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오해살까" 결핵 환자 치료 지연 심각

기사입력 2022-02-22 09:10 기사수정 2022-02-22 09:10

인천성모병원 연구팀 조사결과… 코로나 유행 이후 결핵 정책 '흔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도시개발구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이투데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도시개발구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이투데이)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결핵 치료를 위한 환자의 병원 방문을 지연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한국 결핵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결핵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및 치료 지연을 비교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핵심인 질환. 진단이 늦어져 치료가 지체될 경우 결핵균이 몸속에서 천천히 증식하면서 신체 영양분을 소모하고 폐뿐만 아니라 다른 체내 조직과 장기를 파괴한다. 당연히 사망률도 높아진다.

김주상 교수팀은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된 결핵 환자 1,557명 중 1~2월 신고된 724명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그룹으로, 3~5월 신고된 833명을 팬데믹 그룹으로 각각 분류했다.

연구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상관없이 기침, 가래, 열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결핵 환자들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진단과 치료를 받는 데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그룹에서는 병원 방문 후 치료가 시작될 때까지 평균 4일만 필요로 했지만, 코로나 펜데믹 그룹에서는 하루가 더 걸렸다. 코로나19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울, 수도권(인천, 경기) 지역과 대구, 경북 지역은 많으면 일주일이 더 소요됐다.

방문 지연은 증상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14일 이상의 방문 지연과 관련한 다변량 분석에서 기침 증상이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2.4배나 방문을 망설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에 5일 이상의 진단 및 치료 지연 역시 그 이전과 비교해 1.26배 증가했다. 특히 폐 이외의 침범이 나타난 환자들은 이 기간에 1.58배 더 높게 나타났다.

김주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 확진자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결국 결핵 환자가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자신의 질병을 숨기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여기에 의료기관의 방문 및 치료 지연까지 더해지면서 결핵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이로 인해 정부와 의료진이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온 결핵 퇴치 전략 목표 달성이 매우 위태로워진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계속해서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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