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백발 어르신이 봉투 들고 시청 찾은 이유

기사입력 2021-09-01 10:19 기사수정 2021-09-01 15:56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공무원을 위해 임양원 옹이 준비한 격려금 봉투.(전주시)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공무원을 위해 임양원 옹이 준비한 격려금 봉투.(전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한 어르신이 감동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주시는 효자동에 거주하는 92세 임양원 옹이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공무원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700만 원을 맡겼다고 31일 밝혔다.

전주시에 따르면 어제 8월 31일 오전, 한 백발의 어르신이 전주시청을 방문했다. 힘든 발걸음으로 3층 시장 비서실에 온 어르신은 재킷 안주머니애서 꼬깃꼬깃한 봉투를 하나 꺼냈다. 봉투 겉면에는 '코로 예방 공무원 격려금'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이 어르신은 “코로나19 방역과 보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후배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후배들을 격려할 수 있는 작은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퇴직공무원이라고 밝힌 임양원 옹이다.

그는 “어르신들 예방접종을 위해 동 주민센터에서 한 손 한 손 잡고 조심스럽게 버스를 태워주고, 본인이 타고 온 버스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명패를 착용해 주고, 접종 전후 수시로 전화해 상태를 묻는 배려가, 나도 퇴직 공무원이지만 그동안 겪어본 것 중 최고의 행정서비스였다”며 “이렇게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공무원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고 격려금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퇴직공무원인 92세 임양원 옹이 격려금을 전주시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전주시)
▲퇴직공무원인 92세 임양원 옹이 격려금을 전주시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전주시)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기부금을 어르신 뜻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현장 공무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시청은 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려 어르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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