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90세 할머니를 지킨 충견 백구 이야기가 CNN방송 등 미국 매체를 통해 미국 전역에 소개됐다.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주인의 목숨을 살린 견공이 한국 최초로 명예 구조견에 임명되다”라는 제목으로 백구 소식을 보도했다. 백구 덕분에 할머니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며 “용기 있는 4살짜리 백구를 통해 개가 왜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지 그 이유를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충청남도 홍성소방서는 백구를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하고 8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소방교 계급장을 수여했다. 국내에서 반려견을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도는 “백구는 치매를 앓고 있는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진 뒤 하루가 넘도록 곁을 떠나지 않았다”며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해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지난달 25일 실종된지 40여 시간 만에 2km 떨어진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할머니가 실종된 직후 경찰은 인근 농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방범대, 마을 주민들과 협력해 주변 수색에 나섰다.
당시 새벽부터 비가 내려 할머니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틀 내내 할머니 곁을 지킨 백구 덕분에 할머니를 구조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밤새 내리는 비에도 백구가 어르신의 가슴에 기대 체온을 유지시켜준 덕분에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이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명예 구조견 임명식에 참석한 양승조 충남지사는 “백구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시켰다”며 “주인을 충심으로 사랑하는 행동은 사람도 하기 어려운 지극한 효(孝)와 같다”고 말했다.
유기견이었던 백구는 2018년 대형견에 물려 크게 다쳤을 때 할머니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이후 할머니 가족과 함께 살며 인연을 맺었다. 할머니의 딸 B 씨는 “은혜 갚은 백구 덕분에 어머니와 백구 모두 무사할 수 있어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백구가 실종 노인의 생명을 구하고, 한국 최초로 명예 구조견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보스턴주 지역언론 WCVB도 CNN 뉴스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