금혜택을 받으려면 연금수령 한도와 연금수령 연차를 잘 따져야 한다. 연금을 받으려면 소득세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연금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고, 55세 이후에 수령해야 하며, 연금수령 한도 내에서 연금을 받아야 한다.
연금수령 한도를 정해 놓은 이유는 평균 수명이 길어진 장수 시대임을 감안해 한꺼번에 받지 말고 길게 나눠 받는 시니어에게 세제 혜택을 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연금수령 한도는 어떻게 정해질까? 연금수령 한도를 알기 위해서는 연금수령 연차를 알아야 한다. 법에서 정의하는 연금수령 연차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해가 1년 차다. 만 55세 이상이 된 A씨는 5년 이상 가입조건을 충족한 올해가 1년 차다.
연금수령 한도=연금계좌평가액/(11-연금수령 연차)×1.2로 계산한다. 이 계산식에 따르면 A씨의 올해 연금수령 한도는 1200만 원[1억 원/(11-1년 차)*1.2]이 나온다. 실제 연금을 받기 시작한 연도를 1년 차로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A씨가 연금수령 한도 내에서 연금을 받을 때 적용되는 퇴직소득세율이 3.55%라고 가정하자.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한다면 355만 원(1억 원×3.55%)을 내야 한다. 하지만 10년간 연금으로 수령한다면 퇴직소득세에서 30%를 감면한 249만 원(355만 원×70%)을 10년에 나눠 내면 된다. 퇴직소득세가 아닌 연금소득세 적용을 받으면 세금을 106만 원 아끼는 셈이다.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받더라도 한 해에 받는 금액이 연금수령 한도를 초과한다면 연금 외 수령으로 분류된다. 이때 A씨는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355만 원을 그대로 내야 한다.
그런데 연금수령액이 한 해 1200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 합산 과세 신고를 해야 한다. 종합소득 과세 기준인 1200만 원은 A씨의 연금수령 한도인 1200만 원과 다르다. 연금수령 한도 내에서 연금을 받더라도 연금소득이 연 1200만 원 이상이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만약 A씨가 퇴직금 1억 원을 10년에 걸쳐 매년 1000만 원씩 연금 형태로 받는다면 퇴직 소득세 의 70%만 내면 된다. 하지만 1억 원을 5년에 걸쳐 매년 2000만원 씩 받는다면 종합과세 대상이 돼 15%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A씨가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는 10년에 걸쳐 퇴직금을 나눠받는 것이 좋다. A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연금을 수령할 때는 연금소득세와 종합소득세의 과세표준을 따져보고 수령액을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